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일곱, 여자 하나
─ 정국 번외
44. 그 남자의 속사정
지라시가 돌았다. 팀내에서 연애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멤버가 있다는 지라시였다. 어느 한 보이그룹에 관한 말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궁금해 하며 그 보이그룹을 찾는 데에 혈안이거나 아니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 버렸다. 정국은 마른 침을 삼켰다. 보이그룹에 관한 지라시가 아니란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정국아."
"네."
"잘 행동해라."
석진이 말했다. 덤덤한 목소리였다. 어쩔 수 없었다. 연예계에 몸을 담구고 있다 보면 민감해지는 게 눈치와 감이었다. 호석이 눈만 굴렸다. 이따 정국과 둘이 있을 때는 무슨 일 있었어? 하고 물어볼 게 뻔했다. 정국은 그런 호석에게 별것 아니라는 뜻으로 고개를 살짝 저었다. 그리고는 석진의 말에 하지 못한 대답을 했다. 네. 간결했다. 잘 행동하라는 거, 그게 뭘까. 내가 지금 행동을 잘하지 못하는 걸까.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오빠, 화났어요?"
"아니."
"난 또. 그럼 음악 공유 좀 해 줘요. 이어폰 안 들고 왔어."
정국은 봤다. 00이 자신의 하얀 이어폰을 주머니로 쑤셔넣는 모습을.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어폰이었다. 저 이어폰은 예전부터 00이 가지고 싶어 하던 거라 몇날며칠을 이어폰 색상을 선택하는 데에 허비했다. 정국에게까지 색상을 물어보고는 했었는데, 빨간색을 좋아하는 정국은 망설임 없이 빨강을 외쳤고, 00은 정국의 의견을 묵살시켜 버렸다. 정국은 그 이어폰이 00의 손에 처음 들려 있던 날 조금 실망했던 것도 같다. 에게. 겨우 흔하디 흔한 하얀색이라니. 뭐, 어쨌든. 00은 지금 잠시나마 나빠졌던 석진의 기분을 풀어 주려 저러는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혼나지 않은 듯 혼난 건 난데. 정국의 심기가 조금 불편해졌다.
정국은 아까 본 지라시를 다시 한 번 읽어 보았다. B 보이그룹 중 멤버 두 명이 연애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회사 직원들마저 그들의 묘한 분위기에 수근거린다고. 웃기고들 있네. 한 가지 팩트 말고는 전부 다 틀렸다.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다행이기도 했다. 보이그룹이라는 것으로 자신은, 또 멤버들은 마녀사냥의 덫에서 제외되었다는 거니까.
사춘기처럼 기분이 오락가락했다. 어쩌면 조울증일지도 몰랐다. 사춘기는 지난 지 오래였으니. 말아쥔 손이 뜨거웠다. 홧홧하게 달아오르는 느낌. 정국은 그 느낌을 지워 버리려 손을 이마에 가져다댔다.
이마가 뜨거웠다. 사랑이 가져온 미약한 열이 느껴졌다.
열병이었다. 사춘기를 닮은.
45. 갑작스럽게
"누나."
"응."
"좋아해요."
사각사각. 아까 전부터 만년필을 가지고 움직이던 정국의 손은 멈춤 없이 움직였다. 아주 매끄럽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듯.
00은 잠시 고개를 들어 평화로운 정국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지금 내가 정확히 들은 게 맞나. 눈을 깜빡였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누군가가 그랬다. 고백은 확인이라고. 고백 전 단계인 '썸'이라는 게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고백은 용기가 아닌 확인이라고 했다. 그런데 얘는 뭘까. 00이 입술에 각질을 앞니로 뜯어 냈다. 예전 같았으면 휘저이는 대로 보였을 텐데. 예전의 정국은 어려서 얼굴에 다 드러났던 터라 휘젓기만 하면 제 속내를 훤히 보이곤 했었다. 지금은, 알 수가 없어. 머리가 조금 아팠다. 장난이라고 치부했다간 마음을 할퀴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무엇보다, 이 고백은 장난이 아닌 것 같아서.
"정국아."
"대답을 들으려고 한 말은 아니었어요."
