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감기가 들었나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오네요(훌쩍)
여러분들은 감기 안걸리게 조심하세요ㅠ
ps. 이번편 대사는 무슨 이천년대 초반에나 봤을법한 인터넷 소설 대사네요(오글오글오글오글)
재미없게
암호닉 |
하얀콩
수지
구슐
쑨진이
알로에
잇치
쿵니
변남
시나몬
새우초밥
플랑크톤회장
K
찬종짱좋음
은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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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르렁공주
찬찬백
엄지공주
준짱맨
얄루대
됴토리
에어컨
감자빵
허준
비비빅
빠오즈
종구멍멍
색종이
나루님짱
호빵걸
3분짜장
자판기
진2
단호박
V sos
몰랑이
두부
실밥
모과
짜요짜요
첫눈
찬열아,치즈
뽀송뽀송
밍밍이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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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게 |
진료시간이 다 끝났는지 복도에는 몇몇 간호사와 환자들 외에는 어느 하나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찬열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뒤 자신이 구겼던 사진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입고있던 자켓 주머니 속으로 사진을 넣었다. 계속 보고 있으면 더욱 더 머리가 복잡해 질것만 같았다. 딩동- 하는 소리와 함께 층수를 말하는 기계적 느낌 밖에 들지 않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찬열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층 버튼을 누른 찬열은 더이상 아무도 타지 않음에도 열려있는 엘리베이터 문에 별 생각 없이 닫힘 버튼 을 눌렀다. 스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혀갔다. 바로 그때였다.
'턱-'
누군가의 손이 닫혀가던 엘리베이터 문틈 사이로 턱 하고 들어왔다. 아무 생각없이 서있다가 갑자기 들어온 손에 놀란 찬열은 자신도 모르게 눈이 커지면서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거의 닫혀가던 문은 다시 스르륵-하는 소리를 내며 열렸고 찬열은 어렵지않게 손의 주인공을 알수 있었다.
"...이씽?"
"...차뇰.잠시만,저좀 봐요."
급하게 뛰어왔는지 이씽은 살짝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찬열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먼저 걸음을 옮긴 이씽의 뒤를 따라갔다. 이씽이 향한곳은 특별한 장소가 아닌, 바로 이씽 자신의 진료실이었다. 벽 에 걸려있는 여분의 가운 몇벌과 책상에 놓여있는 '의사 장이씽' 이라 써진 아크릴 재질의 명패가 이씽이 의사임을 실감케 해줬다. 찬열은 책상 앞에 놓여진 의자에 앉았다. 이씽은 잠시 숨을 고르다가 이내 굳은 결심을 했다는듯이 서랍을 열어 서류 몇장을 꺼내 찬열에게 건냈다.
"읽어봐요."
"..."
"다 읽을때까지, 저는 나가 있을께요."
이씽은 자료를 받아든 찬열을 뒤로 한체 진료실 밖으로 나갔다. 진료실의 문을 닫자 밖에 서있던 이씽을 보조하는 간호사들중 한명이 조심스레 이씽에게 물음을 던졌다.
"...선생님.저분이 아까 그 쇼크로 실려오신 분 남편 맞으시죠?"
이씽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아까 부탁하셨던 자료도..."
이씽은 간호사가 말을 끝내기 전에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퇴근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제스쳐를 눈치챈 간호사들이 이씽에게 인사를 하고 저만치 사라지자 이씽은 진료실 문 옆에 위치한 간이 의자에 앉아 숨을 돌렸다. 자신이 주제넘은 짓을 한 것 일수도 있었지만, 일단은 이것이 찬열의 오해를 풀어줄, 자신에게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었다.이씽 은 쓰고 있던 안경을 벗으며 긴박했던 몇시간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기절한 후에도 발작을 일으키는 백현에게 진정제를 투여한뒤, 심박수가 떨어지지 않게 심장마사지를 해주길 몇십분, 간신히 진정된 백현 덕에 한숨 놓은 이씽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혹시나 태아에게 이상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백현을 초음파 검사실로 옮긴뒤 얇은 양수검사 용 바늘을 꺼내어 백현의 배에 콕 하고 찔러넣었다. 따가운 느낌이 들었는지 백현이 순간 인상을 찡그렸지만 이내 다시 편안한 얼굴로 돌아왔다. 초음파 사진이 보이는 모니터를 봐가면서 아이가 바늘에 찔리기라도 할세라 조심스럽게 양수를 체취한 이씽은 적당한 양의 양수가 모이자 바늘을 빼낸뒤 검사용 통에 양수를 옮겨 담고 대기하고 있던 간호사들에게 백현과 통을 넘겨줬다.
