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지금 이거 고모네 집에서 올리고 있어요
고모가 눈치를 계속 줘요ㅠ
그리고 설날 특집으로 이번편에서만 암호닉 추가로 받을게요
암호닉 |
하얀콩 수지 구슐 쑨진이 알로에 잇치 쿵니 변남 시나몬 새우초밥 플랑크톤회장 K 찬종짱좋음 은팔찌 호식 으르렁공주 찬찬백 엄지공주 준짱맨 얄루대 됴토리 에어컨 감자빵 허준 비비빅 빠오즈 종구멍멍 색종이 나루님짱 호빵걸 3분짜장 자판기 진2 단호박 V sos
몰랑이
두부
실밥 모과 짜요짜요
첫눈
찬열아,치즈
뽀송뽀송
밍밍이루루
초두 우니 |
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게 |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후로 찬열은 조금씩이지만 확실히 백현에게 점점 더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 하는 것이 확연하게 보였다. 그동안 자신이 했던 행동들과 언행들이 하루 아침 새에 모두 다 용서될 정도로 가벼운게 아님을 아는 찬열 이기에 혹시라도 같은 실수를 무의식 중에라도 저지르게 될까 조심하면서도 최대한 서먹함을 없애보려 애쓰는 것이 마치 어린아이를 돌보는 모습과 흡사해 보인다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였다. 찬열의 노력이 아예 헛된 것은 아니었는지 백현은 조금씩 찬열과 대화하는 횟수가 늘어났고 지금은 백현 쪽에서 먼저 말이나 장난을 걸면 찬열이 받아주는, 처음 만났을때는 생각도 할수 없었던 곳까지 관계가 이어졌다. 간혹가다 첸이 진작에 이렇게 해주지 그랬냐며 타박 아닌 타박 을 줄때 마다 죄책감과 미안함에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면 자신의 감정에 대해 확실히 깨달은 것이 느껴져서 이씽은 가끔씩 찬열이 지금까지도 자신의 감정을 알지 못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몸을 떨어야 했다.
* * *
"음..."
차트를 보는 이씽의 표정이 그닥 밝지 않았다. 백현이 깨어난 이후로 받는 첫 정기검진 인지라 그래도 어느정도는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고 예상했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나 보다. 찬열 과 첸은 숨죽이며 이씽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이거는...어..."
이씽이 입을 열기를 망설이자 결국 참다 못한 찬열이 입을 열었다.
"이씽,나쁜 결과라도 상관 없으니까, 그냥 다 말해줘."
결국 망설이던 이씽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애기집이 처음 만들어질때,너무 작게 만들어졌어요.아아,물론 요즘에 커지기는 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작은 쪽에 들어가는 거라서...나중에 진짜로 그,태동 오면 이번에 왔던거 만큼은 아니어도 많이 아플거에요."
"..."
"그리고,요즘에 먹는 거는 좀 어때요?"
"...옛날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어....아직 입덧은 멈추질 않았지만."
"이대로 가면 아마 얼마 지나고 나서 입덧은 멈출거에요. 그러면 식욕이 어느정도 좀...그...강해진다?"
"왕성해진다고?"
"네,네!그럴건데 그래도 배큥이가 먹는 대부분은 전부 애기한테 갈거에요."
"애기가 처음 생겼을때 영양분 같은게 많이 안들어와서 그런거도 있고 애기가 커갈수록 더 많은 영양분을 원하는 것도 있고."
"..."
"그래서...잘못하면 배큥이 생명이 위험,"
"이,이씽!"
"..."
찬열은 이 모든게 자신 때문인거 같아 한숨을 쉬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첸은 헛기침을 하며 이씽에게 눈치를 줬고 정말로 안좋은 결과까지 다 말하고 있던 이씽은 그제야 눈치를 채고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이미 상황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져 있었다. 이씽이 어쩔줄 몰라하자 첸 은 찬열의 팔을 이끌며 진료실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하하...이씽,그러면 우린 나중에 올게.잘있어-."
