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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미성에 폭풍 가창력이지만, 매번 형들에게 밀려서 파트는 별로 없고
프로필에는 175로 나와있지만 사실 실제 키는 16X에
여장 한번 시켜보고 싶을 정도로 남자치고는 선이 곱고, 하얗고, 예쁘게 생긴 너징은
사실 남자가 아니라 여자야.
어쩌다 보니, 남장을 하고 SM의 신인 보이 그룹 엑소의 멤버이자 막내가 되었지.
물론 너징이 여자라는 사실은 SM의 고위 간부급 사람들과 너징의 담당 스타일리스트 말고는 아무도 몰라.
심지어 엑소 멤버들도.
이런 너징의 썰을 풀어볼게.
그렇게 너징이 처음으로 술 마시고 주사까지 싹 다 부린 다음에, 엑소 멤버 12명이서 계속 자기들끼리 술 파티를 벌이다가 결국 거실에서 모두 뻗어버리고 말았어.
술 취한 뒤의 기억이 없는 너징은 머리가 아프고 속도 쓰린 상태에서 부스스 일어났다가 눈을 굴리면서 상황 파악을 하곤 밖으로 나왔지.
너징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처음으로 본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의, 아니 하다못해 숙소에서 민낯에 속옷 바람으로 뛰어다니던 멤버들의 모습보다 훨씬 가관이었어.
너징은 잠깐 너징이 보고 있는 12명의 남자들이 너징이 알고 있던 그 12명이 맞는지 진지하게 5분 정도 생각하다가, 한 명씩 깨우기 시작했지.
" 형~ 일어나! "
가장 부지런한 민석 먼저 깨우려던 너징은, 믿었던 민석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는 나머지 멤버들을 깨우길 포기했어.
바닥에서 추한(...) 몰골로 나뒹굴려진 12명을 차례차례 스캔하던 너징은 특유의 술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며 환기를 시키기 위해 창문을 모두 열어.
쌀쌀한 아침의 가을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오니까 너징은 조금 추워서 몸을 웅크렸지만, 추위 보단 거실에서 풍겨나는 꾸리꾸리한 술 냄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인지 도로 창문을 닫을 생각은 안 하는 너징이야.
그런 너징 덕분에 거실에 널부러져 잠든 멤버들은 추워서 잠결에 벌벌 떨었지만.
*
멤버들 개인 스케줄 갈 시간이 되어서 매니저가 들어올 때까진 너징 혼자서 거실에 누워 자고 있는 멤버들과 씨름했어야 했어.
나중엔 매니저의 도움으로 12명을 빨리 깨울 수 있었고.
오늘 하루는 너징 스케줄이 없어서 너징은 거실 소파에 편히 앉아서 TV 리모콘으로 화면을 돌려가며 오랜만에 TV 시청을 하고 있었어.
집 안을 왔다갔다 하면서 나갈 준비를 하는 멤버들은 너징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지.
중간중간 너징이 찬열, 종대와 눈이 마주칠 때면 그 둘이 너무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피해서 오히려 너징이 다 무안할 정도였어.
너징은 그 둘을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어깨를 으쓱이곤 다시 TV로 집중을 했지.
" 뿌잉뿌잉♥ "
" ?!?? 형 뭐해.. "
" ㅋㅋㅋㅋㅋㅋㅋ뭐하긴 너 따라하짘ㅋㅋㅋㅋㅋ "
" ㅋ? "
소파에 앉아서 마침 무도 재방을 하길래 그거 보며 웃고 있던 너징 옆에 뜬금없이 앉아서는 뿌잉뿌잉이라는 애교에 플러스 하트까지 붙인 채로 이쁜 짓 하는 세훈에 너징은 ' 뭐하냐... '라는 표정으로 세훈을 봐주었지만, 그런 건 이미 안중에도 없는 지 계속 " 뿌잉뿌잉♥ 뀨뀨♥ 뿌쀼♥ "하며 애교를 부리는 세훈이야.
그래. 너징이 백번, 아니. 천번, 만번은 양보해서 세훈의 애교는 귀엽다고 치자.
그런데 이 애교가 왜 너징을 따라한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는 너징이야.
무도를 보다가 느닷없이 세훈의 애교 폭탄을 맞은 너징은 이 상황이 뭔지 이해하려 머리를 굴리고 있었어.