그냥 말하고 싶었어요. 좋아한다고. 정국의 말은 제법 담담하게 이어졌다. 그에 00의 미간이 좁혀졌다. 정국이 잠시 00과 눈을 맞췄다가 떨어졌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곧 컨펌받을 솔로 트랙의 가사들이었다. 정국이 쥐고 있는 만년필은 00이 가지고 있는 것과 동일했다. 사각거리는 소리와 필기감이 좋다는 00의 의견을 반영한 행동이었다. 적어도 00은 그렇게 생각했다. 정국은 그저 00이 쓰기에 따라 구입한 것이지만.
같은 만년필을 쥐고 있는 주먹 두 개. 기분이 이상해졌다.
46. 진격의 연하남
"힘든 거 없어?"
"네. 딱히 없어요."
"진짜?"
"누나를 너무 좋아하게 될까 봐 힘들어요."
너무 좋아하면 안 되는데. 정국이 혀로 입술을 축였다.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면서요."
언젠가 00이 정국에게 했던 말이다. 연인 사이에선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야, 하고.
"누나한테는 팔씨름이건 가위바위보건 다 져 주고 싶은데, 이것만큼은 지기 싫어서."
정국이 슬쩍 웃었다.
47. 피치 못할
"00이가 정국이 옆에 서 볼까?"
"아, 그럴까요."
사진 작가의 제안에 정국이 방긋 웃었다. 광대가 동그랗게 모아지는 게 예쁘다. 평소 같았으면 그 광대를 톡톡 건드려 보았을 00이 아무런 표정 없이 정국의 옆에 와 섰다.
"조금 더 붙자. 지금 너네 둘이 싸운 것 같다."
00이 정국에게 조금 더 다가갔다. 그러나 여전히 거리감은 있었다. 00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전구가 켜진 듯 환했던 정국의 표정이 암전되었다.
피하고 있는 것이다. 정국의 애정을. 피치 못할 걸 알면서도.
정국이 입안 여린 살을 씹어댔다. 비릿한 맛이 퍼지는 것을 느끼며 카메라를 보고 환히 웃었다. 00이 옆에 있는데도 왠지 모르게 옆이 휑한 느낌이 났다.
48. 너는 내가 왜 좋아?
"너는 내가 왜 좋냐."
네? 뜬금없는 말에 정국이 조금 당황해 되물었다. 저런 말이 나올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막 씻고 나온 정국의 머리카락 끝에는 물방울들이 맺혀 흘러내렸고, 00은 드라이기를 정국에게 쥐어 주던 참이었다. 황당해도 이렇게 황당할 수가. 정국의 눈이 조금 확장되었다.
심지어 얼마 전까지 00은 꽤나 쌀쌀맞은 모습을 보여 줬으면서. 속을 알기가 어려워서 탈이다, 이 여자는. 거리를 두려는 모습에 우울하게 하더니, 갑자기 와 이런 말로 또 사람 당황하게 하고. 정국이 토끼 같은 앞니로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 놓았다.
왜 좋냐니. 왜 좋을까. 정국은 살짝 고민했다.
처음에는…… 그 다정함이 좋았다. 엄마처럼 챙겨 주는 것도 좋았고, 가끔씩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럽게 충고를 해 주는 것도 좋았다. 멤버들을 다 신경 쓰면서도 자신의 것을 완벽하게 해 내는 모습이 멋있었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옆을 지켜 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꼈다. 그 후로는 모든 게 다 좋았다. 이러이러해서 00이 좋은 게 아니라, 그저 00이라서 좋았다. 이유 같은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그냥, 그냥…. 안 좋아할 이유가 없잖아. 00은 손을 떠는 정국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그냥요."
"……."
"좋아해요."
"……."
"그냥…… 그냥, 좋아해요."
"……."
"이유가 꼭 있어야 해요?"
정국의 눈이 한 층 더 빛났다. 그새 물기가 어려서였다. 손의 떨림이 입술까지 전해왔다. 정국이 이로 입술을 짓이겼다. 00이 숨을 들이켰다. 그냥 좋아한다라. 얼마나 순수한 말인가. 아무 제약 없이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순정과 가까웠다. 아주 깨끗하고, 때 묻지 않은.
그런데, 정국아, 너는 말이야.
"넌 다 감당할 수 있어?"
"……네?"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다 버릴 수 있냐는 말해 흔쾌히 그러노라 할 수 있냐는 거야."
"그게 무슨……."
정국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하는지, 정말 하나도. 00은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난 겁나."
"……."
"난 무서워. 감당 못할 것 같아."
"……."
"그래도 괜찮아?"