"아,네네!나중에 봐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진료실을 나온 첸 과 찬열이 무거운 분위기를 띄며 차안으로 돌아오자 미리 차로 돌아와서 준면과 얘기를 나누고 있던 백현이 의아하단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 있어요?"
"어?아냐,아무것도."
첸 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앞자리에 착석했다. 백현의 옆자리에 앉은 찬열은 말없이 백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제 막 3개월이 조금 못된 백현은 살이 다른 산모들에 비하면 덜 붙은 편이었던 지라 얼핏 봐서는 4-5개월 차에 들어서는 산모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배만 볼록 튀어나온 편이었다. 요즘 들어 그래도 살이 찐 편 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옷을 벗으면 갈비뼈가 보일 정도니. 찬열은 말없이 백현을 품에 안았다. 갑작스러운 찬열의 행동에 백현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조심스럽게 찬열의 등을 토닥여줬다.
* * *
백현이 퇴원을 한 후 가장 먼저 한것은 아가방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찬열의 집에 있는 방이야 손님방과 찬열,백현의 방,그리고 첸 의 방을 빼고도 많은게 사실이었지만 이왕이면 햇볕도 잘 들고 넓지도,좁지도 않은 방이면 좋겠다는 백현의 의견에 따라 찬열이 자신과 백현의 방 바로 옆에 있는 - 찬열의 기준에서 - 조그만 방 을 아가방으로 바꿔놓았다. 아직은 베이지색 벽지 만 덜렁 발라져 있고 침대나 장난감, 어느 하나도 마련된것은 없었지만 백현은 퇴원한 이후여 시간이 날때마다 그 방에 들어가 책을 읽거나 배를 쓰다듬으며 시간을 보내는게 일상화 되어갔다.
차가 정차하자 백현은 차에서 내려 언제나 그랬듯이 아가방으로 향했다. 첸 은 이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보겠다며 자리를 떴고 남은 찬열은 자신의 방으로 향하려다 걸음을 돌려 백현이 있을 아가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역시나 예상대로 백현은 방 한가운데에서 창문을 마주보게 앉아 배를 쓰다듬고 있었다.
"찬열아."
인기척을 느낀 백현이 찬열을 발견하곤 이리 오라며 손짓을 했다. 찬열은 백현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그동안 쌓여왔던 골이 모두 매꿔진건 아닌터라 잠시동안 침묵이 맴돌았다. 그러다 이내 백현이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남자래,여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아까 기다리면서 들어보니깐 3개월 쯤 되면 애기 성별도 알수 있다던데, 혹시 이씽이 안말해줬어?"
"...별 말 없었어. 다음에 검진 받을 때 물어보지,뭐."
백현은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무슨 의미에서 지은 건지는 알수 없었다.
"아,그리고 나중에 시간나면 침대랑 보러가자. 애기옷은 미리 사두지 않아도 나중에 많이 들어온다니깐 조금 천천히 사고. 사러가는 김에 장난감 같은것도 사러갈까?딱딱한건 애기들 다치기 쉽다니까 말랑말랑 한거 위주로."
백현의 목소리가 조금 밝아졌다.해맑은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는 백현의 모습에 찬열은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면서도 병원에서 들었던 이씽의 말이 계속 걸려서 마냥 웃을수가 없었다.
"...무슨 일 있어?"
뱃속의 아이가 백현에게 가야 될 영양분 까지도 흡수할 거란 말,아기집이 초반에 너무 작게 형성되서 태동이 올때 지난번 처럼은 아니어도 고통스러울 거란 말,그리고 백현의 생명이 위험할거라는 말까지.
"...병원에서 무슨 일 있었구나."
찬열은 이제야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게 멍청하다 느껴졌다.
"...나,몸 많이 안좋대?"
찬열이 계속 대답이 없자 백현은 아까와는 다르게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찬열에게 물었다. 그제야 백현을 본 찬열은 말없이 자신의 손을 백현의 손에 겹치며 말했다.
"...아무일도."
"..."
"...아무 일도 없어."
지금은,이것이 찬열이 할수 있는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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