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뿜깡입니다.
저번화 댓글을 보다가 독자님 댓글 하나하나에 감동 받고
저한테 너무 과분한 사랑을 주시는 것 같아 어쩔 줄 모르겠네요
정주행을 하시는 분들,아침에 일어나면 와있는 수많은 양의 쪽지들
감사합니다! 더 분발하겠습니다
BGM이랑 같이 봐 주세요
아모니모 |
ㅅㅇ님, 무한쏘쏘밍님,흥미니 님, 녹두 님, 찬봄 님, 후드티 님, 마댓 님, 찬찬 님, 서애 님, 쪼꼬 님,노트투 님, 경상도 님, 와이파이 님, 태태 님, 큥큥 님, 아보카도 님,빼빼로니 님, 유모차 님,찬열맘 님,밍쓔 님,딤첸 님,히융융 님,플랑크톤회장 님, 다람 님,가르송 님, 새벽별 님,올빼미 님, 두부 님, 언어영역 님,어바 님,종구멍멍 님,비비빅 님,스프라이트님,이도내 님, 체리밤 님, 단호박 님,누나 님,밍숭맹숭 님,난로 님,후야 님, 사이다 님, 텐더 님 조무래기 님 슘슘 님, 뒁네슈퍼 님, 검은별 님, 궁디 님, 린기린 님, 변맥현 님, |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 기사님과 나눈 대화를 제외하곤 수많은 생각과 창밖만 바라봤다.
아까 접지른 발목은 괜찮은 걸까 혹시 심하게 접지른건 아닐까 지금 비행기에서 아프다고 울고있을까
혹시 지금 마음속으로 날 원망하고 있을까.창밖의 거리는 평소와 다를게 없었다
아직도 눈 앞에 어른거리는 백현이의 울며 나를 잡던 애절한 표정과 눈물이 가득 오른 눈망울이 가슴 한 켠을 자리 잡아 떠날 생각을 안했다.
"도착했어 학생,"
돈을 드리고 터벅터벅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평소와 다를게 없는 집 문앞에 서서 가만 숨을 내뱉었다
지금 이 집으로 들어가면 백현이의 흔적과 추억,향기가 남아있어 나를 못살게 굴것이고 내 목을 죄어 오는 죄책감에 오늘 밤 잠을 이루지 못 할 수도있다.
집 문을 당겨 집 안으로 드러섰을 때는 항상 내 신발옆 아무렇게나 퍼질러 져있던 작고 앙증맞은 보라색 뉴발 신발과, 파란색 아이다스 신발
그리고 조그마한 노란색 슬리퍼가 보였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보이지 않는다
백현이가 어딜 갔나. 신발이 모조리 없어졌네.
"백현아~"
텅텅 빈 집안은 내 목소리만 울리고 항상 따뜻했던 집안의 공기는 오늘 따라 서늘한게 내 뒷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신발장에는 익숙한 내 신발만 있고 그리고 또 옆에 내 신발을 벗어둔다 파란색 아디다스 신발.
돌아와야 하는 대답이 들리지 않는다 응~ 하며 내복차림의 백현이가 뛰어나와 내 품에 쏙 안겨줬으면 좋겠건만
아니 더이상 바라지도 않아 그냥 응 하며 대답만 해주면 고마울텐데
집 안으로 발을 들여놓고 신경질 적으로 윗 옷을 벗어 집 안에 아무렇게나 던져두었다.
거실의 시계를 확인해보니 이제야 9시 햇살에 파묻혀 백현이가 뒹굴 거리며 거실 카펫을 아무렇게나 퍼질러 놓고,
그러다 나에게 혼나면 쇼파위에있는 나에게 달려와 볼에 뽀뽀를 쪽 해주던 시간
이젠 카펫위를 뒹굴 거릴 백현이도, 내 볼에 뽀뽀를해 줄 백현이도 더이상 내 눈앞에 없었다.
주머니의 휴대폰을 꺼내들어 아무한테나 전화를 걸려고 통화 버튼을 눌러 귀에다 가져다 대자
뚜르르 뚜르르 하며 울리는 통화연결음, 그리고 얼마 안돼 잠긴 목소리로 누군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어떡하냐 나 진짜"
'왜 새해 아침부터 전화해서 재수없게 한숨 질이냐'
"야 경수야"
'왜'
"백현이 말이야..."