정국이 눈을 깜빡였다. 조금 느릿하게,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눈을 깜빡, 깜빡. 남아 있던 물기가 톡 떨어졌다. 정국은 유난히 빨간 입술을 달싹였다.
"네."
"……."
"난 괜찮아요."
"……."
"근데 누나가 안 괜찮으면 나도 안 괜찮아요."
정국의 시선이 곧았다. 00이 웃음을 흘렸다. 몇 년 간 정국이 00에게 배운 것은 확실한 배려였다. 00의 입꼬리가 살금살금 올라갔다.
"그래."
"……."
"해 보자, 연애."
비로소 시작이었다.
48. 지라시
얼마 전 보았던 지라시의 내용이 바뀌어 있었다. 앞에 붙었던 '보이그룹'이라는 게 빠졌다.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지라시의 내용이 더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믿거나 말거나였다. 지라시에 있던 내용들이 실체를 밝히지 않으니 그럼 그렇지, 하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버렸다. 하지만 이 지라시의 내용이 조금 더 바뀌어 다음 달 지라시에 올라온다면? 팀내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멤버가 있다고 한다, 는 문장 앞에 'B 혼성그룹'이라는 말이 붙는다면? 그럼 어쩌지. 사람들의 관심은 큰 화제성을 몰고 온다. 이러한 화제라면 혼성그룹은 이래서 안 된다며 이상한 말이나 지껄이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그렇다면 안 좋은 인식을 심어 줄 것이다. 머리가 아프다. 정국은 감정이 훨씬 더 앞서는 타입이었다. 이성을 놓을 때쯤, 00이나 남준을 떠올려야 했다. 이성적이게, 머리를 식힌다는 느낌으로.
"형, 매니저 형."
"어. 왜."
"우리 멤버 중에 연애설이 터지면 타격이 얼마나 와요?"
"글쎄. 매장 정도."
"……진짜요?"
"아니."
뭐야. 순간적으로 겁을 먹었던 정국이 입을 툭 내밀었다. 매니저는 그런 정국에 조금 의아함을 느꼈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욕을 많이 먹는다는 것만 알아 둬. 근데 우리 회사 중소라 주식을 못 사니까 주가는 안 내려가겠네. 정확히 말하자면 내려갈 주가가 없는 거겠지만.
"갑자기 그건 왜?"
"아, 뭐."
"여자 친구 생겼냐?"
매니저의 눈이 날카로웠다. 정국이 입술을 안으로 말아넣었다.
"00이 같은 사람 만나. 아니면 헤어지고."
"00 누나보다 잘난 사람이면요?"
"그런 사람 없을걸."
"……어떻게 알아요?"
"편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게 내 새끼라서."
하긴. 매니저들은 하나같이 다 00을 어화둥둥 내 새끼 하고 다니곤 했다. 정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00과의 연애 사실을 알리기엔 아직 좀 이른 감이 있었다.
"왜, 설마 00이랑 사귀어?"
"……."
"왜 답이 없어."
"……."
"…진짜야?"
아, 망했어. 다 알아 버렸어.
49. 육아연애
"누나."
"왜."
"막내랑 연애하는 기분은 어때요."
레고를 조립하면서 윤하의 <편한가봐>를 열창하던 남준이 00에게 물었다. 남준의 물음에 00은 한숨이라기에는 애매한 숨을 내쉬었다.
"애 키우는 기분이다, 인마."
"그럴 만하지. 전정국이 질투도 많고, 애정도 많고."
"그걸 두 개 다 받아 내니까 피곤해 죽음."
"정국이 서운하겠다. 누나도 정국이한테 질투랑 애정 좀 쏟아 봐요."
"왜, 내가 정국이한테 소홀해 보여?"
"그건 아니지만, 확실히 좀 달라요. 저기 봐, 전정국은 저렇게 눈에 불을 켜고 오잖아요."
아씨, 정호석 팔 하나 어디 갔냐. 남준은 탁자 위의 멤버들의 형상을 그려 내는 레고들을 내려 놓으며 사라진 호석의 팔 하나를 찾으려다 포기했다. 00은 그런 남준을 보고 비식 웃었다. 정국은 어느새 성큼성큼 걸어 00의 앞에 도달한 참이었다.
"둘이 뭐 했어요?"
"뭘 뭐 해. 나 여태까지 레고 조립한 거 안 보이냐?"
"형한테 안 물었거든요?"
"버릇 없게 이게."
