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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청년 사이

 

 

5.

 

 

 "아, 형! 같이 가요-."

 

 

 찬열의 목소리와 그를 피하려는 백현의 빠른 발소리가 학원 건물 계단을 울렸다. 

 

 

 "백현이 형-. 야, 변백현--."

 "그만 좀 따라와!"

 

 

 결국 백현은 건물을 나오자마자 허리춤에 손을 탁 올리고 뒤로 돌아섰다. 정말이지, 학원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거머리처럼 들러 붙는 찬열도, 그런 찬열에게 이렇게 한 번씩 큰 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도 피곤하기만 했다. 학원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에는 으레 신경 쓸 일이 많곤 했으니까. 백현은 찬열을 무시하듯 다시 길을 걸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넌 친구도 없어? 왜 나만 쫓아와?"

 "지금 친구 만나러 가는데요?"

 "누구 만나는데."

 "변백현?"

 "이게 자꾸……. 야!"

 

 

 백현이 찬열의 말에 뭐라고 더 대꾸하려 입을 벙긋거릴 때였다. 거리의 저쪽에서 어느 남학생 무리가 다가오며 손인사를 했다.

 

 

 "어, 야! 박찬열!"

 

 

 먼저 그들을 발견한 백현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찬열이 미간을 아주 조금 찌푸렸다.

 

 

 "야, 요즘 왜 안 나오냐? 애들이 다 너만 기다리는데."

 "어? 아, 갈게. 내일 갈게."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대강 대답을 건넨 찬열은 백현을 데리고 자리를 피하려는 듯 백현의 손목을 채어 잡았다. 그런 찬열을 본 남학생들, 그러니까 찬열의 친구로 추정되는 무리 중 한 명이 대수롭지 않은 투로 물었다.

 

 

 "누구야? 셔틀?"

 "돈이라도 빌리려고?"

 

 

 백현의 얼굴이 굳었다. 빌린다는 저 표현이 어떤 뜻인지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찬열이 조금 더 다급해진 얼굴로 백현의 손목을 힘주어 끌었으나 백현은 꿈쩍도 하지 않으려 버텼다. 괜한 오기일지는 몰랐지만 왠지 지금만큼은 찬열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 조금도.

 

 

 "에이씨. 야, 그런 거 아니야. 빨리 가, 너희."

 "새끼, 아니긴. 야아, 몇 살이냐?"

 

 

 남학생 한 명이 찬열에게 픽하는 웃음을 흘리며 백현을 보고 물었다. 찬열이 백현의 앞으로 손을 휘저었다. 

 

 

 "빨리 가라고!"

 "이 새끼 완전 쓰레긴데 잘못 걸렸네. 힘 내라."

 "가라니까! 형, 우리가 가요."

 "……."

 "가자, 좀!"

 

 

 다소 화가 난 것 같은 찬열에 못이겨 백현이 끌려갔다. 오로지 찬열의 속도에 맞춰 걷기를 한참, 남학생 무리에서 조금 멀어지고 나서야 찬열은 백현의 손목을 놓아 주었다. 잔뜩 가라앉은 백현의 표정에 찬열이 마른침을 삼켰다.

 

 

 "죄송해요. 좀 노는 친구라……. 그래도 나쁜 의도로 그런 말을 한 건 아닐……."

 "친구……?"

 

 

 백현이 눈을 들어 찬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친구. 찬열은 또 한 번 급하게 손을 휘저었다. 

 

 

 "아, 그게……. 많이 친한 건 아니고……. 하하, 하……."

 

 

 어색하게 웃는 찬열을 뒤로 하고 백현은 말없이 가던 길을 걸었다. 찬열도 그 뒤를 조용히 따라 걸었다. 아니, 저의 집 역시 이 방향이 맞는데 따라간다는 표현은 아무래도 좀 껄끄러웠다. 그래도 같이 못 걷고 있으니 따라 걷는 게 맞나……. 그나저나 기분이 많이 상한 것 같은데 어떻게 풀어준담. 그런 건 해 본 적 없어서 모르는데. 아아, 미치겠네.

 

 찬열이 이런저런 생각으로 골머리를 썩히는 사이 백현의 발걸음은 어느 아파트 앞에서 뚝 멈추어 섰다. 

 

 

 "여기예요?"

 "……."

 "잘 들어가요."

 

 

 딱히 대답은 기대하지 않았는지 인사만 남기고 찬열은 다시 발을 뗐다. 그리고 몇 걸음 멀어진 찬열의 등에 백현이 답했다. 

 

 

 "……너도."

 "……."