지금 2014년 1월 1일 아침 9시에 전화를 걸어 아무렇게나 횡설수설 내 심정과 모든 일을 털어둘 수 있어 한편으로 듬직하기도 했다
아무런 대답없이 가만히 들어주던 경수가 내 말이 끊기자 괜찮다며 잘한거라면서 미안하지만 별로 위로도 되지않는 말을 해준 후
전화를 끊어버렸다 답답한 마음에 주방으로 가서 손을 뻗어 컵을 꺼내 들어 정수기에 가져다 대니
물이 쪼르르 나온다 그리곤 입으로 가져가려고 든 컵은
백현이가 자주 마시던 우유와 유자차를 담아 준 어린왕자 컵
커다란 사탕이라도 목에 걸린듯 무언가 딱딱한것이 내 목에 걸려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않았다.
물컵을 다시 씽크대 위로 올려두고 가만히 처다보고 있었다.
이 컵 백현이 얼굴을 다 가리던 컵인데 나중에 만날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이 컵으로 유자차든 우유든 담아주어야지
그때는 훌쩍 나이가 들어 스스로 유자차를 태워먹을 수 있겠지만.
담겨져 있던 물을 다 마신 후 거실로 터벅터벅 걸어나와 쇼파에 쓰러지듯이 앉았다
지금 내 시야로 보이는건
노래가 나오자 노래에 맞춰 백현이가 춤을 추게 해준 텔레비전과, 숙제를 할려고 핀 상 위에서 매달리듯 앉아서 내 숙제를 훔쳐보게 해 준 조금 큰 상,
오후 1~2시가되면 큰 창문에서 따뜻한 오후 햇살이 들어와 카펫에서 세상 모르고 자게 해 주었던 카펫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던 내 손
모든건 그대론대 왜 이렇게 마음이 허무하고 텅텅 빈 것 마냥 쓸쓸한지
그 작은 백현이가 나에게 끼쳤던 영향은 내 하루를 빠르게 지나가게 해주었고 어떤 사물이든 백현이를 연상시키게 해 주었다.
"아..백현이"
무언가에 홀린 듯 당장 침실로 뛰어들어갔고 어젯밤에 숨긴 백현이 인형을 찾으려 백현이가 자면서 덮은 이불을 들어보았다.
양말..오늘 아침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백현이의 양말에서 여전히 백현이의 향기가 남아 방안을 가득 채웠다.
백현이 발 만큼이나 작은 백현이의 양말이 작은 향기로 방안을 울렸고 그 미미하고 적은 양의 향기에 작게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리곤 조금 천천히 느긋해진 발걸음에 백현이 인형을 찾으려 다른 이불을 들어보니 역시나 어제 숨긴 그 자리에 백현이인형
아니 백현이가 가만히 누워서 나를 처다보고있다.
"백현아"
"아빠랑 평생 같이 살자 알았지?"
혹시나 정말 혹시나 대답이라도 돌아올까 한 말에 현실은 그대로 다가왔고 지금 현재 내가 백현이랍시고 꼭 껴안고 있는
인형 백현이는 그 특유의 백현이 향도, 백현이의 현상도 점점 없어져갔다.
백현이가 집에서 안보인지 3시간도 채 안됬는데 벌써 하나둘 씩 없어져갔다.
"백현아"
익숙하다 내 입에 붙어버린 '백현'이라는 말은 나도 모르는 무의식 적으로 방안을 울렸고
백현이의 손길이 닿았던 모든 물건들은 치우지 않고 그 자리에 두었다.
백현이를 침대 속으로 눕혀 놓고 혹시라도 백현이가 깰 까 조심스럽게 나간 침실문을 천천히 닫고 거실로 나왔다.
아무도 없는 거실에는 정말 나 혼자만 덩그러니 놓아져있었고 시계침만 바쁘게 움직일 뿐이었다.
