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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쯍아
음..제가 텍본을 어떻게 드려야 하나요..? 실은 이거 말고 제가 써놓은
[루민/클첸]픽이 있는데 이것도 같이 드리려고 하는데...메일링을 해야하나요..?
아님..그냥 여기에 올려서 다 받으실 수 있게 해야하나요..?
번외파일은 따로 만들어서..음..여러분의 의견에 따를게요.
저는 그냥 원하시는 모든 분들께서 다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아...진짜. 크실장."
"왜. 뭐 문제 있어?"
"내가 오늘은 저녁 스케쥴 잡지 말라고 했잖아."
"뭔가 착각하나본데 변백현. 이거 니 소꿉장난 아니야."
"소꿉장난이고 지랄이고 오늘은 안된다고 했잖아 내가. 어제 말한것도 아니고 일주일전부터 말했는데 그것도 못해줘?"
"그쪽에서도 오늘밖에 안된다는데 어떡해 그럼. 그쪽은 다른 촬영때문에 그렇고 너는 경수때문일거 아냐."
"잘 아네. 그러니까 더더욱 오늘 안되는거 알면서 왜그래."
"변백현. 시간 오래 안잡아 먹어. 그냥 원테이크로 찍을거니까 경수한테 좀 늦는다고 말해."
"니가 뭔데 도경수한테 말하라마라야."
"변백현."
"나 변백현인거 존나 잘 아니까 그만 부르고. 그럼 나만 촬영에서 빼던가."
"....."
"내가 막무가내로 이래? 말했잖아 미리. 내가 일이랑 도경수 중에 도경수가 우선인거 알면서 왜 이따위로 꼬아놔. 오늘 영화보기로 했어. 도경수가 존나 보고싶어 했던게 내일부터 막 내린다니까? 가뜩이나 요즘 녹음하느라 애가 반쪽인데 오늘 영화 못본다고 하면 또 축 쳐진다고. 난 그꼴 못 봐."
"촬영만 마치고 심야영화를 보던가."
"도경수는 열두시 전에 자야 돼. 걔는 완전 미취학 아동 수준인거 몰라서 그래?"
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크리스가 거칠게 서류를 집어 던지고선 세게 문을 닫고 사무실을 나갔다.
"아 진짜..야. 요즘 크실장 왜저러냐."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백현이 짜증스럽게 머리를 털어내며 말하자 소파에 길게 누워 휴대폰을 만지던 찬열이 입을 열었다.
"방금꺼는 니가 존나 짜증나게 군게 맞긴한데 크실장 요즘 예민한 것도 맞아."
"맞아 실장님 요즘 진짜 예민하더라. 저번에 민석이가 안무 실수한걸로 화내는데 나 완전 다시 신인된 줄 알았어."
"아니 존나 안어울리게 가을 타나 왜저래."
요즘 들어 냉철하다 못해 마마마마 머신이 아닐까 싶은 크리스의 마음 속을 해.킹.해.킹 이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원래도 인간미 없고 앞 뒤 사정 봐주지 않기로 유명했으나 이 정도로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사정을 봐주지 않는 사람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편의를 봐준다면 좋게 봐주는 축에 속했었는데 근래 들어 매직에 걸려 버린 여자마냥 예민하게 구는 통에 멤버들만 죽을 맛이었다.
"그냥 이번엔 백현이 니가 지고 들어가. 어쩔 수 없잖아."
"뭐가 어쩔 수 없어. 도경수랑 영화 보기로 했다니까."
"야 미친새끼야. 너는 애인이랑 영화보는게 중요하냐 씨에프가 중요하냐."
"당연히,"
"아니야 닥쳐 씨발. 말 안해도 알 것 같으니까."
"뭐를 미친아."
"당연히 도경수가 중요하지 뭐 이딴 오글거리는 발언을 씨부릴 거잖아요 님아."
잘 아네.
"...외로워서 그런가..."
"뭐?"
작게 중얼거리는 민석의 말에 백현이 반문했다. 뭐?
"아니..그렇잖아. 실장님 솔직히 돈도 많고, 잘생기고, 키도 크고, 능력도 있는데."
인정하긴 싫지만 사실이었다.
"연습생때부터 지금까지 여자 만나는걸 한번도 못 본것 같단말이야."
