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인 사장 전정국X그의 비서 너탄
05
:리플레이
***
아침에 일어나 눈에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전정국의 얼굴이었다.
그러니까, 전정국과 나는 큰 일을 내고 말았다. 정말로 큰 일
문득 어젯밤의 일들이 다시 생각나 부끄러워진 순간이었다. 아직 전정국은 자고 있었다.
지난 밤에는 제법 남자같고 섹시했는데 지금은 또 이렇게 보니까 귀엽게도 자고 있었다.
나는 전정국이 잠에서 깰까 봐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 조용히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샤워를 하면서 생각했다. 전정국이 술을 마셨었는데 과연 기억을 할 것인가, 혹시 일어나면 모르는거 아닌가라는 생각.
그리고 과연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전정국에게는 일단 애인이 있다.
진심이든 아니든 일단 애인이 있고, 나는 애인 있는 남자와는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결심을 했다. 확실히 해야 할 건 해야한다고
***
전정국을 깨우지도 않고 옷만 갈아입고 짐을 챙겨 회사로 갔다.
전정국이 잠에서 깨어나 혼자 남겨진 것에 놀라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출근을 하고 자리에 앉아 오늘 할 일을 정리하면서 있었을까
문득 어제 나에게 전화를 걸었던 지민이가 생각났다. 그리곤 지민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 지민아, 미안해 내가 어제 무슨 일이 생겨가지고 전화를 못받았다"
"아 그래? 난 또 무슨일이 생긴 줄 알았지..."
"미안해 정말로. 근데 무슨 일이야?"
"아~ 너만 괜찮으면 오늘 저녁 같이 먹자고 할려고 했지"
"아 그래 만나자! 오랜만에 밥 한번 먹어야지"
"아 그래? 그럼 음 한 8시 어때? 일 몇시에 끝나?"
"아 나도 한 7시에 끝나니까 그때 만나자 그럼"
"아, 그럼 아예 내가 그때 데리러 갈게 너네 회사 앞으로"
"아 그럴래 그럼? 그럼 시간 맞춰서 나갈게"
"알았어-일 열심히 하고"
"응~ 너도"
그렇게 지민이와의 저녁 약속을 잡았다. 오랜만에 지민이와 밥을 먹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 순간 요란하게 들리는 소리에 주위를 살펴보니 전정국이 들어왔다.
"김탄소"
과연 전정국이 기억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나에게는 오늘 하루 어떤 기분으로 일 할지가 달린 문제였다.
이제는 나도 좀 저돌적으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사장님"
"왜...."
"......"
"왜 먼저 갔어"
"아....."
"얼마나 놀랬는 줄 알아? 회사에는 걸어서 왔어?"
"..... 놀랬으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걸어서 왔어요"
"걸어서 왔다고? 흠 꽤나 힘들었을텐데..."
전정국은 어제 일을 기억했다. 전정국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름 기쁨과 동시에 전정국의 말에 나름 강렬했던 어젯밤일이 생각나 얼굴에서 열이 났다.
사실 지금도 살짝 허리가 아프긴했다. 하지만 이걸 티낸다면 지는거였기 때문에 나는 여유롭게 웃으면서 말했다.
"글쎄요- 멀쩡한데요?"
내 말에 전정국은 웃음을 지으면서 다가왔다. 전정국은 단숨에 내 허리를 잡아오더니 살살 쓰다듬었다.
전정국이 쓰다듬으면서 허리를 자극하자 아픔과 동시에 묘한 떨림이 느껴졌다.
"아! 지금 뭐하시는..."
"원래 하고 나면 너 허리 마사지 해야하잖아 마사지 중인데?"
"이게 무슨 마사지입니까? 그리고 여긴 회사입니다. 공과 사를 지키라는건 사장님 아니셨나요?"
나는 전정국을 밀치고는 말했다.
"흠- 그런가? 그럼 뭐 알겠습니다"
내 말에 전정국은 나에게 싱긋- 웃고는 사장실로 들어갔다.
나는 빠져나왔다는 생각에 안도의 숨을 쉬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나를 호출하는 소리가 들렸다.
띠리리-
"김탄소씨 잠깐 안으로 들어오세요"
나는 또 다시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장실로 걸어갔다.
"큼- 사장님 들어가겠습니다"
사장실에 들어가자 시야에 전정국이 안보이자 당황스러웠다. 그러다 내 뒤에서 누군가 나를 안았다.
놀라서 몸이 움찔했지만 주위에 맴도는 향기의 주인공을 알게되자 마음이 편해졌다.
"무... 무슨 짓입니까.. 사장님"
나는 애써 전정국을 밀어내고는 전정국의 자리 앞으로 걸어갔다.
전정국은 나를 따라오더니 내 어깨를 잡고 몸을 돌리고는 나를 책상 위에 앉혔다.
"사...사장님 지금 뭐하시는 건가요? 분명 여긴 회사.."
