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어스름히 깔리는 밤이였다. 검은 복면을 한 사내 여럿이 승현의 방 안으로 들어섰으나 그곳에 승현은 없었다. 단지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옅은 달빛을 등진 지용만이 있을 뿐이였다. 복면을 쓴 사내들은 승현이 없다는 것에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지용에게 달려들었다. 지용이 아무렇지 않은 듯 제 칼집에서 칼을 꺼내더니 달려드는 사내들에 맞서기 시작했다."이승현, 어디있습니까..""알려주기 싫다면 어찌할테냐?""도련님, 집안을 생각하십시오.""그것 또한 싫다면 어찌할 터이냐?""그렇게 된다면... 저희도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나흘의 시간을 드릴 터이니 잘 생각하십시오."방안을 가득 채우던 사내들이 나가고 지용의 몸이 스르르 쓰러졌다. 쓰러진 채로 눈을 감은 지용이 미간 사이를 찌푸렸다. 머리가 아픈지 한손으로 머리를 붙잡은 채 몸을 일으킨 지용이 곧이어 방금 전 싸우다 깊게 베인 자국을 손으로 눌러 지혈하려고 했으나 이미 지용이 입고 있던 하얀 한복과 옅은 색의 도포자락이 모두 붉어진 지 오래였다. 바닥에 묻은 붉은 피를 본 지용이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 지용이 한숨을 쉬더니 누군가에게 나즈막히 말했다."나와도 되니 그만 숨어있거라.""ㅈ...정말 나와도 되는 것 입니까...?""날 믿지 못하는 것이냐. 이것 참 실망이구나...""ㅇ..아니! 그게 아니옵니다... 혹여나 해서 그런 것이오니 너무 실망하시지 마시옵소서... 소인 곧 나가겠습니다..."얇은 미성을 가진 목소리의 주인공이 방 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문 뒷쪽에서 나왔다. 지용과 같은 색인 하얀 한복을 입은 사내였다. 지용보다는 왜소한 체구의 사내가 지용의 옷에 묻은 피를 보더니 지용에게로 뛰어가 상처를 손으로 누르기 시작했다."도련님... 소인이 뭐라고 이렇게까지...""어찌 그렇게 생각하느냐.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네가 곧 나이고 내가 곧 너라고. 설마,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냐?""아니옵니다! 저같이 미천한 것이 어찌 도련님과 같을 수 있습니까... 저는 단지 그것 때문에...""그 이야기는 다신 하지 말거라. 내가 그 이야기 싫어하는것을 잘 알지 않더냐.""예. 다신 입 밖으로도 꺼내지 않겠습니다. 절대로.""분명히 입 밖으로도 꺼내지 않겠다면서 그 다음날이면 항상 말하지 않았느냐.""ㄱ...그건... 시간이 많이 늦었사옵니다. 이제 그만 들어가서 주무시옵소서. 소인도 곧 들어가 잠들겠사옵니다.""나는 너와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은데, 너는 그렇지 않은것 같구나. 허, 이것 참 실망이구나.""ㅇ...아닌거 아시지 않습니까. 매일 놀리기만 하시고. 너무 짖궂으신거 아니시옵니까?""허, 네가 나를 나보다 잘 아는구나. 밤이 늦었다. 들어가 자거라.""예... 안녕히 주무십시오."말을 마친 승현이 제가 나왔었던 그 문으로 다시 들어갔다. 지용은 그런 승현의 모습이 사라질 때 까지 기다렸다 승현의 모습이 사라지자 곧바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까 베인 상처가 지용의 예상보다 더 심한 모양인지 손이 온통 붉은 피로 뒤덮였다. 제 옷자락을 찢어 붕대처럼 몸에 감고는 달빛이 새어 들어오는 창문을 닫았다.--------꺄아꺄아 드디어사극물 완성ㅠㅠㅠㅠ아 진짜 못쓴듯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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