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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전체글ll조회 841


 

 

 

 

 

 

자신의 손에 쥐어주었던 길쭉한 풀이 머릿속을 스쳤다. 몸을 민석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팔을 길게 뻗었다. 천천히 숙여 앞으로 걸어가던 민석의 손에 무언가가 만져진다. 혹시 루한이 자신에게 주었던 길쭉한 풀이 아닐까 민석은 활짝 웃으며 그것을 꺾으려 했다. 민석이 잡은 풀을 당기자 뽑히는 힘과함께 민석의 몸이 나뒹굴어진다. 찾았다. 하며 풀을 두 어번 만진 민석이 자신이 넘어진지도 모르고 마냥 웃었다. 민석의 귓가에 거센 시동소리가 들린다. 점점다가오는 소리에 민석이 재빨리 팔을 뻗어 딱딱한 땅을 짚는다. 뒤뜰. 루한과 같이 왔던 뒤뜰이 아니었다. 민석이 넘어져있는 곳은 풀들이 무성하게 핀, 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날리는 뒤뜰이 아닌 차가운 차들만이 달리는 고아원 앞 도로였다. 며칠째 제대로 먹지도 못한 민석에게 넘어진 몸을 일으킬 힘은 결코 없었다. 민석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품속에 한아름 안고 있던 물망초 꽃이 마구 하늘에 흩뿌려진다. 마치 루한과 함께 후 불었던 민들레 꽃 같이 바람에 물망초가 날려 민석의 볼 위에 앉았다. 민석은 얕게 웃음을 띄었다. 

고아원의 상황은 여전히 평소와 같다. 친구를 잃었다는 슬픔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잠깐의 눈물도 흘릴 수 있는데 고아원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저 다음에 새로 올 친구들에 대한 기대만 컸을뿐. 단지 그 뿐이었다. 루한과 민석이 쓰던 방이 쓸쓸하게 차가운 먼지만 날렸다. 민석과 루한이 자주 가던 뒤뜰에는 더 이상 사람의 발자국이 보이지 않았다. 귀가 들리지 않았던 루한에게도, 눈이 보이지 않았던 민석에게도 의지할 것은 서로 밖에 없었다. 

그 이유 때문인지 둘은 서로를 도와주며 그렇게 심장을 천천히 조절했다. 민석이 루한의 숨소리를 듣고, 루한이 민석의 얼굴을 보며 말이다.

 

*

민석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본 루한이 화들짝 놀라며 여인을 쳐다본다. 여인은 가만히 웃음을 보이며 민석을 부른다. 루한이 불안한지 여인의 입술을 쳐다본다. 무엇을 말하는걸까. 루한은 아까 전 부터 민석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뻗뻗한 풀꽃을 만지며 얕게 띠고 있는 미소가 참 예뻣다. 뒤뜰에 오면 민석은 루한의 손을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풀꽃들을 어루만졌다. 여인은 아까 전부터 루한의 행동을 묵묵히 지켜봤다. 민석이 웃으면 저도 따라 웃고 민석이 넘어지려고 하면 등을 받쳐준다던가. 풀꽃위로 뛰어오르는 여치를 잡아 멀리 던지는 것 까지. 루한의 행동 하나하나가 오직 민석을 위한 일이었다. 민석이 활짝 웃는다.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린 민석이 더듬 더듬 나의 손을 찾는다. 나는 슬며시 민석의 손을 맞잡고 민석의 두 눈을 보았다. 꼭 늦은 봄 눈이라도 내린듯 하얀 눈이 제 얼굴의 옆을 향하고 있다. 루한은 살짝 몸을 움직여 민석의 흐릿한 초점에 제 눈을 맞춘다.

“민석아, 아까까지 루한이 너를 가만히 보고 있었어.”

민석이 입술을 동그랗게 말아 루한의 쥐어준 민들레를 후 분다. 민들레 홀씨가 루한의 얼굴 가득히 뿌려진다. 그래도 얼굴한번 찌푸리지 않는 루한이 손을 뻗어 민석의 볼을 쓰다듬었다. 민석의 볼은 따뜻하게 열이 올라있다.