"어느정도 진정 된거 같으니깐, 일반병실,로 옮겨줘요."
"네,선생님."
"검사결과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세요."
모니터 화면에 떠있는 마우스를 몇번 클릭한 이씽은 백현의 배에 묻어있는 젤을 닦아내고 있는 간호사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위잉-하며 인화되는 초음파 사진들을 집어 간단한 쪽지와 함께 얇은 봉투에 넣었다. 첸 에게 부탁해서 찬열에게 전해줄 생각이었다. 그 순간, 이씽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번쩍-하고 스쳐지나갔다. 이씽은 통을 들고 나가려던 간호사 를 급히 붙잡았다.
"저,저!유나씨!"
"네?"
'임 윤아' 라 적힌 명찰을 찬 간호사가 갑작스레 불린 자신의 이름에 이씽을 바라봤다.
"지난번에, 그,그 있잖아요.그,그거!그!"
생각이 안나는지 이씽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머리를 싸맸다. 무엇을 말하는지 알턱이 없는 간호사는 아리송한 표정으로 이씽을 쳐다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이씽이 아! 하는 소리와 함께 드디어 기억이 났다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차뇨리 가족들이 검사받은거!"
"차뇨리...?아,박회장님 가족분들이 몇달전에 건강검진 받으신거요?"
간호사는 어렵지 않게 약 반년전 - 백현이 들어오기 전이었다 - 쯤에 찬열의 가족들이 단체로 건강검진을 받으러 왔던 것을 기억했다. 찬열이 온것만으로도 병원이 뒤집어질 판이었는데 두 동생들 까지 왔으니 뒤집어지다 못해 까무러쳤던건 말할것도 없었다. 그나저나 동생들 이름이 민석 이랑 경수 랬나...?간호사 는 잠시 생각을 하다 이내 알아봐야 딱히 쓸데도 없다는 생각에 생각하는것을 관뒀다.
"그, 차뇨리 가 검사 했던거.샘플 있겠죠?"
"뭐...보통 샘플은 1년 정도 보관하니깐 있겠죠?"
"그,차뇨리꺼 샘플이랑, 이 양...수랑,그 DN,A 검사를 해주세요."
"네?"
당황스러운 이씽의 말에 간호사는 자신도 모르게 목에서 삑사리가 났지만 어느 누구도 그 것을 신경쓰지는 않았다. 아무리 이씽이 찬열의 주치의 이긴 하지만 DNA 검사는 가족의 동의 없이는 하는것 자체가 불법이었다. 잘못하면 이씽은 중국으로 다시 가는데다가 의사면허를 취소당할수도 있고, 도와준 간호사들은 모두 운 좋으면 시골 외곽 병원으로 강제 발령이 나거나 나쁘면 아예 간호사 일은 꿈도 못꾸게 될수도 있었다. 이씽의 당돌한 말에 다른 간호사들도 꽤나 술렁이는 눈치였다. 다행히 밖에 누군가가 있거나 하지는 않아서 이씽과 초음파실 안의 간호사들 외에는 들은 사람이 없는듯 했다.
"서,선생님.아무리 그래도 그건 불법이에요.잘못하다간 선생님도 그렇고 저희도,"
"윤아씨.모든 책임,내가 다 받을게요."
"..."
"유나씨랑 다른 간호사분들 이 받아야 할 벌,제가 대신 다 받을게요."
"..."
"딱 한번만, 부탁드릴게요.제발,검사 한번만 해주세요."
간호사는 난감하다는 눈빛으로 다른 간호사들을 봤지만 그들도 역시나 난감한건 마찬가지 였다. 한참을 갈등하던 간호사는 이내 굳은 결심을 한듯 이씽을 향해 입을 열었다.
"...검사는 한시간 정도 걸려요."
다른 간호사 들이 경악과 놀람의 눈초리로 간호사를 바라봤지만 간호사는 이내 그 시선들을 무시한채 양수가 든 통을 들고 검사실로 향했다. 간호사가 간뒤, 이씽은 아직도 얼어있는 다른 간호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간호사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하고 있던 일을 마저 끝낸뒤 백현이 누워있던 간이침대를 옮겼고 이씽은 그 뒤를 따라 걸어나갔다. 무모한 방법일수도 있었지만,이것이 자신이 생각하는,백현 과 찬열 두사람을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다. 물론, 이 사실을 들킬시엔 엄청난 불호령 정도는 감수해야 겠지만. 그리고, 갑작스러운 상황때문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한가지. 이씽은 다른날처럼 한국어가 서툴지 않았다.
