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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 전체글ll조회 679


 

 

 

 

 

 바바리 코트를 입은 여자가 호텔에서 빠져 나오자마자 그녀의 앞으로 고급 세단 한 대가 멈추어 섰다. 검게 선팅이 되어 그 내부는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을 기다리는 올망졸망한 눈들이 절로 그려져 여자는 슬며시 웃었다. 여자의 붉은 입술이 곡선을 그리자 초조하게 운전대를 잡고 있던 종인의 입꼬리 역시 위로 향했다. 여자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조수석의 문을 열었다.

 

 

"웰컴!"

 

 

 여자가 자리에 앉자마자 뒷자리에 안은 민석이 소형 폭죽을 터뜨렸다. 눈이 커다래져 웃음을 터뜨리는 여자의 위로 종인은 익숙하게 몸을 기울여 안전벨트를 매 주었다. 푸석해진 얼굴을 쓰다듬어주는 것도 잊지 않고. 

 

 

"이게 다 뭐야."

"1년만에 보는데 이정도는 약과지."

 

 

 1년만에 마주한 민석과 여자가 아예 몸을 틀어 대화를 시작한 새, 종인이 부드럽게 차를 출발 시켰다.

 

 

"아버지도 너무하시지. 어떻게 한국에 오자마자 애한테 일을 시켜?"

"내가 하겠다고 했어."

"경수 너도 참…근데 그 가발은 언제까지 쓰고 있을거야?"

"왜. 예쁘기만 한데."

 

 

 경수가 장난기 어린 표정을 한 종인의 뺨을 아프지 않게 꼬집었다.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실실 웃던 종인이 표정을 굳히며 제 오른손으로 경수의 손가락을 잡았다. 미미하지만 익숙한 담배향이 어려있었다. 경수는 담배를 피지 않았다. 여전히 시선은 앞으로 고정시킨 채 제 손을 놓아주지 않는 종인에, 경수는 알아서 입을 열었다. 오늘 만난 P전자 회장이 엄청난 골초였어. 그러자 민석이 걱정스레 물었다.

 

 

"안에서 무슨 일 없었지?"

 

 

 경수는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민석이 말하는 '무슨 일'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경수 본인은 더이상 이러한 일들에 감흥이 없었다. 따라서 크게 다가오는 것도 없었다. 여장을 하여 배불뚝이 남성들을 홀리는 것도, 아닌 척 적당한 밀고당김으로 기밀을 빼내는 것도, 수치스러운 말들을 감내하는 것도. 이제 모두 무서울만큼 익숙해진 일들이었다. 경수는 잡히지 않은 다른 손으로 자신의 손을 감싼 종인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그제서야 굳어있던 종인의 표정이 누그러진다. 늘 고마운 사람들. 경수는 입 밖으로 내지 못할 감사의 말들을 속으로 곱씹었다. 도민석과 도종인. 그들은 경수의 이복형제들이었다.

 

 민석과 경수가 주를 이루고, 종인이 틈틈히 한마디씩 던지며 세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민석의 농담에 웃음을 터트린 경수를 곁눈질하던 종인은 허벅지에 올려진 경수의 손이 불안하게 요동치는 것을 눈에 담았다. 피아노를 치는 듯 타닥이는 기다란 손가락의 움직임은, 분명 경수가 불안하거나 생각이 많을 때 무심결에 나오는 행동이었다. 종인은 시선을 앞으로 돌리곤 말 없이 경수의 손을 감쌌다. 손 안에서 움직임이 멈추는 것을 느끼고 다시 경수를 쳐다보았을 때 경수는 웃음이 사그라든 얼굴로 머뭇거리고 있었다. 무엇을 말하려 하기에 저렇게 망설이는 것일까.

 

 

"…저기, 혹시 다온그룹에 대해서 아는 거 있어?"

"다온그룹? 변가(家) 말이지?"

"응. 거기 핵심 인물들이 어떻게 돼?"

 

 

 그집이 아마 변희재 회장이랑 와이프 박차희. 장남 변재현 이사 와이프 A재단 장녀 윤서진. 그리고 둘째아들…이름이 뭐였지?

 

 

"변백현."

 

 

 종인의 말에 민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경수는 입 안에서 낯설게 굴러가는 이름 석자를 읊조렸다. 타인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타입은 아닌지라, 이 바닥에서는 꽤 유명할 이름은 낯설었지만 그의 만행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태어날 적 부터 입에 물린 금수저로 이곳 저곳을 휘젓는 변가의 막내아들, 변백현. 경수는 조소했다.