그런 너징의 눈 앞에, 세훈이 자신의 핸드폰 화면을 들이밀어.
세훈의 핸드폰 화면을 얼떨결에 보게 된 너징은 그대로 굳을 수밖에 없었지.
그 화면 속에는 자기가 무슨 귀엽고 깜찍한 고양이나 강아지라도 되는 것처럼 찬열에게 아무 애교나 다 부리고 있는 너징이 있었기 때문이야.
뿌잉뿌잉이라느니, 뀨뀨, 또는 뿌쀼라는 애교를 아까 세훈이 너징에게 부렸던 애교와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모두 동영상 속 너징이 하고 있었어.
나중에는 귀요미 플레이어까지 하는데, 너징은 차마 거기서 더 보지 못하고 눈을 꾹 감으며 고개를 돌렸어.
옆에서 세훈이 킥킥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려와.
" 뭐야.. 그거 뭐야.... 그거 진짜 설마 설마 설마 나야?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응ㅋㅋㅋㅋㅋㅋㅋㅋ설마 설마 설마 너얔ㅋㅋㅋㅋㅋㅋㅋ "
" ..헐..... "
" ㅋㅋㅋㅋㅋㅋㅋ너 애교 잘 부리더만 왜 평소에는 안 부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하... "
너징은 영혼 리스 된 표정으로 조용히 멘붕을 하다가, 급 쪽팔림이 느껴져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머리를 쥐어뜯었어.ㅋㅋㅋㅋㅋ
갑작스런 너징의 행동에 낄낄 웃던 세훈이 웃음을 잠깐 멈추고 너징을 보다가, 다시 웃어.
아무래도 너징의 흑역사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가장 좋아할 사람은 세훈이 될 것 같아서 너징은 소파에 앉아서 웃는 세훈을 가만히 째려보다가 TV를 끄고 쿵쾅쿵쾅 발을 굴리면서 방으로 쏙 들어갔어.
거실에서 크게 들려오는 세훈의 웃음소리가 듣기 싫은 너징이 인상을 찌푸리면서 노래나 들을까, 하고 핸드폰에서 자주 듣는 노래 목록을 살피고 있는데 방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와.
너징은 분명히 세훈이 들어와서 너징 또 놀릴 거라고 생각해서 아예 문 쪽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는데, 너징이 앉아있는 침대 가까이로 걸어와서 말을 거는 목소리는 세훈의 목소리가 아니였어.
" 징어, 나랑 같이 스케줄 갈래? "
" ....루한 형? "
" 오늘 징어 스케줄 없어서 심심하잖아. "
말끔하게 갈 준비를 마친 루한이 너징 어깨에 손을 두르면서 너징 침대에 앉고 말하니까, 너징은 자연스럽게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침대 위에 놓고는 루한 쪽으로 몸을 돌렸어.
마침 너징 혼자 숙소에 남아있는 것도 심심할 것 같아서 뭐하고 놀까, 했던 너징이라 루한의 제안이 너무 고마웠지.
너징이 눈을 빛내면서 고개를 폭풍으로 끄덕거리니까 루한이 살짝 웃으면서 " 그럼 옷 갈아입고 나와, 징어. "라고 한 다음에 밖으로 나갔어.
*
루한의 스케줄은 어느 발라드 가수의 뮤직 비디오를 찍는데, 그 뮤직 비디오의 남자 주인공으로 루한이 캐스팅 되어서 그걸 찍으면 되는 거였어.
너징은 스튜디오에 도착하자마자 루한보다 빨리 벤에서 폴짝 내리곤 안으로 총총히 들어갔지.
벤의 문을 닫고 너징 뒤에서 느긋하게 걸어오던 루한에게 너징이 빨리빨리 오라고 재촉했지만, 루한은 너징이 직접 와서 자신을 끌고 갈 때까지 천천히 걸어왔어.
어휴, 누가 내일 모레 반오십 아니랄까봐., 라며 너징이 중얼거리는 걸 들었는지 루한이 바람 빠지는 소리로 피식 웃다가 너징 머리에 안 아프게 꿀밤을 먹여.
너징이 왜 때리냐는 듯이 울상을 지으며 루한을 바라보니까, 루한이 " 다 들었어, 징어. "라고 하며 이번에는 자기가 너징을 끌고 안으로 들어갔어.
