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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 에피소드 스릴러 <세피아의 지하철> 10~12 | 인스티즈

 

 

 

 

Episode thriller

세피아의 지하철

 

 

 

 

10

11

12

 

 

 

 

난 소득 없는 게임은 하지 않아.

반드시 내 손으로 너의 모든 행복을 앗아버릴 거야.

 

 

 


10

지하철이 너를 떠나 깊숙한 터널 안으로 들어갔어.

그건. 꿈 땨위의 허상이 아니었던 거야.

 

 

그 전과는 다른 말투, 표정, 분위기. 무표정하게 너를 내려다보고 있는 김원식과 눈이 마주치자 너는 흠칫하고 몸을 떨었어.

웃고 떠들며 농담을 건네던 모습은 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네 눈 앞에 나타난 김원식의 모습은 너무도 이질적이었어.

네가 없었던 김원식의 몇 시간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원식이 오른손으로 거칠게 마스크를 벗어 던졌어.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무언가를 뒤적거리는 행동에 넌 기겁을 하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어.

세 명을 죽여버린 살인마. 게다가 방금 전엔 너의 친구를 죽이려고 했어.

잠깐이라도 김원식을 위해 안절부절하지 못했던 너를 떠올리며 너는 헛웃음을 내뱉었어.

김원식을 위해 걱정과 고민을 마다하지 않았던 네가 진심으로 머저리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어.

 

 

곧 김원식이 주머니에서 칼을 빼들며 천천히 뒷걸음질 치고 있는 네게로 다가왔어.

더 이상의 길은 없었어. 딱딱한 자판기가 너의 등 뒤로 닿았고 넌 점점 좁혀져 오는 거리망에 덜덜 떨며 식은 땀을 흘렸어.

 

 

 

 

  "그러고보니 너도 엄청 새까맣다."

  "……."

  "죽여 버리고 싶을 만큼."

 

 

 

 

김원식이 너를 향해 중얼거렸어.

김원식의 손에 쥐어져 있는 칼날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네 턱 밑을 가르키며 다가왔어. 금방이라도 목선을 그어버릴 것만 같은 손길에 넌 질끈 두 눈을 감았어.

 

 

 

 

  "…내가."

  "……."

  "……오빠. 아니, 당신 걱정을."

  "……."

  "얼마나 많이 했는지 알기나 해…?"

  "……."

  "그럴 동안 당신은 내 친구를 죽이려고 하고 있었어."

  "……."

  "…잠시나마 당신을 좋은 사람으로 착각했던 내가."

  "……."

  "……그랬던 내가 너무 병신 같아. 너무."

 

 

 

 

부들부들 쥐어짜내며 말을 마친 네가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어.

많은 게, 너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어.

아직 이뤄야 할 것도 많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어.

 

 

제일 처음으로는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어. 언제나 뒤에서 너를 아껴 주시던 인자한 얼굴.

그리고 너를 친동생 처럼 여겨 주었던 이재환과 절친인 수진이가 생각났어. 지칠 때 언제나 힘이 되어주던 고마운 사람들이었지.

마지막으론 이홍빈이 떠올랐어. 부드러운 미소로 너를 향해 웃어주던 태양 같던 얼굴.

 

 

문득 칼날의 차가움이 너의 목 부근으로 닿았어.

정말 죽는 건가. 생각하던 네가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칼날에 조심스럽게 감았던 눈을 떴어.

 

 

 

 

  "……."

  "……."

 

 

 

 

김원식이 손에 쥐고 있는 칼이 춤을 추는 것처럼 무자비하게 떨리고 있었어. 그에 멍청하게 시선을 올려 김원식을 바라본 네가 순간적으로 입을 다물었어.

세기의 종말을 경험한 것처럼. 마치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닌 것처럼.

김원식은 처량하도록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어.

 

 

그 처연함에 네가 참았던 숨을 내쉬는 동안, 어디선가 갑자기 무언가가 튀어나와 김원식의 몸을 덮쳤어.

너무도 갑작스런 일이라 넌 멍하게 그 광경을 쳐다보기만 했어.

갑자기 너와 김원식 사이에 끼어든, 그러니까 진한 흑갈색의 머리칼을 가진 남자가 김원식의 칼을 빼앗은 뒤 김원식의 위로 올라탔어.