 

 

"갑자기 그 쪽 집은 왜? 다음은 거기야?"

"아니. 그냥 궁금해서."

 

 

 줄곧 앞을 향하던 종인의 시선이 살짝 방향을 틀어 경수를 향했다. 굳게 다문 입술과 침착하게 내려앉은 눈은 익히 알던 경수의 모습이었지만, 어딘가 묘하게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 미묘한 변화를 수년간 경수의 옆을 지키던 종인은 알 수 있었다. 공기의 흐름만 보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던 둘이었지만, 1년 전 경수가 갑작스레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면서 둘은 한 발자국 멀어졌다. 아니, 일방적으로 경수가 물러난 것이었다. 둘 사이의 공백에는 경수의 비밀이 자리했다. 

 

 

"변백현 만나지 마."

 

 

 불퉁한 종인의 말에 경수가 웃으며 그의 머리를 흐트렸다. 하지만 종인은 진심이었다. 본인도 알 수 없는 어떠한 것을 예감시킨 촉은 생각보다 날카로웠다. 만나지마, 만나지 말라고. 연달아 이어지는 그의 투정어린 말에 종국에는 민석까지 거들었다. 맞아 걔는 애가 좀 별로야.

 

 

"나도 걔 별로야. 근데 궁금해."

"형."

"꼬셔볼까?"

 

 같은 날. 누군가는 바삐 흘러가는 도심을 내려다 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그 안에서 목적지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같은 시각. 그들은 다른 곳에서 서로를 생각하고 있었다. 얼굴 한 번 본적 없지만, 오직 이유 모를 끌림만으로.

 

 

SCANDAL

1. 악연의 서막

 

w.다올

 

 

 

 

 1년만에 찾은 본가였다. 빠르게 샤워를 마친 경수는 제 본 모습인 20대 초 어리숙한 남성으로 돌아갔다. 단정하게 목 까지 잠근 먹빛 셔츠에 눈을 덮는 검은 앞머리. 디오도, 셀리도, 그 무엇도 아닌 '도경수' 본연의 모습이었지만 본인 조차 한달여동안 제대로 못 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경수는 그런것에 연연하지 않았다. 제 본 모습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 만족하는 편이었다. 사실, 경수는 제 본 모습이 기억이나지 않을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럴때면 얼굴의 반을 가리는 앞머리를 들어 올리고, 거울을 깊숙히 들여다보며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잊고 살지는 말자, 내 알맹이. 그렇게 뇌까리는 경수는 어쩐지 조금 울적하다고 생각했다.  

 경수는 차분한 얼굴로 이 대저택에서 가장 큰 방 문 앞에 섰다. 남자 치고는 작은 주먹으로 문을 두어번 두드리자 이내 안에서는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들어와. 경수는 침착하게 안으로 들어섰다.

 

 Y물산 합병 건으로 서류를 검토하던 도회장이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1년만에 나타난 자신의 복병에, 도회장은 쓰고있던 묵직한 무테안경을 내려 놓았다. 경수는 예의바른 몸가짐으로 도회장에게 허리를 숙였다.

 

 

"안녕하셨습니까 회장님."

"늙은이야 언제나 똑같지. 오자마자 일 처리를 잘 해냈다고 전해들었네. 1년만에 온 모국인데, 좀 쉬지 않고."

"괜찮습니다."

"뻣뻣한 건 여전하구만. 앉지 그래."

 

 

 경수는 도회장의 책상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가죽 소파에 꼿꼿이 허리를 세워 앉았다. 도회장은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온 토끼마냥, 애써 정신을 또렷이 하는 모습에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오로지 저를 향하는 동그란 눈을 보고 있으면 마냥 웃고 있을 수는 없었다. 떠올리는 것 만으로 마음이 쓰린 사람이 자꾸만 보였기 때문이다. 경수는 필요 이상으로 제 어미를 닮아있었다. 

 

 

"그래, 한국에는 다시 안 올 것 처럼 굴더니 갑자기 귀국한 이유가 궁금하군."

"저도 궁금했습니다.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사는지."

"그래서 접근을 하겠다는건가?"

 

 도회장이 흥미롭다는 듯 팔짱을 끼며 말했다. 경수는 마른 침을 삼키며 말을 아꼈다. 무언은, 긍정을 나타낸다고 했던가.

 

 

"말리고 싶은데."

"회장님."

"그 쪽 집안이랑은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니 애초에 엮이지 말아야 해."

"……."

"난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지금껏 살아오며 느낀바는 있지. 인연이 닿는다면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만나게 되더군."

