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처음 만나던 날.
나는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하였다.
처음 본 순간... 그대를 雪花 라 일컬으니 너는 내게 스며들어와 하얀 '눈꽃' 이 되었다.
차디찬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어두운 길을 내달린 쑨양은 미리 알아두었던 거대한 집앞에 멈춰섰다.
두루마기안에 감춰진 환도를 살며시 매만지고 고개를 들어올리는 그의 깊은 두 눈에 어두운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커다란 문을 두들긴 그는 늦은 시간에 누구냐며 자신을 경계하는 그 집 하인의 눈빛에
차분한 목소리로 답하였다.
"선월의 일로 찾아온 자라 전하시오."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에 두루마기자락을 휘날리며 차가운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낯선 사내의 시린 눈빛에
하인은 얼른 몸을 돌려 안채로 향했다.
잠시후, 잰걸음으로 달려와 그에게로 안내하는 하인의 뒤를 따라 쑨양은 차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며 일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는 커다란 문앞에 다다라
고개를 조아리는 하인의 모습에 서서히 걸음을 멈춰섰다.
"도련님. 모셔왔습니다."
창호지에 붉게 물들어 흔들리는 불빛에 방의 주인으로 보이는 듯한 누군가의 그림자가 비친다.
그 검은 형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쑨양은 비틀리는 입술을 애써 잠재우고 들라 명하는 낮은 목소리에 천천히 문을 열었다.
침장 위에 비스듬히 앉아 자신의 방으로 걸어들어오는 낯선 이의 모습을 김재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선월의 일로 자신을 찾아온 자라...
사람을 붙이고도 찾지 못한 여인의 소식에 김재호는 몸이 달아 있었다.
천천히 자신의 앞에 앉는 그를 끝없이 주시하던 김재호는 마주 앉고서야 확인한 그의 얼굴에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혹, 우리 어디서 만난적 있소?"
상에 놓인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다대며 묻는 목소리에 쑨양은 그와 눈빛을 마주했다.
눈가를 일그러트리며 자신을 기억해내려 애쓰는 그의 모습에 쑨양은 한쪽 입꼬리를 말아올리고 비틀린 웃음을 흘렸다.
"글쎄요. 한양 바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몇번 마주쳤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차분한 어조로 답하며 자신을 향해 입꼬리를 올리는 낯선 사내의 웃음에 김재호는 심사가 뒤틀렸다.
술 한잔을 입안에 털어넣고 주안상 위에 신경질적으로 잔을 내려둔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와 마주 앉았다.
"선월의 일로 찾아오셨다 했소? 그 여인에 대해 뭔가 아는 것이라도?"
끝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사내의 집요한 눈빛에 김재호는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나 듣고 빨리 돌려보내고 싶어졌다.
기억속에 잠시 스친 듯한 그를 굳이 떠올릴 필요는 없었다.
자신이 원하던... 기다리던 답만 얻어내면 그만이니.
조바심이 나는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여인에 대해 아는 것이 무어냐 묻는 그에게
쑨양은 어두워진 눈빛으로 마주했다.
재촉하는 모습에 피식- 입가에 웃음을 흘린 쑨양은 작은 숨을 내어쉬고 그를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아이는 그냥 두시지요. 찾지도.. 궁금해하지도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원하던 답이 아닌, 어긋난 그의 답에 김재호는 눈썹을 꿈틀거리다가 이내 입술 사이로 웃음을 흘렸다.
그러다가 크게 웃음을 터트린 김재호는 한참을 호탕하게 웃다가 별안간 웃음을 멈추고 이를 바드득 갈며
사내를 향해 낮게 읊조렸다.
"내가 왜 댁의 말에 따라야 하오? 혹, 그 아이의 기둥 서방이라도 되시오?"
입가에 비열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킥킥..거리는 그 웃음에 쑨양은 두 눈을 지그시 내리감았다가 천천히 떠올렸다.
"그대가 보고 있는 아이는... 당신이 그리워하는 여인이 아니오."
".....뭐..라...?!"
"그 아이에게서 예전 여인의 어떤 모습을 찾고자 하는지는 모르나, 이제는 선월에게서 그 집착을 놓아야 할거요."
선월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는듯 차분히 내뱉는 그의 말에 김재호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폭발하였다.
눈썹을 찡그리며 주안상 위에 놓인 술잔을 바닥으로 내던진 김재호는 이 사이로 날카로운 음성을 내뱉으며 그를 향해 소리쳤다.
"네 놈은 누구냐! 나의 뒤를 밟아 무엇을 얻으려 하느냐. 감히... 나에게...!!!"
"..................."
"나 김재호에게!!! "
자신의 가슴을 치며 그를 향해 소리친 김재호는 한쪽 무릎을 세우며 침장 아래로 손을 넣었다.