* * *
꾸벅꾸벅 고개를 떨구며 졸고 있던 이씽은 헉-하는 소리와 함께 의자에서 미끄러질 뻔한것을 간신히 중심을 잡으며 모면할수 있었다. 창문 밖은 어느새 어둑어둑 해졌고 저 멀리 보이는 데스크 쪽의 불빛만이 유일하게 복도에서 보이는 불빛이었다. 이씽 은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8시 20분. 병원 문은 진즉에 닫혔고 이씽의 퇴근 시간도 진즉에 지난지 오래였다. 이씽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자신의 진료실 문을 바라봤다. 아랫부분으로 불빛이 새어나오는게 보였다. 자료가 그렇게 길거나 하진 않았는데, 아직 다 못 읽었나? 사실 찬열에게 전해준 자료는 원래 이씽이 첸 에게 주려던 자료였다. 하지만 퇴근 전에 커피나 한잔 마실까 하고 복도를 걸어가다가 우연히 찬열을 만나자 당사자에게 전해주는게 낫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달려가 찬열을 붙잡고 자료를 건낸것이었다. 의학용어가 복잡하게 써져있던 터라 이해하기 쉽게 자신이 다시 타이핑을 했는데 - 물론 타이핑 이후에 간호사가 다시 타이핑을 해줬지만 - 못알아 보는건가?아니면 그냥 불만 켜두고 간건가? 의아해진 이씽은 눈가를 비비며 진료실의 문을 열었다.
"차뇰.아직 다 안읽었...차뇰?" 찬열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차뇰,왜그래요?...어?"
놀란 이씽이 찬열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물을때,이씽은 뭔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찬열의 몸은 미세하지만 확실히 떨리고 있었고, 무언가를 참고 있는듯한 소리가 찬열의 입에서 연신 새어나왔다. 이씽이 찬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을때, 이씽은 찬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이씽."
"...차뇰."
"나...진짜,아..."
찬열의 목소리에서 찬열이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물기가 묻어있으면서도 떨림이 멈추지 않는 목소리에 이씽은 말없이 찬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게 나을거란 생각이 들어 아무 말 없이 찬열의 말을 들어주었다.
"...내가..."
"..."
"...지금까지,변 백현 한테."
"..."
"대체...무슨 짓을 한거지...?"
찬열의 머릿속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스쳐지나갔다. 첸이 했던 말들, 백현이 악을 쓰면서까지 외쳤던 말들 까지.
'네가 무슨 오해 하고 있는지 다 알거 같다. 근데, 적어도 백현이 얘기는 들어봤어야지'
'이 뱃속의 애는 박찬열,네 애가 맞다고!제발,제발 좀 믿어!'
"...이씽,아니 형."
찬열의 표정은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오로지 죄책감만이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
"내가...지금까지 내 애를 가진 사람한테...뭐라 한지 알아?"
"..."
"다른 알파랑 잤냐고,어디서 몸 굴리고 오냐고,누구 애냐고...!"
"..."
"...근데,이것보다 더한말도 했었다...?"
"..."
"...애기를,뱃속에 있는 애기를...지우라고 했었어."
"...!"
처음 듣는 찬열의 말에 이씽은 꽤나 놀란 표정 이었다. 찬열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내 애기를,나랑 변 백현 의 애기를...!내가...!지우라고 했었다고...!어...?!"
찬열은 힘없이 자켓 주머니 속에 넣어뒀던 사진을 꺼냈다. 구깃하게 구겨진 사진에 이씽이 잠시 눈쌀을 찌뿌렸지만 이내 아무말 없이 넘어갔다.
"...나...진짜 개 같다."
"..."
"진짜로...개 같다...시발...!"
찬열이 다시 고개를 떨궜다. 그동안 백현을 오해했다는 것과 자신이 마주한 진실에 가슴 속이 죄책감과 알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근데 이씽....그거 알아?"
"...뭘?"
"그동안 변 백현 한테 못되게 군거랑,욕하고 한거 생각하면..."
"..."
"...여기가 좀 많이 아프다."
"...차뇰."
"..여기가...!많이 아퍼...!왜...!!"
찬열이 자신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조금 세다 싶을 정도의 세기로 툭툭 쳤다. 동시에 찬열의 손에 있던 서류들과 사진들이 떨어졌지만 두 사람 모두 딱히 신경쓰지는 않았다. 찬열의 몸이 아까전보다 더 확연히 떨려왔다.
"...흐으..."
"..."
이씽은 말없이 찬열을 다독여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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