“민석이가 예쁜가봐.“

*

 

다시 한번 바람이 크게 일렁였을 때 잔뜩 흔들린 들꽃들이 쏴아- 하는 소리를 낸다. 푹 꺼진 무덤 두 기에는 민들레 홀씨가 살포시 앉았다. 더 이상 손을 뻗어 앞을 더듬 거릴 필요도 없었다. 나란히 있는 무덤은 조용히 정적만 맞이했다. 작고 예쁜 아이들의 죽음에 유일하게 눈물을 흘려준 여인은 작은 집을 마련해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글쎄, 잘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민석과 같은 아이가 한 명 더 생길지도 모르겠다.

 

 

 

 

 

-

 

텍스트 파일↓ 

다운로드 ([루민]보이지 않는, 들리지 않는.txt)

마지막에 민석과 같은 아이가 한 명 생길지도 모르겠다는건 여인도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는거에요.

무덤이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푹 꺼져버린다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푹 꺼진 무덤 두 기를 보고 순간 떠오른 소재로 쓴 글이라 어영부영할거에요.

처음써보는 진지한 글이라 어색할 수도 있고, 이해가 안 되는 분들도 있을텐데 궁금한거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제가 쓰고 싶을 때 썻고 올리고 싶을 때 올렸어요 제가 쓰고 싶어서 썼던거라 포인트도 안 걸었었는데 욕심이 생겨버렸어요.

그래도 이렇게 허무하게 끝내버려서 죄송해요

우리 예쁘고 작은 루민이들 행복한것도 못 보여주고 이렇게 끝나버렸네요.

루한이는 복부파열 및 탈장으로 죽었어요. 루한이 바지에 피가 묻어있었던거도 그거 때문이구요.

민석이는 보시다 싶이 교통사고로 죽었어요.

 

중간에 나왔던 루한이 민석이를 쳐다보는건 과거에요. 루한이 민석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웃고,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냥 ... 이글은 이런 사람도 있다, 장애인의 시점에서 조금이라도 표현하고 싶어서 쓴 글이에요.

수화도 배우고, 점자도 배웠는데 점자는 쓸 곳이 없었네요.

시각이 좋지않으면 다른 감각들이 더욱 더 살아난다고 해요. 그래서 민석이는 귀와 미각, 후각등이 발달했었습니다.

입안에 굴려넣어준 딱딱한 고체, 달콤한 고체는 사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봐 주신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물망초의 꽃말: 나를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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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오랜만에 좋은글을 읽어서 댓남기고가요 진짜 금손이세요 막 가슴이 먹먹해지네요ㅠㅜ 서로를향한마음이 너무 예뻐요 그래서 더 슬프네요 감사합니다 잘 읽고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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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금손이라니....과언이세요 가슴이 먹먹해지셨다면...! 계획대로! ㅎㅎ 그냥 아이들의 순수한 우정 그런걸 그리고 싶었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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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흠......... 생각이 많아지는 글이었네요.... 나름.

