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480368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뿜깡 전체글ll조회 873


 

 

 

 

 

 

루한은 오로지 시각만 의지하여 민석을 찾아다녔다. 여인은 민석아, 민석아! 하며 크게 부르고 루한은 휘청휘청 거리며 고아원의 모든 곳을 찾아다녔다. 루한의 머릿속에는 걱정도, 두려움도 없었다. 그냥 하얗게 백지장처럼 깨끗했다. 어느정도 눈물을 쏟고나니 더 이상 눈물이 나지 않는다. 여인이 이러다간 루한이 탈수증세까지 보이겠다며 루한을 안정시키려 하자 루한은 가만 표정없는 눈으로 여인을 쳐다보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루한의 몸은 추운 겨울날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아이처럼 떨렸다. 루한의 이가 딱딱 부딪힌다. 그 자식들 짓이다. 루한의 눈빛이 순식간에 사나워졌다. 차분히 수화로 여인에게 말을 전할 정신이 없었다. 제 얇은 팔뚝을 잡는 여인의 손을 날카롭게 손톱으로 긁었다. 팔뚝을 잡고 있는 손은 힘없이 떨어졌다.

“누구니?”

한 남성의 굵직한 목소리가 민석의 귀를 타고 들어갔다. 하얗게 꽃이 핀 눈이 두어번 깜빡 거리더니 고개를 떨어뜨렸다. 입술이 다 터져 피가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민석의 뼈가 선 엉덩이가 아파왔다. 꽤나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있었는지 민석은 옴짝달싹을 못했다. 사실 움직이고 싶지도 않았다. 두 다리를 감싸안은 민석이 조금 남은 힘으로 다리를 꽉 끌어안았다.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민석의 머리의 반틈이 뜯겨져 있다. 남성이 민석에게 다가가려 신발을 바닥에 끌었다. 일부러 소리를 더 냈다. 아까 민석의 하얀 눈을 보았기 때문에 소리를 더 남겼다. 민석은 바르르 몸을 떨었다. 육안으로 보일정도로 민석은 몸을 떨었다. 남자가 한숨을 쉬더니 몸을 돌려 복도를 빠져나갔다. 민석은 다 그만두고 싶었다. 물론 루한과 함께 있는, 풀꽃과 들꽃을 손에 들고 만지는 것을 그만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었다. 민석이 눈을 조용히 감았다.

“민석아!”

여인의 목소리다. 익숙한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든 민석에게 따뜻한 체온이 훅 끼쳐들어온다. 눈물조차 나지 않는다. 하얀 눈이 또렷하게 정면을 바라본다. 더 이상 바라는 것도, 원하는 것도, 가지고 싶은것도 없었다. 입 안에 굴러들어오는 달콤한 무언가가 머리를 때린다. 다시한번 느끼고 싶었다. 혀를 감싸도는 그 달콤함을.

루한은 다짜고짜 한 남자아이의 볼에 주먹을 꽂았다. 급식실에서 민석을 보며 히히덕 거렸던 패거리 중 하나였다. 루한은 또래 남자아이보다 체격이 작은편이었다. 그리고 루한이 주먹을 꽂은, 루한의 주먹을 맞은 남자아이는 루한의 체격과 상반되게 또래에 비해 매우 큰 편에 속했다. 남자아이가 제 볼을 쓰다듬으며 루한을 똑바로 쳐다본다. 그리고는 퉁퉁하고 두꺼운 입술을 벌려 무언가 이야기를 한다. 루한은 입술에 모든 정신을 쏟아 알아들으려 애썼다.

“귀머거리 새끼가!”

루한이 바닥으로 내팽겨쳐진다. 남자아이는 씩씩거리며 루한을 깔고 앉았다. 루한은 지지 않으려 주먹을 들어 제 몸 위에 있는 남자아이의 옆구리를 퍽퍽 때렸다. 힘없이 깔린 루한은 두 볼이 보랏빛으로 물들때까지 사정없이 맞아야 했다. 자신을 깔고 앉은 남자아이의 입술에서 침이 나오며 말을 하지만 들을 수 없는 루한은 계속 입술만 주시했다. 혹시나 민석이 어디있는지 알기라도 할까봐 루한은 정신을 차리고 계속 입술을 쳐다보았다. 찔끔 눈물이 났다. 볼을 강타해오는 단단한 주먹도 아파왔지만 민석이 어디서 자신처럼 맞고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서였다. 남자아이가 벌떡 일어나 루한을 보며 침을 한번 뱉었다. 어린아이의 머릿속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행동들이었지만 자신이 당하고 겪어왔으면 충분히 재현해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 지금 루한에게 침을 뱉으며 발로 배를 퍽퍽 차는 남자아이는 부모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며 살아왔던것이다. 루한은 점점 몸을 새우처럼 동그랗게 말았다. 숨이 턱 막혔다. 그만, 그만해.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입이 열리지 않는 루한은 눈앞에 어룽거리는 민석을 떠올리며 꾹 참았다. 또 다시 눈물이 까만 눈동자를 채워들어갔다.

