“ 옷갈아입느라 늦었다, 가고있어? ”
[ 응, 뭐해? ]
“ 뭐 하기는, 형 생각하고있지. ”
[ 우리 재환이, 역시 말은 잘해. ]
“ 진짜야, 형 생각하고있었어. 보고싶다. ”
[ …갈까? ]
“ 응, 얼른 와. 빨리. ”
살짝 망설이는 듯 느릿하게 말하는 학연과 다르게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보이지도 않을 고개를 끄덕이며 얼른 오라며 대답했다. 살짝 웃는 소리가 들리고 차 돌려서 금방 가겠다는 목소리에 알겠다고 말 한뒤 전화를 끊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별로 더럽지 않은 방을 한번 더 치우고 온 방안을 돌아다니며 학연이 예전에 좋다고 한 향수를 너무 짙지도, 옅지도 않게 뿌리고선 뿌듯하게 웃었다. 두터운 패딩 하나를 집어들고 선글라스를 끼며 밖에 서 있자 다행히도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는 팬들이 없었다. 옷 매무새를 정리하며 오분정도 고개를 푹 숙이며 서있자 근처에서 익숙한 차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고 선글라스를 살짝 내려 차를 확인한 뒤 보이지 않게 허리를 숙여 차 근처로 다가가 멈춰선 차 운전석 쪽에 손만 올려 창문을 두드렸고, 창문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자 선글라스를 벗고 짠! 하며 웃어보였다. 그러자 살짝 놀란 듯 소리치다가 바로 크게 웃는 학연이었고 손을 잡고 끌어내리자 손이 왜이렇게 차냐며 놀랐고 말없이 끌고만 가자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쪼르르 쫓아왔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서있다가 따뜻한 방에 들어오니 나른해지기 시작했다. 패딩을 벗고 쇼파에 앉아있는 학연의 옆에 다가가 두 손 가지런히 모으고 어깨에 기대자 흘끗 바라보며 머리를 쓰담았다.
“ 졸려? 피곤하면 먼저 자, 씻고올게. ”
“ 형이랑 놀아줘야되는데, 좀 피곤하네. ”
“ 내일 시간 좀 남으니까 내일 놀아, 내일. ”
“ 알겠어, 얼른 씻고와. 먼저 누워있을게. ”
일어나는 내 엉덩이를 살짝 토닥이며 옷가지들이 널려있는 방으로 총총거리며 들어갔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웃다가 침대로 다가가 벌렁 누워버렸다.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편안하게 잠드는것도 오랜만이었고 씻고온다는 학연을 기다리는것도 오랜만이어서.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겹쳐서 가뜩이나 적은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서 이동하는 시간도 아까워할 정도로 숨가쁘게 일했고 영화가 마무리 될 쯤에는 온갖 인터뷰와 화보촬영이 겹쳐서 빠듯했다. 그러나 드라마 촬영을 끝마치고 인터뷰와 화보촬영도 마무리가 되니 조여있던 질긴 끈이 풀리는 듯 편안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는데 씻고왔는지 뽀송뽀송해진 학연이 자연스럽게 불을 끄고 옆자리에 누웠고 부시럭대며 스치는 이불과 뻗은팔에 닿는 학연의 머리카락이 간지러워 웃음이 났다. 그렇게 서로의 얼굴만 보이는 어둠속에서 눈을 마주하고 있으니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무르익어갔다. 살짝 입을 맞추자 학연도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
“ 형은 만약에 내가 온세상 사람들한테 나랑 형이랑 사귄다고, 오래됐다고 얘기하면 어떨것같아? ”
“ 글쎄, 네 걱정 먼저 하겠다. 가뜩이나 힘든 애한테 무슨 말들을 할까, 더 힘들어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 ”
“ 그 다음은? ”
“ 음, 이제 이재환이 품절남이라는게 온 세상에 알려졌다? ”
“ 형 걱정은 안해? ”
“ 난 걱정할게 없잖아. 너처럼 많은 팬들도 없고, 많은 관심들에 맞게 해야되는 부담감같은거 걱정할 필요도 없는데 내가 그런거 감당해야되는 너 말고 걱정할게 뭐있겠어. ”
학연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짧게 한번 더 입맞췄다.
-
으앙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번 ㄴ날려서 다시 또썼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나레기ㅠㅠㅠㅠㅠ 되게 길게썼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짧네요
뎨둉해요ㅠㅠㅠㅠ 오타라던가 맞춤법 틀린거 있음 바로바로 지적해주세요!
♥저번편에 댓글달아주신 다섯분들과 암호닉 공룡 쓰리빈 님 감사드립니다. 하트 뿅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