"이제부터 너랑 내 사이에서 사장실은 사적인 공간이니까 말 편하게 해"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사장의 말이 법인거, 모르는건 아니겠지? 여긴 앞으로 김탄소씨의 사적인 공간이니 말 편하게 해"
"...후 이러는 이유가 뭔데"
"뭐가"
"지금 이러는 이유가 뭐냐고"
"내가 아까 먼저 물어본거에 대답하면 대답할게"
"...."
"왜 먼저갔어"
"두려웠으니까, 네가 기억 못할까 봐. 너 어제 술먹어서 기억 못할 줄 알았어"
"내가 어떻게 기억 못해"
"...."
"너랑 있었던 일인데"
다정스럽게 말하는 전정국에 의해서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만약에 내가 생각하는 전정국의 마음이 맞다면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그 연주라는 못된 여자도 내 앞에서 그 여자한테 했던 행동들까지.
심지어 이 사장실, 그리고 내가 앉아있는 이 책상에서 그 여자와 전정국은 키스를 하고 있었다.
".. 그럼 내 말에 대답해...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뭔데?"
"....."
"내가 잘못한건 맞지만, 불과 어제 오전까지만해도 나한테 나쁜 말하고 버젓이 다른 여자랑 있었잖아"
"......"
"설마 질투 작전? 뭐 그런거니?"
"...응"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전정국이었다.
"하- 착각해도 단단히 착각했어, 오히려 속상하고 화만났다고"
"...미안해 탄소야"
나를 안아오면서 말하는 전정국이었다. 내가 이렇게 화를 내는 이유는 안도감때문이었다.
분명 나는 질투를 했다. 분명히. 전정국에게 이별을 고했던 나였지만 지금 현재 아직까지도 마음이 있는건 사실이니까
불과 얼마전까지 만해도 전정국이 갑이었던 우리 사이가 전정국의 마음을 알게 된 후에는 어느새 내가 갑이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나는 전정국을 밀어내고 앉아있던 책상 위에서 일어났다.
"이 책상도 싫어- 저번에 그 여자가 여기에 앉아서는 너랑 키스했잖아"
"... 그것도 미안해... 책상 바꿀까?"
어쩔 줄 몰라하며 나에게 말해오는 전정국이 귀여워서 웃음이 날 뻔했지만 꾹 참고서 말했다.
"바꾸던가 말던가"
"아~ 탄소야 어떻게 하면 화 풀거야 응?"
"...너랑 내 사이에 내 잘못이 없는건 아니니까.. 그 여자랑 빨리 끝내. 괜히 바람피는 사이인 거 같아서 싫어"
"응! 알았어!"
전정국은 바로 대답을 하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휴대폰 너머로도 들리는 연주씨의 목소리였다.
"여보세요? 자기야 어쩐 일이야?"
"이제 그만하자"
"무슨 소리야... 자기야"
"자기야라는 말 그만해. 애초에 우리 약속이 뭐였는지 잊은거 아니지?"
"...정국씨"
"하도 사귀자고 그래서 사겨주고, 네 욕심대로 광고에 화보에 다 해줬으면 그만이지. 뭐가 더 필요한데? 마음?"
"정국씨... 나는 진짜 정국씨 좋아해"
"시끄럽고- 나는 약속 지켰으니 너도 약속지켜. 내가 끝내자고 하면 끝낸다고 한 약속"
"정국씨! 잠깐만...나한테 한 번만 기회를..."
"끊는다"
그렇게 냉정하게 전화를 끊은 정국이었다. 저 여자는 분명 나한테 서로 좋아한다고 그랬는데 전정국에게 사연을 듣고 나니
저 여자는 그냥 스토커 수준이었다.
하도 만나자고 전정국에게 집착하고 집까지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기에 전정국이 사겨준다고 했으며 키스도 다 그 여자 짓이었다고 한다.
내 앞에서 그 여자에게 애정행각을 한 것은 질투유발이었고, 역시 전정국은 연애를 글로 배운것이 티가 났다.
전정국은 충분히 반성한 눈빛으로 안절부절하며 나의 손을 잡아왔다.
나는 그동안 당했던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웃으며 말했다.
"아- 나 오늘 저녁에 지민이하고 밥 먹기로 했어"
전정국은 얼굴이 굳어지며 말했다.
"뭐? 박지민?"
"응"
"이것도 질투 유발인가? 지금 기분 엄청 나쁜데?"
"그치? 나쁘지? 너도 겪어보라는거야- "
"진짜- 진짜 갈거야?"
"응- 갔다와서 답 해줄게"
"....."
"내 마음"
*****
지민이와의 약속을 위해서 딱 칼퇴근을 하고 온 나였다.
전정국은 내 말에 더 이상 지민이와의 약속을 묻지 않았으며 다시 일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하는 남자가 섹시하다는 것을 느꼈다.
지민이는 약속대로 회사 앞으로 나를 마중나왔다.
나는 지민이에게 다가갔고, 지민이 또한 나를 발견했는지 웃으면서 차 문을 열어줬다.
"어서 타- 날씨 춥다"
차 안에서 내내 지민이와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이다.
