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악한 토끼와 순진한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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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있다가도 전정국과의 키스가 생각났다. 그때 나는 마치 파리지옥에 들어간 파리처럼 그에게서 꼼짝도 못하고 붙들려있어야 했다. 나의 허리를 살살 쓰는 그의 손길에도 나는 거부하지 못했다. 아니, 따지고 보자면 안 했다는 게 맞는 말이다. 그의 키스는 마치... 애정을 갈구하는 키스였다. 강하게 나를 붙잡으면서도 여리게 입안을 탐색하던 그의 섬세함이 나에게 말해주었다. 그러다 그가 말했던 지난날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나는 전혀 기억 못 하는 일이었다. 혹시나 전정국은 만난 적이 있었을까... 고민도 잠시 초코바 하나를 입에 물면서 차로 들어온 코디 언니가 입을 열었다.
"여주야, 너 전정국이랑 사귀니?"
"..네? 아니요..."
"그래? 근데 아까 전정국은 뭐야... 컷 소리 분명히 났는데 붙잡고 놔주질 않더만..."
"...글쎄요...하하 근데 언니, 혹시 저 전정국 만난 적 있어요?"
"얘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근데 너는 사석으로도 전정국 만난 적 없지 않아?"
"그렇죠? 근데 왜..."
"아, 한번 만난 적 있다."
"...언제요?"
"그때 왜... 호텔에서 연말 파티 열렸을 때! 너 잔뜩 취해서 그 호텔에서 잔 날"
"...아 네, 근데 그 날 제가 전정국을 만났어요?"
"음... 아니? 직접적으로 만난 건 아니지만 그 자리에 전정국이 있긴 있었지?"
"..."
"전정국이 너한테 인사도 하긴 했지... 너는 술에 잔뜩 취해서 받는둥 마는둥 했지만"
"...아..."
코디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날이 생각났다. 화보 촬영을 했던 날이었는데 그때 사진 작가가 은근슬쩍 성추행을 하고 난 다음이어서 기분이 나빠진 상태로 갔던 대기업 파티였다. 그날 매니저 오빠와 코디 언니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괜찮다며 술을 마시다가 눈을 떠보니 파티가 열렸던 호텔에 있는 스위트룸에서 눈을 뜬 날이었다. 근데 그게 다였다. 전정국과의 접점은 없었다. 적어도 내 기억상에서는. 워낙 집이 아닌 호텔에서 자는 걸 좋아해서 자주 호텔에서 잤었던 나였기에 그 날은 그냥 그러려니 했던 날이었다. 습관적으로 매니저 오빠한테도 호텔에서 자고 간다고도 문자까지 보냈었고. 거기다가 내 기억에는 전정국과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었기에 이 날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인가, 또 다시 아파지는 머리에 눈을 감았다. 앞으로의 촬영을 걱정하면서.
■■
띠링-
'뭐해요?'
또 다시 그에게서 온 문자였다. 그 키스가 민망하지도 않았는지 그는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번에는 무시 할 수도 없었다. 또 언제 나를 당황시키는 행동을 할 지 모르는 그였기에 나는 그가 원하는대로 답장을 보냈다.
'방금 집에 와서 쉬고 있어요'
Rrrrrr- Rrrrrr-
내가 답장을 보내자마자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가 올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당황을 하였고, 당황을 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받고야 말았다. 후회를 하였지만 이미 그의 목소리가 들린 후 였다.
"아 그래요? 근데 안 물어봐요?"
"뭘요?"
"나는 뭐하는지... 내가 물어보면 물어봐주는게 예의 아닌가?"
"아... 정국씨는 뭐하세요?"
"나 여주씨 드라마보고 있어요. "
"제 드라마요?"
"네, 이제 본격적으로 촬영 시작할텐데 파트너 연기 정도는 봐둬야죠"
"...아..."
"...지금 키스신 나와요. 여주씨"
"...네?"
"여주씨 키스신 나온다고요"
"..."
"이게 좋았어요? 아님 나랑 한게 좋았어?"
"..."
"응? 여주씨. 말해 줘요"
예상 밖인 전정국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래 나의 드라마를 찾아보는거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키스신은 이야기는 뭐고 자신과의 키스와 비교하는건 무슨 의도란 말인가
"...정국씨 그건..."