백현이가 어젯 밤 아무렇게나 던져둔 리모콘도 그자리고,
거실 커튼뒤로 숨는다고 뛰어가 잡은 커튼도 내려앉은 그대로인데
모든건 다 그대로인데 슬플건, 아쉬울 건 하나도 없는데
가장 내 마음을 잡고 뒤 흔드는건 점점 백현이의 향기가 없어져가는거다.
*
"가만좀 있어 위험 해!"
"아빠, 아빠는요?"
"없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앉아"
비행기 안에는 백현의 목소리와 한 중년의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들리지않았다.
백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찬열을 찾으려 발걸음을 떼고 아까 접지른 발 때문인지 자꾸만 위태위태 곧 넘어질 듯 했다.
동공의 초점이 없고 무언가를 찾는다기 보다는 현실을 부정하는 듯한 표정과 눈물자국이 마르지도 않아 눈물을 흘리면
그 눈물자국대로 주르륵 흘러 항상 같은 곳에만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중년의 여성은 그런 백현을 앉히기 위해 강제로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기내 의자에 앉혀
안전벨트까지 꼭 하곤 단단히 타일렀다.
"난 네 이모할머니야"
"아빠가 짐을 안가져왔어요"
"그냥 할머니라고 불러도 좋아"
"아빠랑 마몽드도 보러가야 해요"
"할머니 말 들어"
"나 아빠한테 보내주세요 제발"
백현은 큰 눈망울에서 더 이상 나올 눈물은 없는지 눈만 빨갛게 충열되어 중년의 여성을 가엾게 처다보았고
이제 달래는 일도 지쳤는지 백현의 말을 무시하곤 제 할말만 했고 진심이 담긴 백현이의 말을 차갑게 무시해버려 하늘이 보이는 창문에 팔을 괴고 백현을
가만히 처다보고 있었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 온몸에 힘이 빠졌는지 제 머리도 잘 못가누는 백현이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 거렸다.
"보고싶어요"
"..."
"아빠가 슝 하고 와서 나랑 같이 가고 싶어"
"이제 할머니랑 살거야"
"백현이가 잘못했나봐"
"..."
"백현이가 말도 잘듣는다고 했는데.."
단호한 어조로 말을 끊어버린 중년의 여성은 백현의 한 마디에 말을 할 수 없었다.
이제 4살 정도밖에 안된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남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 대상이 찬열이라 그런거일 수도 있지만 제 자신을 탓하고 자책했고 그렇게 체념하며 눈을 꼭 감아 건조해진 눈을 촉촉히 다시 적셨다.
*
"백현아, 변백현~ 왜 대답이 없.."
설거지를 하면서 무의식중에 부른 백현이의 이름에 대답이 없는걸 확인하고서야
지금 현실을 받아드려야한다고 느꼈다.
내가 선택한 일이고 내가 자초한 일이며 백현이에게 더 상처가 되고 아픔으로 남겠지만 나 좋으라고, 나 좋자고 한 일에 백현이에게 줄 상처는 다 줘놓고는
이제와서 후회할거였으면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한걸까.
한 곳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
물론 깔끔하게 잊어버리는건 불가능하지만 백현이를 위안 삼아 14년만 딱 14년만 기다리자
매일 잠이 든 백현이를 처다보며 하루를 다시 그려보며 썼던 육아일기를 백현이가 보게되고 몇 개월 동안 미혼부였던 내가
이제는 단순히 백현이의 삼촌으로.
14년 후 백현이를 만난다면 그 때는 삼촌이라 나를 부르는 백현이를 가만히 안아줘야지.
육아일기를 처음쓰던 날 표지에 큼직하게 썼던 '박찬열의 육아일기' 그리고 그 육아일기를 다 쓰고 난 뒤 다른 책을 꺼내 쓴 표지에는
'미혼부 박찬열의 육아일기'를 쓰고나서는 그제서야 입꼬리를 당겨 웃었다.
단순한 박찬열의 육아일기에서 백현이의 아빠로, 미혼부인 박찬열이 사랑스런 변백현을 써내려가는 육아일기로.
