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하얀 눈이 펑펑 내렸던 그 날.
수많은 인파 속 멍하니 걷던 너.
그리고 널무심코붙잡아 버린 나.
....
그때 난 알았다.
너는 . 내가 20년동안 그려온 사랑이란 걸.
너를 - 01
“..솔직히 이건 너한테 못할 짓이야.”
“오빠.”
“내가 너 힘들어 하는 모습 볼 때 마다 내 가슴 찢어질게 뻔하잖아.
뭐하러 굳이, 그 가시밭길을 우리 둘이 같이 가니?”
“...”
“그럴 필요 없잖아? ...오빠 맘 이해하겠지? 그러니까 이쯤에서 적당히. 우리 헤어져.”
말을 마치고 곧장 커피숍을 나가는 그 남자, 그리고 그 앞에 덩그러니 앉혀진 그 여자.
나다. 그 여자 방금 차였다.
이렇게 2013년은 이별의 해가 되는 동시에 난, 통산 13번째의 이별을 맞이했다.
이번에도 질리도록 먹어 머리 아프게 만들었던 수많은 사탕발림에 또 넘어간 거였나.
평생 나만 사랑할거라며. 자긴 다른 남자들과 절대 다르다며. 믿어달라며.
아주 내 몸 여기저기 붙어서 끈적대서 죽겠다. 지긋지긋한 이 설탕 덩어리들.
빨리 집에 가서 샤워하고 싶다.
이걸 다 떼어내려면 아마 며칠이 꼬박 걸릴 텐데..
카페 유리 창 밖 그와 그녀. 맞잡은 두 손이 보인다.
빡빡 닦아 흔적없이 지워버려야지.
기억? 개나 주자.
사랑? 나 때문에 헤어져? 집안이 어쩌고 저째? 웃기지 말라그래.
그럼 지금 내 눈 앞에 너하고 그 여자. 맞잡은 손. 그건 뭐로 설명할건데.
역시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닐 뿐더러 매우 거지같은 거야.
그냥, 할 일 없는 사람들이 우정 다음으로 지어낸 거라니까?
기나긴 인생 . 쓸데없이 감정낭비나 하며 살라고.
두근 거리는 심장을 움켜지고 평생 눈물이나 쏟아보라고.
짜증나게 정말 서러워 죽겠다..
나, 전생에 나라 팔아먹었니?
그리고 꼬박 한달이 지났다.
여러 번의 이별처럼 이번에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술먹고 토하고 해장하고 또 술먹고.. 다시 토하고..
술병이 나면 그제서야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는다.
그리곤
몇 날 며칠을 세상이 떠나가도록, 이불이 다 젖고, 홍수가 될 정도로 울어제꼈다.
또,
목이 쉬도록 그 나쁜 놈 이름을 입에 달고 살며. 아주 세차게 곱씹어줬다.
“..사랑이 그렇게 쉽게 변하니?”
가끔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 또한 잊지 않고 내뱉기도 했다.
...
이제 좀 지치나 싶어 엎드려 누워있는데 내 시야로 그 나쁜 놈이 사준 다이어리가 보인다.
비싸단 핑계로 버리지도 못했는데 그게 천추의 한이다.
펼쳐보니 빼곡히 써있는 그와의 추억들이 내 얼굴에 흩어진다.
그리고,
눈에 띄는 오늘 날짜에 적혀진 메모.
12/24 명동거리. 손 꼭 잡고 하루 종일 걸어보기.
오늘이다. 똥같은 크리스마스 이브.
아. 인생은 참 엿같다.
마지막이라 여겼던 이 남자도 결국엔 날 떠났고 이제 난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내 인생낭비 하고 싶지 않다. 가슴 아프기도 싫다 .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는데.
이게 지난 번의 이별과 다른 차이 점이다.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그래. 오늘 나도, 너도 끝이다. 다시는 이 마음에 누구도 담지 않으리.
그래서 난 오늘 죽어버릴거다.
...
제일 예쁜 옷과 제일 예쁜 신발 . 화려한 화장을 하고
그와 약속한 명동 거리에 혼.자. 나왔다.
한걸음 한걸음. 발 바닥에 추억 조각들이 박힌다.
아파도 천천히 내딛는 걸음 속에
날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좋다.
죽으러 가는 사람이 너무 예쁘죠?
발에 너무 힘을 주고 걸은 탓인지 반도 못 가 벌써 구두 굽이 덜렁거린다.
이제 곧 거리가 끝나가니까, 조금만 더 버텨줘.
그리곤 다시 천천히 걷기 시작해본다.
커플들은 제각기 웃으며 서로의 사랑을 뽐내고 있다.
눈이 부시다. 그들의 사랑이 내 죽음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자꾸 밝은 빛이 시야를 가려 걷기가 점차 힘들어진다.
힘겹게,실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아도 나만 힘겨운지.
사람들은 아량곳 하지 않고 제갈길 가기 바쁘다.
내가 미쳐서 그런 가 보다 . 눈을 자꾸 비벼봐도 자꾸. 마주 보는 눈 앞이 너무 눈부시다.
환한 빛 속을 얼마나 걸었을까.
...
내 눈 앞에 죽음을 앞두고 있는 한 남자가 서있다.
그렁그렁 맺힌 눈물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다.
다가가면 가까워지다가도 다시 멀어지는 사람.
나보다 더 슬픈 죽음 속을 헤매는 그 사람.
붙잡..아야 할 것 같다.
정말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인데,
오늘 죽는 내가 그가 가진 죽음을 대신 맞이하고 싶다.
매일입니당! 기다려주신분들 ㅠㅠ 혹시 계시면 정말 감사드려요 ♥♥
12시가 땡! 쳤으니 오늘, 월요일 다음 주 맞는 거죠?ㅎㅎㅎ ..
한 주 힘차게 맞이하시고 오늘 하루 좋은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놈은 그냥 나쁜 놈이구요! 새롭게 만나는 사람이 소농민이예요 ㅎㅎ 혹시 헷깔려하실거같아서..ㅠㅠ
글이 거지같아도..ㅎㅎ예~쁘~게~ 봐~주~세~용~ ^_^ 신알신 해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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