"나는 좋았어요. 그동안 키스신 찍었던 거 중에 어떤거보다"
"..."
"그럼 여주씨는?"
"...저기 정국씨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나중에... 나중에 연락할게요!"
나의 말에 살며시 웃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였지만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에게 키스신에 대해 질문했던 거보다 정국의 답변이 더 나를 심란하게 만들었다. 이 남자가 나에게 하는 말이 하는 행동이 장난인 건지 진심인 건지도 감이 안 잡혔다. 그리고 나는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결국 나는 '토끼 종족'에 대해 검색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전정국에 대해서 알기 전에 그의 본 뿌리인 토끼 종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현명할 거 같다는 판단 아래에서 말이다.
토끼 종족
크고 맑은 눈이 상징인 종족. 초식 동물 종족에서도 귀한 종족이다.
여러 종족 중 호감을 불러오기로 대표적인 종족이다.
대대손손으로 순하고 착하기로 소문난 종족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의문이 들었다. 그의 눈을 보면 백프로 아니 이백프로 토끼 종족이 확실한데 순하고 착하다니... 뭐 이런 정보로 일반화를 시킬수는 없는게 사람이라지만 의심이 갔다. 그중에 나를 흥미롭게 하는 정보가 있었다.
의외로 모두가 피하는 여우 종족과의 합이 좋다.
토끼 종족은 유일하게 첫 관계를 맺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호르몬이 있다.
토끼 종족에게 첫 관계를 맺은 사람은 소중하고도 가장 매력적인 사람이므로 놓치고 싶지 않은 욕구,
남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은 욕구 즉 소유욕이 강하게 발동한다.
정말 흥미로운 정보였다. 토끼와 여우가 합이 잘 맞는다는 정보도, 토끼 종족의 신기한 호르몬도 뭐 어차피 전정국과 나 사이에서는 없을 정보긴 하지만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 같았다. 결론적으로 전정국의 이상함과는 관련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돌연변이라는 정보도 외관상에 돌연변이였지 성격적으로의 정보는 전혀 없었다.
□□
요 며칠 사이 전정국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저번처럼 개인 촬영에도 찾아오지 않았다. 묘한 안도감과 서운함이 교차하였다. 촬영 쉬는 시간, 심심하여 인터넷에 들어가 보았다. 생각지도 못하게 내가 실검 1위, 전정국이 실검 2위였다. '드라마 때문인가?'하는 의문도 잠시 곧이어 올라오는 실검 3위는 '전정국 이상형' 이었다. 불안함에 떨리는 손과 마음을 다 잡으며 검색어를 클릭했다.
'전정국의 이상형은 김여주'
'전정국, 예전부터 이상형은 김여주였다. 현재 촬영하는 드라마 현장에서 더 반해...'
위 기사들의 이유는 방금 막 올라 온 전정국의 인터뷰 내용때문이었다.
Q: 요새 인기가 엄청난데 혹시 이상형이 있는지?
A: 이상형은... 나도 잘 모르겠다. 뭔가 말할 수 없는 미묘함이 있다.
Q: 예를 들면? 이상형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배우나 가수가 있는가?
A: 있다. 김여주씨 예전부터 너무 팬이었다.
Q: 생각보다 의외라 놀랐다. 이유가 있는가?
A: 이유는 없다. 워낙 출연하시는 드라마마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셔서 눈이 갔는데 이번 드라마에 같이 참여하게 돼서 정말 기뻤다.
Q: 드라마가 아직 초반 촬영이라고 들었는데 둘의 호흡은 어떤가?
A: 사실 처음부터 키스신이 있어서 매우 당황했긴 하였지만 둘 다 한번에 연기를 하였다. 아직 초반이지만 드라마를 하면서 더 반하게 된 거 같았다. 하하
띠링-
'기사 봤어요?'
머리를 강하게 때리는 전정국의 기사와 뒤이어 귀신같이도 온 전정국의 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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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러브입니다!
감사드려요.. 여러분... 이런 누추한 글에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시다니...허헣헣
다음화를 또 끄적여 보도록 하겠습니다...헿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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