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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프린스 2호점 07 (부제 : 고백의 방식-1)

 

 

 

 

 

네 남자의 마음을. 그리고 나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내가 생각해 낸 방법은 '병가'를 내는 것이었어.

 

약간 유치하기도 하고, 뻔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일주일 정도 안보면.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을까. 혹은 나를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워크샵이 끝나고 집에 도착한 순간부터 머리를 짜내고 짜내서 나온 결론이었지.

 

 

뭐. 전부 다 거짓말이었다는 건 아니야.

워크샵에서 하루종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그런지 머리 뿐만 아니라 온 몸이 욱씬욱씬 아프더라고.

감기 몸살 기운도 살짝 있었고.

 

그래서 정말 이 때가 기회다 싶었지.

 

 

 

 

워크샵을 다녀온 다음 날 아침 5시.

[사장님. 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일주일만 쉬겠습니다. 죄송해요.] 라는 문자를 김민석에게 보냄을 시작으로

나의 간보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 경수의 고백

 

[EXO/민석루한백현경수] 커피 프린스 2호점 07 (부제 : 고백의 방식 -1) | 인스티즈

 

가장 먼저 내게 고백한 사람은. 경수였어.

 

 

 

 

 

 

 

 

 

5시에 사장님한테 문자를 보내놓고서는, 구급상자 안에서 감기약을 꺼내 먹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났는데

분명 잠들기 전까지 만땅으로 충전되있었던 핸드폰 전원이 꺼져 있는거야.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하고서는 얼른 배터리 충전기에 핸드폰을 꼽고 전원을 켰는데, 부재중 전화가 무려 100건이 와 있는 거 있지.

물론, 전부 다 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단언컨대 우월한 지분율을 자랑했던 건 도경수였어.

 

 

 

경수한테서만 무려 75건이 와 있는거야. 세상에.

너무 놀라서 문자라도 보내주려고 문자 어플을 열었는 데, 아니나 다를까 문자도 50통이 넘게 와 있는거 있지.

 

 

 

 

[야. 너 아파?]

[어디가 아픈건데. 많이 아파?]

[왜 전화 안 받아.]

[걱정되니까 이거 보면 전화해.]

[야. 전화 좀 받아 제발]

[징어야.]

[누나.]

[전화 받아봐. 응?]

 

 

 

 

내용은 거의 이랬어.

 

 내가 전화를 안 받으려고 안 받은 건 아니었지만, 혼자서 전전긍긍하면서 내 전화만 애타게 기다렸을 경수가 눈에 밟혀서. 괜스레 미안해지더라.

그래서 바로 전화번호부에서 경수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지.

 

 

 

 

 

"여보세요? 야. 오징어. 너 진짜. 왜 전화 안받아. 어?"

 

"..경수야.."

 

 

 

 

감기 기운도 있었지만, 푹 자다 일어난 탓에 목소리가 하필 또 더 심하게 갈라지는 거야.

와. 얘 나 진짜 심각하게 아픈 줄 알겠다. 하고 걱정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 지금 갈테니까 집에 꼼짝말고 있어."

이러는 거야.

 

"경수야. 아니야. 오지ㅁ..."

 

 

 

뚜뚜뚜.

끊김.

 

 

 

 

 

 

내 말도 듣지않은 채 전화를 끊어버리던 경수였어.

못내 찜찜하긴 했지만, 아직 영업시간이 1시간이나 남았는 데 설마 오려나 싶었지.

 

에이. 설마. 하면서 폰을 내려 놓고 침대에서 뒤척이다가,

잠도 안오고 배고 살짝 고프기에 죽이라도 끓여먹어야겠다 싶어서 주방으로 거의 기어가다시피 했어.

 

 

그렇게 막상 주방으로 가서 재료를 꺼내는데, 손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자꾸 재료들을 땅에 떨어뜨리는 거야.

양파에, 당근에, 피망에. 나 때문에 힘없이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그 야채들을 보면서 진짜 한숨만 나오더라.

