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사실 김종인을 받아 줄 생각따윈 추호에도 없었다. 아직 어린 종인이었기에 충분히 착각한 것일수도 있었고. 이제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고…. 중요한 시기였다.
그랬던 나를 종인은 키스 한 방에 뿌리채 뒤흔들어 놨다. 그래, 솔직히 좋았다. 시발! 그래서 나도 모르게 좋다고 말해버린 게 다다. 18년밖에 안 살아본 새끼가 뭔 놈의 경험이 그리 많은지 입 안을 롤러코스터 타듯 미끄러져 헤엄쳐 다니는데 거기에 혹해버렸다. 결국 대답을 마친 뒤 다시 내가 매달려서 몇 분이나 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불편한 키스를 나눴더랬다. 미쳤지, 미쳤어….
나보다 9살이나 어린 이 아이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나갔다. 후에 이 선택을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감정에 충실하고 싶었다. 적어도 나를 속이지 말자. 덮으려 한다고 덮어질 마음도 아니었고, 그래서 내린 결정이었다.
인정했다. 나는 은연중에 저 아이를 걱정하고, 그리워했고, 좋아했다는 것을. 너와 내가 서로 좋아했다. 그 외에 다른 일들은 모두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근데 살 좀 쪄야겠다. 허벅지에 살이 없냐. 뼈 밖에 없으면 나중에 할 때 좀 아플건데…."
"뭐, 뭐가 아파! 뭐, 뭐! 뭘 해!"
"뭐야. 나 아직 아무 얘기도 안 했어. 혼자 무슨 생각 하는 거야, 변태야?"
물론 생각하다가 머리가 터져 버릴지도 모른다만.
* * *
모든 청춘의 남, 녀가 그렇듯 무릇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 환상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경수 또한 그러했다. 이전까지와는 다른 엄청난 무언가가 종인에겐 있으리라고, 꽁꽁 숨겨둔 채 제게 보여주지 않으며 아껴왔을 것이라고!
그러나 둘 사이에 달라진 것이라고는 가끔 입을 맞추거나 전엔 없던 사소한 터치들이 생긴 것이 전부였다. 대체 왜? 그냥 스킨십만 조금 짙어졌을 뿐 동거하는 형-동생의 관계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경수는 마음 깊은 곳에서 스물스물 스며나오는 진심을 말하진 못했지만 과연 본인들이 연인 사이는 맞는걸까? 하는 의문도 내심 가졌더랬다.
'야', 하고 부르는 정없는-그리고 버르장머리 없는- 호칭에서부터 저와 맞먹으려는 듯 바락바락 기어오르는 것, 학교가 파하자마자 집에 잠깐 발도장을 찍고는 늦은 시각까지 연락도 없이 이곳 저곳 싸돌아다니는 등 날이 갈수록 종인의 방황(?)은 심해졌다. 그래도 같이 영화도 보러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하는 로망이 있던 경수였던지라 실망도 컸다. 그렇게 이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종인도 알고보면 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었다. 처음부터 너무 다가서면 경수가 겁을 먹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배려 차원에서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었다. 게다가 남자랑 사귀는 것은 처음인 종인은 경수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모든 게 서툴었고 그래서 괜시리 경수에게 더 틱틱댔다.
그리고 몇 일 뒤,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사건의 발단은 그러했다. 종인이 종종 연락하던, 아니 아주 잠깐 사겼던 전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래도 경수와 사귄 이후로는 아예 연락을 않았는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 날도 종인이 늦게까지 친구들과 놀다가 들어온 뒤 씻으러 화장실을 간 틈을 타 심심했던 경수가 거실 탁자 위에 무방비 상태로 올려져 있던 종인의 휴대폰을 만지작댔다. 제 이름이 뭐라 저장되어 있을지도 내심 궁금했다. 패턴 잠금조차 되어 있지 않는 휴대폰에 신이 난 경수는 그대로 종인의 휴대폰 곳곳을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카카오톡에 들어갔다. 게임 초대 카톡이 서너개 쯤 와 있었고 한 시간 전에 친구들과 대화한 단톡방, 그리고 3분 전에 도착한 카톡이 하나가 있었다. 김세희? 분명 여자 이름이다. 경수의 표정이 일순간 굳으며 더 생각지도 않고 손이 먼저 움직였다.