당장 눈앞에서 목을 베어버려도 시원찮을 그를 향해 날이 선 공격을 가하기 위해서였다.
손끝에 닿는 환도를 집어들고 칼날을 빼내려는 순간,
그의 눈앞으로 푸른 빛을 내는 무언가가 허공을 가르며 목 언저리에 닿아왔다.
어느새 몸을 일으켜 자신을 내려다보고 그의 손에 날이 선 환도가 쥐어져 있다.
아까 본 눈빛과는 다른... 살기가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서있는 그.
붉은 입술 끝에 비틀린 미소를 지어보이는 서늘한 표정에 김재호는 등자락으로 식은 땀 한줄기가 흘러내림을 느꼈다.
침장 아래 환도를 집지 못하고 가만히 멈춰 흔들리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쑨양은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지우고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조판서 자제 김재호."
"................."
"나의 말 한마디로 너희 집안을 무너뜨릴수도 있다. 살고 싶다면 이쯤에서 멈추는 것이 좋을것이다."
"감히..네놈이 우리 집안을 뭘로 아는게냐."
"......................"
"네깟놈이 무엇이길래!"
목에 닿은 칼끝을 바라보며 서슬 퍼런 목소리로 이를 바드득 가는 김재호의 물음에 쑨양은 환도에 힘을 실어
그의 목 언저리에 선 하나를 그었다.
미끄러지듯 흐르는 칼 끝을 따라 그의 목에 붉은 선혈이 스며나온다.
"나는...청나라에서 온 사신이며, 청나라 황제의 '군' 이다." ** '군'은 황제와 후궁인 황귀비 사이에 난 아들.
".....!!!!!!....."
"나의 말 한마디로 너를 비롯한 네 가족의 목을 전부 베어낼 수도 있다. 어찌하겠는가?"
입가에 설핏 웃음을 흘리며 되묻는 목소리에 김재호는 고개를 바닥으로 떨구었다가 다시 천천히 들어올렸다.
청나라 황제의 '군'이라니.
그의 칼에 새겨진 황실의 문양을 그제서야 발견한 김재호는 분하다는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고
꽉 쥔 두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
곧, 침장 위에 힘없이 내려앉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쑨양은 목 언저리에서 환도를 거둬들이고 두루마기자락 안에 깊숙히 찔러넣었다.
"그 아이를 마음에서 비워내라. 그것이 내가 너에게 명하는 마지막 답이다."
그 말을 끝으로 김재호에게 시선을 떼어낸 쑨양은 천천히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문에 가까이 다가가 찬 바람이 스며 들어오는 문을 열던 그는, 뒤에서 들려오는 낮은 음성에 행동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왜... 황제의 군께서 조선의 하찮은 여인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십니까.. 그 연유가 무엇인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조금은 차분해진 목소리로 물어오는 그의 말에 쑨양은 잠시 생각에 잠긴듯 두 눈을 내리깔았다가 천천히 떠올렸다.
"초연을 향했던 그대의 마음과 선월을 향한 나의 마음은 다를것이 없다."
"..............."
"하나, 난 그대처럼 그 아이를 아프게 하진 않을 것이다. 허무하게... 떠나보내지도 않을 것이다."
[그대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서... 나는 그 아이를 지켜내고, 또 지켜낼 것이다.]
차마 입밖으로 내지 못한 말을 가슴에 새기며 쑨양은 그대로 방을 벗어나 밖으로 향했다.
두루마기자락을 휘날리며 그의 집을 벗어난 쑨양은 눈앞에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에 그제서야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웃음에 하얀 입김이 서려 그의 얼굴에 스며든다.
"아이고~ 눈이 이렇게나! 곱다~고와~"
이른 아침부터 들려오는 하인의 호들갑스러운 목소리에 쑨양은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밀어올렸다.
"이야~ 세상에... 아이고~ 이런 날에는 집에 있지 말고 여.인.을 만나러 가야지~암~"
마당을 쓰는 싸리빗자루 소리와 함께 계속되는 쫑알거림에 쑨양은 짙은 눈썹을 꿈틀거리다가 결국 몸을 일으켜 앉았다.
무슨 심보인지 남의 방문 앞에서 이른 아침부터 목청을 높이는 그 때문에 쑨양은 심기가 불편해졌다.
마른 얼굴을 두 손으로 쓸어내린 쑨양은 천천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하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문을 벌컥 열어 제쳤다.
"이른 아침부터 뭐하는 거요?"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자신을 나무라는 나으리의 목소리에 하인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얼른 고개를 조아리고 아침 인사를 건네왔다.
몸을 숙인 하인의 뒤로 보이는 아침 풍경.
