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G |
결국 펑펑 목놓아 울어버린 나때문에 고기한점은 커녕 주문을 취소시키고는 밖으로 나왔다. 대충 앉기 좋은 곳에 털석 주저앉은 내 옆에 같이 앉아 등을 가만히 토닥토닥 거려주는 명수가 이내 점점 고르게 숨을 내뱉는 내게 물어왔다. 왜 울었어요? 뭐야, 왜 울었는데. 짖궂게 질문하는 명수의 물음에 몰라, 물어보지마. 라며 입을 꾹 다물었고 이내 고개를 두어번 젓고는 못말린다는 듯이 웃고 날 일으켜세웠다. 일어나요. 집가야지. 나때문에 밥을 못먹었으니 라면이라도 먹고가야겠다면서 기어코 우리집에서 라면을 끓여먹은 명수는 내 끈질긴 내쫓음에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명수와 라면을 먹으면서도 자꾸만 얼핏 누가 생각나는 것만 같아 애써 울음을 꾹 참고, 라면을 먹었다. 내가 왜이러지. 진짜 김성규 드디어 미쳤나보네. 고등학교 때 넬을 미친듯이 쫓아다녔을 때보다, 몇달 전 현아가 좋다며 미친 듯 이름을 부르고 다녔을 때보다 더 미친것 같았다. 그래. 곁에 있는 사람이 바뀌어서 그래. 맨날 짜증부리고 틱틱거리고 은근히 비꼬는 티가 다분한 남우현이 있던거랑 잘 챙겨주고 잔소리하고 잘생긴 김명수가 있는 거랑은 차이가 분명 있는거니까. 남우현과 김명수는 너무도 다른 사람이라서 내가 혼란이 있어서 그런걸거야. 김성규. 난 꼭 남우현을 내 생활에서 지워내고 말리라는 그런 허망한 다짐을 하고 또 했다. 오래 전 남우현에 의해 기분이 좌지우지 되는 김성규가 되지 않기를. 오래 전 남우현에게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 몸의 김성규가 되지 않기를. 그리고, 남우현때문에 자꾸만 눈물짓는 김성규가 되지 않기를. * "야, 김성규 너 얼굴보기 진짜 힘들다. 이호원이랑 나랑 얼마나 심심했는 줄 아냐. 존나 놀릴사람 없어서?" "얘 또 왜이러냐." "니가 이해해. 이성열 이새끼 지금 질투하는거야. 김명수랑만 논다고." "미친놈. 하여간 초딩끼는 다분해가지고. 그 키 뒀다가 어디 쓸래. 국 끓어먹을래?" "아 진짜. 김성규. 너 김명수랑 디ㅡ게 친해졌더라?" "왜그래 진짜. 니가 붙여줘놓고." "니가 언제부터 내가 붙여논 애랑 친해졌냐? 어?" "진짜. 김성규. 너 원래 사람사귀는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나랑 이성열은 오래전부터 친해졌다고 치고. 김명수는 좀 빠른감이 없지않아 있는거 같다?" "그래. 잘한다 이호원! 내 말이 그말이라니까? 진짜 웃겨." "뭐, 친해지면 친해진거지 웃기고 말고는 또 뭐야." "어어, 이거봐. 벌써 챙기는거 봐봐. 둘이 사귀냐? 김명수랑 사겨? 어? 어?" 오랜만에 동방에 모여서 잡담 아닌 잡담을 하고 있는데 자꾸만 틱틱대는 성열이의 말에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 하여간 질투는 많아가지고. 후배들이 우르르 들어오는 것도 신경 안쓴채로 고래고래 큰소리로 물어오는 이성열에 창피함을 느껴 입을 급히 막았다. 미친놈아, 창피하지도 않냐. 라는 내 말에 그제서야 후배들을 힐끔 보더니 암튼, 너 밥사. 그러면 삐진거 풀게. 라는 이성열. 이 새끼, 지금 기분 상한게 아니라 밥쳐먹을려고 연기한거고만. 참나. 이성열에게 알았다는 대답을 하려고 했는데 대답을 하기도 전에 누군가에 의해 내 손이 잡아 당겨지고 내 몸이 일으켜세워지는게 먼저였다. "선배ㅡ" 멍해져있는 나를 부르는 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 앞을 바라보니 몇일간 코빼기도 안비치던 남우현의 얼굴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저릿한 느낌이 들었다. 