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악한 토끼와 순진한 여우
G
(정국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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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쉽게 마음을 주지 말고 한 여자에게 너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그게 우리 토끼종족의 전통이자 습성이다'
어릴 적부터 정국이 들어오던 말이었다. 다른 종족들과는 달리 토끼 종족은 오직 한 여자, 한 남자에게만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전통이자 습성이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더 바른 몸가짐을 가졌어야 했다. 초식 동물 종족과 육식 종족 동물들이 서로를 물어뜯으며 싸울 때, 유일하게 어쩌면 유독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 모두에게 지지를 받았던 존재가 바로 토끼 종족이었다. 모든 종족들이 사랑하는 존재, 지지하는 존재가 바로 토끼 종족이었다.
토끼 종족의 대표적인 가문이 바로 정국이네 가문이었다. 그렇기에 정국이는 토끼 종족들에게도 찬양받는 존재였다. 어릴 때부터 그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많았다. 남자든. 여자든. 그가 시키지 않아도 원하지 않아도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정국은 적절하게 선을 그으며 행동하면서도 그런 시선들과 관심을 즐겼다. 사람들의 찬양과 관심은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짜릿한 것이었으니까.
대대손손 큰 회사를 경영해왔던 정국이네 집안이었지만 정국이는 정국의 어머니의 바람대로 배우가 되었다. 다행히도 관심을 좋아하는 정국은 배우가 적성에 맞았으며 뛰어난 연기력과 만인의 호감인 토끼 종족, 잘생긴 얼굴, 뛰어난 피지컬로 인해 그는 배우로써도 승승장구를 하게 되었다. 남부러울 것 하나 없는 삶은 산 정국이에게, 사람들을 원하는 대로 긁어모았던 정국이에 예상치 못한 사람이 나타났다. 김여주. 그녀는 심지어 여우 종족이었다.
■■
남에게서 받는 관심이 좋았던 정국이었지만 정국은 남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드라마나 영화, cf에서 함께 했던 파트너들도 단순한 비즈니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으며 촬영한 후에는 마치 남처럼 행동하던 정국이었다. 그래서 그와 함께 했던 파트너 모두들 안달 나있었으며 어떻게든 정국의 눈에 들어가고 싶어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정국은 눈길 한 번도 주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눈에 들어온 것은 김여주였다. 심지어 실물로 본 것도 아닌 화면을 통해서 본 김여주에게 푹 빠져버린 전정국이었다. 때는 매니저가 정국이에게 드라마를 추천하던 날이었다.
"정국아, 너 이 드라마 봤냐?"
"무슨 드라마? 나 드라마 안 봐"
"야- 근데 이건 진짜 대박이다- 그리고 여기 여주인공이 진짜 끝내 줘"
"형이 찬양하는 드라마인걸 보면 진짜 재밌나봐? 원래 드라마 재미있게 안 보잖아"
"그러니까 너한테 추천하는거 아니냐- 내가 웬만한 드라마 보고 재밌다는 소리 안하는데 이건 재밌다"
"...뭔데?"
"그리고 이건 드라마도 드라마인데 여주인공이 진짜 짱이다"
"누군데?"
"김여주"
"...김여주? 누구... 아, 그 여우 종족?"
"응 그 여우 종족- 확실히 여우 종족은 맞긴한가봐? 완전 사람 홀린다 홀려-"
원래 드라마 칭찬을 잘 안 하는 정국의 매니저였다. 수많은 히트를 친 정국의 드라마나 영화들도 그는 재밌다는 말을 하지 않았었다. 그랬던 그가 재밌다고 추천하는 드라마라니 정국은 호기심을 가졌다. 거기다 여배우 칭찬이라니. 정국의 매니저는 유쾌했지만 독설 또한 잘하였다. 정국이 듣기에도 냉정하게 자신의 파트너들을 평가하던 매니저의 말들이 생각났다. 그런 그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여배우에게 호기심이 생긴 정국이었다. 김여주. 남에게 관심 없는 정국도 종종 듣던 이름이었다. 현재 핫한 배우였으니까. 여우 종족... 모든 종족들이 싫어하는 종족이었다. 그런 종족이 연예계에 데뷔를 하여 지금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건 어려운 게 당연하였지만 당당히 이루어낸 배우라는 수식어를 여주는 가지고 있기에 정국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 자체를 챙겨보진 않았던 정국이었다.