남준이 무미건조한 투로 말했다. 그런 남준을 신경 쓰지 않은 채로 정국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취조하듯 00을 바라봤다. 00은 결백하다는 듯 두 손을 허공으로 들었다.
"집착하는 사람 매력 없어."
"집착하는 전정국은 매력 있으니까 괜찮아요."
"자뻑이 좀 심하다?"
"그럴 만하니까요, 난."
아, 재수 없는데 인정. 남준이 눈살을 찌푸렸다. 레고가 완성되었다. 남준, 윤기, 석진, 00, 지민, 태형, 그리고 정국 순이었다. 정국은 잠깐 레고를 보다 00의 레고를 자신의 옆으로 오게끔 움직였다. 못 살아, 전정국. 00이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정국은 애교라도 부리는 듯 토끼 앞니를 드러 내고 환히 웃어 보였다.
"저기, 죄송한데 저도 같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졸지에 기둥이 된 남준을 응원합니다.
50. 왜 그랬어?
"근데, 누나."
"응."
"그때는 왜 그랬어요?"
그때? 정국의 솔로 트랙의 가사를 흝어 보던 00이 고개를 들어 정국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때. 정국이 말하는 그때란 둘의 사이가 조금 멀어져 있던 때를 뜻했다. 그 후로 얼마 안 있어 연애를 시작했지만, 정국은 그때가 내심 서운했다. 조금이 아니라, 아주 많이.
"나까지 열병에 걸리긴 싫었거든."
"네?"
정국이 조금 놀라 속으로 움찔거렸다. 열병. 정국 혼자만이 생각했던 것. 그걸, 어떻게 알아?
"네가 너무 뜨거워서, 내가 다가가면 나까지 뜨거워질까 봐 그랬어."
"……."
"둘 중 하나라도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할 거 아니야. 정신차리지 못할까 봐 그랬어, 열병에 걸리면."
"……."
"나 미워?"
…아뇨. 어떻게 미워해요. 내가 무슨 수로요. 정국이 침을 짧게 삼켰다.
"뽀뽀해도 돼요?"
"아니. 안 돼."
"누나 미워지려고 하는데요."
"네 눈에서 떨어지는 건 꿀이 아니라 뭐야? 기각."
"아쉽다."
정국이 입맛을 다셨다. 뽀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51. 온도 차
정국은 현오를 만났다. 대학생인 현오가 수요일은 공강이라며 밥이나 먹자 하고 정국을 불러 낸 것이 발단이었다. 정국은 저녁에 보이는 라디오 스케줄이 있었다. 조금 자고 나서 스케줄을 갈까 했더니, 잠보단 역시 친구였다.
"오랜만."
"어."
"…기분 안 좋아?"
현오는 제 누나를 닮아 어딘가 모르게 무뚝뚝하고도 따스한 구석이 있었다. 말수는 그리 많지 않아도 이렇게 가라앉아 있던 적은 없었다. 정국이 눈을 대록대록 굴렸다. 괜히 심장이 쫄렸다. 그것은 현오의 누나를 훔쳐갔다는 죄책감도 있었고, 제일 친한 친구의 저기압에 대한 긴장감이기도 했다.
"나는 네가 000이랑 사귈 줄은 몰랐지."
아. 설마가 역시나였다. 정국이 눈을 굴렸다.
"내가 뭐라고 헤어지란 말은 안 하는데, 아, 뭔가 기분이 그래. 묘하게 짜증이 난다고."
"……."
"대답해라."
"…나 다음주에 일본 가."
"근데."
"에이스 피규어 사다 줄게…."
"…그것만?"
"한정판 고잉메리호 피규어도."
현오와 정국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 잠시 정적이 돌았다. 현오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정국이 나쁜 자식, 하고 읊조렸다.
"그래서, 000이랑 사귀니까 어떤데."
"그냥, 그냥 좋지. 응, 그냥 좋아."
"신기하네. 나는 좀 힘들 줄 알았는데. 그런 거 있잖아, 000이랑 너랑 온도 차이 같은 거. 000은 좀 미지근한, 그런 거 있지 않냐?"
"아."
"있지? 걔 원래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
"뭐, 내가 좋아하는데 뭔 상관이야."
현오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이런 답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정국이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확실히 누나의 온도는 나보다 온도가 조금 낮기는 하지만, 괜찮아. 내 열병을 잠재워 줄 수 있는 온도니까. 딱 알맞은 온도니까, 상관없다.
