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
" 응? 왜. 더줄까? "
" 아니, 그런거 아니구. "
" 응. 그럼? "
" 갔다와요. "
" … 정말? "
" 응. 나 혼자도 잘 할테니까. 걱정하지말고. "
" 우리 딸 기특하네. "
토닥거리며 너를 안아주는 엄마때문에 눈물이 또 터져버렸어.
" 밥 먹구. 잠깐 나갔다 와도 돼? 바람도 쐘 겸.. 나가고 싶은데. "
" 혼자? "
" 아니- 홍빈이랑. "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뱉어버린 홍빈이의 이름에 너도 잠깐 당황했지만, 안심하는 엄마의 표정을 보며 너도 생긋 웃었어.
이렇게 해서라도 엄마를 안심시키고 싶었거든.
" 언제 들어올꺼야? "
" 걱정하지마요- "
옷을 겹겹이 껴입고 집을 나오니 막상 갈 곳도 없었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 그 순간, 이제 아무도 없으면 이렇게 갈 곳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또 다시 막막해진 너야.
[ 밥은 먹었어? ]
[ 왜. ]
[ 걍~ ]
[ 먹음. 니는. ]
[ 나도ㅋㅋㅋ갈비찜 먹었지롱~ ]
[ 집? ]
[ ㅇㅇ! ]
[ ㅃㅇ ]
[ ㅇㅇ ]
하긴, 니한테 의지하려고 생각한 내가 병신이지.
단답 퍼레이드의 문자를 보며 체 하고 헛웃음을 짓는 너야. 뭘 기대했길래.
어서오세요- 하는 여종업원의 하이톤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무의식적으로 캔맥주코너로 갔어.
주머니에 있는 돈도 얼마 없는데, 그나마 뒤에 있는 시원한 맥주를 하나 집어 계산하고서 따려는 찰나,
" 야, 너, 존나, 디지고, 싶지? "
" 어? 이홍빈! "
" 전화는, 왜, 씹어, 아오, "
헉헉거리며 뛰어와서는 무릎까지 짚으며 널 올려다보는 이홍빈때문에 너도 마시던 맥주를 내려놓고 홍빈이를 바라봐.
" 왜 와? "
" 이모가, 전화, 너랑 만나냐고, 아오 진짜 "
" 우리 엄마가? "
" 나랑 간다 그랬다며? 전화하셨어. "
" 아... "
" 술은 또 왜 마셔? "
" 어.. "
" 니 큰 일 난줄 알고 졸라 뛰어왔는데. 에이썅. "
" 걱정했어? 헤- "
" 죽여버려 진짜. 줘 봐. "
" 이거? 에- 오랜만에 비싼건데.. "
" 아 줘 봐!! "
" 네에.. "
니 손에서 맥주를 뺏어서는 원 샷을 해버리는 홍빈이 때문에 맥주는 다 빼앗겨버리고. 알바 눈치나 보는 바람에 그대로 편의점도 나와버렸어.
" 이제 어디가? "
" 음.. "
" 내가 끝내주는 곳 하나 아는데. "
그렇게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너네 집 비상계단이였어.
" 안주도 없고, 술도 없고. "
" 나 있잖아. "
약간은 능글맞게 네 어깨에 팔을 올리며 널 바라보던 순간 불이 꺼졌어. 뭐 물론 홍빈이가 발로 툭툭 하니까 다시 주홍빛 불은 깜빡거리며 켜졌지만.
" 많이 힘들까? "
" 응? "
" 엄마 없이.. 사는거.. "
" 또 또 그 얘기. 우울해지게. "
웃으며 너의 볼을 장난스럽게 주욱 잡아당겼지만 넌 그 어느때보다도 진심 가득한 한 마디였어. 그리고 그걸 눈치챈 듯한 이홍빈이 널 바라보며 말했고.
" 힘들땐 내가 있잖아 짜식아.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 "
양 손으로 니 얼굴을 감싸오는 홍빈이의 손이 그리 크진 않지만 따뜻해. 그래서 괜시리 더 눈물이 차올라.
원래 잘 안우는데.
아마 홍빈이 손에도 니 눈물이 닿았나봐.
불이 꺼졌는데도 켜지지 않는 센서 등에 넌 눈물만 주욱주욱 뽑아냈어. 더 짜도 나올 눈물도 없게끔.
" 맨날 울어. 찔찔이야 아주. "
" 위로는 못 할 망정.. "
평소보다 차분하게 낮아진 홍빈이의 목소리가 따뜻하게 다가오는 그 때
입술과 입술이 맞닿고, 온기와 온기가 맞닿았어.
입술이 떨어지고 나면 다시 어색해질걸 알지만, 그래도 그 온기를 놓치기 싫은게 진심인걸.
" 이제 좀 믿겠어? "
" 불 켜. "
" 네 누나. "
" 나, 나 갈꺼니까. 어. 뭐였지. 아. 어. 너도 조심해서 가. "
" 처음하는 것도 아니고 어색하기는. "
" 아 몰라. 됐어. 저리 가. 치워. "
" 그때보다 늘었다? "
" 미친. "
" 조심해서 들어가- 나도 갈께- 배웅! "
" ... "
배웅치고는 이제 어색해진 포옹을 꽈악 해주고 집으로 들어왔어.
왠지모를 든든한 마음도, 같이 간직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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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유너커쿠크킂ㅋ쿵댜ㅐㅈ재주투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초록글ㅠㅠㅠㅠㅠㅜ사랑해요 독자님들ㅠㅠㅠㅠㅠㅠㅠ앞으로 더 사랑할께요 찡긋^^ 사실 그래서 오늘 좀 더 길었던거 안비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