이내 김원식에 대한 일방적인 무차별한 폭력이 오갔고 남자의 팔뚝에 칼날이 스쳤는지 곧 짙은 색의 선혈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어.

김원식은 그저 남자의 주먹을 맞고만 있었어.

 

 

한참을 얻어 맞아 기력을 빼앗긴 김원식이 정신을 잃어가며 헤롱거렸어.

그 틈을 이용해 빠르게 너의 곁으로 다가온 남자가 너의 몸을 일으켜 냅다 뜀박질을 하기 시작했어.

뒤에서 김원식이 낮게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넌 너의 손을 붙잡고 그저 뛰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남자 때문에 이내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어.

 

 

 

 

  "…빌어먹을 애새끼가……."

 

 

 

 

김원식의 뇌까림은 공기 속으로 묻히어 그 누구도 듣지 못했어.

김원식이, 퉷하고 입 속에 쌓인 핏덩이를 내뱉으며 느리게 몸을 일으켰어.

 

 

너는 달리는 도중에 차오르는 숨을 급하게 토해내느라 잠시 걸음을 멈췄어. 그런 너를 위해 옆에서 기다려주던 남자는 너를 역 안에 설치된 공중화장실로 데리고 갔어.

남자는 입술 위로 검지를 갖다대며 너를 무작정 화장실 칸 안으로 밀어 넣었어. 이내 자신도 함께 그 안으로 몸을 구겨넣은 남자가 화장실을 잠궜어.

칸 안에 잠시 동안 적막감이 나돌았어.

 

 

알 수 없을 수진이의 행방과, 갑자기 변해버린 김원식의 태도.

네가 천천히 울음을 터뜨렸어. 그런 너를 어쩔 줄 몰라하며 바라보던 남자가, 어색하게 너의 등허리를 안으며 토닥여주었어.

따뜻한 손길에 넌 더욱 눈물이 터져 나왔지.

 

 

 

 

  "울지 마요. 왜 울어. 응? 놀라서 그래?"

 

 

 

 

울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준다. 남자가 퍽 자상하게 말하고는 너의 뒤통수를 쓰다듬었어.

이내 네가 진정된 모습을 하고 남자를 쳐다봤어. 남자는 그레이톤의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은 평범한 모습이었어.

 

 

 

 

  "나 원래 이름 말하는 거 되게 싫어하는데. 다 나중을 위해서 미리 말해두는 거예요."

  "……."

  "한상혁이에요."

 

 

 

 

그 쪽은? 한상혁이 웃으며 말했어.

지나치게 앳되어 보이는 얼굴에 넌 잠시 고개를 수그렸어.

 

 

 

 

  "…성음이요."

  "여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으니까 도와주는 거예요."

  "……."

  "내 말만 믿고 따라하면 금방 다 잊어버리고 나갈 수 있어. 그러니까 여기에 대해서 함부로 알려고 하지 마요."

  "……."

  "앞으론 찾아오지도 말고요."

 

 

 

 

진중하게 반짝거리는 눈동자에 고개를 끄덕이려던 네가 떠오르는 생각에 표정을 굳혔어.

수진이는. 멈추지 않으며 질주하는 지하철을 타고,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게다가 수진이의 옆에는 차학연이 있었어.

차학연의 만남을 천천히 회상하던 네가 느리게 얼굴을 찌푸렸어.

 

 

 

 

  "왜 그래요?"

  "…나 못 나가요. 아니, 안 나가."

  "……."

  "친구가 지하철을 탔어요."

  "……."

  "……멈추지 않는 지하철이요."

 

 

 

 

그 말에 한상혁은 조금 놀란 것처럼 동그랗게 눈을 치떴어.

 

 

 

 

  "뭐야. 알고 있었어? 그럼 얘기가 달라지는데."

  "……."

  "아무튼. 누나 지금 나가야 돼요. 겪어봤으면 알 거 아냐, 이러고 계속 시간만 끌면 진짜로 죽어."

  "…친굼 만날 때까지 못 가요."

 

 

 

 

한상혁이 붙임성 있게 누나, 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너를 설득하기 시작했어.

