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루한X센티넬 징어
이번 달에만 벌써 다섯번 째 폭주.
식은땀을 흘리며 얕은 숨을 내뱉는 아이를 바라보다 이내, 힘없이 쳐져있는 손목을 그러쥐었다.
“ 상태는. ”
“ ..가벼운 폭주에 의한 쇼크야. ”
아이의 주치의인 레이가 굽혔던 허리를 곧게 세우며 의미모를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요근래 아이의 잦은 폭주를 향한 한숨이리.
아무리 가벼운 폭주라 해도, 수식어만 ‘ 가벼운 ’ 이지 폭주 자체가 센티넬에게 얼마나 괴로운지 누구보다 잘 알테니까.
“ 루한, 얘기 좀 해. ”
“ 무슨 얘기. ”
“ ..폭주의 원인, 혹시 ㄴ.. ”
레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몸을 뒤척이며 슬며시 눈을 뜨는 아이에 의해 대화는 끊겼다.
하지만 레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내게 하고싶은 말이 뭔지 대충 감이 와 눈짓으로 밖을 가리켰다.
‘ 나가서 얘기하지. ’
레이는 알았다는 듯 아이에게 간단히 몸상태를 묻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 역시도 아이에게 양해를 구한 뒤 나가려는 순간,
내 옷깃을 잡아 끄는 아이.
“ .. 금방 올거죠? ”
“ ... ”
“ 멀리가지 마요. 난 아저씨 없으면 안되잖아, 응? ”
꽤나 만족스런 아이의 말에 굳어있던 표정을 풀어 아이를 향해 활짝 웃어보였다.
“ 너 두고 어디 안 가. ”
그러니까 내 생각만하고 기다리고 있어.
*
“ 무슨 생각이야. ”
“ 뭐가. ”
“ 가이드의 역할이 뭔지 몰라? ”
“ 센티넬 통제, 아니야? ”
“ 아는 새끼가 그래? 너.. ”
레이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여유롭게 저를 쳐다보는 루한을 노려보다 이내 고개를 떨구었다.
“ ..왜.. 왜그러는 건데.. ”
“ 쟨 내가 통제 안해주면 죽어. ”
“ 아이가 죽길 바라는거야? ”
“ 그럴리가. 사랑스러운 아이를 두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겠어. ”
난, 단지 잊어버리지 말라고 상기시켜주는 것 뿐이야.
너는 내가 없으면 죽고, 너는 내가 필요하다.
아니, 나만 필요하다.
그리고, 너한테도 경고하는거야.
“ 나몰래 뒤에서 아이와 정분 난 관계, 그만 정리하라고. ”
둘 다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
가이드 루한, 센티넬 징어
그리고 징어와 바람 난 레이
역시 루한이는 집착해야 제 맛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