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의 덫 C
그의 미소에 그녀도 같이 한마음이 되었다는 듯,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자리를 벗어났다.
집에 사람이 한동안 없었던 탓인지,
현관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만 맴돌아 한기가 느껴졌다.
사실 칠봉이는 이 한기를 몇년 전에도 똑같이 느꼈다.
그 흔한 교통사고, 자살, 타살도 아닌 행방불명으로 부모님을 잃었었기 때문이다.
끝내 칠봉이는 부모님의 시신도 찾지 못한 채, 혼자 상주로 나서 친척들과 장례식을 치뤄야 했다.
대체 누가 죽였는지, 어떤 방식으로 죽인건지 그녀는 그저 생각만 했었을 뿐, 직접 나서서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정신적으로 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컸고, 중학생이라는 어린 10대 소녀가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 * *
눈을 감았다.
흰 제복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있는 키가 큰 한 남자가 보인다.
그가 이리 오라는 듯 손을 까딱거렸다.
" 네...? "
" 니가 그, 부모님이 행방불명으로 돌아가셨다던? "
" 아, 그걸 어떻게... "
" 차차 알게 될거긴 한데,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천사랄까. "
그녀는 그저 신기했다. 천사란게 진짜 있었나. 동화책에서만 보던 장면인데.
" 무슨 일을 하시는 거에요? "
" 보통 천사들은 죽은 육체에서 빠져나온 영혼들 중 죄가 없거나 착하게 산 사람들을 천국으로 인도하곤 하지. "
" 아저씨는요...? "
" 어허, 아저씨라니. 이래봬도 나이 젊은데ㅡ 난 천사들중에서 제일 경력이 많고, 특별하달까. 나같은 사람들은 인간의 생사에 관여하기도 해. "
" 아.... "
" 그래서, 널 찾아온거고. "
손에 들고 있던 명부에 무언가를 적으며 얘기했다.
" 자, 이거. 눈을 떴을 때 너의 세계로 돌아가면 잃어버리지말고 잘 가지고 있어. 안 그럼 내가 널 못 찾아. "
" 이게....아저씨 부르는거에요? "
" 아저씨 아니라니까 그래도. 악마를 발견하면 바로 이걸 꺼내. "
그는 명부에 적었던 것을 그대로 뜯어 쪽지 모양으로 접어 그녀에게 건넸다.
" 아....! "
받자마자 그녀는 꿈 속에서 깨어났고, 손엔 쪽지가 그대로 쥐어져 있었다.
칠봉이는 소스라치게 놀랐고, 동시에 잠이 다 깼다.
* * *
" 칠봉아. "
" 어...? "
" 넌 꿈에서 악마나 천사를 본 적 있어? "
수업이 끝나고 쉬는시간, 반 아이들은 매점에 가거나 화장실, 또는 잠을 청하는 사이 그는 문득 생각이 났는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 음.... 아마. 둘 다ㅡ "
" 아....그렇구나. "
그는 적잖게 놀랐지만 애써 들키지 않으려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 근데 그건 왜...? "
" 아니, 그냥. 꿈 속에서 보면 뭔가 신기하잖아. "
" 뭐. 그렇긴하지. "
그녀는 잠시 이상함을 느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무런 이유가 없이 물어본 거 같아 경계심을 풀었다.
사실 그는 다 알고 있었다.
그녀가 천사를 만났단 사실을.
❤
오늘은 조금 짧네요...핳.....역시 이런 장르는 제겐 넘나 어려운 것.... ㅠㅠㅠㅠ 천사는 누굴까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