그러나 한없이 단호한 너의 말투에 이윽고 한상혁이 난처한 것처럼 뒤통수를 긁적였어.

칸 안에서 조용한 침묵이 흘렀어. 한상혀이 조금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너를 내려다봤어.

그리고 곧바로, 화장실 안으로 누군가 거칠게 들어서는 소리가 들렸어. 이내 익숙한 목소리가 핏대를 세우며 숨통을 조여왔어.

김원식이 세차게 화장실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어.

 

 

 

 

  "여기 있는 거 다 알아."

  "……."

  "바보 같은 새끼. 피를 질질 흘리고 다니면서 멍처하게 숨을 생각을 해?"

  "……."

  "짜증나게 하지 말고, 씨발. 다 때려 부수기 전에 네 새끼들 발로 알아서 기어나와."

 

 

 

 

부디 너만은 날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아니. 미워하지 말아 줬으면.

 

 

 

 

내가 저번에 말했지?

넌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이 곳으로 오게 돼 있어.

 

 


 

11

화장실 문이 부숴질 것처럼 흔들거렸어.

김원식의 말에 넌 문득 시선을 내려 한상혁의 팔뚝을 바라봤어. 정말로 굵은 핏방울이 뚝뚝 떯어지고 있는 모습에, 넌 작게 탄식을 내지르며 입을 벌렸어.

그에 빠르게 한상혁이 너의 입술 위로 손바닥을 틀어막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어.

김원식이 너와 한상혁이 여기에 숨어 있다고 확신을 했는지 전보다 더 세게 화장실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어.

어떡해. 울 것 같은 얼굴로 한상혁을 올려다보자 한상혁이 무언가를 결심한 것처럼 너의 얼굴 위로 고개를 숙였어.

 

 

 

 

  "곧 문이 열릴 거야.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새끼 몸통 막을게. 그러니까 누난 그 틈에 얼른 복합상가 위로 올라가요. 나간 다음에 오른쪽으로 꺾으면 상가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나와."

  "……."

  "무서워 하지 마. 내가 옆에 있을 거야."

  "……."

  "곧 따라갈게."

 

 

 

 

죽으면 안 돼요. 누나는.

결의의 찬 눈빛이 너무도 확고해서 너는 입술을 깨물곤 고개를 끄덕였어.

쾅, 쾅. 하며 화장실의 문이 거세게 흔들렸어.

이윽고 잠금장치가 풀리며 화장실 문이 열렸고, 살기를 내뿜고 있는 김원식의 눈동자가 한상혁의 품에 안겨 있는 너를 느리게 훑었어.

한상혁이 재빠르게 김원식의 얼굴에 주먹을 꽂으며 강단 있게 김원식을 제압하기 시작했어.

아직 화장실 칸 안에서 우물거리고 있는 너를 발견한 한상혁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소리쳤어. 꾸물대지 말고 얼른 나가요!

그 말에 정신을 차린 네가 서둘러 화장실 칸을 벗어나며 세면대 옆으로 뻗어 있는 화장실의 문을 열었어.

 

 

그리고 한상혁에 대한 알 수 없는 미련 때문에 넌 다시 뒤를 돌았어.

힘이 밀렸는지 이번엔 김원식이 한상혁의 면전에 냅다 주먹을 꽂아박고 있었어.

윽윽거리는 신음 소리가 들려왔고, 넌 차마 너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한상혁을 제치고 걸음을 뗄 수 없었어.

 

 

김원식이 인기척을 느꼈는지 천천히 너에게로 고개를 돌렸어. 눈이 마주쳤고, 김원식이 비릿하게 웃으며 쥐고 있던 한상혁의 멱살을 놓았어.

그 빙하기의 얼음장과도 같은 시선에 너는 화장실 손잡이에 걸쳐둔 손을 밖으로 밀어낼 수 없었어.

김원식이 저벅거리며 너의 앞으로 다가왔고 잠시 정신을 놓고 있던 한상혁이 처절하게 김원식의 다리를 붙잡아 다시 한 번 소리쳤어.

김원식이 붙잡힌 발목을 흔들었지만 한상혁이 더욱 세게 김원식의 다리를 붙잡았어.

제발, 나가!!