몇개월에 불과했지만 나는 사랑하는법을 배웠고 책임을 지는 법을 배웠고 누군가를 지키는 법을 배웠다
박찬열에서 변백현 아빠 박찬열, 그리고 또 다시 박찬열.
'어린 송아지가 부뚜막에 앉아 울고 있어요~'
거실에서 휴대폰 알람이 울려왔다 방학때는 항상 10시에 맞춰뒀던 알람은 백현이가 좋아하던 노래였고
그 노래를 듣고 일어난 백현이는 내 배위로 올라와 나의 볼을 잡아당기며 깨워주었다.
이제 더 이상 동요로 벨소리나 알람을 설정할 이유가 없어졌어 고무장갑을 벗어 휴대폰을 잡고 알람을 끈 후 설정으로 들어가
벨소리를 터치해보니 파일명이 어린송아지다.
이 노래를 듣고 작고 귀여운 목소리로 따라부를 백현이가 없는걸 잘 알기에 아무런 가사 없는, 기본적인 벨소리로 바꾼 후 알람마저 삭제 해 버렸다.
조금 늦은 아침이지만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는 백현이가 되라면서 장난스럽게 맞춰둔 알람도 쓸모가 없어져 버렸으니까
주방으로 다시 걸어와 고무장갑을 끼려는 순간 시선이 어느 한 곳으로 멈춰섰다.
유자가 담겨있는 유자 병
"필요없어졌네.."
항상 유자를 안 먹으면 안되냐고 물어오고 안된다고 하면 숟가락으로 긁어 제 입속에 넣고 빵빵한 볼을 우물우물 씹어가며
오만상이었지만 결국엔 꼭꼭 목 뒤로 넘겨 입 안에서 유자향을 풍기며 잘했지? 하던 백현이가 눈 앞에 어른거려
금방이라도 달려나가 보고싶어서 미처버릴것 같아서 주저없이 유자가 든 꿀병을 들어 뚜껑을 열었다.
그리곤 씽크대 계수대를 열어 물을 튼 뒤 그 곳에다가 숟가락으로 유자를 긁어 천천히 흘려보냈고 차가운물에도 쉽게 녹아버린 유자는
계수대를 통해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었다.
차갑고 작은 손으로 컵을 잡으며 따뜻하다고 행복해하던 백현이의 모습은 차가운 물에 흘려보낸 유자처럼 녹아버려 흘러가버린다.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유자를 긁어내던 손을 멈추어 흐르는 찬물에 손을 씻었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고작 내 욕심하나에 다 백현이를 위한 일이라며 포장해왔던 모든 일이, 내 팔을 잡고 가지 않으려 했던 백현이의 모습이
순간 내 머리위로 날아다니고 울며 눈을 붉히던 백현이를 잡아주지 못했던 내가 한심하고 조촐해보이기 까지 했다.
그 작고 여린아이한테 무슨짓을 한거야
"미친새끼"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지금쯤 비행기 안에서 울면서 나를 찾고있는건 아닌지, 나를 마음속으로 원망하는건 아닌지.
아니 차라리 마음속으로 나를 원망한다면 그나마 아주 조금 마음이 편할 것같다
공부라는 핑계로, 학생이라는 핑계로, 돈이라는 핑계로 나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작은 백현이를 훌쩍 이모에게 보내버린
나를 원망하지 않고 사랑해 준다면 혹시 나를 기다려준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뛰어나가 이모가 있는,백현이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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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제목의 정체는 어떻게 해서 밝혀졌네요.
1권인 박찬열의 육아일기는 찬열이가 제 심리로 그저 백현이의 삼촌으로써 백현이를 키우며 쓴 일기가 되는거구요
2권인 미혼부 박찬열의 육아일기는 찬열이의 심리가 백현이를 아들로 생각하고 미혼부가 되어 쓴 육아일기가 되겠네요.
아 그리고 또 오해하시겠다 ㅠㅠㅠ 저 이번화 마지막 화 아니구요
마지막 화는 제목에 (完) 가 붙어있을거에요!
저는 내일 10시에도 올거니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ㅠㅠㅠ 여기서 끝나면 너무 허전하고 허탈하잖아요
확실하게 하고 끝낼거에요
그럼 내일 10시에 만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