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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게하소서. 이전에 프롤로그가 있었는데요.
그걸 먼저 읽고 보셔야 합니다.
"아, 백현아."
"뭐야 이거?"
자신의 자리에 놓인 가방을 가리킨 백현이 물었다.
"아..오늘 전학생이 왔는데 걔가 거기 앉는다고 해서...담임이 맘에 드는데 앉으라고 했는데 걔가 거기 앉겠다고 그랬어."
"..전학생?"
"응. 도경..아? 뭐 아무튼 그런 이름이었는데.."
백현은 가만히 까만 가방을 내려다보다 옆으로 살짝 밀어내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책상서랍 안에서 수학문제집을 꺼내들고 곧 풀기 시작했다. 그럼 전학생은 어디 앉아..? 혁준은 제 오지랖 넓은 성격을 탓하며 조심스레 다시 백현을 불렀다.
"....저...백현아."
"혁준아."
"..어?"
"나 지금 문제풀잖아."
"아..미안."
혁준의 사과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백현이 다시 문제풀이에 집중했다. 10분쯤 지났을때, 경수가 다시 교실에 들어섰다. 떡하니 제 자리에 앉아 있는 이는 본 경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저새끼는 뭔제 남의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지랄이야.
"야."
부름에도 무시를 하는건지, 정말 못들은건지 반응이 없었다. 경수는 이제 백현의 어깨를 조금 세게 두드렸다.
"야. 야."
"지금 문제 풀잖아."
고개도 들지 않은채 대답하는 본새가 영 싹수가 노랗다. 경수는 긴 가발의 머리칼이 입술에 닿아있는걸 느끼고는 홱-하고 쓸어내리며 다시 말을 이었다.
"다른데 가서 풀던가. 여기 내자리야."
"원래 내자리야."
"근데 30분 전에 내자리 됐으니까 좀 꺼져."
경수의 말에 샤프를 던지듯 내려놓은 백현이 경수를 올려다봤다. 행동과는 다르게 아주 따뜻한 눈빛이었다.
"그럼 이제부터 다시 내자리할게"
"누구 마음대로."
"너도 니 마음대로 니자리했으니까 나도 내 마음대로 여기 내자리할게."
"분유를 말아 잡쉈나 새끼가 존나 유치하게."
"..입이 좀 험하네. 소녀가."
소녀래 씨발 미친새끼가. 경수는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제 얼굴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여차하면 가발을 집어던지고 뛰쳐나갈 작정까지 하고 있던 찰나였다.내가 형사를 때려치고 아랫집 할아버지랑 폐지를 주울지언정 이딴 새끼한테 소녀 소리들으면서 여기서 개길 이유를 못찾겠다. 아니...뭐..망할 내 직업정신이기는 하다만.
"소녀고 나발이고 궁뎅이 떼고 좀 꺼지라고."
경수의 말에 백현은 곤란한듯 웃으며 다시 한 번 시계를 힐끗 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아침 자습시간까지만 저기 빈자리에 앉으면 안될까? 자습끝나면 다시 얘기하자."
"........"
"경아야."
"......."
"내가 자습때까지 이걸 다 풀어야해서 그래."
그렇게 착하게 웃으면서 달래듯이 말하면 아무리 도경수라도 입다물게 된다고...
결국 백현의 말에 경수는 비어있는 맨 앞자리에 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가방은 여전히 백현의 자리에 둔채였다. 아무리 눈웃음을 그렇게 살살 쳐가면서 말해봤자 내가 니말대로 소녀도 아닌데 넘어갈리도 없고 게다가 나이 스물여섯에 여장에, 고등학교 수업에, 맨앞자리까지 주어진다면 필시 저는 차라리 사직서를 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한채로.
종이 울렸다. 아침자습이 끝나는 소리였다. 치마를 입은 채로 다리를 벌려 앉은 경수를 계속 힐끔대던 옆자리 남학생은 종이 치는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제무리에 녹아들었다.경수 역시 의에서 일어나 아직까지 자리에 앉아 있는 백현에게 다가갔다.
"수학인지 씨발인지는 다 풀었냐."
"다행히."
고개를 들어 올려 경수를 본 백현이 다시 웃었다. 새끼가 정들게 자꾸 웃고 지랄이야.
"그럼 비켜."
"음..."
"뭐가 또 음이야."
"다시 얘기하자고 했지 비킨다고는 안했는데?"
"아 진짜...짜증나게 할래?"
경수는 짝다리를 짚고 긴머리를 한 번 쓸어올렸다. 진짜 아침부터 재수없게 이놈이나 저놈이나 지랄이다. 옥상에서 까만 비닐봉지 쓴 새끼부터 앞에 있는 놈까지.
"무슨 얘기. 뭔 얘기를 하자는건데."
"꼭 이자리에 앉아야 할 이유가 있어?"
"어."
"뭔데?"
"앞자리는 존나 싫으니까."
"왜 싫은데?"
"싫은데 이유있냐? 그너저나 너 진짜 존나 이거저거 물어댄다?"