핏기 걷힌 외침에 네가 정신을 차렸어.

넌 그 곳에 김원식과 한상혁을 두고 급하게 화장실을 빠져 나왔어.

 

 

한상혁이 일러준 것대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넌 힘차게 내달리기 시작했어. 이윽고 눈 앞에 에스컬레이터가 보였어.

끝도 없이 윗쪽으로 이어져 있는 길다란 에스컬레이터. 에스컬레이터는 작동이 중지된 상태였어.

 

 

에스컬레이터 안에 한 걸음을 내딛은 순간, 주위의 모든 불빛이 꺼져 버렸어.

갑작스러운 암전이 찾아왔고 넌 엄습하는 불안감에 몸을 움직일 수 없었어. 뭐가,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넌 알 수 없었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넌 무릎을 굽히곤 바닥에 주저 앉았어.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어.

그저 이홍빈의 따사롭던 미소만이 너의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어.

 

 

네가 다시 몸을 일으키며 핸드폰의 잠금화면을 풀었어. 무엇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수진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는 꺼져 있는 상태였어. 넌 조금씩 가슴에 응어리가 생겨나는 것을 느끼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소록에서 이홍빈의 이름을 찾았어.

발신 버튼을 눌렀고 이내 간결한 통화음이 귓속을 파고들었어. 제발, 받아라.

그러나 끝내 이홍빈은 전화를 받지 않았어. 시간이 너무 늦었기 때문인 걸까.

야근 중일 아버지는 새벽에도 응급 환자를 받아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애초에 전화를 걸 생각도 없었어. 받지 않으실 게 빤했으니까.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건.

이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 너를 구해줄 건.

이재환 뿐이었어.

 

 

넌 익숙하게 단축번호로 지정되어 있는 2번을 꾸욱 눌렀어.

그 때도 너를 도와준 건 이재환이었어. 그러니 이번에도 이재환은, 백마를 지닌 왕자님 처럼 너의 앞으로 너를 구해주러 달려올지도 몰라.

너는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의 줄기를 아슬하게 잡으며 저 편에서 이재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를 기다렸어.

이윽고 전화기 사이로, 여보세요, 하는 목소리가 들렸어.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재빠르게 달려오느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어.

그 소리는 점점, 점점. 너의 곁으로 다가왔어.

 

 

아무것도 보이는 건 없었어. 그저 넌 그 불길한 소리에 질끈 누을 감으며 쿵쾅거리며 에스컬레이터의 계단을 밟으며 윗쪽으로 올라갔어.

전화기 사이에서 이재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어.

등 뒤로 느껴지는 살기 어린 움직임에 넌 더욱 더 빨리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성음아! 무슨 일이야? 여보세요?"

  "……오빠."

 

 

 

 

이윽고 누군가의 움직임을 따돌린 네가 헉헉거리며 가파른 숨결을 내뱉었어.

그에 이재환은 계속 걱정스런 목소리로 너의 안부를 묻기에 바빴어. 이내 한층 벅찬 숨결을 정리하고서, 너는 느리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어.

지하철이, 오빠. 안 멈추는데. 수진이가 거기에 있어.

근데 나 지금. 아무것도 못하겠어.

 

 

조금씩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한 눈물에 넌 이재환의 물음에도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을 수 없었어.

이재환이 별 말 없이 데리러 가겠다는 말을 남기곤 전화를 끊었어.

꼭 택시를 타 대림 역까지 와야 한다는 너의 말에, 이재환은 걱정 말고 기다리라며 끝까지 너를 챙겨줬어.

 

 

이재환의 목소리가 끊겼어. 넌 답답함에 잠시 눈을 감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렸어.

여기가 한상혁이 말한 복합상가가 맞을까.

이내 어둠에 익숙해진 시선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네가 곧 너를 쫓아 에스컬레이터 위를 올라온 그림자를 발견하고서 급하게 몸을 웅크렸어.

너를 발견한 걸까?

그림자가 천천히 너의 앞으로 다가왔어.

 

 

너는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로 손으로 입을 틀어 막았어. 두려움에 쏟아지는 눈물을 들키게 될 것 같아 너는 최대한 숨을 참았어.

그림자가 너의 앞에 걸음을 멈추었어.