- 오빠ㅠㅠ 요즘 왜 연락 뜸해!!
- 나 지금 현주랑 놀다가 오빠네 동넨데 나올래?
- 내일 일요일이니까 우리집에서 잘까 엄마아빠두 안계셔 !!
- 오랜만이자나 보구싶어ㅠㅠ
카톡 내용을 읽은 경수가 일순간 얼어붙었다. 보면 안될 것을 본 듯한 기분이었다. 프로필 사진을 보니 꽤나 이쁘장하게는 생겼지만 화장도 진하고 브이넥의 가슴이 깊이 파여 가슴골이 다 보이는 차림새를 한 모습이 지나치게 성숙해보이는데 종인보다 어리다니. 게다가 자…? 잔다니. 보고싶다고? 여자친구 분명 없다했는데…. 경수의 두 손이 덜덜 떨렸다.
경수가 카톡을 확인한 것을 봤는지 세희라는 아이로부터 곧이어 답장이 왔다.
- 오빠? 오빠 읽은거 다알어ㅠㅠ
- 왜 답장안해.. 싫어? 오빠가 좋아하는 딸기향 콘돔도 사놔써
- 오늘 기분 별루야? 왜 씹엉!
마지막 카톡까지 읽은 경수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어찌할 줄 몰라 진정하고 생각을 정리하려는데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간 서운했던 감정들이 물밀듯 벅차올랐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일보직전의 상태였다.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괜히 두 눈을 주먹 쥔 손으로 벅벅 비비고 고개를 마구 흔들어도 보았다. 그래도 방금 제가 본 글자들이 눈 앞에 둥둥 떠다니는 듯 너무도 선명했다.
그리고 때마침 그 때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멈추고 잠시 후 종인이 새 옷으로 갈아입은 채 걸어나왔다. 곧바로 제 방으로 들어가기 위해 거실을 지나쳐 걷는 종인의 뒷모습을 보던 경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종인을 불렀다.
"김종인."
그러자 종인이 뒤를 돌아 경수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껴 안으려는 듯 두 손을 벌렸다. 그러자 경수가 인상을 가득 찡그리고 그런 종인을 밀쳤다. 어이없이 거부당한 종인도 기분이 나빴는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세희가 누구야?"
그러자 종인은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제 휴대폰을 보았고 그제야 상황파악을 한 듯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
"뭐야, 지금. 내 핸드폰 마음대로 갖다 본거야?"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김세희가 누구냐고. 걔가 뭔데 너보고 같이 자자고 이 시간에 불러내냐고."
"신경쓰지 마. 예전에 몇 번 만나던 걸레야."
경수는 몹시 화가 나는데, 종인의 태도는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무릎 꿇고 비는 것까지 바라진 않았어도 손바닥이 닳도록 싹싹 빌 줄은 알았다. 그러나 지금 종인의 태도는 너무도 당당했고, 당당한 것을 넘어서 제게 화까지 내고 있었다.
"뭐? 신경쓰지 마? 너 지금 나랑 장난해?"
"야. 넌 남의 휴대폰 마음대로 훔쳐보고 왜 멋대로 이상하게 해석해.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그럼 넌 내가 이걸 보고도 아무 생각도 안 할거같아? 게다가 넌 내 애인이기 전에 학생이야."
경수가 말을 내뱉기가 무섭게 종인의 표정이 눈에 띄게 찌푸려졌다. 주먹을 쥐고 있는 손이 더 꽉 쥐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수도 절대 물러날 생각은 없는 듯 견고한 표정이었다.
"씨발. 또 그 놈의 학생타령이냐? 언제까지 나 좆고딩 애새끼 취급할건데."
"내가 틀린 말 하니? 그리고 지금에서야 말하는데 나 너보다 나이 많아. 버르장머리 없이 굴지 마. 그리고 너 날 좋아하긴 하니? 어떻게 그런 욕지거리를 함부로 막해?"
"썅, 대체 내가 어떻게 해줘야 되는데? 뭘 원하는데."