눈이 부시게 하얀 풍경에 쑨양은 잠시 할말을 잃은 듯 두 눈만 깜박거렸다.
"눈..."
깊어진 겨울을 알리려는듯 소복히 쌓인 하얀 눈에 그의 얼굴 가득하던 화가 서서히 누그러진다.
그 표정을 알아챘는지 하인이 싸리빗자루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그의 곁에 다가섰다.
"나으리~ 이 눈 좀 보십시오! 이런 날에 늦잠이라니요! 말도 안됩니다요~"
손사래를 치며 호들갑을 떠는 하인에게 잠시 시선을 주었다가 고개를 돌린 그는 마른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겉옷도 걸치지 않은채 밖으로 나섰다.
나뭇가지에 몽글몽글 피어오른 하얀 눈꽃.
손끝이 닿으면 사라질까 만지지도 못하고 하염없이 바라만보던 쑨양은 눈꽃과 겹쳐지는 그의 하얀 뺨... 싱그러운 미소...
반짝이는 눈빛이 떠올라 가슴이 뛰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실없이 웃고 있는 나으리의 모습에 하인도 덩달아 마주 웃어보이고 그를 향해 천천히 입을 떼었다.
"나가실 채비 도와 드릴깝쇼?'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묻는 하인의 말에 쑨양은 피식..웃어버리고 그의 어깨를 살며시 두드렸다.
"아침은 됐으니 차리지 않아도 되오. 그리고... 일찍 깨워줘서 고맙소."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나으리의 모습에 하인은 정중히 인사를 해보이고 뒷마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대를 설화라 일컬은 그 날부터... 저는 늘 기다렸습니다.
하얀 눈이 내리기를... 그대를 닮은 하얀 눈꽃을 함께 보게 되기를...]
뒷짐을 지고 하염없이 눈꽃을 바라보는 그의 깊고 까만 눈동자에 웃음이 서린다.
일찍부터 방을 나선 태환은 소복히 쌓인 하얀 눈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떠올렸다.
언제부터 내린 것인지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눈부시게 반짝거리고 있다.
마루에 걸터 앉아 신을 챙겨 신고 간만에 외출을 하려는 그에게 금옥은 걱정을 내비쳤지만
태환은 금방 돌아오겠다 약조를 하고 장터 거리로 나섰다.
며칠만에 나온것인지... 내내 방안에만 틀어박혀 생활하던 그에게 겨울의 시린 바람조차 상쾌하게 느껴진다.
김씨네 비단 가게에서 바느질감을 받은 그는 주막으로 돌아가려던 발을 멈추고 다시 뒤돌아섰다.
눈을 밟으며 이리저리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에 그의 마음도 들뜬 탓이었다.
한참을 아이들이 뛰노는 것을 바라보던 태환은 보자기를 가슴에 안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터 한가운데로 몸을 들였다.
장터를 지나는 사람들, 길에 줄줄이 내놓은 물건들, 흥정하는 장사꾼들을 구경하며 걸음을 옮기던 그가
이내 뭔가를 발견하고 한 좌판 앞에 서서히 멈춰섰다.
"이거...하나도 파오?"
손끝으로 가리키는 무엇에...주인은 태환을 바라봤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돈만 주면 하나도 팔고 두개도 팔고~ 원하는 만큼 파는거지요. 드릴까?"
되묻는 그의 말에 태환은 살포시 웃어보이고 동전 몇 닢을 꺼내 좌판 위에 올렸다.
부시럭거리는 종이에 한개를 싸서 건네는 주인에게 인사를 해보인 태환은 그것을 얼른 받아들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북적이는 사람들을 피해 한적한 길로 들어선 태환은 꼼꼼히 쌓인 종이를 풀어냈다.
그 안에 들어있는 반질반질 윤이 나는 약과 한개.
물끄러미 약과만 바라보던 태환은 천천히 손을 들어 한입을 베어 물었다.
"달다..."
입안에 퍼지는 달달함에 흐릿한 미소를 지어보인 그는 다시 한입을 베어 물려다 바닥에 버려진 나뭇가지를 발견하고
그대로 멈춰섰다.
바닥에 나뒹구는 마른 가지에 초라하게 매달린 눈꽃.
눈꽃과 함께 눈앞에 그려지듯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 하나에 태환은 가슴이 먹먹해져 약과를 쥔 손을 바닥으로 떨구었다.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반을 갈라 자신에게 내밀던 그의 따스한 손이 떠올라...
꽃을 보면 설화가 생각난다던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와...
태환은 그대로 천천히 내려앉아 보자기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삼켰다.
입안 가득 느껴지던 달달했던 약과가...입술에 스민 뜨거운 눈물 때문에 짠맛이 느껴진다.
