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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전체글ll조회 860


 

  (김민석)

 

BGM: Yiruma-내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

 

 

 

 

 

 

 노트북 앞에 앉은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나는 항상 뒷 자리에 앉아 글을 썼고, 너는 항상 운동장에 나가 먼지를 날리며 축구를 했다. 날씨는 후덥지근 해 금방이라도 땀이 날 것 같은데도, 너는 매 쉬는 시간 마다 친구들을 우루루 몰고나가 짧게라도 축구를 했다. 항상 들어올때면 앞머리가 땀에 젖어 이마에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그럼 항상 너는 선풍기 바로 밑으로 가 조용히 눈을 감고 입을 헤 벌린 채 땀을 식힌다. 나는 가만히 너를 올려다 보고 너의 눈치를 살핀다. 혹시나 너와 눈이 마주치면 매우 곤란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재빨리 고개를 숙여 하얀 줄 공책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부러진 샤프 심으로 벅벅 공책을 긁는다. 나는 아직도 글을 좋아하는데 너는 지금도 축구를 좋아하려나.

중간 맨 뒷자리인 나는 축구하는 너의 모습을 훔쳐볼 수 없다. 수업시간 늘어지게 하품하는 아이들 사이로 몇몇 아이들은 이미 곯아떨어져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자고 있다. 나는 목을 길게 빼 최대한 창문을 넘어봤지만 운동장 끝만 보일 뿐 너는 보이지도 않는다. 아쉬운 마음에 몸을 살짝 들어올려 창문을 넘어보니 살짝 보이는 것 같기도하다.

 

“김민석”

“....”

“김민석!”

 

이 더운 날 푹푹찌는 복도로 나와 무릎을 꿇고 교실과 등을 맞대고 있었다. 수업시간에 다른곳에 정신을 판다며 핀잔을 주신 선생님은 급기야 나를 복도로 내 보내셨다. 다른 아이들은 자고 있는데 왜 나만 복도로 쫒아내는지. 입술을 삐죽 내밀며 터덜터덜 복도로 나와 얌전히 꿇어앉았다. 정말로 더운 날씨다. 무릎위에 올린 두 손에서 축축하게 땀이 배어나왔다. 짜증나는 마음에 무릎에 손을 벅벅 닦았다. 계단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시선을 재빨리 돌려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니 아까 전 내가 목을 쭈욱 내밀고 보고 싶어했던 그 얼굴을 한 네가 친구들과 함께 땀에 젖은 채 올라오고 있었다. 앞머리를 뒤로 젖혀 넘긴다. 나를 발견한 아이들은 피식피식 웃는다.

 

“뭐야, 범생이도 벌을 주나”

“...”

“너무 하시네~”

 

그 중에도 너와 함께 축구를 하는 변백현이 다가와 장난스럽게 말을 한다. 너는 씩 웃으며 변백현의 목덜미를 잡고 교실안으로 들어간다. 너 말고도 변백현, 박찬열, 김종인이 따라 반으로 들어간다. 변백현은 “아아, 놔!” 하며 너의 머리를 때리고 너는 살며시 변백현의 목덜미를 놓는다. 나였으면 좋겠다. 너에게 장난치며 머리를 때리는 변백현의 자리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가슴이 설레지는 않는다. 그냥 명치가 따뜻하게 저려온다.

대충 흰 쌀밥과 엄마가 고향에서 보내준 총각김치만 있으면 한 끼는 충분히 때울 수 있었다. 왼 손으로 잡아 베어 분 총각김치 덩어리가 입 안에 가득 채워진다. 앞니부터 전해져 오는 씁쓸한 총각김치의 맛이 혀 끝에 닿았다. 수저를 들어 흰 국에 둥둥 뜬 두부를 건져먹었다. 다 식은 국은 밍밍하게 간이 덜 됐다. 넌 이런 밥도 잘 먹는다. 난 급식을 먹을때도 혼자서 가장 맨 뒷자리에 앉는다. 맨 뒷자리에 앉아야만 너의 행동을 볼 수 있다. 너는 역시나 변백현, 박찬열, 김종인과 함께 밥을 먹는다. 너의 뒷모습 밖에 보이지 않지만 너는 뒷모습 마저 씩씩했다. 너는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밥을 먹었다. 간간히 웃음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 어깨가 떨리며 급식에 코를 박는 행동도 했었다. 나는 늘상 혼자 밥을 먹었다. 1학년에 들어서 8월인 지금 까지 나는 혼자 밥을 먹었다. 그 사실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너와 밥을 같이 먹는 걸 상상을 했다. 지금 변백현,박찬열, 김종인이 앉아있는 저 자리 옆에 앉아 너와 함께 이야기도 하며, 너의 장난에 웃기도 하며, 그렇게 즐거운 급식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항상 그건 내 상상으로만 끝났다.