기분 나쁘면서도 꼭 나쁘지만도 않은 느낌. 이상한 느낌. 괜히 휘둘리지 말자. 이건 뭐가 됬든 끊어야할 감정이야. 더더욱 오래전 남우현에 대한 감정은 지운지 오래니까 남우현에 관한건 모두 끊어야할 감정밖에 없어. 남우현의 부름에도 대답하지도 않은채 태연한 표정으로 남우현을 응시했다. "김명수랑 사겨요?" "..그걸 왜 내가 너한테 말해야하지?" "사귀냐고요." "남우현." "..김ㅅ.." "갈길 가라. 할말이 그것밖에 없냐. 선배한테?" "...." "시발, 버릇없는 새끼. 위 아래는 지키면서 살자. 아무리 서로가 싫고 짜증나도. 어? 기본은 해야지." "..사귀냐고 물었잖아요." "..." "김명수랑 사귀냐고." ".. 어, 그래. 사귄다. 사귀면 뭐 어쩔건데." 내 폭탄 발언 같은 말에 이성열은 벙쪄버렸고, 이호원은 고개만 갸웃ㅡ 거렸다. 남우현을 제외한 후배들은 제각기 밥을 먹으러 가거나, 남은 수업을 듣기위해 거의 자리를 비운 뒤였고, 이 동방에는 후배라고는 남우현 하나밖에 없었다. 해명할 필요도 없고, 김명수의 귀에 들어갈 일도 없고, 괜한 커밍아웃이 아닌 지금 이 타이밍이 정말 다행이고 또 다행이었다. 내 앞에서 나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남우현에 괜한 거짓말을 해서 그런지 죄책감이 들기도 했고, 가슴이 불규칙적으로 뛰는것 같아 남우현을 똑바로 볼수가 없었다. 멍해져있는 이 애매모호한 분위기를 모면하고자 하하하, 하고 이호원이 어색하게 웃었고 이성열도 그제서야 눈치를 차리고 하하하, 성규야. 라며 괜히 웃음이 지었다. 그런 분위기에도 아랑곳 않고 남우현은, 사귀면 어쩌긴요. 존나 잘 사귀시라구요. 이왕사귀는거 오래가야죠. 라며 딱딱하게 말하곤 동방을 나가버렸다. 쾅, 닫히는 동방문에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풀려 주저앉아 버렸고 이성열은 눈치없이, 역시. 내가 딱 보는 눈이 있다니까. 라며 의기양양해있었다. 그 날 저녁 이호원은 술병이 가득 담긴 봉투를 들고 우리집을 찾아왔다. 멍하니 쇼파에 누워 잠이 들까 말까한 상황에 갑자기 들이닥친 이호원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어쩐 일로 이성열도 떼어놓고 이렇게 왔냐고 묻기도 전에 이호원은 나를 앉히고는 술을 따라주고 내가 벙찐 틈을 타서 과자와 안주거리를 바닥에 펼쳐놓았다. 반 억지로 짠ㅡ을 시키며 나를 먹이는 이호원이 이상했지만, 요즘 싱숭생숭한 마음 때문인지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는 술이 달았다. "무슨 일 있어?" "뭐가." "왜 거짓말을 해. 해명도 안하고. 이성열 지금 멘붕이야." "그거 때문에 왔어? 그래도 거짓말인거 아는 사람 한명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네." ".. 남우현이랑 관련된 일이지." "..." "너 남우현 좋아하냐." "... 미쳤냐. 그런소리 하지도 마. 너 진짜 니 친구가 게ㅇ.." "상관없어. 게이든 뭐든." "...." "니네 둘이 내 눈엔 뻔히 고집피우고 있는거 다 보이는데 서로만 왜 자꾸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냐." "..." "나중에 후회할짓 하지말ㄱ.." "... 호원아." "응" "충분히 후회하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나만 힘든가봐." "....." "내 감정을 알면서도 모른 척 했던 거, 거짓속에 묻혀진 진심을 외면했던 거, 이제서야 그게 뭔지 진정 알게 된거." "....." "다 내겐 잘못된 일이라서. 