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투표 1위@@@
괴물동거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공지에 올라온 투표에서 1위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설날 기념 특집!!
Stacie Orrico - Stuck
괴물들과의 기막힌 동거 설 특집!
#01 까치까치 설날
설 연휴의 시작이다. 백수인 나는 그게 그거고 이게 이거라지만(?) 설날이라는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들떴다. 문제는, 삼촌께 독립한다 말하고 돈 안주셔도 된다고 취직했다고 말한 나였다. 설날이니 키워주신 삼촌을 찾아뵙고 세배라도 드려야 할 텐데.. 난 여전히 백수고, 심지어 남자도 만나 동거도 하고 있다.. 아무리 요즘 개방적인 사고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곤 하나 딸처럼 키운 조카가 백수이기에 남자랑 동거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삼촌께서 게거품 물고 쓰러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절망적이야..
"...망했어.."
"왜? 무슨 일이야?"
"...설날이니까, 삼촌을 찾아봬야 할 텐데 돈도 없고 그렇다고 자랑할 만큼 좋은 소식도 없어서요.."
"선물은 보내놨어."
"예???"
"영양제세트랑 한우, 한돈세트랑.. 또 뭐였지?"
"인간의 사촌언니가 좋아할 백화점 상품권 50만 원권♡"
...미친. 아무래도 난 평생 이 집의 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02 까치까치 설날 Ⅱ
"김늑대님 반죽 다 됐... 아니 힘 조절 좀 하시라고요!! 다 튀잖아요!!!"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거야!!!!"
"아니 뭔 동그랑땡 반죽 하나 하는데 벽지 새로 싹 갈아야 할 일 있어요?!"
"네가 하던가!!!!!"
"역시 김민규님. 힘이 넘치셔서 그런지 금방금방 하시네요. 하하핫."
김늑대가 소리칠 때 살짝 금이 가버린 그릇이었다. 어쩔 수 없이 엄지를 치켜 세워주며 칭찬해주니 금방 또 입꼬리 올라가선 마저 반죽을 한다. 사실 재료 다 때려 넣고 젓는 것 밖에 없는데 그걸 저렇게까지 못해. 금 간 그릇 버려야겠네.. 어휴. 한숨을 내쉬며 전을 뒤집었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전을 바라보며 박수를 쳤다. 지금 당장 시집을 가도 상관이 없겠어. 시집..? 음흉한 눈빛으로 최뱀파를 보니 흐뭇하게 날 보고 있던 최뱀파랑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놀라는 최뱀파를 불러 나의 계획을 말해줬다.
"최승철님."
"응? 왜?"
"장가올래요?"
"뜬금없이?♡"
"난 다 잘하니까~ 이것 봐요. 완전 노릇노릇 잘 구웠죠?"
"네, 노릇하게 전을 잘 굽는 백수님."
"...꼭 초를 치죠? 진짜 밉상에 진상이야, 김민규님."
"여기 한 번 뒤엎어?"
"와, 맛있겠다아."
역시 김늑대를 조련할 땐 말돌리는 게 최고지.
#03 까치까치 설날 Ⅲ
명절음식을 다 차리니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았다. 이 집안에서 나만 밥을 먹는데 이걸 내가 어떻게 다 먹겠냐는 것이 지금부터 내가 칠 사고에 대한 기초이다. 솔직히 명절은 북적북적 친척들 만나는 맛 아닌가?! 해서 부른 윤인어네 식구들. 자연스럽게 문을 연 윤인어를 시작으로 홍천사, 부무기, 이깨비, 이저승, 공주님 순으로 들어왔다. 오네 마네 했던 공주님의 등장에 여기 있던 우리 집 식구 모두가 놀랐다.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이저승님 뒤로 숨어버리는 공주님에 내 생각이 매우 짧았다는 게 느껴졌다.
"생각이 좀 짧았네요.."
"계속 살아갈 거라면 견뎌야지. 난 우리 공주를 약하게 키우지 않을 거야."