"나 누나 어렸을 때 사진 보내 줘."
"내 앞에서 염장을 질러 버린 너에게 무슨 자비를 베풀까, 내가."
"아, 왜. 내가 좋아하는 거 맞는데 왜!"
"그래. 네가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내 앞에서 그걸 왜 말하냐고. 꺼져."
"그딴 논리가 어디 있어."
"아, 짜증 나! 야, 너 가라, 그냥!"
현오의 짜증 가득한 외침에 정국이 반사적으로 손으로 만든 가드를 머리 위에 올렸다. 0현오 대박 무서움.
52. 그래서 지라시는?
정국이 지라시를 확인했다. 팀내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멤버가 있다고 한다, 는 문장이 사라져 있었다. 긍정적인 마음 대신 '연애'라는 단어가 그 공백을 차지했다. 정국이 조금 당황해 인상을 찌푸렸다.
"걱정 마. 매장은 안 당하니까."
"형."
"기자들이랑 딜 들어왔어. 시기 보고 적당히 기사 낼 거야."
괜한 걱정하지 말고 00이 손 시렵다니까 손이나 잡아 줘라. 매니저의 말에 정국이 입을 헤 벌렸다. 공개 연애? 공개 연애. 나 지금 대박 떨려. 헐. 정국이 헤헤 웃으며 달려가 00의 손을 꼭 쥐었다.
"누나 손 차요."
"어. 네가 내 손 좀 녹여라."
"오케이."
연애였다.
| 53. 커뮤니티 |
전정국 (N) 누가 누나 그렇게 보래?
댓글 (N)
???? 뭐야 전정국 표정 왜 이래 └ 00이가 성인식 췄답니다
근데 솔직히 저럴 만함 000 성인식 섹시를 넘어서 농밀함 └ 정국이는 그냥 전체적으로 파워풀한 느낌인데 00이는 물 흐르듯 움직여서 더 야해ㅠㅠ
얘네는 어떻게 사귄 걸까 (N) 00이 성격에 막내랑 그것도 15살 때부터 봤던ㅋㅋㅋㅋ 진짜 너무 궁금함 정국이가 울면서 고백했으려나?
댓글 (N)
정국이 성인되고 나서 눈물 없어졌다 그랬자나 └ 모르는 거지 막내는 막내니까 콘섵 때 보면 정국이가 가장 먼저 울더만ㅋㅋㅋ
진짜 00이 성격에 막내랑 사귈 줄은 몰랐음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는 국0을 팠었다 ^ㅁ^ └ 2222 000 겁나 웃김ㅋㅋㅋㅋㅋㅋ 전정국이 미자 때보다 더 어려진 것 같다고 요즘 손목이 시리다고 ㅅㅂㅋㅋㅋㅋㅋㅋㅋ └ 근데 진짜 전정국 미자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려 보임;; 왜지
니들 그거 앎? (N) 00이가 요즘 하소연하고 다님ㅋㅋㅋㅋ 다른 아이돌 친구들이랑 있으면 정국이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잖아? 그럼 00이가 아, 말 꺼내지 마 하고 힘들어 쥬금ㅠㅠ 이러면서 애교 부리고 다님ㅋㅋㅋㅋ
댓글 (N)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관계자냐 └ ㄱㅆ) ㅇ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괘웃기네
왜 힘든 건지는…… 둘만의 탑시크륏? (ㅇㅅㅁ) └ 아 좀 꺼1지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들한테 그러지 말라고ㅠㅠㅠㅠ
└ 사스가 연하온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약간의 설명! |
중간에 어차피 사귈 거면서 뭘 다 포기하냐 마냐야 오바 쩜 이렇게 보일 수 있는 장면이 있을 수 있어요. 그거에 대해 살짝 설명해 보자면 00이는 그냥 겁을 준 것뿐입니당. 아무래도 같은 멤버, 그것도 막내와의 연애인데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져. 그래서 겁을 좀 심하게 정국이한테 준 겁니다. 글 나가지 말고 밑에 있는 톡 보고 가세여! 굿밤! |
| 멤버들과의 톡 (지민, 태형, 정국) |
글과 매치 안 됨 주의. 낯간지러움 주의. 사실 이런 거 처음이라 제가 어색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지민이와 사귈 때
2. 태형이와 사귈 때
3. 정국이랑 사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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