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순간까지 아름다운, 그런 별이 되세요. 당신. 첫번째 이야기 : 낡은 초상화 반드시 노래를 재생해주세요. 학연이 죽었다. 이재환은 모든 것을 방관하였다.학연을 죽였다. 모든것을 방관한 이재환이. W. Avalon 재환과 학연의 사이는 미적지근했다. 김이 모두 다 빠져버린 콜라처럼 밍밍했고, 맛 없었다. 굳이 이어가야 할 이유나 목적 따위는 전혀 없는 사이였지만, 누구도 먼저 이 애매모호한 관계를 끝맺으려 하진 않았다. 그러해야 할 이유 또한 없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 재환이 벌겋게 달아오른 눈가를 짓눌렀다. 열린 창문 새로 바람이 들어와, 하얀 커튼이 나풀거렸다. 춤을 추는 몸짓 같다고, 그렇게 재환은 생각했다. 마치 학연의 모습처럼. 재환의 눈 앞이 흐릿해보였다. 눈가를 짓누르던 손을 떼어내자 시야는 금세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았다. 오늘은 학연의 장례식의 세번째 날이었다. 재환은 슬펐지만 딱히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바싹 말라 갈라진 입술이, 푸석푸석하고 건조해 흉측하게 갈라진 피부가, 재환의 잘생겼던 얼굴을 점차 볼품 없이 만들고 있었다. 꼬박 이틀을 재환은 한숨도 자질 못했다. 소매 끝이 노랗게 물든 셔츠는 벌써 삼일이나 된 것이었다. 내가 죽인거다. 재환은 갑작스레 올라오는 구역질에 급하게 화장실로 달려갔다. 우웩ㅡ. 먹은 것이 없었던지라, 게워 낼 것도 없었다. 속이 미칠듯이 쓰라렸다. 재환은 이틀 간 물 외에는 어떤 것도 먹지 않았었다. 변기통을 붙잡은 팔의 힘이 풀려 스르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재환은 그대로 매끈한 타일의 화장실 바닥에 주저 앉아버렸다. 이틀을 생각했다. 먹지도, 자지도 아니했다. 학연아, 너는 대체 무엇일까. 나는 대체 무엇일까. 우리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학연이 느릿한 손길로 재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학연이 올라 앉아 있는 걸상이 학연이 움직일때마다 그에 맞춰 움직이며 삐걱댔다. 재환은 학연이 앉아 있는 걸상 앞 의자에 앉아 그림의 마무리를 짓고 있었다. 커다란 화폭 안의 학연은 웃고있었다. 연필 한자루로 완성 된 학연을 바라보며 재환은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재환은 학연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림을 그리는만큼이나. 학연 또한 재환의 부드러운 갈색 머리칼을 만지는 것을 좋아했다. 재환의 그림만큼이나. 재환아. …응. 예쁘다. 재환이 뒤를 돌아 학연을 바라보았다. 동그란 눈으로 온전히 자신을 담아내는 학연에, 재환은 빙긋 웃었다. 학연도 재환을 따라 웃었다. 학연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재환이 그대로 살짝 몸을 일으켜 학연에게 입을 맞추었다. 너무나도 예뻤다. 학연의 눈 속에 담긴 것은 자신과, 자신이 그려 낸 학연뿐이었다. 완전한 우리의 세상. 학연아. 응, 재환아. 차학연. 응, 이재환. 차학연. 입 안에서 굴려지는 발음이 예쁘다고 재환은 생각했다. 모든게, 예뻤다. 나의 차학연은. 재환과 학연의 사이는 애매했다. 연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친구사이는 더욱이 아니었다. 사무적인 관계도 아니었고, 서로에게 무언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사이 또한 아니였다. 재환과 학연의 사이는 표현 해낼만한 말이 없었다. 그만큼, 둘의 사이는 애매했다. 사랑…. 입 밖으로 내뱉어진 단어가 생소했다. 학연과 재환의 관계는,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사랑도 아니었다. 