"그..러게..?"
그제서야 멤버들은 완벽한 크실장에게 그동안 왜 여자가 없었는지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자 취향이 아닌갑지."
"...뭐?"
여전히 휴대폰 게임에 몰두하고 있던 찬열이 툭-내 뱉었다.
"여자를 안만나면 남자를 만나나보지."
"......."
"변백현처럼."
"......."
"게이아니야 크실장?"
아....
그런가..?
야 그런데 찬열아.
"나 게이 아니야 씨발아."
"아 왜때려 새끼야!!!너때문에 신기록 날아갔잖아!!그럼 니가 게이가 아니고 뭔데!!!"
"나는 그냥 도경수 만나는거지 게이 아니거든 씨발? 도경수 말고 다른 남자는 다 역겨워."
그건 그렇고...크실장 요즘 예민한 이유가 외로워서라...?
같은 시간. 경수는 경수 나름대로 지옥을 보내고 있었다.
"멈춰. 다시."
"..저기..종대야."
"왜. 너 진짜 정신 안차리냐? 원래 계획대로면 너 지금 타이틀 보정 들어갔어야 되는데 손도 못대고 있잖아. 이래서 너 오늘 사비는 들어가겠냐? 어?"
"조..조금만 쉬었다가 하면..안돼?"
"너는 한 번 끊어가면 다시 감정 잡기 힘들어하잖아. 시간 없어. 세번만 더 트라이하고 나서 쉬어."
"으...응."
무슨 사포같은걸 끼얹었나...? 경수는 종대의 싸늘한 말투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원래도 작업 중에는 친구고 뭐고 없다는걸 알고는 있다만 오늘처럼 저런 적은 없었는데..게다가 한 번 몰아치기 시작하면 기가 죽어 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수를 제일 잘 알기에 재촉하거나 닥달하는 경우도 잘 없었는데 오늘의 종대는 무서우리만치 경수를 몰아치고 있었다. 결국 세번이나 더 노래를 부른 후에야 종대가 말했다.
"됐어. 10분만 쉬었다가 다시 가자."
"ㅇ..엉."
종대의 허락이 떨어지지자 백현이 걱정하던 모습으로 축 쳐진 경수가 녹음실 부스에서 나와 제 자켓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들고 조용히 건물 비상 계단으로 향했다. 홀드키를 누르자마자 도착해있는 백현의 메시지에 경수는 괜시리 입을 삐쭉거리며 서러운 마음을 달랬다.
[지금 녹음중이냐.]
[나 녹화끝났어. 너네 녹음실에 가서 기다릴까.]
[우리 도경수 좋아하는 녹차라떼 배달간다 오빠가.]
[목소리 들으면서 운전하게 쉬는시간에 전화해.]
[사랑하니까.]
경수는 가만히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 끝났냐.
"아니...아직."
-목소리가 왜그래.
"뭐가..?"
-왜이렇게 힘이 없어. 김종대가 또 깠냐?
"..아니야 그런거..."
-아니기는. 오빠는 니 머릿속에 산다니까 도경수야.
"...있잖아..백현아..."
-어.
"종대가 이상해.."
-뭐가 이상해.
"아니 평소보다 더 차갑고..막...뭐랄까...되게 무서워.."
-조금만 기다려.
"..엉?"
-내가 가서 존나 패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리라고. 지금 그게 누구한테 막 대해 뒤질라고.
"아..아니야 백현아! 종대는 나 녹음 도와주려고 그런건데.."
-누가 우리 도경수 기죽이라 그랬어. 광대 튀어나온 새끼 아주 내가 가만 두나 봐라.
"..백현아..."
-기다려. 좌회전만 하면 돼. 녹차라떼랑 초코쿠키만 샀는데 뭐 더 먹고싶은거 있어?
"..어? 어...없어."
-그래, 이것만 먹어. 어차피 저녁 먹어야 되니까.
"..응.."
-주차하고 올라간다. 조금만 기다려. 사랑해.
"나..나도."
정적-
-아쉬운건 알겠는데 끊어야지.
"..응."
-먼저 끊어.
"오늘은 니가 먼저 끊어."
-안된다고 했지. 빨리 먼저 끊어.
"맨날 내가 먼저 끊잖아. 이번엔 니가 먼저 끊어."