 

 

 그 작은 한 마디에 찬열이 씨익 웃으며 고개를 돌렸을 때 백현은 이미 빠른 걸음으로 아파트의 유리문을 밀며 들어가고 있었다. 

 

 다음날, 아무리 월요일이라지만 유난히도 힘이 없는 백현을 보며 종대가 그 어깨를 툭 건드렸다. 책을 보고 있음에도 저를 건드리는 손길에 평소처럼 하지 말라며 짜증을 내지 않는다니, 분명 다른 생각에 빠져 있는 게 맞았다.

 

 

 "야, 변백현."

 "……."

 "변백현!"

 

 

 종대가 조금 큰 소리를 내자 주변의 학생들이 힐끔거리며 눈치를 주었다. 그제야 백현도 고개를 들어 종대를 보았다. 

 

 

 "어어?"

 "나가자, 그러고 있지 말고."

 

 

 싫다고 뺄 줄 알았더니 백현은 별 말 없이 자리에서 스윽 일어났다. 그러나 바로 종대를 뒤따라 도서관을 나선 건 아니었다. 백현의 시선이 책 옆에 놓인 음료수 캔을 거쳐 휴대전화로 향했다. 

 

 

 "……."

 

 

 망설이던 백현은 이내 휴대전화를 챙겨 전원을 켜면서 도서관을 나왔다. 계단에 걸터앉아 저를 기다리는 종대가 보였다. 백현이 그 옆에 조용히 엉덩이를 붙였다.

 

 

 "너 무슨 일 있냐?"

 "내가 뭘."

 "정신이 빠진 것 같은데? 무슨 일인데-. 형님한테 다 말해 봐."

 "그런 거 없……."

 

 

 그러나 백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백현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꺼진 동안 밀린 메시지들이었다. 백현보다 종대가 더 놀란 눈으로 휴대전화를 바라보았다.

 

 

 "누구냐?"

 "……."

 "너 연애해? 그래서 얼굴이 그렇게 죽상이었냐? 왜, 잘 안 풀려? 도와 줄까?"

 "조용히 좀 해-."

 

 

 백현은 종대를 살짝 외면하며 휴대전화를 도로 주머니에 넣었다. 그런다고 계속 밀려드는 알림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은 아니었지만, 눈에 보이는 것보다야 나았다. 

 

 

 "누군데 그래? 급한 거 아니야?"

 "……아닐 거야."

 "아니면 아닌 거지, 아닐 거야는 또 뭔데?"

 

 

 굳이 하나씩 확인하지 않아도 메시지가 모두 찬열에게서 왔으리란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아니, 어쩌면 개중 한두 개는 찬열이 아니라 광고 문자였을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찬열이든 광고든 지금은 모두 보고 싶지 않았다. 저 스스로도 이렇게 마음이 축 내려앉는 이유를 모르겠어서 백현은 더 답답했다. 

 

 아주 솔직하게 생각을 해 보자면-. 그래, 원인은 말할 것도 없이 찬열과 함께 마주쳤던 그 남학생 무리에 있었다. 그런데 그게 왜? 걔네는 걔네고 박찬열은 박찬열인데, 왜? ……아니, 어쩌면 그 남학생들이 찬열이고 찬열이 곧 그런 남학생들과 같다는 생각에 심기가 불편한 것일지도 몰랐다. 

 

 

 "종대야."

 "어?"

 "……저번에 네가 말한 거 있잖아, 찬열이 얘기."

 "박찬열? 왜."

 "그거……. 그……. 정확한 거야?"

 

 

 종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얘기?"

 "……."

 "박찬열이 양아치인 거?"

 

 

 백현은 머뭇거리다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확실할걸. 걔랑 같은 학교 다니는 애들, 우리 학원에 많잖아."

 "……."

 "작년에는 무슨 사고 쳐서 정학 먹은 적도 있다던데."

 "정학?"

 

 

 백현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응. 말이 나와서 말인데, 걔가 우리 학원 다닌다는 얘기 퍼지고나서 학원 관둔 애들도 많아. 그거 때문에 민석이 형이 무지 스트레스 받았잖냐. 너랑 나랑 알바비 줄 돈도 없을 거라고."

 

 

 종대가 장난스럽게 키득거렸지만 백현의 얼굴은 풀릴 줄 몰랐다. 

 

 

 "그럼……. 확실한 거네……."

 "그렇다니까. 왜?"

 "아냐……."

 

 

 백현이 풀이 죽은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흔들 저었다. 정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냐며 걱정하듯 묻는 종대에게도 더 이상 아무말 하지 않았다. 주머니 속에서는 휴대전화가 끊임없이 울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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