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야. 빨리 일어나. 우리 오늘 해야되는거 짱 많아"
"..으우-..."
오전 10시가 다 되도록 잠을 자는 꼬맹이를 깨웠다.
꼬맹이에게 줄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는 이미 꼬맹이의 머리 맡에 둔 상태이고, 어제 다 못한 2층 꾸미기도 마저해야되는데 도통 일어날생각을 안한다.
"지금 일어나면 선물 줌"
"일어나따아-!!!!"
선물을 주겠다는 말을 하자마자 벌떡 일어난 꼬맹이에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이리저리 뻗친 꼬맹이의 머리를 손으로 슥슥-쓰다듬어주고선 선물 상자를 툭툭 두드렸다.
"우와아!!"
내 손짓이 끝나기도전에 몸을 돌려 선물상자를 잡아 뜯는 꼬맹이에, 혹여나 끈에 손이 베이지않을까 걱정했지만 선물을 보자마자 동작을 멈추는 꼬맹이에 걱정을 지웠다.
발그레하게 볼을 붉히고선 그 커다란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안고있는 꼬맹이가, 꼭 안아주고 싶을정도로 귀여웠다.
...분명히 안고싶다는 생각만 했는데,나.
"으헥, 숨막혀 아저씨"
"선물 조금 받은게 그렇게 좋아?"
"..응-..헤헤.."
진짜로 좋긴한가보다.
풀린 눈으로 나를 마주안아오는 꼬맹이를 몇번 다독이고선 꼬맹이를 안아들어 거실로 나왔다.
"그림 지금 그려볼꺼야?"
"아뇨! 파티 다 끝나고 멋지게 그릴꺼에요!!"
"..그래? 그럼 씻고와. 밥할테니까."
네-
거실을 무사히 빠져나가는 꼬맹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익숙하게 부엌으로 들어왔다.
저번주까지만해도 부엌엔 잘 안들어왔는데, 이젠 핑크색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게 너무 익숙해져버렸다.
오늘은 크리스마스고, 특별한 날이니까 꼬맹이가 좋아하는 김치볶음밥이나 해줘야지.
냄비에 익숙하게 참기름을 두르고 어제 잘게 썰어둔 고기를 넣었다. 고기가 대충 익어갈때쯤 김치를 넣고, 밥을 두 주걱퍼서 냄비 안에 넣었다.
맛있는 냄새가 온 집을 울렸다. 아,배고파.
"음-음~김,김,김치 뽀,뽀,뽀끔빱!"
뒤에서 꼬맹이가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렸다.
계란프라이를 하나 구워 꼬맹이 밥 위에 올려주고선 접시를 들고 식사실로 나왔다.
"잘먹겠습니다-아!"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요즘애들은 참 많이, 잘 먹는것같다.
물론 복스럽게먹는게 귀여워서 좋지만...곧 성인인 내 2배나 더먹는게 참...살이 안찌는게 용하다.
"풉-"
"?"
"아, 아냐. 먹던거 마저먹어"
"넹-"
양쪽볼이 빵빵한게 너무 귀엽잖아.
나중에 학교보낼때 어쩌지? 납치라도 당하면 안되는데.
.
.
벌써 밥을 다먹은 꼬맹이의 손을 꼭 잡고 2층으로 올라왔다.
![[블락비/코일] 고2 우죠의 5짤 태일이 키우기 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1/c/91c22567933233253c8057710402ff8f.png)
"우왕, 이쁘당"
어제 만든 트리가 한쪽 벽에서 위풍당당하게 그 자태를 드어내고있었다.
"아저씨, 오늘은 뭐 만들어요?"
"음...일단 색종이로 벽에 걸 것들을 만들꺼야"
창고에 가서 색종이 다발과 가위들을 가져왔다.
색종이를 꺼내 길게길게 잘라준 다음 링을 만들어 고리처럼 만들었다.
"자,봤지? 이렇게 만들면되. 난 벽에 장식품 달고있을테니까 이거랑 똑같이해서 길-게 만들어줘. 길~게"
"넹"
![[블락비/코일] 고2 우죠의 5짤 태일이 키우기 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b/3/1b3e60be36370c1ddbcb04d00f7d5f28.png)
벽 틈틈히 장식품을 달았다. 메리 크리스마스.
