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tal death
w. 여신 / http://blog.naver.com/c_g_v2014 로망스
난도질 당한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다 내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이승현을 차마 두눈을 뜨고 볼 수 없어 눈을 감아 버렸다. 이승현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우리의 침실에서 자신의 생명선을 끊으려 애를 쓰고 또 애를 쓸 것이였다.
난 며칠째 꾸준하게 보이는 이승현의 환영에 미칠 지경이였다. 눈물은 이미 메말라 있었고 정신은 이미 반쯤 나간 상태였다. 물도 한방울 마시지 못할 만큼 몸이며 마음이며 지쳐 있었다. 이승현이 자살을 한 일주일 전 부터, 어젯밤까지 이승현은 나와 함께였다. 녀석의 모습은 마치 산 사람 같았다. 자살을 해 목숨을 다 한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선명하고 또 사실적이라 나는 더욱이 내 눈을 의심했더랬다. 내가 집을 비운 20시간 동안, 이승현이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 수 있었다. 내가 나가자 마자 녀석은 물을 마셨고, 침대에 걸터 앉아서 울다가 내 사진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다시 또 물을 마시다가 하염없이 울었다. 이승현은 유년시절 부터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이 내가 함께 있어줘야할 필요가 있었다. 나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승현은 자신의 생명선을 끊고야 말았다. 난 망연자실했다. 설마 설마 내가 비운 단 20시간동안 녀석이 차가운 시체가 될 줄은 차마 상상도 못했다. 그 누가 상상했으랴. 난 집을 비워 이승현을 혼자 두게 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전에, 나는 미치도록 선명하게 보이는 이승현의 모습에 정신을 놓고야 말았다. 조금더 사실적으로 말하자면, 제 손목을 미친듯이 긋고 있는 이승현에 나는 정신의 끈을 놓았던 것이였다. 처음 내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녀석의 얼굴을 마주했을땐 혹 이승현이 환생이라도 한 것일까 싶어 다가갔지만 아쉽게도 녀석은 먼지에 불과했고, 공기에 불과했다. 벌써 7일째 같은 행동만 반복하고 있는 이승현의 빈 껍데기를 난 쇼파에 앉아 멍하니 바라보았다. 며칠 전에 이쪽일의 전문가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그의 말로는 영혼이 급하게 떠나,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령들이 자살을 한 장소에서 같은 행동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3시가 되자 이승현이 시간을 보다 쇼파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멍하게 티비를 바라보고 있는 내쪽을 한번 보다니, 내 손목을 만지려고 들었다. 난 눈을 꽉 감았다. 다 흘렸다고 생각 했는데 눈물은 남아 있었나보다. 이승현의 령이 보이고 나서 부터, 난 일을 그만 두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그랬으면, 이승현은 죽지 않았을까. 잠시 죄책을 하다 쇼파에 곧게 눕는 이승현의 얼굴을 보자 심장이 뭉클해지며 눈물이 급하게 흘러 내렸다. 난 잇새를 꽉 깨물었다. 이승현은 세번이나 손목을 긋고, 결국 마지막 시도에서 숨을 거두웠다. 그때의 시각은 7시였고, 앞으로 4시간이 남아있었다. 이승현의 떠도는 20시간 중 녀석이 웃는 시간은 딱 10분이였다. 난 그 10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 3시만 되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쇼파에 누워 미소를 짓는 이승현을 바라보곤 했다. 만지고 싶고, 안아주고 싶었다. 얼마나 힘들었니, 승현아. 다정하고 따듯한 말 한번 건네지 못했던 내가 미웠다. 10분동안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없었다. 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쇼파에서 일어나는 이승현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5시가 되자 난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승현이 아까보다 더욱 심하게 발작을 하며 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약 20분 뒤에는 이승현이 손목을 미친듯이 그을 것이였다. 어쩌면 이승현은 나를 벌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녀석에게 따듯했던 순간은 없었으니깐, 그런 나를 채찍질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였다. 난 수척해진 얼굴을 쓸며 우리의 침대로 가 엉엉 우는 이승현의 뒷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조금 뒤에 녀석의 비명이 들렸고, 숨이 헐떡이는 소리가 들렸다. 차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고, 볼 용기도 나질 않았다. 난 귀를 막고 이승현의 이름을 읖조렸다. 앞으로 2시간 후면 이승현의 숨은 멎을 것이고, 또 4시간 뒤에 다시 산 사람의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날 것이였다. 4시간 후면 녀석은 또 다시 미친듯한 외로움과 우울함에 몸서리를 칠 것이고, 자리를 비운 내 이름을 하염없이 부르다 결국 숨이 멎을 것이였다. 난 고통스러워하는 이승현의 얼굴이 자꾸만 눈에 그려져 그냥 두 눈을 꽉 감고, 빨리 시간이 흘러가길 바라고 있었다.
단발마의 신음 소리 뒤에, 집 안이 고요함에 휩 싸였다. 시계를 보니 역시 7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얼마나 귀를 세게 틀어막고 눈을 꽉 감고 있었는지 손 발이 저려왔다. 난 식은땀이 나고, 속이 울렁거렸다. 침대로 가보니, 모두다 거짓말이였다는 듯 깨끗하고 다를 것 하나 없었다. 마침내 완벽하게 사라진 이승현의 체취가 어쩐지 조금은 그리워져 난 쇼파에 걸터 앉아 마지막 남은 녀석의 사진을 꼭 끌어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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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이네요..
늦었어요 ㅠㅠㅠㅠ
요즘 너무 바쁘네요.. 컴퓨터를 킬 시간도 없을 만큼..
흑흑 그래도 즐겁습니다 늘 :) !!!!
기다려주신 모든 분, 그리고 읽어주신 모든 분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휴일이니깐 쉴 수만은 없어서 짧게 올리고 가요!!
검토 안 하고 일단 올려요 ㅎㅎ 어색한 부분은 나중에 수정 할려구요!
그럼 나중에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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