무엇일까. 침을 삼켜내며 느껴지는 목 안의 쓰라림에 재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바닥을 기다싶이 화장실을 빠져나온 재환이 흰색 벽지로 도배 된 벽에 등을 기댔다. 재환은 학연이 춤을 추는 것을 좋아했다.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것 같다고, 그렇게 표현했었다. 재환은. 학연은 재환이 자신의 춤을 좋아해준단 것이 행복했다. 학연에게는 춤과 재환이 전부였다. 재환은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23살의 여름, 학연은 허리를 다쳤다. 심각하게. 더이상 춤을 출 수 없을거라는 의사의 말에 학연은 와르르 무너졌었다. 학연은 자신의 세상의 절반을 잃은 것이었다. 24살의 봄, 재환은 전시회를 열었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잦아졌고, 재환의 화폭에서는 어느순간부터 학연이 사라졌다. 더이상 재환은 학연을 자신의 그림에 담아내지 않았다. 학연은 비참한 기분도, 슬픈 기분도 아닌 형용 할 수 없는 망연한 기분에 휩싸였다. 학연은 자신의 모든 세상을 잃었다. 벚꽃이 만발한 완연한 봄에. 재환은 숨이 막혔다. 울컥하는 기분과 함께 눈물이 아닌 실소가 터져나왔다. 후들거리는 팔다리로 힘겹게 재환이 바닥을 기었다. 가까스로 주방의 싱크대에 기대 앉은 재환이 떨리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손을 뻗어 칼을 쥐었다. 그제서야 눈물이 터져나왔다. 아팠겠구나, 나의 학연아. 재환이 웃으며 울었다. 기괴한 모습이었다. 재환은 꼬박 이틀 밤낮을 새며 생각했던 이야기를 완성 지었다. 절대 이마저도 완벽하지 못한 표현이었지만, 그나마 비슷하게 표현하자면 학연은… 나의 세상. 차학연은 고스란한 이재환 그 자체. 숨을 들이킨 재환이 손목 깊숙이 칼을 꽂아넣었다. 세상이 사라졌는데 살 수가 없지. 재환의 손에 의해 그려졌던 흑백의 학연이 담겨져있던 액자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박살났다. 그림 속 학연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더보기맨 위의 문장,떨어지는 순간까지 아름다운, 그런 별이 되세요. 당신.이 문장으로 세가지의 이야기를 써 낼 예정입니다!원래 이 글은 마지막 이야기였는데, 어쩌다보니 제일 먼저 써내서.. 쓰라는 레퀴엠은 안 쓰고 ㅠ,ㅠ..두번째, 세번째는 켄엔택 고전물과, 택엔 연예계의 추악학 뒷모습이 될 듯 하네요. 짧은 이 글에 제가 표현하고자 하였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낸건지 잘 모르겠네요. 재환이와 학연이의 관계는, 어떠한 문장으로도 표현 할 수 없는 사랑 그 이상의 감정 @,@.. 이게 뭔 말일까요.정말 순식간에 써 낸 글이네요. 으, 좋은 이야기를 다 망쳤어! 다음 글[VIXX/택엔] 누가 울새를 죽였나11년 전이전 글[VIXX/정택운] 레퀴엠(requiem) 411년 전 Avalon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이 시리즈총 0화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최신글 [VIXX/다각] 제목 미정 910년 전위/아래글[VIXX] Wonder Land 711년 전[VIXX/켄엔] 선악과 3011년 전[VIXX/정택운] 레퀴엠(requiem) 5 711년 전[VIXX/켄엔택] 일장춘몽(一場春夢) 2111년 전[VIXX/택엔] 누가 울새를 죽였나 1511년 전현재글 [VIXX/켄엔] 낡은 초상화 1011년 전[VIXX/정택운] 레퀴엠(requiem) 4 1311년 전[VIXX/정택운] 레퀴엠(requiem) 3 1611년 전[VIXX/정택운] 레퀴엠(requiem) 2 1911년 전[VIXX/정택운] 레퀴엠(requiem) 1 1011년 전공지사항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