"얘 오기 전에 뭐 했는지 알아요? 공주 데리고 버틸 수 있겠어? 괜찮겠어? 힘들면 꼭 말해야 돼. 엉엉. 거렸어요."
홍천사의 폭로에 피바람이 불 뻔했으나 공주님이 간신히 말렸다. 역시, 북적북적 하니까 좋네. 나름 명절 분위기도 나고. 흐뭇하게 이 꼬락서니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김늑대가 내 손목을 살짝 잡고 뒤로 끌었다. 갑작스럽게 끌려온 터라 놀랐는데 김늑대의 말을 듣고 더 놀랐다.
"여기서 내가 나가면 이상해지나..?"
"예..."
"...그렇구나."
"버텨보세요. 저쪽도 노력 엄청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두려움에 떨리는 손을 주체할 수 없겠는지 꼭 부여잡고 있는 그녀가 안쓰러웠다. 나라도 다가가서 잡아주려 했는데 이저승님이 아무렇지 않게 그 손을 잡아주는 거였다. 오, 저 분 많이 변했네. 맨날 철벽 치더니~ 으이고~ 받아줄 거면서~(흐뭇)
#04 우리우리 설날
어젯밤.. 밤새 술 쳐 마시고 내일 없이 뻗어버린 종족들에 그나마 주량이 좀 강한 편인 나와 최뱀파가 일찍 일어나 해장할 수 있는 국을 끓이고 있다.
"아니, 인간 음식 못 먹는다면서 술은 왜 쳐 먹어요? 소화도 못 시킬 거?!"
"물은, 살아있다면 꼭 필요한 거잖아."
"그럼 물을 쳐 마시던가!"
"그럼, 맨 정신에 할 수 없는 말을 못하잖아."
"아아, 그래서 어제 저한테 그렇게 같이 함 자자고..! 읍..!"
"지금은 맨 정신이고."
내 입을 손가락으로 꾹 누른 채 웃는 최뱀파에 대꾸할 말들이 들어갔다. 아침부터 아주 잘생겼다, 진짜. 고개를 저으며 말 더 이상 안한다는 나의 진심을 전하니 손을 떼고 그대로 입을 맞춘 최뱀파가 빙긋 웃었다. 그리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마저 국을 끓이는 거였다. 하.. 스윗한 최뱀파는 아침부터 날 죽이는 구나.. 괜히 설레는 마음에 콩닥거리는 심장을 두드리며 최뱀파 옆에서 재료나 손질했다. 되게 신혼부부 같고 좋네..
"아침부터 꼴사납네."
갑작스럽게 들린 김늑대 목소리에 뒤를 도니 잔뜩 까치집 진 머리를 한 채 삐딱하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 꼴 보기 싫어. 바로 고개를 돌려버리니 쿵쾅거리며 옆에 와서 시비를 거는 김늑대였다.
"뭐냐? 내가 그렇게 꼴 보기 싫으냐? 어?!"
"...넘겨짚지 좀 마."
...뜻밖에 공주님 목소리였다. 헐.. 소름. 고개를 빼서 김늑대 뒤를 보니 눈을 꾹 감은 채 말하고 있는 공주님이 보이는 거였다. 이건 뭐.. 거의 뭐.. 해외 토픽감. 어쨌든 용기를 내 준 공주님의 편을 들어주기로 했다.
"맞아요! 공주님 말대로 넘겨짚지 좀 마요!"
"...후회할 일.. 또 만들지 마, 민규야. 제발."
"......"
"후회는, 아무리 빠르다 해도 늦은 거야.."
"넌... 100년 만에 만나서 하는 첫 마디가 또 잔소리냐. 지겹게."
"......"
"지겨운 게 그리운 내가 미친놈인가.."
김늑대가 그대로 집을 나가버렸다. 이 상황에 분위기 깨서 미안한데, 그 까치집 머리로 어디가, 김늑대..(오열)
#05 우리우리 설날 Ⅱ
놀란 공주님을 달래주고 최뱀파에게서 폰을 받은 뒤 김늑대를 찾으러 나왔다. 괜히 다른 종족 내보냈다가 골이 더 깊어질 것 같아 그나마 중립인 내가 낫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근데 인간인 내가 무슨 수로 늑대인간을 찾겠어. 당연히 도움을 얻어야지. 재볼 거 없이 마녀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가지 않아 마녀님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마녀님!"