아마 표지훈은 유치하다면서 이런거 왜 달았냐고 묻겠지만..뭐, 어린애들 정서엔 이게 더 좋겠지.
"아저씨!!나 다 만들었어요!!"
"올ㅋ.벌써?"
![[블락비/코일] 고2 우죠의 5짤 태일이 키우기 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8/7/18775ef18a944eefee8312920cc3660a.png)
오...생각보다 잘만드네
"나나나, 잘했죠 잘했죠? 응? 칭찬해주세여!!"
"오...생각보다 진짜 잘했는데..?"
"헤헤헿"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얘는 이상하게 머리 만져주는걸 참 좋아하는것같다.
꼬맹이가 만든 색종이 고리를 벽에 달았다.
창고에있는 쿠션을 모두 가져와 휑해보이는 벽에 주르륵 놓았다.
쿠션자체가 워낙 고급에 푹신하기도하고 2층 전체에 회색 카펫이 깔려있어서 그런지 별로 한것도 없는데 방이 그득그득 차보였다.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에 커다란 선물상자들을 보기좋게 놔두고 벽에 커다란 양말을 달았다.
50cm는 넘어보이는 빨간색 양말은 처음보는지 꼬맹이는 연신 우와우와거리며 양말을 보고있다.
"이런 양말 처음봐?"
"크리스마스엔 원래 이렇게 큰 양말을 다는거에요?"
"당연한걸 왜 물어?"
"나 이번 파티가 태어나서 처음하는 파티에요. 원래 우리집에선 이런거 못했거든요."
꼬맹이의 갑작스러운 말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 뭐, 그래도 걱정마. 우리집에선 지겹도록 할수있으니까."
"와..진짜요?"
"당연하지,엣헴. 난 거짓말같은거 안해"
가슴을 쭉 내밀고 우쭐대며 말하니 바로 옆에서 꼬맹이가 '..엄청많이 칠것같은데..?"라고 말했다.
아,다행이다.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아서.
내가 무슨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는 꼬맹이는 눈 깜작할 사이에 쿠션에 파묻혀서 몸을 바둥거리고있었다.
쿠션이 너무 푹신한나머지 쿠션에 빠져버린것같다.
팔다리를 휘적거리는 꼬맹이를 가볍게 꺼내주니 밥먹은지 얼마됬다고, 배고프다며 징징거린다.
"아니, 우리 밥먹은지 한시간밖에 안됬어"
"배고픈걸 어떡해요..."
"어휴...뭐, 곧 내 친구들이 먹을거 가져올테니까 그거 먹으면서 놀자"
"맛있는거 많으면좋겠다..."
타이밍 참 좋게도1층에서 띵동-하는소리가 들렸다.
꼬맹이를 한손에 안아들고선 1층으로 내려왔다. 문을 벌컥열자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요-와↘썹↗?" - 박경
"형, 지호 형이 온게 아니라 우리가 온거에요" - 표지훈
"지훈아, 와썹은 인사로도 쓰이는 말이야..." - 이민혁
"헐.진짜요? 방금 알게됨. 데헷☆데헷★" - 표지훈
"에잇, 맞아라♥" - 유권
바로 눈앞에 벌어진 흔한 폭력에 꼬맹이의 눈을 살며시 가렸다.
쳐맞으면서도 데헷데헷거리는 지훈이를 바라보고있으니 어깨 위로 슥 손이 올라왔다.
"지호야" - 권지용
"아, 선배. 안녕하세요-"
"응, 안녕~먹을건 그냥 소소하게 치킨이랑 피자랑 고기랑 맥주랑 과자랑 사왔어. 얘가 그 애야?" - 권지용
"아,네"
입 싼 박경이 사방팔방 소문을 냈나보다.
뒤늦게 꼬맹이를 발견한 박경, 지훈이, 권이가 꼬맹이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인사를 해댔다.
고1 마지막 기념일인 크리스마스가 드디어 시작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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