다시 찡그리듯 웃은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학기 초부터 이자리였어."
"그니까 그만큼 해먹었으면 이제 꺼져."
"미안한테 난 이자리 아니면 공부가 잘 안되서."
"그럼 이자리에 앉아서 수능보고 시험치냐? 아니잖아."
"공부랑 시험은 다르지."
도대체 나는 왜 나보다 여덟살이나 어린 새끼랑 자리가지고 이딴 말싸움을 하고 있는가. 경수는 그냥 앞자리에 앉을까도 싶었지만 상상만해도 그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그때 백현이 제 옆자리를 가리켰다.
"경아야."
"........"
"여기 앉을래?"
백현의 말에 움찔한건 그때까지 잘 앉아있던 혁준이었다.
"혁준아."
"..어?"
"혁준이 니가 경아랑 자리 좀 바꿔줄래?"
"..아...."
"안돼?"
백현의 말에 혁준이 조용히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곧 비워진 자신의 옆자리로 경수의 까만가방을 완전히 밀어 놓은 백현이 책상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어번 쳤다.
"앉아 경아야."
"........"
"여기도 뒷자리니까 괜찮지?"
경수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곤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백현이 아주 가까이 다가왔다.
"경아야."
진짜 제이름이 아니지만 경수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너 여자 아니지?"
놀란 경수가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여자로 보이고 싶으면 좀 더 조심하는게 좋겠어."
제 팔을 꽉 잡은 백현이 조금 더 작게 말했다.
"담배도 그만 피고."
아직도 치마를 입은채 잔뜩 벌린 경수의 다리를 제 무릎으로 살짝 밀었다.
"다리도 이렇게 오므리고."
기다란 제 손가락으로 경수의 입술을 가볍게 쳤다.
"말도 좀...예쁘게 하고."
백현의 몸이 제게서 멀어지자 경수가 그제서야 잔뜩 커진 눈으로 백현을 바라봤다.
"안그래 경아야?"
눈이 휘어지게 웃고 있었다.
변백현이.
?"
"아, 백현아."
"뭐야 이거?"
자신의 자리에 놓인 가방을 가리킨 백현이 물었다.
"아..오늘 전학생이 왔는데 걔가 거기 앉는다고 해서...담임이 맘에 드는데 앉으라고 했는데 걔가 거기 앉겠다고 그랬어."
"..전학생?"
"응. 도경..아? 뭐 아무튼 그런 이름이었는데.."
백현은 가만히 까만 가방을 내려다보다 옆으로 살짝 밀어내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책상서랍 안에서 수학문제집을 꺼내들고 곧 풀기 시작했다. 그럼 전학생은 어디 앉아..? 혁준은 제 오지랖 넓은 성격을 탓하며 조심스레 다시 백현을 불렀다.
"....저...백현아."
"혁준아."
"..어?"
"나 지금 문제풀잖아."
"아..미안."
혁준의 사과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백현이 다시 문제풀이에 집중했다. 10분쯤 지났을때, 경수가 다시 교실에 들어섰다. 떡하니 제 자리에 앉아 있는 이는 본 경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저새끼는 뭔제 남의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지랄이야.
"야."
부름에도 무시를 하는건지, 정말 못들은건지 반응이 없었다. 경수는 이제 백현의 어깨를 조금 세게 두드렸다.
"야. 야."
"지금 문제 풀잖아."
고개도 들지 않은채 대답하는 본새가 영 싹수가 노랗다. 경수는 긴 가발의 머리칼이 입술에 닿아있는걸 느끼고는 홱-하고 쓸어내리며 다시 말을 이었다.
"다른데 가서 풀던가. 여기 내자리야."
"원래 내자리야."
"근데 30분 전에 내자리 됐으니까 좀 꺼져."
경수의 말에 샤프를 던지듯 내려놓은 백현이 경수를 올려다봤다. 행동과는 다르게 아주 따뜻한 눈빛이었다.
"그럼 이제부터 다시 내자리할게"
"누구 마음대로."
"너도 니 마음대로 니자리했으니까 나도 내 마음대로 여기 내자리할게."
"분유를 말아 잡쉈나 새끼가 존나 유치하게."
"..입이 좀 험하네. 소녀가."
소녀래 씨발 미친새끼가. 경수는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제 얼굴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여차하면 가발을 집어던지고 뛰쳐나갈 작정까지 하고 있던 찰나였다.내가 형사를 때려치고 아랫집 할아버지랑 폐지를 주울지언정 이딴 새끼한테 소녀 소리들으면서 여기서 개길 이유를 못찾겠다. 아니...뭐..망할 내 직업정신이기는 하다만.
"소녀고 나발이고 궁뎅이 떼고 좀 꺼지라고."
경수의 말에 백현은 곤란한듯 웃으며 다시 한 번 시계를 힐끗 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아침 자습시간까지만 저기 빈자리에 앉으면 안될까? 자습끝나면 다시 얘기하자."
"........"
"경아야."
"......."
"내가 자습때까지 이걸 다 풀어야해서 그래."