'응? 아..? 아..! 아가 새해 복 많이 받아~'
"아, 네.. 예.. 마녀님도요. 근데요, 마녀님. 어디 가는 길이신가봐요..? 차 소리 들리는데.."
"음.. 어디 가고 있긴 한데, 왜?"
"혹시 바쁘신가요..? 급하게 김늑대를 좀 찾아야 해서요.. 지금 김늑대 찾을 수 있어요?"
'아기 늑대? 음, 어렵진 않은데.. 알다시피 나 좀 비싼데~'
"...저번에 홍천사표 깃털로 퉁 치시죠?"
'그거면 백번은 더 들어주지! 기다려봐. 금방 찍어서 보내줄게. 아가가 원하면 잡아 놓아 줄 수도 있어!'
"좋은데요? 그럼 좀 잡아놔 주세요."
'응~'
마녀님과의 전화를 끊고 2분 정도 지루하게 기다리니 문자가 하나 왔다. 거기서 기다리라는 문자였다. 이게 뭐람? 이해하기 그 이전에 마녀님의 신형 붕붕이가 저 멀리서 보였다. 직접 날 잡아놓는다는 거였나..? 곧 내 앞에 미끄럽게 멈추더니 조수석 창문이 내려가며 마녀님이 인사를 하는 거였다. 아, 권악마가 운전하네. 믿음직하군. 뒷좌석에 타서 문을 닫으며 말했다.
"권순영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순영아, 아가가 새해 복 많이 받으라잖아?"
"너도."
좀 찝찝한 새해 인사를 받으니 뭔가 불편한 거였다. 이 분위기가 불편한 건가 했는데 내 자리가 불편한 거였다. 옆 좌석 가득 차있는 알 수 없는 상자들과 쇼핑백이 나에게까지 넘어와 나를 짓누르고 있다. 마녀님께 물으니 이따 누군가에게 전해줄 물건들이니까 옆으로 고이고이 치워놓으라는 거였다. 치울 곳도 없구만. 툴툴거리며 좀 밀어버리니 그제야 붕붕이가 출발했다. 출발하고 나서야 난 한 가지를 간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 악마가 운전하는 차에 타 있다는 것을. 지옥행 자동차가 출발하고서야 깨달으면 뭐해. 이미 이 차는 스피드를 온 범퍼로 느끼고 있는데. 재빠르게 안전벨트를 하고 꼭 붙잡았다. 제발 눈 떴을 때 현생이 존재하기를... 나 아직 최뱀파랑 그렇고 그런 것도 못 해봤는데에..!!! 안 돼. 그러고 보니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아직 못 해본 게 너무 많아.
"좀, 좀 천천히..!!!"
"이 속도도 느려, 아가야. 아기 늑대가 지금 이 속도란다."
"안전한 건가요..?!"
"그럼. 우리 순영이 무사고 경력 40년이야. 물론 40년 전에 죽을 만큼의 사고가 났었지만."
"......"
"...장난이야, 아가야. 그렇게 겁먹지 않아도 돼.."
그래. 난 괜찮아. 무사고 40년이라잖아..
#06 우리우리 설날 Ⅲ
한참을 달리던 지옥행 자동차가 드디어 멈췄다. 그 앞엔 김늑대가 누워있었다. 재빨리 내려 김늑대를 살피니 드넓은 들판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거였다. 내 쪽은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김늑대가 물었다.
"왜 왔냐?"
"오, 안 보고도 아네요."
"네 냄새가 이젠 너무 익숙해. 망각이 없잖아."
"무슨 생각 중이었어요?"
"첫 만남, 두 번째 만남, 방금은 68번째 만남."
"다.. 기억이 나시겠네요."
