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 - 카페를 나왔다.더 이상 김원식이 하는 말들을 들을 자신이 없었다.카페를 나온 뒤 눈물을 훔치고 무작겅 걸었다.걷고 걷고 걷고. 숨이 차올라 힘들어 질때까지 걷다가 정신을 차리고 멈춰섰다.그리고 도착한 공원.갑자기 빠르게 걸은 터라 다리에 힘이 풀리며 옆에있는 벤치에 앉아 눈을 감았다.간간히 부는 바람이 땀과 눈물을 식혀주는 듯 했다. "하아.." 몸이 진정이 되니 김원식이 했던 말들이 다시 떠오르고 나를 쿡쿡 찔러왔다.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했던 말들이 여자친구나 할수 있는 말이 아니였나 싶기도했다.그리고 원래 원식이는 누가 간섭하는거 안좋아하니까..하지만 원식이가 내 연락도 씹고 술마시고 놀러만다니다 아무여자나 잡고 잠자리를 가진다는 사실이 너무 싫다.상상조차도 하기 싫다. 그냥 나랑 같이 수업듣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그냥 나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이 생각을 한지가 어느새 4년정도 되가는것 같다.처음엔 그냥 친구였을 뿐이였는데 어느순간 너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마음속에선 그 누구도 모르게 사랑의 감정이 싹을 틔우고 있었다.하지만 이 싹은 꽃을 피우지고 못하고 볼품없이 시들꺼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친구로만으로도 옆에서 조용히 남아있자 다짐했는데 요새 삐뚤어진 김원식의 태도에 점점 지쳐가는 내모습이 보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원식이가 나에게 다른학교 여자애 한명을 소개시켜준 적이 있었다.그때 나는 원식이에 대한 나의 감정을 어느정도는 알고있었고, 그래서 원식이한테 만큼은 여자를 소개받고 싶지 않았지만 원식이가 소개시켜준다는 여자애는 원식이의 여자친구의 친한 친구였고 이에 나에게 간곡히 부탁하는 원식이에 말에 차마 싫다고 할순 없었다.그러다 결국은 헤어졌지만..아직도 이 일은 마음속에 자그마한 상처로 남아있고,나와 원식이가 연인의 감정을 나눌수 없다는 걸 확신했을 때였다. 그렇게 친구로 잘 지내왔는데..오늘 펑 터져버렸네.요새 자주 보이지 않는 원식이가 걱정되 원식이와 평소 친한 학연이형게 가서 원식이 요새 뭐하는지 아시는거 없냐고 물었다.그래도 몇년동안 같이 지내온 원식이 단짝친구였는데 이런 사소한걸 다른사람에게 묻는다는 것에 기분이 상했지만 어쩔수 없었다.너가 보고싶었으니까 '원식이 어제 클럽에서 놀던데?왜?연락안돼?' 학연이형은 어렸을때부터 춤이 좋아 계속 추다가 가끔씩 클럽에서 공연도 해 클럽을 자주 가는데 학연이형에게서 클럽에서 원식이를 봤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고 요새 원식이가 많이 힘들어 보인다라는 소리도 들었다.그래서 학연이형한테 원식이가 너무 걱정된다.어떻하냐 이런 얘기를 주고 받았을 뿐 원식이 욕을 한다거나 하진 않았다.무슨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지 자기 혼자 끙끙 앓는 원식이가 미웠고,오랜만에 만났으면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보이는 원식이에게 내맘과 다르게 말을 차갑게 툭툭 내뱉어 버렸다.그리고 원식이는 나에 말에 똑같이 차갑게 대응하는게 무서웠고.나는 이제 그런 원식이의 친구 조차도 될수 없는건가 라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제 어쩌지.." 원식이랑 이렇게 심하게 싸운적도 처음인데..그리고 이런 문제로 싸우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어쩌면 다시 너와 함께할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저려오고있음을 느끼며 집으로 걸음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