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술이야)
"어머- 니네가 징어, 세훈이구나- 얘기 많이 들었어.
아까는 얘가 하도 말을 안들어서..."
"엄마가 때린 곳 아직도 아프거든?..."
"어이구, 이 슥기야-
친구 앞에서 쪽팔리지도 않냐?
어우-..."
...나 앉혀두고 도대체 둘이서 뭐하는거...
"아, 맞다.
징어도 우리 애들이랑 다 같은 학교라던데, 과가...ㅎㅎ?"
"유아교육과요!!...근데 여기는 하숙생들이..."
"조금만 기다려봐, 애들 장 보내놨거든-
곧 있으면 올..."
-쿠당탕탕!
등장 한 번 요란하네...에에에에에?!!!!
"야...죽고싶냐? 장바구니 왜 놓냐고..."
"어이쿠, 미안- 내가 요즘 손에 힘이 없어ㅅ..."
"...?"
"...??"
저 둘... 이름은 모르겠지만 얼굴은 안다.
잠깐, 그럼 이 집 남자만 셋이였...
"형. 솔직히 운전 면허증 위조한거죠?"
"무슨 소리냐. 나름 85점으로 통ㄱ..."
다섯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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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해서 하루종일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더니 온 몸이 쑤시ㄴ...
-벌컥
"악!!!!!!!!!!!!!!!!!!!!!!!!!!!!!!!!!!"
"새삼스럽게 왜 놀래고 그래 ㅋ"
"이 미친놈아 숙녀 방에 노크하는거 몰라???
꺼져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숙녀라면서 존나 사납네.
형들이 거실로 나와보래."
지금 시간이 몇신데 자려는 사람을 방 밖으로 불러내고 난리야.
뭐, 신입생 군기라도 잡을려고 그러냐? ㅋ
"어, 왔네?
그냥 식구도 늘었으니까 서로 친해지자고 부른거야-"
뭐지. 저 아날로그 냄새 풀풀 나는 늙은이는.
"다들 목소리 낮춰. 엄마 자러 들어갔으니까.
야, 빨리 꺼내꺼내."
그러더니 시꺼멓게 생긴 애가 시꺼먼 봉지에서 초록색 병...을 꺼낸다...?
"친해지는데는 술이 최고지-"
올ㅋㅋㅋ
이 사람들이 뭘 좀 아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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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딱 한 모금만 ㅎㅎ..."
"이 쉐키, 쓰으으으으읍!!!!
그럼 안 돼! 떽!!!!!!"
"...."
"오징어어어!!!!!!
아줌마 깬다고, 조용히 하라고오오오오오오오-!!!!!!!!!!
시끄럽다고오오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야, 박찬열 ㅋ
그러는 니가 더 시끄러워."
"다들 시끄러... 잠 좀 자자..."
"얘들아! 배고프지 않아? 뭐 시켜먹..."
"시끄러."
"ㅇ으응..."
"오오오오옹!!
우리 치킨 시켜먹을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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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이 보여준 동영상은 저기 까지였다.
얌체새끼. 꽐라된 모습을 몰래 찍어두다니.
그리고 또 오세훈의 증언에 의하면 우리는 밤새도록 시끄럽게 마셔대다가
결국 깨어나신 아줌마에 의해 변백현이 우리의 몫까지 맞았다는 것과 내가 치킨을 여섯마리나 시켰다는 것이다.
어쩐지 오늘 아줌마가 아침으로 치킨을 주시더라니...ㅋ...
어, 근데 누구 돈으로 여섯마리 값을 계산한거지?...지갑 보니까 내 돈은 그대로던데...ㅎ...
뭐 쨌든 모두랑 친해졌으니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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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스탑벅스입니다-"
"..."
"스클그 음쓰믄 끄즈..."
(시킬거 없으면 꺼져)
"주문할건데? ㅎㅎ"
"아, 네-
빨리 하고 가주실래요? ㅎㅎ
기다리시는 손님들이 많아서-"
"뒤질래?
어제 치킨 존나 비싼걸로 여섯 마리 시켜서 내 카드로 긁은거 너지?"
"네? 손님 전 기억이 잘 안나는데요...ㅎ..."
"지랄 마요 ㅎㅎ
오세훈이 다 불었어."
"오세훈은 또 누구...?
전 어제 치킨을 먹은 기억이 없는데..."
"아- 그러세요?
내 주문이나 받으세요.
저기 있는 돌체 라떼부터 아이스 커피까지 한 잔씩 그란데로 주세요."
아...저 새끼 암만 봐도 불안한데.
"주문하신 돌체 라떼, 화이트 초콜릿 모카, 카라멜 마끼아또, 카페 모카, 리스트레토 비안코, 두유 카페 라떼, 카페 아메리카노, 아이스 커피 나왔습니다."
설마 나 골탕 먹이려는건 아니겠지...?
다시 되돌리기엔 이미 사장의 입꼬리가 광대까지 올라가 있다.
이게 다 오세훈 때문이야. 씨발새끼...
"얼마에요-?
한 오만원 넘게 나왔으려나-???ㅎㅎ"
"저 잠시만요, 손님... 계산해볼게요..."
"아, 괜찮아요!
계산은 제 앞에 계신 아리따운 여성 분이 하실거니까 ㅎㅎ"
이...시발?
그대로 가게 밖을 뛰쳐나간 김종인이 유리창 너머로 내게 손을 흔든다.
존나 해맑네.
하...알바한지 몇 일 됐다고 벌써 잘리냐...
"징어양...?"
"네, 사장님...ㅎ..."
"내일부터 쉬어요.
쭉."
하하. 김종인 고마워. 니 덕에 알바 안 가고 쉬어도 되겠다.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