이윽고 천천히 무릎을 구부리고 눈을 맞춰오는 그것의 정체는.

 

 

 

 

  "……."

  "……."

 

 

 

 

가파른 숨을 내쉬며 너에게로 손을 뻗고 있는.

이홍빈이었어.

 

 

 

 

국화꽃에 휩싸여 썩어 문드러지던 나의 처참한 기분을.

부디 너도 함께 느껴주길 바라.

 

 

 


12

너는 놀라움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멍청하게 이홍빈을 바라보고 있었어.

계속되는 암전에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인영은 분명 이홍빈이었어.

이홍빈이 왜 여기에 있는지. 그것보다는, 넌 약간의 피 비린내가 풍기는 그 내음이 더욱 궁금해졌어.

 

 

 

 

  "성음아. 나야."

  "……너……."

  "여기 있으면 위험해. 내려가자."

 

 

 

 

빨리 내 손 잡아. 하며 이홍빈이 너에게로 다시 한 번 손을 뻗었어.

처음 만났던 그 때 처럼. 너는 이홍빈에게 손바닥을 내밀었고 그것을 따뜻하게 잡아준 이홍빈이 너를 일으켜 세워줬어.

 

 

 

 

  "아니. 내려가면 안 돼."

  "……."

  "안에서 기다릴 사람이 있어."

 

 

 

 

한상혁과 이재환을 떠올리며 넌 확고한 목소리로 말했어. 그에 이홍빈이 수긍하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어.

이홍빈은 등 뒤로 너를 잡아끌며 앞장을 섰어. 흐릿하게 보이는 정도인 너에 비해 이홍빈은 마치 적외선 렌즈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수월하게 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갔어.

불안감에 네가 손등을 떨자 그것을 알아차린 이홍빈이 더욱 세게 너의 손을 잡아줬어.

몇 분을 걸어 들어간 상가의 안 역시 암전이었어.

 

 

앞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에 너의 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했어. 그에 이홍빈이 잠깐만, 하며 핸드폰의 잠금을 풀어내리며 손전등 기능이 장착된 앱을 구동시켰어.

한층 주위가 밝아졌고, 그 밝은 움직임을 따라 너와 이홍빈은 말 없이 걸어나갔어.

이내 잠시 쉬자는 이홍빈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 말에 넌 고개를 끄덕이며 상가 안에 걸려 있던 패딩 하나를 옷걸이에서 뺀 뒤 무릎 위에 도착했어.

이상하게 체온과 더불어 주위의 온도가 내려가는 느낌이었어.

 

 

 

 

  "성음아. 믿기지 않겠지만."

  "……."

  "곧 있으면 건물이 폭파 돼. 무슨 말인지 알아 듣겠어?"

  "…무슨 소리야? 폭파라니?"

  "여기에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가 감지 됐대. 정부가 바이러스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이 곳을 폭파시키기로 했어."

  "……."

 

 

 

 

역 안에 사람이 없었던 건. 그 때문이었던 걸까?

하지만. 분명 아무런 제제도 없이 역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너였는데.

 

 

그렇다면 지하철을 타고 있는 수진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홍빈이 말을 마쳤어. 넌, 차마.

아무런 말도 그 아이에게 건네줄 수 없었어.

 

 

 

 

  "……홍빈아."

  "……."

  "친구가. 지하철에 탔는데."

  "…응."

  "…그게 영영 멈추지 않는다면."

  "……."

  "넌 믿을 거야?"

 

 

 

 

네가 말을 마치고서 고개를 떨어뜨렸어. 이홍빈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랐기에, 넌 느긋하게 이홍빈의 대꾸를 기다려줬어.

 

 

 

 

  "믿어."

  "……."

  "네가 믿으면."

 

 

 

 

나도 믿어. 이홍빈이 중얼거리는 것처럼 대답했어.

너는 무릎 위를 덮은 패딩을 좀 더 끌어 당겼어. 이홍빈이 핸드폰의 불빛을 차단시켰어.

완연한 어둠이 너와 이홍빈을 덮쳤어. 서로의 숨 소리가 닿을 만큼 적막한 분위기에 너는 잠시 입술을 깨물었어.

한상혁은 무사한 걸까.