" 안녕하세요! "
스튜디오 안에 들어가자마자 스텝들에게 인사하는 루한을 따라서 너징도 같이 꾸벅꾸벅 인사했어.
인사를 다 한 후에 루한은 메이크업을 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고, 너징은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냥 구석에 있는 소파에 앉았지.
소파에 앉아서 분주히 지나다니는 스텝들을 쳐다보던 너징은, 소파 옆에 있는 테이블 위에 뮤직 비디오 촬영 대본을 발견하곤 슬쩍 일어나서 대본을 살펴보았어.
남자 주인공이 꽃집에서 일하는 여자 주인공에게 반해서 매일 찾아가다가 나중에 고백한다는 내용이었지.
스튜디오에 계속 틀어져 나오는 노래는 아마 그 발라드 가수의 신곡일거라고 너징은 생각했어.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거니와, 가사가 뮤직 비디오의 촬영 대본 내용처럼 풋풋하고 산뜻했거든. 꼭 봄에 나오는 노래처럼.
너징이 그렇게 그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 스텝이 감독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다가가서 여자 주인공으로 뽑힌 모델이 갑자기 오는 길에 사고가 나서 못 오게 되었다고 말하는 거야.
갑자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여자 주인공 역으로 또 다른 사람을 캐스팅 할 수 없는지 감독이 고민고민하고 있는 게 너징 눈에 다 보일 정도였어.
루한도 꽤 바쁜 아이돌이라서 오늘이 아니면 또 언제 촬영을 하게 될 지도 모르겠고, 또 이 곡을 부른 가수의 뮤직 비디오 공개 날에 맞춰서 편집을 하려면 오늘이 가장 적합했거든.
하필 오늘 사고가 날 게 뭐냐면서 중얼거리던 감독에게, 아까 모델이 사고 났다는 말을 전해 준 여자 스텝이 너징을 보면서 뭐라고 말을 전하는 게 보였어.
너징은 너징을 보면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했지만 별 것 아닐 것 같아서 그냥 노래만 흥얼거리고 있었지.
그런데 너징에게 그 여자 스텝과 감독이 다가오는 거야.
" 엑소 징어군 맞죠? "
" 네? 아.. 네. "
" 저기, 정말 죄송한 부탁인데요.. 오늘 여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모델이 사고로 못 오게 되었거든요... "
" ..네에... "
" 근데 오늘, 이 시간이 아니면 촬영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
" ............ "
너징은 직감적으로 뭔가 너징에게 여자 주인공 역할을 맡게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마구마구 들어서 어색하게 웃어보였어.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라며 너징이 여자 스텝에게서 나올 다음 말을 애써 긴장하지 않으려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그 마지막 한 방을 여자 스텝이 아닌, 감독이 말해버려.
" 징어군이 여자 주인공 역할 좀 해주면 안 될까? "
" ..네?! 아, 그게... 저는.. "
" 징어군이 남자라는 건 잘 알고 있어. 그냥 대역만 해주면 되는데.. 얼굴은 안 나오도록 찍을게. "
정말 간절하게 너징을 바라보는 여자 스텝과 감독에 의해,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인 너징은 결국 눈을 꾸욱 감고는 알겠다고 말해버렸어.
순식간에 화색이 돈 두명은 너징에게 정말정말 고맙다고 말하고는 시간이 없으니까 될 수 있으면 빨리 준비를 마쳐달라고 부탁하며 메이크업 실로 너징을 밀어넣었지.
얼떨결에 안으로 들어오게 된 너징은, 마침 메이크업과 헤어, 코디까지 싹 마친 루한과 마주하게 되었어.
너징이 여자 주인공 역할을 대타 뛰게 된 줄은 아직 모르고 있는 루한이기에, 너징이 자신이랑 놀으려 안으로 온 줄 아는 루한은 살짝 웃으며 너징에게 말을 건네.
" 징어, 나랑 놀려고 온 거야? "
" 어? 아, 아니.. 그게... "
" 응? 왜? 뭔데, 징어? "
" 나도 주인공...이 되어서. "
" ?? "
너징의 말을 이해 못한 듯, 눈만 동그랗게 뜨고 너징을 바라보고 있는 루한에 너징은 푸욱- 한숨을 쉬고는 너징이 여자 주인공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어.