“민석아, 빨리 방으로 가자 응? 거기서 루한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기다릴거야 루한”

민석은 자신의 작은 몸을 끌어당기는 여인의 팔을 거부했다. 여인은 속이 타 들어갈 지경이었다. 터벅터벅 맞은 편 복도 끝에서 발자국소리가 들린다. 아까 민석을 보고 뒤를 돌아선 남자였다. 두 손에는 하얀 박스와 사탕꾸러미 한 주먹이 있었다. 남자는 여인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남자는 이내 평정심을 찾고 민석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민석이 다시 몸을 움츠린다. 남자는 손에 든 구급용품을 여인에게 보여주며 민석 앞에 무릎을 꿇어 앉았다. 플라스틱이 맞닿는 소리가 들리며 상자가 열렸다. 요란하게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민석의 두려움을 더 증폭시켰다. 여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남자의 행동을 저지시켰다. 조심스럽게 남자의 귀에 다가간 여인이 손을 말아쥐며 소리를 차단시켰다.

“이 아이는 지금 치료보다 절실하게 필요한게 있어요.”

 

 

 

 

-

남자아이도 나름 불쌍해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비타민이에여ㅠㅠㅠㅠㅠㅠㅠ애기들 다불쌍해여ㅠㅠㅠ어떠케ㅠㅠ루하뉴ㅠㅠㅠ빨리와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경상도! 루한아 ㅠㅠ 숨이 멎혀지지만 않길 바랄께 ㅠㅠ 얼른 민석이가 잇는데로 가서 둘이 붙어잇어야지 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남자애도 불쌍하긴한데 너무해ㅜㅜㅜㅜㅜㅜㅜㅜ진짜 어떡해ㅜㅜㅜ진짜 이번꺼는 너무 슬프고ㅜㅜ 진짜 담화에는 둘이 만나서 진짜 다음엔 둘이 꼭 같이 다녀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절실한게 있으니 그 절실한걸 주셔야죠ㅠㅠㅠㅜㅜㅠㅠㅜㅠㅠㅜ아진짜ㅠㅜㅠㅠㅡㅠ저 남성분은 누군지도 궁금하고ㅠㅜ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가정폭력이라니!!!그 고통을 받으며 자랐던 남자아이도 안쓰럽지만ㅠㅠ저한텐 옳곧게 지내던 루한이와 민석이가 받았을 상처가 더 크게 다가와 가슴 한켠이 묵직하니 답답해지네요ㅠㅠ 선생님이 민석이를 찾아왔더니 이젠 루한이가 큰 일나겠네요ㅠㅠ민석아 선생님 손잡고 루한이 찾으러가줘 어서ㅠㅠ그 절실한것도 우선 루한이 찾아서 둘다 치료하고 주시면ㅠㅠㅠㅠ잘보고갑니다 과연 새로 등장한 굵직한 목소리의 남성분은 누구시려나!다음화 기다릴게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남자애도 불쌍하지만 ㅠㅠ 너무하다ㅠㅠ루민이 너무 안타깝다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쥬이에여 어휴 남자아이도 사연이있었네요 애들 한명한명 다 안타까운거같아요ㅠ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남자아이도 안타깝네요....가정폭력이라니...ㅠ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ㄱ..가정폭력....아이들모두안타깝네요..ㅠ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고아원아이들모두가 안타깝네요ㅠㅠㅠㅠㅠ그래도 민석이랑 루한이는 장애도있늠ㄷ데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
슘슘이에여ㅠㅠㅠㅠ
아니 남자애도 불쌍하긴 한데ㅠㅠㅠ 민석이는 무슨죄에여ㅠㅠㅠㅠ 아 진짜 속상해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12
어바에요 아이들 모두 불쌍하지만 루한이랑 민석이가 너무 안쓰러워서ㅠㅠ 장애도 있는데다가 괴롭힘까지 당하니 너무 안타까워여..ㅠㅠ 저번에 민석이 개미먹은거 생각하면 진짜 속도 울렁거리고ㅠㅠㅠㅠ 빨리 루한이랑 민석이랑 만나라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13
남자아이도너무불쌍해요보고자란게그거뿐이니까자신을지키기위해더악하게행동하는걸까요?그래도루민이들도그아픔을겪는다는것이너무안타까워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14
ㅜ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어째서우리작은애기들한테ㅜㅜㅜㅜㅜㅜ이렇게큰상처들이있는걸까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어서루한이랑민석이가다시만나야할텐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5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3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