그리고 둘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아직 철이 안 들어서 그런지 말도 통하지 않는 종인과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아진 경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이렇게 되면 또 제가 져주게 될 것이 뻔했다. 그럴 바엔 차라리 서로 감정을 삭히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 대화를 하는 것이 나았다.
"됐어, 그만하자."
"그만해? 진짜 그만할까, 도경수?"
"야."
종인이 주먹을 쥔 손을 부들부들 떨더니 한 번 머리를 쓸어올리고는 뒤돌아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세찬 소리를 내며 닫혀버린 문을 멍하니 바라보던 경수가 쇼파에 앉아버렸다. 다리가 덜덜 떨렸다. 한 번도 종인에게 이 정도로 화를 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화낼만도 했다. 말을 좀 심하게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후회하진 않았다. 괜히 눈물이 나왔다. 종인의 방문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덜컥 문이 열렸다. 종인이 옷을 잔뜩 껴 입고 가방을 맨 채 뚜벅 뚜벅 경수에게로 다가오더니 탁자 위 휴대폰을 낚아채듯 집고는 경수에게 눈길 한 번 주지않고 그대로 현관으로 가더니 결국에는 집을 나가버렸다.
띠리릭.
도어락 소리가 들리고 문이 세게 닫혔다. 계속해서 참고 있던 눈물이 결국 터져버렸다. 화 내야 할 사람이 누군데, 왜 본인이 더 화가 나서 나갔는지 모른다. 게다가 이 시간에 대체 어디에 가 있으려고 나간 건지, 찬열이네일까? 설마 그 여자 아이일리는…. 아니, 어쩌면 정말 그 여자 아이네 집에 갔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 와중에도 또 종인이 걱정이 되긴 되는 걸 보니 정말 좋아하기는 하는가 싶었다. 두 무릎을 끌어다가 안고는 얼굴을 묻었다. 이럴 땐 어떡해야 하는 걸까?
* * *
짐짓 한 시간 동안을 내내 울던 경수는 겨우 울음을 그치고는 답답해지는 마음에 바깥 공기나 쐬려고 밖으로 나왔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아파트 단지 놀이터 그네에 앉아 밤하늘을 쳐다봤다. 나 어릴 땐 그래도 하늘에 별도 많고 그랬는데…. 요즘엔 별 하나 찾아보기도 힘드네….
경수가 혼자 을씨년 스럽게 감성에 젖어있는데 바로 옆 그네에 누군가가 앉았다. 인기척을 느낀 경수가 고개를 돌려 옆을 쳐다봤다. 어두워서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가로등 빛에 비춰진 모습은…. 음, 쭈쭈바 하나 잡고 쭉쭉 대면서 신나게 그네를 타고있는…. 백수. 위아래 아디다* 츄리닝으로 세트를 맞춰 입은 전형적인 동네 백수였다.
종인일까 생각했던 제가 한심했다. 그래, 그럴 리가 없지. 경수는 한숨을 쉬며 그 사람에게서 눈길을 거뒀다. 그와 동시에 그 남자가 입을 열었다.
"애인이랑 싸웠구나?"
미친, 뭐여. 경수가 화들짝 놀라 다시 그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경수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아직도 열심히 쭈쭈바만 빨고 있었다.
"아. 점쟁이 같은 거는 아니고. 대개 차이거나 애인이랑 싸운 것들이 여기 와서 질질 짜거나 한숨만 푹푹 내쉬다가 가거든. 왜, 뭐 때문에 싸운건데."
"아…. 아니에요, 그런거."
"아니긴. 얼굴에 대판 싸웠어요~ 하고 써있구만. 내가 고민상담 해주면 대부분 해결 되는데. 이래뵈도 연애 박사거든. 대신 저기 저 붕어빵 하나면 돼. 어때?"
수상한 백수의 언변에 경수는 살짝 흔들렸다. 고민 상담을 할 친구도 없고. 있더라도 아는 사람에게 이런 쪽팔린 이야기를 하고싶진 않았다.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 맘 편히 털어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도 했다. 속는 셈 치고 한 번 해볼까. 게다가 연애 박사라는데…. 귀 얇은 경수는 패딩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었다. 오! 천원짜리 지폐 한 장이 있었다.경수는 재빨리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뛰었다. 저 앞에서 장사를 끝내고 이제 정리하려고 하는 아줌마한테 겨우 부탁 부탁을 해서 결국에는 붕어빵을 사왔다.