그런 정국이에게 매니저는 여주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드라마를 추천해주었다. 확실히 여주는 매력있었다. 크고 살짝 올라간 눈이 매력적인 얼굴이었다. 높은 코와 코 옆에 있는 매력 점. 그동안 여우 종족의 비열한 웃음과는 달리 웃을 때 살짝 피어나는 보조개까지 그녀는 다른 여우 종족과는 달랐다. 하지만 그녀가 여우 종족은 맞는다는 걸 느끼는 정국이었다. 사람을 주목시키는 매력과 홀리는 매력이 상당하였다.
그날 이후로 정국은 스케줄이 없을 때마다 집에 틀어박혀 여주가 나오는 드라마와 영화들을 모조리 챙겨보았다. 그러다 문득 정국은 여주를 실제로 보고 싶어졌다. 한 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던 여주였다. 그렇기도 한 게 여주는 본인의 종족이 여우 종족이니만큼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시상식에서 상을 받아도 좀처럼 참석하지 않고 대리 수상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수상소감을 전하였다. 또한 여러 배우들이 속해있는 모임에도 속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여주를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여러 연예인들이 참석하는 호텔에서 열리는 파티에 여주도 참석한다는 소식이었다.
□□
정국은 그날 이상하게도 옷차림과 헤어스타일, 향기에 신경을 썼다. 정국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는 스타일리스트와 매니저는 당황을 하였지만 이내 좋은 현상이라는 판단을 하였다. 정국은 파티장으로 이동하면서 콧노래를 불렀다. 머릿속으로는 그녀의 실물을 상상하면서
수많은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히고 오느라 지친 몸과 아픈 눈을 가지고 파티장에 들어온 정국이었다.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눈은 급히 여주를 찾았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여주는 금방 눈에 띄 줄 알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찾다가 드디어 여주를 찾았을 때, 정국은 숨을 참았다. 무언가에 화난 듯 거침없이 술을 마시는 여주였다. 여주의 옆에서는 스타일리스트가 그녀를 말렸지만 그녀는 계속 술을 들이켰다. 정국은 심호흡을 하고 그녀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였다. 그녀의 스타일리스트는 정국을 발견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인사를 하였고 여주에게 말을 하였지만 여주는 대충 고개를 까딱하고 다시 술을 들이켰다.
기분이 나쁠 법하였지만 정국은 그런 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실제로 본 여주는 상상보다 더 매혹적이었다. 유독 까만 머리카락은 그녀의 하얀 피부를 강조하였으며 그녀의 하얀 피부 때문에 빨간 드레스는 더욱 섹시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느껴지는 여주의 매혹적인 향기에 정국은 이성을 잃을 뻔하였다. 정국은 빨리 걸음을 옮겨 그 자리에서 벗어났지만 계속 남아있는 여주의 향기와 모습이 정국의 곁에 맴돌았다.
■■
정국은 파티장에 분위기가 싫었다. 늦은 시간까지 많은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는 게 싫었기에 매니저에게 방 하나를 잡아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피곤한 몸을 조금이라도 쉬기 위함이었다. 정국은 매니저에게 카드와 예약한 방을 확인한 다음 스위트룸이 있는 건물로 걸음을 옮겼다. 정국은 예약한 방으로 향하여 걸음을 옮겼다.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정국이 머물 바로 옆방 앞에 한 여자가 몸을 기대며 서있었다. 정국은 골치가 아플 거 같아 다시 뒤돌아서 다른 방으로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이내 그 여자가 누군지를 확인하고 나서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 여자는 바로 김여주였다. 정국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기서 뭐하세요? 김여주씨?"
"...누구...? "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아- 코디언니한테 이야기 들은거 같아...요"
"근데 여기서 뭐하세요?"
"아... 이 방에서 있으려고요"
"아...네"
술에 취해서 살짝 어눌한 발음과 약간의 홍조를 띠고 있으며 매혹적인 향을 내뿜는 여주의 상태에 정국은 위험함을 느꼈다. 그녀의 옆방에 있다가는 제대로 쉬지 못하고 밤을 새울 거 같았기에 그는 더욱더 방을 옮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냥 지나가기에 여주는 문 하나 제대로 못 열고 있었다. 거기다 이상한 사람이 지금과 같은 여주의 모습을 본다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몰랐었다. 원래 남에 일에 참견 안 하는 정국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과연 무슨 감정일까. 혼란스러웠던 정국이었지만 그녀에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게 사실이었기에 그는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정의하였다.