 

 

그렇게 한참을 서로의 체온에 의지하며 가만히 있었어.

죽음의 위협을 감지하고도 너의 곁을 지켜주는 이홍빈 때문에. 넌 눈물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어.

이재환을 제외하고, 이렇게 편한 느낌이 피어나는 남자는 처음이었어.

 

 

 

 

  "누나! 어딨어요!! 들리면 대답해!!"

 

 

 

 

몇 번 마주쳤던 익숙한 목소리가 상가 안을 울렸어.

넌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수그렸던 몸을 일으켰어. 그리고 그런 너를 강한 완력으로 제지시킨 이홍빈이 너의 목소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게 입술을 틀어 막았어.

갑작스런 행동에 넌 느리게 눈을 깜빡였어.

 

 

이내 네가 이 곳에 없다는 것으로 간주한 모양인지 한상혁이 걸음을 돌려 상가 밖을 빠져나가는 게 보였어.

너는 그 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얼굴을 찌부렸어.

한상혁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이홍빈이 너의 입술 위로 덮어뒀던 손바닥을 떼어냈어.

네가 이홍빈을 째려보며 바락바락 소리치기 시작했어.

 

 

 

 

  "지금 뭐 하는 거야?"

  "뭐가."

  "나 쟤 만나야 돼. 근데 왜 그랬어? 미쳤어? 여기 폭파된다며!! 빨리 나가야 된다고 쟤한테 말해줘야 될 거 아냐!!!!"

  "그래. 알았어. 화 내지 마."

  "……."

  "내려가서 만나면 돼. 내려가자. 성음아."

 

 

 

 

평온하게 대꾸하는 이홍빈의 모습에 넌 작게 헛웃음을 내뱉었어.

목숨을 걸고 너를 지켜주던 한상혁. 이번에 한상혁을 지켜주는 건 네가 됐어야 했는데.

이홍빈 때문에 그 기회를 놓쳐 버렸어.

넌 씩씩거리던 울분을 멈추고서 이홍빈을 노려봤어.

이내 그 시선이 갈 곳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졌어. 이홍빈이 거센 악력으로 너의 손을 끌어 당기며 상가 밖을 빠져 나왔어.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는 동안 너와 이홍빈 사이에선 아무런 말이 없었어.

그저 너는 생각을 했어.

이 곳이 폭파된다면, 수진이는 어떻게 되는 것이며 너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어떤 선택을 해야만 최대한 다치지 않고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암전이었던 주위가 차츰 밝아지기 시작했어. 곧 환한 불빛이 들어오는 주변에 네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어.

한층 길을 찾기가 수월했어.

에스컬레이터의 마지막 계단을 밟아 내려온 네가 잡고 있던 이홍빈의 손을 놓았어.

이홍빈이 다시 너의 손을 잡으려고 긴 팔을 뻗었지만 너는 잡지 않았어.

 

 

한상혁을 찾아야 했어.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한상혁은 보이지 않았어.

초조함에 네가 입술을 깨물었고 이홍빈은 옆에서 건물이 폭파되는 시간을 알려주었어.

세 시간 뒤면. 건물은 폭파된다고 이홍빈이 말했어.

 

 

아무리 찾아도 한상혁이 보이지 않았어.

넌 지치기 시작한 체력에 흐르는 땀을 닦았어. 그리고 문득 고개를 들어 정면을 주시했을 때.

 

 

 

 

  "……."

  "…성음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이재환이 보였어.

이홍빈이 본능적으로 너의 앞을 막아서며 이재환의 곁으로 다가갔어.

그런 이홍빈을 확인하던 이재환의 얼굴이, 이유를 알 수 없게 굳어졌어.

그 속에 미묘함을 감지한 네가 점점 멀어지는 이홍빈의 뒷모습을 바라봤어.

 

 

 

 

  "……."

  "오랜만이다. 형. 몰라 보겠어."

  "……."

  "표정이 왜 그래? 꼭 귀신이라도 본 사람 처럼."

 

 

 

 

이홍빈이 이재환의 목을 끌어 당기곤 조근조근하게 귓속말을 하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어.

넌 아무것도 듣지 못한 채로 그저 멀리서 굳어가는 이재환의 얼굴을 확인했어.