"자, 여기요."
경수가 붕어빵이 든 흰 종이 봉투를 건넸다. 경수가 붕어빵을 건네기가 무섭게 몇 일동안 제대로 밥도 못 먹은 사람마냥 허겁지겁 붕어빵을 섭취하는 남자였다. 그 모습을 보고있자니 측은해지는 경수였다. 그리고 정말 남자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근데….진짜 뭐하시는 분이세요?"
"나? 취업준비생. 사실 군대 다녀온 이후로 약 4년째 준비중이야. 올해로 스물 여덟이거든."
알고보니 진짜 레알 백수였구나. 그나저나 저와 동갑내기라니 새삼 신기했다.
"저도 스물 여덟인데! 이름은 도경수요…. 그 쪽은 이름이 뭐예요?"
"변백현. 뭐, 원한다면 변박사님이라고 불러도 돼. 그리구 말 좀 놔라. 너 원래 애가 그렇게 답답하니?"
"네? 아니, 아…. 아뇨오."
이름이 뭔가 낯익은 거 같은데…. 어, 그냥 기분이겠지? 허허. 괜히 어색하게 웃어보인 경수가 어느새 붕어빵을 다 먹은 변백현이 손가락을 쪽쪽 빠는 모습을 쳐다봤다. 그리곤 변백현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자, 이제 자리를 옮길까?"
* * *
그래서 옮긴 자리가 시소일리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뭐, 마주보고 얘기를 해야 한다나…? 그래도 미끄럼틀은 아니라 다행이다만…. 경수는 뭔가 굉장히 속고 있는 기분이었다.
"자, 이제 슬슬 시작해 봐. 추우니까 되도록 요약해서 짧고 간단하게."
드디어 시작되는 건가. 침을 꿀꺽 삼킨 경수가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 어어. 나보다 9살 어린 애랑 사귀는데…."
"어휴, 미친 도둑놈 새끼. 그럼 고등학생이야? 너 그렇게 안 봤는데 취향 좆나게 뚜렷하고 아주 저질이고 좋네. 원조는 아니고?"
"그런 거 아니야! 걔가 먼저 고백했어. 지금 12일 짼데….아."
"아? 뭐."
말을 잘 하던 경수가 순간 멈칫했다. 그 상대가 남자인지를 말해야하는지 갑자기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여기서 남자인 것을 밝히지 않으면 설명이 조금 힘든데…. 근데 갑자기 더럽다고 욕하고 도망가면 어떡하지. 속으로 온갖 걱정을 하고 있는 그런 경수의 속마음을 읽었는지 백현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뭘 숨기냐. 있는 그대로 다 말해. 상관 없으니까. 비밀 100% 보장."
백현의 말에 경수는 결국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었다. 응, 그게…. 남자야.
"아……."
이럴 줄 알았어!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제가 말해놓고도 당황한 경수가 두 손을 허둥대며 휘저었다.
더럽다고 생각할 수는 있고, 어어…. 또.
"아니. 안 더러워. 근데 좀 당황스럽긴 하다. 지금까지 고민상담 해준 애들 중에 게이는 처음이거든. 음…. 그것도 원조 게이라…."
"원조 아니라니까! 그리고 나도 남자는 처음 사귀는 거야. 나도 처음이라고! 그래서 너무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할지는…."
"일단, 더 자세히 좀 설명해봐."
로션 + 암호닉관련 |
과연 백현이는 어떤 해결책을 내려줄까요 그리고 과연 그 해결책이 효과가 있을까요 헤헤
드디어 20회 네요ㅠㅠ! ☆자★20회라니!!!!!!!!!!!!!!!!!!!!!★축☆
눈이 너무 많이 왔죠 독자분들 모두 어디 가실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세요! ♡
그리고 20회 맞이 암호닉 다 새로 받아요! 이번 신청해주신 분들에 한해서 카디들 중간중간 에피소드들 텍파로 만들어서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 많이 신청해주세요!
언제나 사랑합니다.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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