그렇게 착하게 웃으면서 달래듯이 말하면 아무리 도경수라도 입다물게 된다고...
결국 백현의 말에 경수는 비어있는 맨 앞자리에 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가방은 여전히 백현의 자리에 둔채였다. 아무리 눈웃음을 그렇게 살살 쳐가면서 말해봤자 내가 니말대로 소녀도 아닌데 넘어갈리도 없고 게다가 나이 스물여섯에 여장에, 고등학교 수업에, 맨앞자리까지 주어진다면 필시 저는 차라리 사직서를 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한채로.
종이 울렸다. 아침자습이 끝나는 소리였다. 치마를 입은 채로 다리를 벌려 앉은 경수를 계속 힐끔대던 옆자리 남학생은 종이 치는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제무리에 녹아들었다.경수 역시 의에서 일어나 아직까지 자리에 앉아 있는 백현에게 다가갔다.
"수학인지 씨발인지는 다 풀었냐."
"다행히."
고개를 들어 올려 경수를 본 백현이 다시 웃었다. 새끼가 정들게 자꾸 웃고 지랄이야.
"그럼 비켜."
"음..."
"뭐가 또 음이야."
"다시 얘기하자고 했지 비킨다고는 안했는데?"
"아 진짜...짜증나게 할래?"
경수는 짝다리를 짚고 긴머리를 한 번 쓸어올렸다. 진짜 아침부터 재수없게 이놈이나 저놈이나 지랄이다. 옥상에서 까만 비닐봉지 쓴 새끼부터 앞에 있는 놈까지.
"무슨 얘기. 뭔 얘기를 하자는건데."
"꼭 이자리에 앉아야 할 이유가 있어?"
"어."
"뭔데?"
"앞자리는 존나 싫으니까."
"왜 싫은데?"
"싫은데 이유있냐? 그너저나 너 진짜 존나 이거저거 물어댄다?"
다시 찡그리듯 웃은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학기 초부터 이자리였어."
"그니까 그만큼 해먹었으면 이제 꺼져."
"미안한테 난 이자리 아니면 공부가 잘 안되서."
"그럼 이자리에 앉아서 수능보고 시험치냐? 아니잖아."
"공부랑 시험은 다르지."
도대체 나는 왜 나보다 여덟살이나 어린 새끼랑 자리가지고 이딴 말싸움을 하고 있는가. 경수는 그냥 앞자리에 앉을까도 싶었지만 상상만해도 그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그때 백현이 제 옆자리를 가리켰다.
"경아야."
"........"
"여기 앉을래?"
백현의 말에 움찔한건 그때까지 잘 앉아있던 혁준이었다.
"혁준아."
"..어?"
"혁준이 니가 경아랑 자리 좀 바꿔줄래?"
"..아...."
"안돼?"
백현의 말에 혁준이 조용히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곧 비워진 자신의 옆자리로 경수의 까만가방을 완전히 밀어 놓은 백현이 책상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어번 쳤다.
"앉아 경아야."
"........"
"여기도 뒷자리니까 괜찮지?"
경수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곤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백현이 아주 가까이 다가왔다.
"경아야."
진짜 제이름이 아니지만 경수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너 여자 아니지?"
놀란 경수가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여자로 보이고 싶으면 좀 더 조심하는게 좋겠어."
제 팔을 꽉 잡은 백현이 조금 더 작게 말했다.
"담배도 그만 피고."
아직도 치마를 입은채 잔뜩 벌린 경수의 다리를 제 무릎으로 살짝 밀었다.
"다리도 이렇게 오므리고."
기다란 제 손가락으로 경수의 입술을 가볍게 쳤다.
"말도 좀...예쁘게 하고."
백현의 몸이 제게서 멀어지자 경수가 그제서야 잔뜩 커진 눈으로 백현을 바라봤다.
"안그래 경아야?"
눈이 휘어지게 웃고 있었다.
변백현이.
손에 땀이 찬 세훈이 조용히 제손을 바지에 슥-닦았다. 핸들을 돌리며 슬쩍 바라본 뒷자석에는 조그마한 아이가 누워있었다. 세훈은 핸즈프리를 연결해 최근 통화 목록 중 가장 윗쪽에 위치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곧 받아드는 조금은 어린목소리가 들렸다. 응.
"우리 민석이, 뭐하고 있었어?"
-애기..
"..또 아기방 청소하고 있었어?"
-응..근데 세훈아...애기 없어..애기 어딨어?
"...민석아."
-나 오늘도 내 뱃속에 애기가 없어 세훈아..
"..민석아..아기방 예쁘게 잘 정리해야돼. 알겠지?"
-...응?...왜?..우리 애기 찾았어? 내 뱃속에 애기없는데...세훈이가 애기 찾았어?
"..응."
민석아. 조금만 기다려.
-...정말? 정말이야 세훈아? 진짜로?
"......응."
-..나 이제 엄마야...?
"당연히...우리 민석이가 엄마지..."
-애기...우리 애기....
민석아.
봐라.
너를 위해 내가 무슨짓을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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