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봄과 꽃밭의 여신. 후에 그리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라는 이름으로 미와 사랑의 여신이 된 그녀는 감히 누구와 견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너스, 금성. 이른 저녁이면 밝은 달아래서 그 모습을 비추다 이내 그 빛을 감추어버리는 행성. 홍빈을 보자마자 생각난 단어는, 바로 그 비너스임에 틀림없었다. 홍빈의 두 눈동자를 보고있자면 꼭 별같이 맑았고, 그러다가도 어느 한 순간 그 빛나는 눈동자는 사람을 집어삼키기라도 할 듯 매서운 눈매로 변하여 나를 변하게 하곤 했었다. " 어디야. " - 지금 계약있어서 미팅가는 중이야. " 그 미친놈의 회사는 왜 항상 너보고 계약을 맡기냐. " - 내 일이야. 왜. " 15분뒤에 보자. " - 야 김원식 " 오라면 와. 군말말고. " - 이번 계약이 얼마나 " 끊는다. " 언제나 그랬듯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너는 자꾸만 내게서 멀어지는듯 하다. 그래서 널 잡고 싶었다. 아니, 갖고 싶었다.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그 안. 언제나 그랬듯이 너는 없는 듯 하다. 나는 너를, 또 기다려야만 하나. " 왔어. " " ……. " " 딱 맞춰, 왔네. " " ……. " " 기다렸어. 나는. " 누군가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라 꽤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벅찬 감정이었다. 언제나 세상에 맞서 지독한 홀로서기를 해야만 했던 나에게, 누군가의 기다림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벅찬 것이었다. 나에게도 기다려줄 사람은 있었구나. " 홍빈아. " " 응. 식아. " " 난, 누굴까. " " 김원식. " " ……. "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을, 나는 너에게 건넨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네가 말한 그 답은 이미 그 자체가 정답이었다. 그래, 우문현답이었다. 난 네 앞에서, 어떠한 회사의 대표도 아닌, 피도 눈물도 예의도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닌. 그저 나 자체였다. 내가 널 성장시킨 것이 아니라 네가 날 성장시킨 것이었고, 너의 마음이 나를 성장시킨 것이었기에. " 계약은. " " 취소, 파기? 뭐가 더 맞는 말인가. " " 왜. " " 니가 찾잖아. " " 내가, 뭐라고. " " 김원식이니까. " 네가 날보며 웃는다. 그 웃음 속에는,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여태까지 네가 나에게 받았던 고통, 슬픔, 사랑, 그리고 명성까지. "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말자. " " ……. " " 둘 다 남자잖아. 징그러워 그렇지? " " 그렇지. " " 식아. " " 응. " " 많은 건 바라지 않아. " " 그냥 지금 그상태에서, 변하지만 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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