그 말에 잠깐 멍했던 루한이 이내 크게 웃더니 너징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기대하고 있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갔지.
남들이 생각할 때는 여장이겠지만, 사실은 너징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거나 마찬가지라서 티가 많이 나면 어쩌나, 너무 자연스러워서 이상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너징은 걱정이 돼.
하지만 너징을 거울 앞에 앉히고 청순한 걸그룹st로 풀메이크업 해주고 가발까지 씌워주는 스텝에 너징은 슬쩍 한숨만 쉬다가 여자로 변해가는 너징 자신을 거울을 통해 볼 수밖에 없었어.
*
아니, 꽃집에서 일하는 청순가련 여자라면서요. 꽃집에서 대체 어떤 여자가 하이힐을 신고 일을 합니까, 예?
너징은 생전 처음 신어보는 하이힐에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벽을 잡고 지탱하며 서 있었어.
무대 위에서 멤버들과 키를 맞추기 위해 깔았던 자존심이라 불리는 깔창은 아무것도 아니었지.
너징은 세삼 높은 힐을 신고 무대에서 춤 추는 여러 걸그룹들이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어.
흰 색의 청순한 원피스에 흰 하이힐을 신은 채, 위태롭게 한 발자국씩 움직이던 너징이 평지인데도 발을 잘못 디뎌서 막 넘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그 때 나타난 루한이 잡아준 덕분에 너징은 원피스 입고 추하게 넘어지지 않아도 되었어.
" 헐, 루한 형 완전 땡큐. "
" ............ "
" 왜..., 왜 그래..? "
" 징어, 이러고 있으니까 진짜 여자같다. "
너징이 간신히 루한의 부축을 받고 서자마자 고맙다고 얘기했는데, 뚫어져라 너징을 쳐다보던 루한이 너징보고 여자같다고 말하자마자 너징은 ' ㄷ..들키려나? 안 되는데!!! '라는 생각에 몸이 뻣뻣하게 굳었어.
하지만 이내 너징을 이곳저곳 오목조목 뜯어보던 루한이 " 진짜 예쁘다, 징어. 역시 막내야. "라며 너징의 한 쪽 볼을 잡아 늘리자, 너징은 그냥 넘어가는 루한에 안심하면서 살짝 웃었지.
*
나름 길었다면 긴 촬영이 끝나고, 너징과 루한이 수고하셨다며 스텝들과 감독에게 인사를 했는데 마침 스케줄 끝난 맏이 라인(민석, 크리스, 준면, 레이)가 도착했어.
촬영이 끝나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저들도 끼어서 인사를 하다가, 너징과 루한 쪽으로 걸어왔지.
" 루한! 그리고... 응? 오...징어? "
" 헐, 징어야?! "
루한에게 인사를 건네던 민석이 옆에 있는 너징을 발견하곤 오묘한 표정을 지었어.
당연히 상대 여자 역할을 맡을 모델이라고 생각했는데 너징과 똑같은 여자가 있어서 그런 표정을 지었을 거야.
민석 말고도, 이곳에 놀러왔던 다른 멤버들 역시 너징을 발견했는지 멍한 표정으로 너징을 바라보았어.
너징은 원래 놀러 온 멤버들에게 그냥 " 아- 나 여장했어. 어때? 잘 어울려? "라며 장난스럽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너무 멍하게 쳐다보니까 당황스럽기는 커녕 오히려 너징 몸 속에 잠식하고 있던 장난끼가 스멀스멀 피어올라오는 게 느껴졌지.
루한이 뭐라고 해명하려 하기도 전에, 너징은 예쁘게 웃으면서 꾸벅 인사를 하고 말했어.
" 안녕하세요! 엑소 멤버분들 맞으시죠? 전 징어 오빠 동생인 오징연이에요. "
" 징어 동생이요? "
" 징어가 여동생이 있었나..? 남동생은 있다고 들었었는데.. "
너징의 말에 루한은 너징이 장난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살짝 풉.. 하고 웃다가, 곧 자기도 미소지으면서 " 징어랑 많이 닮았지? "라며 능청스럽게 말해.
루한까지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로 믿은 멤버들이 벙벙한 표정을 지으며 너징을 보다가 자기들도 인사를 했어.