정국은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가 손에 쥐고 있던 카드키를 빼앗아 그가 대신 열어주었다. 그런 그에게 그녀는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곤 그녀를 부축하여 그녀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또다시 감사하다는 그녀의 말을 뒤로 하고 그는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 정확히 그녀가 입을 열기 전에.
"...정국씨?"
"...네"
"...제가 왜 이렇게 술을 마시고 있는 줄 알아요?"
"..."
"제가 여우 종족이라서 이렇게 술을 마시면 안되거든요? 근데 왜 술을 마시는 줄 알아요?"
"...아니요"
"오늘 화보를 찍었는데... 그 사진 작가가 막 은근슬쩍 막 내 몸을 만지는거 있죠? 내가 신인때도 당하지 않았던 거였거든요?"
"..."
"정말...더러웠어요... 그 손길이"
"..."
"그래서 정국씨가 저 좀 위로해줄래요?"
"..."
"...아- 그렇다고 나 몸 막 쓰는 여자 아니에요... 아직 경험도 없어요"
"..."
"미친소리죠? 제가 이래서 술을 마시면 안돼요. 아니지, 이래서 우리 여우 종족은 술을 마시면 안돼요"
정국은 언젠가 여우 종족에 대해서 찾아본 적이 있었다. 정국은 알고 있었다. 여우 종족이 술을 마시면 안 되는 이유. 지나치게 솔직해지기 때문이다. 비열함과 배신이라는 행동을 밥 먹듯 하는 게 여우 종족이었기에 솔직함은 그들에게 독이었다. 지금 여주는 지나치게 솔직하였다. 처음 보는 사람, 그것도 남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우 종족이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향기였다. 유혹적인 향기. 여우 종족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사람들도 이 향기를 맡으면 미칠 만큼 매혹적인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지금 여주의 향기가 그랬다. 나쁜 생각이 들 정도로 여주는 매혹적이었다. 순진한 여주라는 평판이 자자한 여주였지만 술에 취한 여주는 정말 여우 그 자체였다.
"...그럼 가봐요- 정국씨, 고마웠어요"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아찔한 향기를 뿜어대며 여주는 물이 담긴 컵을 가져다 마셨다. 양을 조절 못한 건지 여주의 입술 옆으로 약간의 물이 흘렀다. 그 물들은 그녀의 입술에서 빠져나와 턱을 지나치고 목을 천천히 타고 내려갔다. 그리고 목을 지나쳐 쇄골에 머물렀다. 그걸 본 정국의 이성은 끊어졌다. 여주에게 다가가 꽤나 거칠에 입술을 부딪혔다. 여주의 손에서 컵을 빼앗아 테이블에 내려놓으면서도 입술을 놓아주지 않았다. 다급한 손놀림으로 자신의 양복 재킷을 벗으면서도 입술을 놓아주지 않았다. 맞물려진 입술 사이로 따뜻한 서로의 무언가가 부드럽게 만났다. 정국의 머릿속에는 아버지의 말이 생각났다.
'몸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쉽게 마음을 주지 말고 한여자에게 너의 모든것을 걸어야한다'
'그게 우리 토끼종족의 전통이자 습성이다'
여주를 침대에 눕히고는 여주의 입에서 입술을 떼고는 서서히 움직였다. 입술을 지나쳐 목으로 목을 지나쳐 아까의 물들이 머물다 사라진 쇄골로. 그녀의 목 주변과 쇄골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지만 그녀의 직업이 있으니 입술을 붙였다 떼는 걸로 만족했다. 정국은 생각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끝나기에는 여주의 매력은 정국의 철벽같은 자제력을 끊어낼 정도로 넘쳤다. 그리고 정국 또한 이대로 끝나고 싶지 않았다. 정국은 자신의 선택으로 후회를 할까 두려웠지만 이내 결심하였다. 이 여자 정도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도 충분할 여자라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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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러브입니다!
정국의 번외는 어떠셨는지...ㅎㅎㅎㅎ 아마 많은 분들이 추측하셨을... 그것...네 핳핳
아마 다음편도 정국의 번외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편은 이제 본격적인 3각관계가 시작인...흠흠
그리고 항상 이런 글에도 많은 사랑을 주시는 독자님들 감사드립니다♥
(우리 호석이 믹테 너무 칭찬해...ㅠㅠㅠ 너무 좋아여ㅠㅠㅠ 어제 개학날이었는데 새벽 4시에 잤어여...헤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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