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증 입니다."
최근, 많은분들이 내 곁을 떠났다. 아니, 세상을 떠났다. 연달아 이어지는 장례식들과 사람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저번주 월요일, 하나뿐인 우리 엄마마저 눈을 감았다. 그 전날까지 티격태격 잘만 말하던 엄마였는데.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이어지는 장례식에 체력은 바닥이 났다. 그리고 점점 내 목소리는 사람들의 울음소리 사이에서 줄어들었고, 점점 줄어들어 이젠 목에서 꽉 잠겨 소리도 나지 않았다.
나는 목소리를 잃었다.
1. 박주영
![[국대망상] 실어증ver. +우울주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0/6/9062e876d646bd58ab61d9ce0c2ca6da.png)
'나 말을 못해. 오빠'
이게 오늘하루 그에게 처음으로 보여준 내 메모였다. 작은 메모지에 그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어젯밤 또박또박 적었다. 그는 못믿는 눈치로 피식피식 연신 웃어대기만 했다. 곧이어 밤새 정리했던 메모지를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 평소와는 다른 내 태도에 조금 당황한 눈치를 보이더니 곧 진지한 표정으로 내가 써내린 글을 눈으로 또박또박 읽더니 피식 웃어재낀다.
"니 지금 장난치는거지"
'미안해'
"글로 쓰지말고 말을해라"
'미안해 오빠'
"오랜만에 만나서 심술나서 이러는거 맞지"
"…"
"이딴 메모지에 쓰지말고 말을 하라고 말을!"
그의 불안한 눈빛이 내 가슴에 푹 꽂혔다. 퍽퍽한 고구마를 먹은것 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코르크 마개같은게 내 목구멍을 꽉 막아놓은 기분이였다. 가슴속에 내 목소리들을 점점 쌓아두었다. 소리없이 속눈썹을 타고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니 그의 눈을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를 툭 떨구자 내 눈물을 조심스레 닦으며 슬픈눈으로 날 빤히 바라보더니 나와 눈을 맞추는 그.
"…진짜가"
그의 질문에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 니 목소리 내가 찾아줄게…"
낮은 목소리로 내게 읊조리는 박주영.
2. 김주영
![[국대망상] 실어증ver. +우울주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4/8/84835abb4483ce970be2566ada9e0f58.jpg)
"와 더 예뻐졌네.나 보고싶었지"
나를 보자마자 다정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근사한 목소리로 내게 안부를 묻는 그. 그에게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평소와는 다른 내 어색한 태도에 어디 아프냐며 내게 다가와 이마에 손을 짚어보는 그. 어젯밤 잠을 못자 눈이 퀭 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헬쑥했다. 그런 나를 걱정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무슨일 있냐며 내 안부를 묻는 그에게 밤새 정리해둿던 메모지를 한장한장 보여줬다.
"이게 뭐야? 설마 편지?"
"…"
"아 근데 편지지가 너무 성의없는거 아냐-?"
내가 어색하게 웃으며 읽어보라는 눈치를 주자 히히 웃으며 메모지를 읽더니 이내 표정이 점점 굳어져만 가는 그. 메모지를 들었던 손이 바들바들 떨리더니 내게 어색하게 웃으며 무슨 소리냐며 내게 설명해보라며 내 어깨를 두 손으로 잡는 그. 그래 많이 놀랐겠지…. 그의 태도를 보니 나도 점점 불안하다. 혹시나 이런내가 싫어서 어느날 너도 엄마처럼 말없이 떠나는건 아닐까….
'노력할게. 그러니까 떠나지마 부탁이야'
"…뭘 떠나…"
'목소리 곧 찾을거니까. 그러니까 떠나지 말아줘 제발'
"…널 두고 내가 어딜가…"
내 어깨를 감싸 나를 꼭 끌어안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떠나지 않겠다며 약속하곤 내 등을 토닥이는 그. 그의 허리를 감싸안고 품속에 파고들자 나를 더 꽉 끌어안고 괜찮다며 나를 애써 안심시키려는 그. 그의 태도에 미안한 마음이 너무커 울컥 가슴속에서 뭔가 터지듯 울음이 터져나오는데 소리가 나질 않는다. 입이 벌어지질 않는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나를 더 꽉 끌어안더니 내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이는 그.
"…그냥…좀 더 편지를 많이 주고받는것 뿐이야"
"…"
"걱정하지 마."
여전히 나를 안은 손으로 내 등을 부드럽게 토닥이는 김주영.
3. 박종우
![[국대망상] 실어증ver. +우울주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8/c/68cf2fb656a396eefe583468a0763d1e.png)
"…뭐야 이게"
그의 앞에 붙여준 메모지를 떼어 읽는 그가 내게 퉁명스레 건낸 첫 마디였다. 그리고 연이어 내가 한글자 한글자 지금 상태와 내 상황을 설명한 메모지를 들어 묵묵히 읽더니 조금 놀란 표정으로 무슨말이냐며 내게 다가오는 그. 떨리는 손으로 내 이마를 짚더니 열도 없는데 어디가 아파서 말이 안나오냐며 내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더듬대는 남자친구. 그런 그의 태도에 고개를 떨구며 메모지에 다시 글자를 적어내렸다.
'나 말을 못해.'
"…무슨 소리냐고 니가 왜 말을 못해"
'봤잖아 메모지…'
"나는 무식해서 그런거 모르겠으니까 니가 말로 해봐 어?"
'…미안해'
그에게 한글자 한글자 다시 설명하는 글을 적는데 눈물이 메모지로 툭툭 하고 떨어져 이내 내가 쓴 글씨들에 닿아 내 마음처럼 글씨들이 번져서는 형체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보고 잠시 멍하니 있던 그가 내 어깨를 잡아 자기쪽으로 돌려 나와 눈을 맞추곤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내 몸, 얼굴을 이곳저곳 살피더니 내게 잠긴 목소리로 애써 웃어보이며 다시 말을 건내는 그.
"…내일 나랑 병원 가자"
'갔어'
"아니 나랑 둘이 가."
'왜'
"니 상태 직접 들어야겠으니까"
"…"
"그리고 니 목소리 내가 찾아줄게 꼭."
"…"
"그러니까 어디가지말고 내 옆에 붙어있어"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말을 하곤 나를 조심스레 안아주는 박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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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연재가 없을지도 몰라 우선 오늘 미리 써둡니다! 조금 우울하죠..
예전부터 써보고 싶던 주제여서 쓰게 되었습니다! 텍파는 차차 보내드리고 있으니 메일함 자주자주 확인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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