" 우와.. 근데 진짜 징어랑 많이 닮았어요. "
" 그러니까.. 완전 오징어 여자버전이잖아. "
" 징어 동생이면 아직 고등학생이겠네요. "
생각보다 잘 속아주는 멤버들에 너징은 신나서 계속 웃고만 있었어.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게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는 예쁜 웃음처럼 보였지만.
너징은 이제 슬슬 장난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멤버들을 보며 입을 열었어.
" 징어 오빠가 엑소들 얘기를 정말 많이 하더라구요. "
" 저희 얘기를요? "
" 네! 저번에도 통화로 말하던데요. "
" 징어가 뭐라고 얘기해요? "
여동생에게 멤버들 얘기를 해준다는 너징의 말에 멤버들은 하나같이 무슨 얘기를 할까, 좋은 얘기일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며 너징의 다음 말을 기대하고 있었어.
너징은 그런 멤버들에 씨익 한 번 웃고는 말했지.
" 생각보다 잘 속는 바보 형들이라고. "
" ....네? "
" 메롱. 나한테는 남동생밖에 없는 거 알면서도 속냐, 바보 형들아. "
" ..!!!!!!! 아, 오징어!!!!!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너징은 멤버들 놀린 게 그렇게 통쾌하고 재밌을 수가 없었어.
매일 당하고 살던 너징이 멤버들을 속이고, 뭐 그런 날이 올 줄이야. (감동)
나중에 숙소에 가는 동안 맏이 라인들에게 고나리 당했다는 건 그냥 너징을 위해서 묻어두기로 하자...☆★
*
며칠 후, 너징과 루한이 출연한 뮤직 비디오가 공개되면서 팬들의 이목이 얼굴 한 번 나오지 않은 여자 주인공에게로 꽂혔어.
몇몇 눈썰미가 좋은 팬들은 그 여자 주인공의 다리나, 팔 등등을 보고 너징과 좀 비슷한 것 같다며 비교 짤과 같이 올렸지만 설마 징어가 여장했겠어?, 라고 서로 생각했는지 차차 그 비교짤들은 묻혀갔어.
하지만 노트북으로 인터넷 눈팅 많이 하는 너징은 그 비교짤이 올라왔을 때 심장이 쿵 떨어질 정도로 놀랐다는 건 안 비밀.
그 여자 주인공의 정체가 뉴스 기사로 쓰여질 만큼 관심을 받자, 그 뮤직 비디오 감독에게서 너징한테 전화와서 공개해도 되냐고 물었다는 것도 안 비밀.
너징이 절대 안 된다고 했던 것도 안 비밀로 해 두자.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는데.
루한의 핸드폰에 너징의 청순가련st의 여장 사진이 있다는 건 비밀? 안 비밀?
그냥 안 비밀로 해야징.ㅇㅇ
아무튼 마침 그 날 사고 났던 모델 덕분에 너징은 근 며칠간 불안감에 밤을 꼬박 셌어.
팬들이 너징이란 거 알아차리고, 한동안 잠잠했던 ' 오징어 남자 아님 '설이 다시 떠오를까봐.
=============
분량 많이 뽑으려고 했는데... 괜찮나요?ㅠㅠㅎ
저번 화에 쓰지 못했었는데, 화장실에서 징어가 여자란 거 알고 생리대도 챙겨 준 사람은 경수가 맞습니다!^^
이번 편에서 보셨다시피, 징어는 경수가 했던 말을 기억 못하고 있구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까 여자인 거 알고 있는 백현과 경수가 이번에 한 번도 출연을 못 시켰네요..ㅎ;;
뭐, 그건 다음 편도 있으니까! (긍정)
아, 그리고ㅠㅠㅠㅠㅠ 저는 주말밖에 컴퓨터를 잡을 수 없어서, 매주 주말마다 연재를 하고 있어요ㅠ!
늦게 올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이틀 모두 연재하려고 노력 중입니다.ㅎ
그럼 다음 주 토요일에 뵈요. 저는 이만 자러 갑니다!
아! 맞다.
(주섬주섬)
댓글 써 주신 29분들 제 사랑인 거 아시죠?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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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가다 댓글로 사랑한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러시면........ 정말 좋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저도 사랑해여♥
이젠 정말 자러 가요.
모두 엓나잇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