-니가 나랑 통화하고 나서 그거 끊어지는 소리 듣는거 싫어. 그러니까 니가 먼저 끊어 빨리.
"그래도.."
-녹차라떼 식는다.
"ㄱ..그럼 동시에 끊을까?"
갑자기 손이 허전해짐을 느낀 경수는 맹하니 위를 올여다 봤다.
"아니. 지랄말고 내가 종료시켜 줄게."
냉정하게 종료버튼을 누른 종대가 싸늘히 경수를 내려다 봤다.
"ㅈ...종대야."
"쉬는 시간 10분이라고 했잖아. 애들처럼 쉬는시간 끝났다고 종이라도 쳐줘야 해?"
"아니..미안해."
"빨리 들어와."
"ㅇ..엉."
백현아....얼른 와....
경수가 1절을 불렀을 때쯤, 녹음실 문이 벌컥 열렸다. 종대가 짜증스럽게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마찬가지로 짜증이 가득한 변백현이 서있었다.
"야. 씨발 너 돌았냐?"
"상식적으로 지금 돌아보이는게 누군데."
"뭐?"
"갑자기 녹음실에 쳐들어온 너겠냐. 가만히 작업하다 날벼락 맞은 나겠냐."
"도경수 전화를 왜 니가 끊고 지랄이야."
"어차피 니가 도경수한테 먼저 끊으라고 하는 것 같길래 내가 대신해줬다 왜."
백현 또한 종대를 잘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굴 위인이 아니었다. 부스안에서 전전긍긍 바깥 상황을 살피는 경수를 힐끗 본 백현이 쉼호흡을 한 번 하고 말을 이었다.
"너 오늘 도경수한테도 이랬냐?"
"뭐가."
"도경수한테도 녹음하다가 이렇게 싸가지 없이 굴고 존나 구박했냐고."
"녹음할때 하나하나 사정봐가면서 하면 언제 끝나는데.
"애 소심하고 주눅 잘 드는거 뻔히 알면서 새끼야, 좀 달래가면서 할것이지. 가뜩이나 몸도 약한 애를 그렇게까지 해야 되냐. 니새끼가 이러면 저 속없는게 또 걱정하고 신경쓸거 뻔히 알면서?"
백현의 말에 안그래도 저도 경수에게 미안하던 찰나에, 종대는 짜증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녹음실을 나갔다. 결국은 부스에서 나온 경수가 걱정스럽게 쫓아나가려고 하자 백현이 경수의 손목을 잡아챘다.
"백현아...종대."
"그냥 둬. 혼자 두는게 나아 저럴 때는."
"종대 왜 저러지? 니가 봐도 좀 이상하지..?"
백현은 강아지마냥 축 쳐진 경수의 머리를 말없이 쓰다듬었다.
"신경쓰지말고 일단 이거나 마셔."
백현이 건네 준 녹차라떼 한 잔에 또 금방 기분이 풀린 명불허전 백치미 도경수는 또 칠렐레 팔렐레 웃어대며 백현에게 제가 보고 싶었던 영화에 대해 이것저것 말하기 시작했다. 간간히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던 백현은 문득 아까 짜증을 내고 나간 크리스가 떠올랐다.
둘이 증상이 비슷한데...
그렇다면...김종대도 옆구리가 시려워서...?
"그래서 백현아...백현아..?내말 듣고 있어?"
무언가 생각에 잠긴 백현은 웬일인지 십리 밖에서도 듣고 대답하는 도경수의 부름에도 대답이 없었다.
김종대...그러고보니..김종대도 여자 만나는 꼴을 못봤단 말이야...그렇다면 김종대도...?
아니...만일 그렇다면 저번 감독의 중얼거림처럼 이거 뭐 에브리바디 게이 천국 아니야.
"변백현!"
아니지 씨발. 나는 게이 아닌데. 그냥 도경수랑 만나는거지 게이는 아닌데. 아..진짜...이게 도경수 때문이다. 남자주제에 왜그렇게 귀엽고 예뻐가지고..
결국 계속 대답이 없는 백현을 확인한 경수가 조용히 속내를 비췄다.
"그 영화에 김수현씨가..진짜 멋있ㄷ.."
"닥쳐."
"......"
"다른새끼 생각도 하지마. 입에도 담지마."
...무서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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