"하나도 빠짐없이. 바람에 흩날리던 잿빛의 털도, 고백 한 번에 감동받고 주저앉아 울던 가녀린 모습도, 손을 잡기 위해 몇 시간을 망설이기만 하던 소심한 모습도, 입을 쭉 내밀고 눈을 꾹 감던 당찬 모습도,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며 기뻐하던 모습도, 내가 아플 때 걱정하던 모습도.."
추억을 나열하던 김늑대는 감정이 북받쳤는지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에 그대로 팔을 들어 눈을 가렸다. 그리고 이어 말하는 그녀와의 추억들은 끝이 없이 들려왔다. 그런 그의 옆에 앉아 그 추억들을 가만히 들어줬다. 어느새 다 울었는지 재밌었던 이야기들을 말하며 웃는 김늑대는 진짜진짜 행복해보였다. 마치 그 일들이 방금 있었던 양.
"아기 늑대야."
갑작스럽게 들린 마녀님 목소리에 아차 했다. 맞아, 마녀님이랑 같이 왔지. 김늑대가 측은해서 잊고 있었네. 마녀님은 붕붕이에게 기대있던 몸을 바로세우더니 우리의 옆으로 와 쪼그려 앉았다. 곧 김늑대에게 묻는 거였다.
"아기 늑대는 우리 아가 봐서 공짜로 엄청난 거 줄 수 있는데. 어때?"
"...뭔데요?"
"망각의 물약. 혹시 몰라 날 위해서 만들었었거든. 근데 난 지금 필요가 없어서."
"......"
"고민 좀 해볼래?"
"아뇨. 필요 없어요. 잊기엔, 찬란했으니까."
시원하게 웃음을 지은 김늑대가 일어났다. 곧 나에게 손을 뻗는 거였다. 그런 김늑대의 손을 잡고 일어서니 김늑대가 배를 부여잡으며 말하는 거였다.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그래요. 김민규님은 단순한 게 매력이니까."
아직도 주저앉아서 우리를 번갈아 보던 마녀님이 벌떡 일어서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아가는 차에 타. 아기 늑대는 또 달려가렴."
"자리 남을 텐데, 좀 태워주시죠."
"미안. 자리 없어~ 아가야 빨리 타. 놓고 가자!"
"네!"
서둘러 타고 문을 닫아 버렸다. 곧 올라탄 마녀님이 권악마님께 출발이라 하니 차가 바로 출발했다. 아, 미친. 깜빡했다. 이 차는 지옥행 자동차였다는 것을..
#07 우리우리 설날 Ⅳ
와.. 오늘만 요단강에 두 번 발 담근 느낌이다. 재빠르게 내려 내가 살아있나 몸을 더듬어가며 확인하고 있는데 권악마가 내려서 뒷좌석에 있던 상자들과 쇼핑백을 일일이 내렸다. 그 소란에 집에 있던 최뱀파가 문을 벌컥 열고 나오더니 막 차에서 내리는 마녀님의 모습을 보곤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곧 내 앞으로 달려와선 나를 등지고 서는 거였다. 등판에서도 느껴지는 살기에 그런 최뱀파의 손을 잡고 안심시켰다. 그럼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지 나를 돌아보며 이것저것 물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무사해? 괜찮아?"
"승철이 넌 너무 아가를 과보호해서 탈이야."
"...너니까 그렇지. 죽여 버린다고 했어."
다시 마녀를 돌아보며 하는 말에 권악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말조심하길. 듣던 악마 고까운데."
"어허, 권순영. 엉아랑 누나랑 말씀 나누시는데 끼는 거 아니야. 아무튼 아가야 이거 다 새해 선물이야."
"...뭘 이런 걸 다."
"아가도 남자한테 좀 이뻐 보이고 싶을 거 아니야? 내가 아주 흡족한 걸로 골라왔으니까 꾸미고 그래. 그럼 난 가볼게."
"...뭔 꿍꿍이야."
"같이 살았던 옛 정이란다. 아참. 우리 아가 설거지시키기만 해. 지켜보고 있어, 최승철. 청소도 그만 시켜. 내가 우리 아가 그러라고 놔준 줄 아니?! 너! 청소랑 빨래, 설거지 잘해! 알겠어!?"