 

배는 고파오는 데, 요리할 힘은 없고.

그런 내 자신에 짜증만 나던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리는 거야.

 

 

 

 

 

 

 

 

배고파서 환청이 다 들리나. 싶어서 나가보지도 않고 그냥 주방에 그대로 앉아있는데,

이번엔 문을 쾅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제서야 '누구지..' 하고선 벽을 짚고 걸어가서 인터폰 화면을 확인하는 데,

경수가 숨을 헐떡이면서 우리 집 현관문을 두들기고 있었어.

 

 

너무 놀라서 일단 문부터 열어주는 데,

문이 열리자마자 신발을 내던지듯 벗어던진 경수가 들고 있던 짐들을 바닥에 내던진 채, 나를 꽉 끌어 안더라.

 

 

 

 

 

 

 

 

 

 

"나 좀 그만 괴롭혀라. 내가 진짜 오늘 너 때문에....."

 

어디서부터 뛰어온건지, 거친 숨을 몰아쉬던 경수가 내 어깨에 자기 머리를 푹 박은 채, 그러더라.

얼핏 보이는 얼굴이 하루아침에 뭔가 더 수척해진 것 같아서, 팔을 올려서 뒷머리를 쓰다듬어 줬어.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경수가 먼저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너 오늘 아무 것도 못먹었지." 하는거야.

내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니까 작게 한숨을 쉬더니, 쇼파에 나를 앉혀놓고서는 주방으로 들어가더라.

 

 

 

 

 

 

 

한참 뒤에 주방에서 나온 경수는 내게 쟁반에 놓인 야채수프를 건냈고,

나는 '고마워.'하고선 받아들었지.

 

한 스푼 크게 떠서 후후, 불고는 입에 넣었는데 진짜 생각보다 너무 맛있더라.

 

 

 

 

 

"경수야. 이거 니가 만든거야?"

 

"응. 왜? 별로 맛 없어?"

 

"아니? 완전 맛있는데? 너 제법이다~"

 

오오, 도경수~ 다시 봤어 다시 봤어 하고서는 다시 한 스푼 크게 떠서 입안에 넣는데,

 

 

 

 

 

 

 

 

 

 

[EXO/민석루한백현경수] 커피 프린스 2호점 07 (부제 : 고백의 방식 -1) | 인스티즈

 

"다행이다." 하면서 나를 지긋이 쳐다보면서 저렇게 웃는 거 있지.

 

괜히 민망해져서 경수의 한 쪽 팔 소매를 잡아 당기면서 "야. 다리아파. 너도 여기 앉아." 하고 끌어당기니까 경수가 내 옆에 어색하게 와서 앉더라.

그렇게 나란히 앉아서 경수는 계속 내 먹는 모습만 쳐다보고, 나는 그릇에 고개를 쳐박다시피 해서는 수프를 먹었어.

 

그러다 문득, 얘가 우리 집을 어떻게 알았지?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물론 경수가 몇 번 차로 아파트 앞까지 데려다 준 적은 있지만, 내가 몇 층에 사는지, 우리 집이 몇 혼지, 한 번도 말해준 적이 없거든.

 

 

"경수야. 근데 너 우리 집 어떻게 알았어?"

 

"..어?..그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너한테 우리 집 층 수까지 얘기해 준 적은 없는 거 같은데..."

 

 

 

 

 

 

 

 

내가 계속 어떻게 알았어? 어? 어? 하고선 캐물어오자, 얼굴이 잔뜩 달아오른 경수가 크게 '하..'하고 한숨을 쉬더니 입을 열었어.

 

 

 

 

 

"끝까지 기다려서."

 

"..어?"

 

"너 집에 데려다 줄 때마다.. 불안해서 아파트 안까지 내가 데려다 주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으니까.

너 보내 놓고 다시 돌아와서 차 안에서 매일 그렇게 지켜보고 있었어."

 

"..."

 

" 엘리베이터는 탔나. 현관문까지는 잘 도착했나. 문은 잘 잠궜으려나." 