너는 반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곱상한 외모와는 다르게 열정적으로 잘 하던 축구, 둥근 성격까지 너는 모든 아이들에게 인기의 대상이었다. 남자아이는 물론 여자아이들에게도 친절을 베풀던 너는 나에게도 친절을 베풀었었다. 너는 기억을 못할테지만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없다.

 

“여보세요”

‘아들, 이번에는 집으로 안 와?’

“엄마 나 바쁜거 알잖아요 왜그래요.”

‘보고 싶어서 그러지, 보고 싶어서’

“나도 엄마 보고 싶어요.”

 

내가 열병을 앓았을때다. 어제 밤 부터 몸이 따끈하니 붕 뜨는 듯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눈도 제대로 못 뜰 정도로 몸이 나른하고 뜨거웠다. 학교는 가야겠다는 집념하나에 나는 몸을 일으켜 교복을 입고, 차가운 아침 등굣길을 걸었다. 다리가 후들거려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은 나는 꾸역꾸역 벽을 짚어가며 학교에 도착했고 다 왔다는 생각에 온 몸에 긴장이 풀려 내 자리에 앉자마자 쓰러졌었다. 항상 수업은 잘 듣던 내가 수업시간에도 엎드려 있는걸 본건지 너는 쉬는 시간에 나를 흔들어 깨웠다.

 

“왜그래 어디아파?”

 

너의 물음이었지만 나는 대답을 할수 없었다. 온 몸이 뜨거워서 그런지 네가 나에게 말을 걸어서였는지는 몰라도 가만 눈을 감고 있었다. 사실 네가 흔들어 깨우기 전 부터 나는 깨어 있었다. 그러나 몸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았다. 너는 얼굴을 가까이 하더니 내 숨소리를 듣는다.

 

“너 열 엄청 나!”

 

책상과 맞부딪힌 이마사이를 비집고 너의 손이 들어왔다. 차가운 너의 손이 내 이마에 닿자마자 나는 온몸에 독이 퍼지듯 천천히 열이 내려가는 듯 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고 더욱 열이 오른 내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더 이상 너와의 접촉은 위험했다. 네가 내 몸을 만지고 나를 걱정하는것 자체가 위험했다. 나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 무거운 머리를 최대한 고정시켰다. 눈꺼풀이 무거워 자꾸 눈이 감긴다. 네가 다급하게 선생님을 부른다. 딱히 심각한 일도 아닌데 잘생긴 너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너는 일그러진 얼굴마저도 참 잘생겼다.

 

 

 

-

아련한 청춘게희가 보고싶다! 내가 보고싶어서 쓰는 청춘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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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경상도! 요건 과거 시점 글인가요? 아니면 현재?!... 현재면 승산이 있네요 ㅎㅎ 민석이에게 남들 다 하는 친절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루한이도 마음이 있기를 바라네요 ㅋㅋㅋ 이런 청춘게이 마음에 들어요 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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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깡
과거 현재 왔다 갔다하는거에요ㅜㅜ 헷갈리셨다면 죄송해용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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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쥬이에요 이번에는 청춘에 관한글인가여ㅎㅎㅎ 민석이의 짝사랑이야기라늬ㅜ 루한이도 아마 민석이를 좋아하는거겠죠?? 이번글도 너무좋아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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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으아 짝사랑중인 민석이라니ㅠ좋다ㅠㅠ다음편기다릴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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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청춘게희들!!이런분위기너무좋아여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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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 진짜 너무 아련해여.........작가님 이런 청춘게이들이라니....저 진짜 너무 아련하고 막 눈앞에서 보이는것같은 그런 착각이...ㅋㅋ.. ..........짝사랑이라니......저도 겪어본적이 있어서 그른가 민석이 마음 잘 알것같아서 더 아련해여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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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으어어어 이번엔 짝사랑 같은건가요?ㅠㅠㅠㅠㅜ진짜 아련해여ㅜㅠ 진짜 이런 소재도 좋네요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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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어바에여! 헉 짱좋아여 어쩜 이래ㅠㅠ 왜이렇게 설레요 저 이런 청춘물 짱좋아하는데! 이렇게 짝사랑하는것도 짱좋아하는데! 이런 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여ㅠㅠ 으 분위기가 뭐 이리 따뜻하면서도 긴장되고 간질거리고 막 설레고 그래여ㅠㅠ 다음편도 기다리고 있을게여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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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비타민이에여!!!민석이가 아련하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이궁그매쥬그뮤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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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종구멍멍이요!!완전아련하네요ㅠㅠㅠㅠ뒤에완전궁금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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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슘슘이에여ㅠㅠㅠㅠ
아 진짜 아련아려뉴ㅠㅠㅠㅠㅠ 어떡해여ㅠㅠㅠ 진짜 아련하네여ㅠㅠ 어떡해ㅠㅠㅠㅠㅠㅠ 민석이 왜 밥 혼자먹음?ㅠㅠㅠㅠ 아 루한아ㅠㅠㅠ 민석이ㅠㅠ 아 어떡해여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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