"우리 한솔님 건들지 마요!!!"
"이래서 자식 같이 키워봤자 소용이 없는 거야. 가자, 순영아. 피곤하다."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조수석에 탄 마녀였고 끝까지 최뱀파를 노려보며 운전석에 탄 권악마였다. 금방 지옥행 자동차가 출발했다. 남겨진 우리, 아니 나는 혼날 생각에 머리가 아득해졌다. 눈을 꾹 감고 들릴 잔소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잔소리 대신 이제 막 온 김늑대의 숨찬 목소리가 들렸다.
"혼내지 마. 나 찾으려고 나름 노력한 애야."
"맞아요!"
"그렇다고 너 잘한 건 아니야. 넌, 해장은 했.. 냐..?"
"아.. 응.."
"그래. 그럼 됐다."
괜히 공주님께 말 한 번 시킨 김늑대가 재빠르게 집으로 들어가 버리고 나니 괜히 뻘쭘해진 우리는 마당에 있는 짐 하나씩을 들고 들어왔다.
#08 우리우리 설날 Ⅴ
모든 종족들이 돌아가고 우리 식구만 남았다. 아, 홍천사가 선물들을 만져보니 다행히 저주 같은 건 없더란다. 진짜, 설 선물이었나보네..
"그 여자도 참 변태 같아♡"
"왜요..?"
"악역을 자처하잖아♡"
"그러게요.."
"마음에 안 들어."
"찍찍이 말에 공감. 절대 공짜로 해주는 여자가 아니니까 더더욱♡"
"깃털 때문인가..."
"깃털? 뭔 깃털?"
"...아니요. 아닙니다. 으아아.. 졸리다. 아침 일찍 일어났더니 되게 피곤하네요. 좀 자러 갈게요."
"응, 잘 자."
예상외의 김늑대표 굿나잇(?)인사를 듣고 방으로 들어왔다. 어휴, 입방정 봐. 하마터면 깃털 뺏겼던 거 들킬 뻔. 침대로 총총 걸어가 벌러덩 누우니 바로 보이는 쇼핑백들과 상자들이었다. 궁금하니까 몇 개만 뜯어볼까.. 침대에서 굴러 내려와 바닥에 잘 안착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상자를 뜯어보았다. 어.. 화장품 세트였다. 심지어 딱 봐도 되게 비싸 보이는 거.. 바로 다음 쇼핑백을 열어보니 옷이 있었다. 겨울이다 보니까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니트와 벨벳치마였다. 다른 상자엔 핫팩이 있었고 그 다음 상자엔, 야시꾸리한 속옷이 있었다. 도무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감조차 안 오는 기하학적인 모습에 번쩍 들고 살펴보고 있는데 노크도 없이 들어온 무례한 최뱀파와 눈이 마주쳤다.
"......"
"......"
서로 눈만 마주치고 있으니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려는 최뱀파였다. 서둘러 불러 세우니 누가 볼세라 재빨리 들어와 문을 닫아버린다.
"그, 그건, 대체..?"
"대박이죠? 나 이런 디자인은 눈 달린 이후로 처음 봐요."
"나도.."
"입어 볼까요?"
"아니야. 안걸치는 게 더 섹시하지."
"...하긴, 최승철님이 어디 가겠어요. 근데 안걸치는 것보다 막 보일 듯 말 듯 아슬아슬한 게 더 섹시하지 않아요?"
"응..?"
"막 박시한 흰 셔츠 하나만 딱 입으면, 오..! 말 나온 김에 최승철님 흰 셔츠 좀요. 오늘이 작정하고 들이댈 날인 것 같아요."
"아, 아니..!"
"크흠..! 물꼬기네 놀러갔다 와야겠다!♡"
"어어..! 맞아..! 그, 동그랑땡 좀 전해주고 와야지..!"
"...같이 가."
...우리 식구들 나이스^^
***
오늘도 즐거운 최뱀파네 집이네요!^0^/
괴물 동거 시리즈의 메인 럽라들이 판을 치는 화였습니다. 허허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