 

 

갑자기 어디선가 앙칼진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어.

이재환과 이홍빈이 동시에 너를 바라보곤 출구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빠르게 뛰어갔어.

그 둘을 따라 걸음을 움직이던 네가 출구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처참한 상황에 움직임을 멈췄어.

출구로 이어지는 계단 중간 지점에 멍청히 서 있던 이재환과 이홍빈이 빠르게 계단을 밟으며 너의 앞으로 다가왔어.

 

 

출구가 굳센 쇳덩이에 의하여 봉쇄되고 있었어.

 

 

 

 

 

 

 

 

오늘은 좀 일찍 왔어요.

긴장감을 위해서 검은 톤으로 배경을 맞춰 봤는데 혹시 읽는 데 불편하셨던 건 아닌지... (수줍)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정상으로 보이는 건 혁이 뿐이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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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어떡해 회차 잘못적었엌ㅋㅋㅋㅋ9편이 두갴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정신이 나갔나봨ㅋㅋㅋㅋ큐ㅠㅠㅠㅠ 죄송해요 이따 수정할게요!ㅠㅠㅠ하..ㅋㅋㅋㅋㅋ웃음만..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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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뚱바에요~~~.혁이다!!!!오오오오오오오~~~원식이뭐죠....헐...무서워....다음편이 시급합니다!!!도대체 애들 무슨사이인거죠???작가님귀여우셬ㅋㅋㅋㅋ어서수정해주쎄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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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헉헉헉 어떻게 돌아거는거야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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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블루밍이예요! 아 이거 진짜 뭐야ㅜㅜㅠㅠㅠㅠㅠㅠ 무ㅜ가 어떻게 돌아가는거죠? 이홍빈은 갑자기 왜 튀어나와 이홍빈 정체가 뭐야 겁나 무서워 쟤ㅠㅠㅠㅠㅠㅠㅠㅠ혁아ㅠㅠㅠㅠㅠㅠ혁아 어디갔어ㅠㅠㅠㅠㅠㅠ원식이는 왜 변한거죠? 어디에 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수진이는 어떻게 된거고 차학연으뉴ㅠㅠㅠㅠㅠㅠㅠ걍 무서우ㅠㅓㅓㅜ유ㅠㅜㅜㅝ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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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콧수염이에요~!와...이번편들도 심장이 쿵쾅쿵쾅ㄷㄷㄷ혁이는 왜 여기서도 멋있는거죠ㅠㅠ근데 애들 서로 다 아는사인것같은데 어찌된일이지...좋은사이는 아닌것같고....(의심)출구가 봉쇄되면 애들은 거기서 갇히게된다는건데...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요ㅠㅠㅠ택운이도 갇혔음 좋ㄱ...하하 빨리 다음편보고싶어요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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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ㅠㅠㅠㅡ꿀잼ㅜㅜ진짜저자꾸학원가야하는데왜이러세요ㅠㅠ사랑해요ㅠㅠ원시깅느ㄴ 왜그랬대?아ㅠㅠ또언제와요?아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진짜우럭우럭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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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옥동자에요!!어제(?)도봤는데댓글정지먹어서..ㅎ이번꺼대박이네요..와상혁아ㅠㅠㅠ왜넌멋있는거냐ㅠㅠㅠㅠ김원식은왜또변한거예요무섭게!!?이홍빈은소름돋게전화도안받으면서어떻게온거여..으아이홍빈이랑이재환이랑아는사이에요!?어떻게아는사이지...좋지않은관계인건알겠는데..(궁금)또이상한굉음이들리면서출구가봉쇄되는건무슨이유때문이지..이거보면서궁금증이엄청생겨나고있어요ㅠㅠㅠ(궁금증투성이)내일오시는건가요ㅠㅠ????내일까지어떻게기다려ㅠㅠㅠㅠㅠ작까님은글을되게잘쓰시고되게잘끊으셔ㅠㅠㅠㅠ난숨막혓...핰ㅋㅋㅋㅋㅋ작까님내일도빨리오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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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진짜ㅠㅠㅠㅠ작가님이런글을올로주시면ㅠㅜㅜㅜㅠㅠㅠㅠ저잠못자요ㅠㅠㅠㅠㅠㅠㅠ♥♥♥♥♥♥완전재밋어여 .....정주행히어가야지...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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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서로 무슨 관계인거야 ㅜㅜㅠㅜㅜㅜㅜㅠㅠㅜㅜㅜㅜㅠㅠㅠ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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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계속 다시읽는데 어떻게 연결되어있는건지 정말 숨막히게 궁금해지는 전개네요ㅠㅠㅠ진짜
글 너무잘쓰시는거아니여요...