우리가 고등학생때 친했던 만큼 정말 편안했다. 그리고 신기했다.
첫사랑은 아프다던데 막상 이제야 만난 나의 첫사랑은 아프지 않았다.
그렇게 식당에 도착하여 밥을 먹다가 어느새 전정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 근데 전정국이라는 너희 회사 사장이랑 어떤 사이야?"
"어?"
"아니... 그냥 보통 사이는 아닌거같아서"
"...아.. 전남친이야 전남친"
"...아~ 지금은?"
"어?"
"지금은 어때?"
"음... 지금... 나도 잘 모르겠어"
"그 사람을 보면 어떤데?"
"음.. 아직까지 떨리는건 사실이야... 질투도 하고 근데 나랑 사겼을 때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상처를 줬거든- 그래서 미안해, 다시 만나자고도 못하겠고"
".....그 사람은, 너 아직 좋아한데?"
"....응"
"그러면 뭐가 문제야- 다시 만나면 되는거지"
"....."
"그 남자도 너에 대한 상처보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크니까 너한테 좋다고 하는거 아닐까? 괜히 너 혼자 불안해하지마"
"...그런가"
"응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탄소야"
"....고마워 지민아"
나름 갈팡질팡했던 나의 마음을 지민이가 다 잡아주었다. 역시 오래 사귄 친구는 다른가보다.
지민이는 나를 집에 데려다 줄려고 했지만 일이 생겨서 먼저 가봐야겠다면서 나에게 몇번이나 사과를 했다.
"괜찮다니까- 얼른 가봐 집 금방이야"
"그래도... 내가 먼저 약속 잡은건데... 미안해"
"에이- 괜찮다니까 그러네"
"알았어. 얼른 들어가 봐, 아 그리고 탄소야"
"어?"
"정국씨한테 전해 줘, 나 그렇게 무서운 눈으로 보지 말라고"
"....."
"다음에는 같이 술마시자고 전해 줘- 네 남친이면 나랑 친구지 뭐, 간다!"
지민이의 말에 웃음이 나와 웃으면서 지민이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막혀있던게 뻥 뚤리는 느낌이었다.
***
그렇게 집까지 걸어갔을까, 집 앞에는 어떤 사람의 형태가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전정국이었다. 나는 웃음이 나오다가도 새침한 표정으로 전정국에게 다가갔다.
"우리 집에는 무슨일이야?"
"어? 탄소 왔네"
"그럼 내 집인데 내가 오지 누가 와?"
"박지민은... 만났어?"
"어, 지민이가 그렇게 무서운 눈으로 보지 말래"
"..."
"그리고 다음에 술 한번 마시자고 그랬어"
"...."
"내 남친이랑 자기도 친구라면서"
"...어? 다시 말해 봐"
"지민이가 술 마시..."
"아니 그 다음에"
"내 남친...아"
전정국은 남친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좋았는지 해맑게 웃었다.
"그럼 네 대답은..."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전정국은 내 얼굴을 잡더니 볼과 이마 그리고 입술에 뽀뽀를 했다.
"미안해. 너 예전에 그렇게 헤어지자고 한거"
"나도 미안해. 너한테 이상한 질투유발 같은거해서 나 많이 반성하고 있어"
"정국아"
"...응?"
"내일 주말인데... 우리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전정국은 내 말에 당황을 하다가도 웃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먹자- 라면, 나 좋아해, 라면"
그렇게 전정국의 손을 잡고 우리집으로 들어갔다.
라면 먹고 갈래라는 말이 이렇게 음흉한 말이었던가 집 안으로 들어가고 현관문이 닫기자마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전정국과 나는 입을 맞추었다. 전정국은 키스를 하면서 신발을 벗고 나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내 신발을 벗기고는 그대로 나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혹시나 떨어질까, 전정국의 허리에 내 다리를 꽉 감았다.
쪼옥- 하는 끈적거리는 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우리의 옷가지들이 바닥에 떨어졌다.
침대가 출렁거리며 요동을 쳤고 그 위에 눕혀진 나를 전정국은 한참을 바라보더니 다시 입을 맞추었다.
이 밤은 끝이 보이지 않을 거 같다. 내일 나의 허리가 걱정되었지만 다행히도 주말이었다.
그리고 이 밤은 지난 날에 우리의 공백을 채워주듯이 가득했다.
그러니까 이건 어른들의 연애라고 해두자
***
오피서입니다!
먼저 우리 방탄이들 서가대 대상 축하축하>< 꺄아~~~~
오늘도 저의 글을 봐주신 독자님들 감사드립니다!
아 그런데 이건 아직 끝난게 아닙니다! 우리 여주가 아직 연주에게 복수를...(읍읍)
예! 암튼요 생각보다 빨리 이어진 그들...네..... 하하핳
이제 둘의 사내연애를 볼 차례인가요????? 기대해주세요!
아, 정국이의 시점도 아마 나올 예정이니까요... 이것두 기대해주세요!
<암호닉>
컴퓨터로 보시는 분들은 ctrl+f를 누르면 암호닉 찾기가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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