그 곁을 지나는 몇몇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며 수근거렸지만 태환은 터져나오려는 눈물 때문에 꼼짝없이 앉아
방망이질 쳐대는 가슴을 달랬다.
".......!!!!!!!........"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자신의 팔을 붙드는 누군가의 손길에 태환은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아직 눈물이 마르지 않은 얼굴을 감추려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려던 태환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눈앞의 누군가 때문에 그대로 멈춰버렸다.
그리웠던 얼굴에...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굵은 눈물 한방울이 검은 눈동자에서 툭...하고 떨어져 내려 하얀 뺨을 적신다.
"나..나으리..."
태환의 입에서 흘러나온 부름에 쑨양은 그대로 그의 팔을 붙들고 급한 걸음을 옮겼다.
장터를 빠져나와 인적이 드문 헛간 뒤로 걸음을 옮긴 쑨양은 그제서야 태환의 팔을 놓고 그를 향해 돌아섰다.
"얼굴이....."
"..............."
안색을 살피는 그의 시선에 반가운 얼굴을 차마 마주하지 못하고 태환은 바닥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수척해진 얼굴을 들키기 싫어...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두려워 태환은 마른 입술만 깨물었다.
"그대는..."
작은 한숨과 들려오는 나으리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태환은 두 눈을 질끈 감아내렸다.
"저의 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솔직히 말하지 않은 연유가 무엇입니까."
그날 밤과는 다르게 원망이 담기지 않은... 차분한 어조로 물어오는 그의 목소리에 태환은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떠올렸다.
바닥에 내려진 시선 안에 가득 들어오는 그의 목화.
그 위로 바람에 흔들리는 두루마기자락.
천천히 시선을 옮기던 태환은 차마 그의 얼굴까지는 바라보지 못하고 보자기만 만지작거리다..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두려웠습니다. 사실을 말하면... 다신 보지 못할까 두려웠습니다. 여인이 아님을 얘기하면... 저를 떠나실까..... 두려웠습니다."
그날 밤, 자신을 바라보던 나으리의 원망섞인 눈빛이 다시 떠올라 태환은 가슴이 따끔거려왔다.
"설화의 모습으로 저를 바라보던 눈빛은... 거짓이 아니었습니까? 그 눈빛은... 저를 향한 것이었습니까?"
다시금 물어오는 그의 질문에 태환은 감정이 복받쳐 눈시울이 뜨거워져옴을 느꼈다.
미세하게 떨리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천천히 떼어 울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그의 물음에 답했다.
"단 한번도 거짓으로 나으리를 바라본 적은 없습니다... 한없이 다정한 나으리를 보며... 솔직해질 수 없는 제 자신을 다그쳤습니다...
진실을 알게 되면 떠나실까...... 저를 떠나..실까....."
차마 말을 잇지 못한 태환은 터져나오려는 눈물에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꼬옥 감긴 그의 긴 속눈썹에 눈물이 방울진다.
"솔직히 말해보십시오... 그대의 마음은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슬픔이 묻어나는 나으리의 목소리에 용기를 내어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린 태환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물 맺힌 까만 눈동자에 심장이 쿵..하고 떨어져 내렸다.
"저를 향한 그대의 마음은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저의 마음은....."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리는 얼굴을 감추려 다시 고개를 숙인 태환의 마른 입술을 비집고...
조심스럽지만 간절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저의 마음은..... 이미 제게 남아 있지 않습니다..."
차마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채 울음을 터트리는 태환의 모습에 쑨양은 천천히 팔을 뻗어
그를 당겨 안았다.
품안에 들어오는 따스한 온기.
그리웠던 향... 그리웠던 목소리... 쑨양은 그대로 그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태환의 허리에 팔을 감아 더욱 가까이 당겨안았다.
그의 눈물이... 그의 울음이... 거칠게 뛰어오르는 나의 가슴안에... 깊이 스며든다.
***
안녕하세요~흰둥이입니다!
주말 내내 바빠서 이제 왔어요...헛
쑨양은 김재호를 찾아가 협박을 하는 군요.
황제의 '군'이라...
'군'이라 표현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황제의 아들임은 맞습니다;;;
글에는 없지만... 김재호 집에서 나온 쑨양이 집으로 돌아가며 혼잣말을 했다지요.
"저런 놈한테 신분을 밝힌걸 알면...장린이 혼낼텐데..."
ㅎㅎㅎ 암튼 잘 해결이 되었어요...
하얀 눈이 오는 날 그를 찾아가 마음을 확인하는군요.
이제야 두 남자의 행쇼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예!
꽁냥꽁냥하는 다음 이야기로 다시 올께요~
늘 재밌게 읽어주시고...댓글로 용기주시는 모든 분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알라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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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이 예전에 배우들이랑 일하고 후기 쓴거 여기에 조진웅도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