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단
-서로 매우 심하게 거리가 있거나 상반되는 것-
시간을 달리는 소녀-G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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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
"..."
영민은 아직 꿈나라인 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주를 깨웠다. 전날 잠이 안와 뒤척이다가 영민의 방에 갔으나 자고있는 영민의 모습에 다시 제 방으로 돌아왔던 주는 결국 밤을 새다싶이했고 그때문에 영민이 깨워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계속 머리를 쓰다듬는 영민의 손길을 느끼며 주는 삼십 분 가량 더 누워있었다. 영민은 자는 주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시계를 보고 다시 주를 깨웠다. 주야 기차 시간 늦겠다. 다시 들려오는 영민의 목소리에 주는 눈을 감은채로 몸을 반만 일으켰다. 영민은 그런 주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아직 잠에서 깨지 못 한 주는 영민에게 안겨 졸리다며 칭얼 거렸다. 주는 영민의 토닥거리는 손길을 조금 느끼다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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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동현이 제 전 학교 친구들과 작은 공연을 한다길래 전에 동현이 살던 곳으로 공연을 보러가기로했다. 기차를 타고 두 시간 걸리는 거리이긴 하지만 기차역까지 가는데 한 시간 기차에서 내려서 공연장까지 가는데 한 시간이 걸려 총 네 시간이 걸리는 탓에 영민과 주는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오후 두 시에 야외에서하는 공연이기때문에 동현과 주는 썬크림을 바르고 모자까지 쓴 뒤 목에 선풍기를 달고 밖으로 나갔다. 기차에 타자마자 하품을 하는 주에 영민은 주의 머리를 제 어깨에 기대게 하며 조금 자라고 말하였다. 주는 혹 영민이 심심해 할까봐 제 핸드폰에 이어폰을 끼워 노래를 튼 뒤 영민의 귀에 꽂아주고 잠에 들었다. 거의 다 왔음을 알리는 소리에 영민은 주를 깨우고 기차 밖으로 나왔다. 온 몸을 감싸는 더운 공기에 둘은 목에 걸고있는 선풍기를 틀고 거리를 걸었다. 시간을 넉넉히 잡아 조금 일찍 도착한 영민과 주는 근처에서 조금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주의 말에 근처에 있는 떡볶이 집에 들어가 앉았다.
"저기...죄송한데 번호 주실 수 있으세요?"
"아...여자친구 있어요. 죄송합니다."
주가 물을 뜨러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한 여자가 영민에게 다가와 번호를 물었다. 영민은 조금 당황해하더니 주가 있는 곳을 한 번 보고 여자친구가 있다며 거절하였다. 여자는 영민의 시선이 가는 곳을 한 번 보더니 아, 여자친구랑 오셨나봐요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로 돌아갔다. 양 손에 컵을 하나 씩 들고 돌아온 주는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영민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 그러냐고 물었다. 영민은 주의 말에 입꼬리를 좀 더 당겨 올린 후 고개를 저으며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간단히 점심을 챙긴 영민과 주는 혹 동현이 점심을 먹지 못 했을까싶어 빵 몇 개와 음료수를 사들고 공연 장소로 갔다. 동현과 동현의 친구들로만 꾸며진 무대가 아니라 여러 팀이 같이 만든 공연이라 그런지 공연 시작 삼십 분 전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영민과 주는 동현에게 전화를 해 사온 빵과 음료수를 전달해 주고 관객석으로 돌아갔다. 의자에 앉아서 보는 공연이 아니라 서서 같이 즐기며 보는 공연이었기때문에 서로 밀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영민은 주의 뒤에 서서 어깨를 살짝 감싸 안으며 주가 좀 더 편하게 설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주는 고개를 틀어 영민에게 고맙다고 말하였다.
동현과 친구들은 생각보다 뒤에 나왔다. 그때문에 바닥창이 얇은 신발을 신었던 주는 발이 아파 조금 힘들어하였다. 그런 주를 눈치챈 영민은 제 신발을 벗어 주에게 신게 한 뒤 본인은 맨발로 서있었다. 처음에 제 신발을 벗어주는 영민에 눈을 크게 뜨고 그럼 너는 어떻게 하냐고 거절하던 주는 고집을 꺽지 않는 영민에 결국 신발을 바꿔 신었다.
