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제 데리고온...늑대예요?"
"진짜라니까? 내눈봐봐!"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 날 보자 답답한 듯이 가슴을 탕탕 치고는 자신의 눈을 보라며 바짝 다가가는 늑대가 아닌...그. 덕분에 거의 반강제적으로 본 그 눈은 어제 보고 첫눈에 반한 옅은 갈색의 눈이였다. 이런 일이 있을줄이야!! 이 경우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김종대가 보는 판타지 소설책에나 나오는 광경이 아닌가... 아직도 의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자 계속 말을 이어가는 그였다.
"어제 너가 나 씻기는거 참느라 죽을 뻔했어! 막 물이 코랑 귀로 들어가서 얼마나 아팠는데..."
[루민]늑대와 나 w.레퀴엠
늑대였던 그가 뭐라고 왱알옹알 하던 일단은 차분히 이 상황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음 일단 이름은 루한이라고 했고... 늑대였다가 사람으로 변했고... 그럼 늑대..인간...이란 소린데 이게 무슨 말이야 방구야!!!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서 가방을 내팽겨 쳐버렸다. 그러자 깜짝 놀라며 왜그래?라고 묻는 루한. 그 모습이 천진난만해 생각 같아서는 당신때문에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아니 천진난만함+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면 어떻게 말하냐고!!
"저... 그럼 이 근방에 친구는 있으세요?"
"당연하지! 여기 부근에 우리 늑대들이 떼 지어 살거든. 물론 인간들 눈에는 안보이는게 당연하겠지만."
인간의 모습으로 그렇게 말하니까 적응 안되고 참 좋네요... 쓰나미 급으로 몰려오는 이질감을 참고 왜 어제 있던 장소로 오게 되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해맑게 웃으며 사고를 쳐서 쫓겨났어라고 말하는 모습은 나로 하여금 현기증을 불러 일으켰다.(이 말이 끝나고 또 웃으니 참 쓸데없이 해맑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그러면 일단 여기서 지내...요.. 원래는 내쫓으려고 했는데 이미 쫓겨났다니까 뭐..."
"진짜 여기서 지내도 되 밍석?"
"전 밍석이 아니라 민석인데요. 김민석이요."
"그래 밍석!! 이거 싫으면 빠오즈라고 불러줄까? 뭔가 생긴게 닮은거같아."
"빠오즈는 무슨 뜻ㅇ... 아니다 그냥 부르고 싶은데로 부르세요."
"응 밍석!!"
확실히 중국에서 태어난게 맞는듯 외국인 특유의 어눌한 발음이 내 이름을 부를 때 드러났고-덕분에 내 이름은 민석이가 아닌 밍석이가 되어야했다.-버릇인듯 활짝 웃는 그 모습에 갑자기 가슴이 울렁거렸다. 아까 변백이 준 과자 먹고 체했나. 가슴을 콩콩 두드리며 표정을 찌푸리자 눈을 키우고는 나에게 바짝 다가오는 루한이였다. 그것도 모르고 으으... 하며 앓는 소리를 내자 내 머리를 잡고 자기 허벅지에 눕힌다...?
"으아아아 뭐하세요?????"
"빠오즈 체한거 같아서 배 쓰다듬어 주게! 배 쓰다듬어 주면 안 아플꺼야."
"아니 그게 무슨... 아니 근데 아까는 민석이라고 하다가 갑자기 빠오즈라고 부르세요?"
"생각해보니까 밍석보다는 빠오즈가 더 나은거같아. 닮았잖아."
대뜸 눕혀놓고서는 배 쓰다듬어 준다는 소리다. 갑자기 누워서인지 이제는 심장까지 쿵쿵 뛰어대는 탓에 어쩔수 없이 가만히 누워있는데 빠오즈 소리까지. 아니 일단 부르려면 뜻부터 알려주고 부르던가. 거기다가 그렇게 생겨서 그렇게 부른다니! 그러면 그 쪽은 사슴 닮았으니까 늑대말고 사슴이라고 부르고, 김종대는 공룡닮았으니가 이름대신 공룡이라고 부르나!!!! 이런 내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루한은 내 옷위로 배를 살살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자 잠시동안 주체되지 못하고 쿵쿵 뛰어대던 심장이 차분애지고 속도 진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엄마손은 약손하는 느낌이잖아... 편안해진 상태를 보니 오전11시 30분이였고 겨울치고는 포근한 햇살과 내 배를 쓰다듬는 작지 않는손, 낮게 읊어주는 노랫소리까지 합쳐져 잠이 쏟아졌다. 아 질문 마저 끝내고 대답 들어야 되는데...
"근데 중국에서 태어났다면서 왜 한국으로 온거예ㅇ..."
"그야 물론...
너 때문이지."
방금 무슨 소리가 들린거 같은데 잠결에 들린 환청인가...?
*
-루한시점
겉 보기에는 사람들 하나 없는 한적한 숲속, 허나 안으로 깊숙히 들여다보면 피 비린내와 굳은 자국들이 가득했고 그 안에는 늑대인간들이 있었다. 허나 그들의 상황은 심각해 보였고 언성을 높여 싸우는 모습은 야생의 늑대와 다름이 없었다.
"나 한국으로 갈꺼야. 그러니까 그런줄알아."
"왜 굳이 한국인데. 무슨 이유라도 있어?"
"민석이 보러갈꺼야. 형도 알잖아 얼마가 그리워했는데."
"아니 그렇다고....후 일단 가봐. 언어는 통하니까 괜찮겠지."
큰 싸움끝에 옅은 갈색의 눈을 가진 남자는 간단한 짐을 싸 나가버렸고 노란 머리색을 가진 남자는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저리 막무가내로 가면 어쩌자고...
| 안녕하세요 레퀴엠입니다! 읽어주세요! |
응원댓글 달아준 분들 덕분에 2화를 들고 왔어요!! 제가 시간이 안나서 본편이 짧더라구요... 그래서 번외격인 루한 시점을 들고왔습니다! 가끔씩 나올 예정이니 잘 봐주세요!! 항상 봐주시는 분들 사랑합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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