지금 전부 후회하고 있는 일이라서." "....." "감정에 솔직해질수가 없어. 솔직해지고 싶지 않아. 어떡하냐. 나. 나 어떡해, 호원아." 술이 별로 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호원에게 모든 이야기를 털어 놓지는 못했지만 조금은 지금 내 혼란스러운 진심을 뱉었냈다. 두서없이 막 뱉는 말을 너그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는 이호원덕에 마음이 점점 차분해지는 것 만 같았다. 한껏 다 털어놓고 나서 후ㅡ 하고 짧게 한숨을 쉬었고, 내 잔에 술을 따라준 호원이가 조심스레 입을 떼었다. "그래서 지금 계획은?" "..무슨 계획. 뭐 그런것도 있냐." "앞으로도 쭉 둘이 서로 그렇게 지낼거냐고. 남우현 눈에 불을키고 달라들던데." "... 어쩔수 없잖아." "뭐가." "끊어야지. 서로가 끊어야하는데, 남우현은 보아하니 아닌것같고. 나라도 끊어내야지." "끊어진다고 끊어지냐. 그게?" ".. 안 끊어질건 또 뭐야." "그럼 김명수는." "..." "김명수 이름 거론해놓고 아무것도 안하고 그러고 있을거야? 엄연한 피해자다. 김명수도." ".. 그러고보니 그렇네." "난, 니네 둘 다 서로 감정에 충실해졌으면 좋겠다." "....." "서로 자존심 세우면 뭐하냐. 서로한테 상처만 주는거지." "... 몰라. 잘래. 이거 다 치우고 가." "같이 좀 치워주지. 하여간 저 싸가지." "... 그리고, 고맙다. 호원아." 내 말에 피식 웃어보인 호원이가 남은 술은 대충 냉장고에 넣어놓고 간단히 치우고는 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우리 성규. 많이 컸다? 라며 어깨를 한번 토닥이고는, 간다. 내일 학교에서 보자. 라는 말을 남겨놓고 집을 나갔다. 멍하니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1번의 부재중전화와, 3통의 문자가 떠있었다. [형, 자요? ㅡ 엘닮은멋진명수] [어 문자 본거 다 알아요. 얼른 답장 ㄱㄱ ㅡ 엘닮은멋진명수] [자는구나. 형 잘자. ㅡ 엘닮은멋진명수] 무슨 일로 전화와 문자를 했는지. 모두 다 명수의 전화와 문자. 이 와중에도 너의 다정하고 배려가 묻어나는 문자가 남우현의 문자였으면 어땠을까 하고 드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 예전에는 이름만 들어도 짜증나고 밉던 남우현이었는데, 요즘은 왜이렇게 허망하고 가슴 아픈 남우현이 되버린거니. 우리는 서로 진심을 바라고 있는 거니. 아니면 오랜시간 함께했던 시간이 익숙해서 오는 그리움인거니. 너와 함께 했던 가슴아팠던 시간이 왜이렇게 그리워지는 거니. 도대체 왜. |
아잌 난 몰라 이제 |
사실 이제 나 모르겠어요. 뿌잉뿌잉 지금 손가는대로 막 쓰고 있는데 ㅋㅋㅋㅋㅋ... 알아요 제가 원망스러운거. 저도 제가 원망스러운데 독자님들께서는 얼마나 그러겠어요ㅠㅠㅠㅠ 슬럼프인가봐요... 좀 쉬어야겠어요. 쉬는 기간에 좀 단편좀 써볼까요 ㅋ... 있는 이거나 잘 쓰라구요? ㅠㅠ 네 알겠어요! 이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머리를 좀 굴려서 계획있게 글을 써야겠어요! 항상 응원해주시는 그대들 정말 정말 사랑하구요! 그대들이있어서 힘을 냅니다. 내 맘 알거라 믿어요. 알죠? ♥암호닉 내 이쁜이들♥ 언나 아이비 달링 카카라 흥 써니텐 삼동이 꾸꾸미 꼬마아이 뀰 둘리 다별 쪼꼬미 야채 미캉 찹쌀떡 리인 푸딩 키세스 비회원 석류 우현성규 샅바 케헹 엠제이 호들호들 뒷간신 모닝콜 감성 준이 31 호잇호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