동현의 인기는 생각보다 대단했다. 전학 오기 전 친구들과 공연을 자주해 팬층이 꽤나 있다는 동현의 말이 사실이었나보다. 여기저기 들려오는 동현을 부르는 소리에 영민과 주는 제가 응원을 받는냥 미소를 지었다. 동현은 기타를 들고나와 자리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기타 반주에 맞추어 들리는 동현의 목소리를 꽤, 아니 많이 좋았다. 사람들의 눈을 하나하나 맞추며 노래를 부르는 동현의 모습은 멋있었다. 첫 곡이 끝나자 많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영민과 주도 열심히 박수를 쳤다. 동현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영민과 주를 발견하고 웃어보였다. 그런 동현을 본 영민과 주는 손을 흔들어줬다. 다음은 동현 혼자가 아닌 그의 친구들과 함께 춤을 췄다. 팝송에 안무는 본인들이 직접 짠 듯 보였다. 옷을 맞춰 입고 같은 춤을 추고 있으니 정말 전문 공연 팀을 보는 것 같았다. 곡 중간에는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였다. 곡에 맞추어 팝핀을 춘 남자는 대형으로 들어가기 직전 옷을 들어 제 복근을 공개하였다. 그에 박수를 치고 있던 영민은 놀라 주의 눈을 가렸고 주는 그런 영민의 행동이 웃겨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그 남자가 대형을 찾아 들어가고 영민은 손을 내렸다. 소리를 내어 웃는 주에 귀가 빨개진 영민은 주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앓는 소리를 냈다. 몇 개의 곡을 더 하고 동현 팀의 무대가 끝이났다. 아직 다른 팀의 공연이 남아있긴했으나 동현에게 가야하기도 했고 자꾸 부딪히는 사람들과 아픈 발때문에 먼저 자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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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어?"
"응, 멋있었어."
저를 찾아 온 영민과 주를 반기며 공연이 어땠냐고 물어오는 동현이었다. 그에 주는 멋있었다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였고 영민도 고개를 끄덕이며 양쪽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그런 영민과 주의 모습에 동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와줘서 고마워. 사실 타지역이라 진짜 올 줄 몰랐거든."
"재밌었어."
동현은 먼 곳에서 제 공연을 보러와준 영민과 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진짜 미안한데 오늘 정리하고 팀원들이랑 같이 밥 먹기로 해서 같이 못 갈 것 같아. 다음에 꼭 밥 살게, 미안해."
팀원들과 선약이 있다며 멀리서 와줬는데 같이 못 가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동현에 괜찮다고 다음에 보자고 말하는 주였다.
"저, 주야."
몸을 돌린 주를 다시 불러 돌려세운 동현은 밴드 한 개를 내밀었다. 무슨 의미인지 몰라서 동현을 쳐다보니 걸을 때 살짝 발을 저는 걸 봤다며 혹시 물집 잡힌 거면 밴드를 붙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말을 덧붙이는 동현이었다. 조심스레 밴드를 받아 든 주를 보고 이정도는 친구로서 걱정해줄 수 있는 거 맞지? 하는 동현이었고 그에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고 답하는 주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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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많이 아파, 주야?"
"조금?"
"업어줄까?"
"괜찮아."
동현의 말을 듣고 주가 걸을 때 한쪽 발을 저는 것을 알게 된 영민은 주가 걱정 되어 업히라고 말하였다. 괜찮다며 거절하던 주는 몇 발자국 더 걷더니 이내 안 되겠는지 영민의 등에 업혔다. 주는 쓰고 있던 모자를 손목에 건 후 영민의 목에 팔을 두르고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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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ㅇ..."
연한 곳에서 지하철까지 거리가 꽤 됐다. 지하철에 거의 다 왔을 때쯤 일정하게 들려오는 숨소리에 주가 자나싶어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돌렸고 제 어깨에 머릴 대고 자는 주의 이마에 입술이 닿았다.
갑자기 닿은 입술에 영민은 당황해 멈춰섰다. 얼굴이 빨개지며 주저 앉으려고 무릎을 반쯤 굽혔을 때 몸이 휘청거림에 놀라 다시 무릎을 폈다. 영민의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시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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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글을 쓰다가 잠들어 버렸습니다...하하 죄송해요...
설레는 일화를 써야하는데 설레본 적이 없어 쓰기가 참 힘드네요.(먼 산
2화 동안 바빠서 댓글 답글을 못 달았는데 댓글 보긴 다 봤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12화에서 뵐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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