 

 

 도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건조한 시선이 그의 너른 등으로 따라붙었다. 도재학 회장. 아버지,라는 사람. 두 사람은 같은 피를 나눈것이 무색할만큼 철저한 비지니스 관계로 존재했다. 호적 상에도, 그 어떠한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먼지같은 자식. 하지만 경수는 그것을 제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여태까지 살아왔다.

 

 

"저도 회장님 덕분에 일찍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거지만."

 

 

 하지만 정확히 1년 전. 숙명이라고 믿었던 것에 금이가기 시작했다. 거짓으로 점철된 진실의 끄트머리를 끝내 보고 만 것이다.

 

 

"인연은 만들어 가는 것이더군요."

 

 

 도회장은 경수의 말에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올곧게 저를 향하고 있는 얼굴은 차분했다. 하지만 더이상 그는 덜 여물어 싱그럽던 소년의 모습이 아니었다. 1년전 알게 된 진실의 한자락이 경수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경수는 눈에띄게 굳은 도회장에 얼굴에 웃음을 삼켰다. 이제 정말로 재미있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

 

 

 

 

  강남의 한 클럽 Space. 마약 밀매나 최고급 접대가 이루어지는 이곳은 상류층의 천국이라고도 불리는 곳 이었다. 동시에, 백현과 찬열이 제 집 안방처럼 드나드는 곳이기도 했다. 검열이 불가피한 만큼 물이 좋다는게 그 이유였다. 바테이블에 앉은 백현은 턱을 괸 채 아까부터 스테이지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적당히 술이 오른 나른한 눈은 줄곧 한 곳을 향했다. 그의 시선의 끝에는 한 여자가 적당히 리듬을 타고 있었다. 늘씬한 몸을 부각시키는 붉은 셔링 원피스를 입은 여자는 어디 하나 과한점이 없었지만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무언가가 존재했다. 길게 웨이브진 머리카락 사이로 스치듯이 보이는 얼굴은 지루한 표정이었다. 클럽의 이름처럼, 백현은 여자가 우주속에 몸을 맡기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아임 백."

"…왔냐."

"혹시 날 그렇게 보고 있던거?"

 

 

 스테이지에서 몸을 풀고 돌아온 찬열에 백현은 중지를 내밀었다. 평소같으면 별의별 상스러운 욕이 날아들 타이밍이었지만 오늘따라 얌전한 반응에 절로 맥이 빠지는 찬열이었다. 찬열은 의아한 얼굴로 백현의 눈 앞에 손가락을 흔들어 보였다. 우리 백현이 이거 몇 개? 백현은 혀를차며 가차없이 스테이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날카로운 시선이 아까 여자가 있던 곳을 향했을 때, 여자는 그 곳에 없었다. 백현이 눈을 가늘게 뜨며 주변을 살폈지만 어디서도 여자의 붉은 원피스는 실오라기 하나 보이지 않았다. 백현은 욕을 뇌까리며 옆에서 칵테일을 주문하며 여유를 떠는 찬열을 타박했다.

 

 

"새끼야 너는 왜 그때 와서는."

 

 

 내가 뭐! 이상한 타이밍에 욕을 먹은것이 억울해 찬열이 항변하자 백현은 고개를 저으며 술잔을 들이켰다. 그저 한낱 우주를 가르던 유성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신기루같던 찰나의 순간을 되새기며 양주병을 기울일 때였다. 옆에서 칵테일을 받아든 찬열이 짐짓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야 저기 끝에 앉아있는 저 여자 스타일 괜찮지 않냐? 모델인가?"

 

 

 찬열이 턱짓으로 가리킨 곳을 따라 움직인 시선의 끝에는 또다시 붉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있었다. 여전히 측면이었지만 훨씬 가까워진 거리였다. 여자는 한 손으로는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으로는 테이블을 두드리고 있었다. 하얀 손가락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던 백현은 개구진 웃음을 머금었다. 지독한 악연의 서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_

많이 부족한 글인데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ㅠㅠ!

민석이와 종인이의 성은...(시선을 회피한다)

스토리 전개상 어쩔 수 없었....(대구리를 밖는다)

 

..다..다음화에서 뵈요^♡^

대표 사진
독자1
엄청 엄청 재밌어요!!!! 앞으로 좋은 글 기다리고 있을게요 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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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담편이 진짜 시급합니다 잘보구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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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으옥!!!!!!!!아 진쨔 재미있어요ㅠㅠㅠ 그 붉은 원피스 여자가 경수일 것 같아욯ㅎㅎㅎ 다음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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