뭐랄까....음....... 제 나름대로 생각하자면.......... 계속 기억 날 것 같은 글이에요!!
저는 올빼미 입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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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생각이 많아졌다면 음..좋게 들을게요 ㅠㅠ 감사합니다 올빼미님 항상 매화 매화 봐주셔서 고마웠어요 ㅠㅠ 감사합니다 제가 오래 기억이 남는다면!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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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대 글 보면서항상 즐겁거든요ㅋㅋㅋㅋ 고마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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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저도 올빼미님 댓글보고 한참웃엇어용 나쁜의미가 아니라 저는 얼빼미입니다 하는데 너무 귀여운거에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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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원래 맨날 암호닉 쓰고 댓글쓰다가 깜박한거에요ㅋㅋㅋㅋ 그래서 그랬는데....ㅋㅋㅋㅋㅋ 귀여워해주셔서 감쟈.......쪄드리고 싶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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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끝까지 마음이 먹먹해지는 글이였던거같아요!
루한이가 민석이를 쳐다보는 부분도 흩뿌려진 물망초 아래서 미소짓는 민석이도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지는 느낌ㅠ안쓰러웠지만 예쁜 아이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읽고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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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제가 제일 기다리고 쓰고싶엇던게 서로를 마주보는 장면이었거든요ㅠㅠ 물망초 아래에서 예쁘게웃는 민석이도 루한이도 정말 안타깝고ㅠㅠ예쁘죠ㅠㅠㅠ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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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경상도! 비록 일찍나이에 꽃은 시들어버렷어도 루민이들은 죽어서도 나란히 잇어서 행복할꺼예요... 살아서 행복햇던 모습들 더보지못해서 아쉽지만 아련한글 잘 보고 가요 ㅠㅠㅠ 여인도 안타깝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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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정말 너무 예쁜애들이 죽어버렸으니 ㅠㅠ저도 안타깝네요ㅠㅠ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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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쥬이에요 음 뭐랄까 너무허망하네요.. 애들이 죽었는데도 아무도 슬퍼해주지않는게..... 루한과민석이는 아마 죽어서도 둘이 서로 보듬어주고 배려해주지않을까요?ㅎ 결말은 슬프지만 그만큼 깨우치고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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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서로 부족한거 채워주고 서로 도와주고 예쁘게 살고있겠죠?!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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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이런것도좋아요작가님ㅠㅠㅠㅠㅠㅠ분위기짱짱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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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슘슘이에여ㅠㅠㅠㅠ
아 결국.ㅠㅠㅠ 그래도 루민이들은 하늘에서도 함께 했겠죠?ㅠㅠㅠㅠㅠ 아 정말... 되게 짠하고 슬프네여ㅠㅠㅠㅠㅠ 텍파 감사해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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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아...ㅠㅠㅑㅠㅠㅠㅠㅠㅠ가슴이 먹먹해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루한이랑 민석이 둘다 너무 안타까워요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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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이번글에는 뭔가 암호닉을 적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네 귤이였구요...ㅎ...좀 슬프네요 뭔가 아이들이 죽었다는데 잘놀고 슬퍼해주지 않는다는게 근데 죽어서도 루민이들은 같이 있을거에요! 이번글에서는 뭔가 좀 많이 배우고 가는?것같네요 네 또 이건 사담이지만 작가님 가면갈수록 소재들도 짱짱이시고 글쓰시는 실력도 느는것같아요!ㅜㅜ 진짜 짱짱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리고 이번글도 잘보고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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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어바에요 결국 루한이랑 민석이는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아 진짜 마음이 막 아파와요ㅠㅠ 민석이랑 루한이 둘이 물망초의 꽃말처럼 영원히 서로가 서로를 잊지않길 바래요 전 이글을 잊지 않을게요 이렇게 예쁜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수고하셨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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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비타민이에요ㅠㅠㅠㅠ어머어머ㅠㅜㅠ어떻게ㅠㅠㅠㅠ완전대박이에여ㅠㅠㅠㅠㅠㅠ짱짱bbb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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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이작품은정말물망초같아요잊고싶지도않고잊을수도없을것같아요진짜로잊지않을게요마음속에간직할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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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감시합니다 ㅠㅜ어영부영쓴글ㄴ인데 잊지안ㄹ는다니ㅠㅠㅠㅠ우리 독자님도 부디 물밍초 같은 븐이 되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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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ㅜㅜㅜㅜㅜㅜㅜㅜ읽는내내먹먹하고가라앉다가도두아이들을보면행복했었는데결국마지막도아이들은같이하네요....슬프지만아름답다고생각되기도해요...아직어린아이들인데너무빨리그리고많이세상이몹쓸짓은한건아닐까싶어요ㅠㅠ너무늦게이런좋은글을봐서아깝지만그래도ㅠㅠㅠ좋아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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