잘보고갑니당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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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아니ㅠㅠㅠㅠㅠㅠ으아니ㅠㅠㅠㅠㅠ상혁아너멋있다ㅠㅠㅠㅠㅠ아니근데관계가어떻게되있는건가요으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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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빵떡이에요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ㅠㅠㅠ상혁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ㅏㅜ우휴ㅓ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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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뭐가 어떻게 되가고 있는거죠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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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다람쥐에요! 상혁이 어뜨케ㅠㅠㅠㅠㅠ 와ㄴ전 흥미진진해요 연재속도도 빨라서 너무너무 죠아요♥3♥ 홍빈이 설마 죽은사람은 아니겠죠?? 이홍빈이 제일 무섭다 진짜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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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쟈니쟈니에요!
이거 진짜 조마조마 취향저격이네요 ㅠㅠㅠㅠ으헠ㅋㅋㅋㅋㅋㅋㅋㅋ서로서로 무슨사인지 어찌 얽힌건지 누가 죽으사람인지 긴ㄱㅏ민가하네요 ㅠㅠ 빈이 요니는 죽은인물인거 같은데 으헝 ㅠㅠㅠ 담편기다릴께요 자까님 나라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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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ㅕㄱ아ㅠㅠㅠㅠ혀가ㅠㅠㅠㅠㅠㅠㅠㅠ♥♥♥♥ 김원식은 또 왜 그래ㅠㅠㅠㅠㅠ 이홍빈 정체가 뭐야!!!!!! 진짜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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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코코볼이에요ㅠㅠㅠㅠ헣헐이게뭐에요ㅠㅠㅠㅠㅠ엉엉ㅠㅠㅠㅠㅠㅠ혁이랑 다들 어떻게 되는거죠ㅠㅠㅠㅠㅠ? 아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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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9
어떻게되는거지ㅠㅠㅠㅠㅠ상혁이어디있어ㅠㅠㅠㅠㅠㅠㅠㅠ잘읽고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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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0
포로리에여ㅠㅠㅠㅠㅠㅠㅠ진짜 저 여섯명 어떻게 얽히고 섥힌거죠ㅠㅠㅠㅠㅠ으으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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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1
헐..다음편이 시급해여ㅠㅠㅠㅠㅠ 너무 잘쓰자냐여ㅠㅠㅠㅠㅠ 요구르트이ㅔ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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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2
혁아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설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홍빈뭔데ㅠㅠㅠㅠㅠㅠㅠ싸이코같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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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3
누누 아 진짜 점점 더 흥미진진 대박이다 이거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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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4
개쯘당 님 사랑해요 제마음을 받아줘요 진짜 작가해도될듯 진짜 레알 책발간하면 살게요 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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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6
아니 이홍빈뭐냐너 뭐니 뭔데 왜 임마 야 너 뭔데 상혁이 왜 임마ㅠㅠㅠㅠㅠㅠ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상혁이 살려야하는데 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 왜그래ㅠㅠㅠㅠㅠ 무서워ㅠㅠㅠㅠㅠㅠㅠ 재환이랑 홍빈이는 형젠가..? 근데 국화꽃..? 누가 죽은거지.. 누구야 누가 국화꽃이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누가 죽은겨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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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
헐헐어떡하냐진짜 아어덕해 아진짜상혁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ㅓ자ㅣㄴ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ㅏㅅㅇ상ㅎ혁이를살려야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국화꽃은또무거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상혁아ㅠㅠㅠㅠㅠㅠㅠㅠ제밯ㄹ살아라진자제바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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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8
헐.....어캐..
헐...
봉쇄라니ㅠㅜㅜㅜㅜㅜ머시여ㅠㅜㅜ허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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