 

"..."

 

"위험할 거 하나 없다는 거 아는데.

그냥 그렇게 눈으로 쭉 따라가서 너네 집에 불이 켜지는 것까지 보고 나면. 그제서야 좀 안심이 되더라."

 

"..."

 

"그러니까 누가 그렇게 예쁘래. 남자들이 자꾸 힐끗거리니까 내가 이러는 거 잖아.

몸은 또 왜 이렇게 약해가지고. 걱정되게."

 

 

 

 

 

 

 

 

 

 

나랑 눈 한 번을 못 마주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하던 경수가 그제서야 고개를 천천히 들고 나랑 눈을 맞춰오더라.

한동안 아무 말도 안하고 계속 눈만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내가 먼저 입을 열었어.

 

"경수야. 너.. 나 좋아해?"

 

 

 

 

 

그 말에 피식, 웃던 경수가 내 앞머리를 마구 헝클어 놓고서는,

 

"바보야. 그걸 이제 알면 어떡해."

그러더라.

 

 

 

 

 

 

 

 

 

 

내가 '아..음...' 하면서 얼버무리고 있으니까 그걸 보던 경수가 내 팔을 꽉 붙잡고 나를 자기 품 안으로 확 끌어 당기더니,

내 귀에다 대고 이렇게 말했어.

 

"대답 재촉하는 거 아니에요. 그냥. 충분히 생각하고 얘기해줘요. 나 피하지는 말고."

 

"..."

 

"내가 많이 좋아해요. 누나."

 

 

 

그렇게 나를 꼭 끌어 안은 채 고백한 경수가 내 몸을 살짝 밀더니, 이마에 쪽, 하고 뽀뽀를 하고는

"아프지 말고." 하고선 부리나케 집을 빠져나갔고.

 

 

 

 

나는 한동안 멍하게 쇼파에 앉아있었던 것 같아.

이마에 닿았다 떨어진 입술의 촉감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아서.

 

 

 

 

 

 

 

 

 

 

 

 

 

 

# 민석이의 고백

 

 

[EXO/민석루한백현경수] 커피 프린스 2호점 07 (부제 : 고백의 방식 -1) | 인스티즈

 

 

 

 

 

 

[몸 많이 안 좋은가보네. 그래 푹 쉬고. 약 잘 챙겨 먹어.]

 

이 문자를 받은 뒤 정확히 3일만에 전화를 건 김민석이었어.

 

 

 

 

 

 

 

"여보세요?"

 

"어. 징어야. 몸은 좀 어때?"

 

"아. 네. 사장님.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감사해요~"

 

"다행이네. 음, 혹시 괜찮으면 지금 잠깐 나올 수 있어?"

 

 

 

 

 

 

 

너희 집 근처 카페에서 기다릴게. 라는 말에 서둘러 비비크림하고 틴트만 대충 쿡쿡 찍어바르고

김민석이 기다리는 그 카페로 걸어갔어.

카페 문을 들어서자마자 나를 보며 환하게 손을 흔드는 김민석 때문에 간만에 웃음이 나서 풉, 하고 웃고선 김민석 앞으로 가서 앉았지.

 

 

 

 

 

 

 

 

"와. 얼굴 못 생겨진 거 봐."

 

"..뭐.라.고.요.?"

 

 

아픈 몸 끌고 여기까지 나왔더니 이 사람이 진짜,

기분 좋게 앉자마자 다짜고짜 저러는 거야.

 

나 가요? 이러면서 다시 일어서니까 그제서야 '미안미안. 앉아.' 이러더라.

다시 자리에 앉아서는 가재미 눈을 하고선 김민석을 쳐다보는데 김민석이 나를 빤히 보고서는.

 

 

 

 

"너무 말랐다 너. 마음 아프게."

 

하고는 무심하게 툭, 던지더라.

 

 

 

 

 

"그래서 나 부른 거 아니에요? 맛있는 거 사주려고? 히히, 디저트 잔뜩 먹고 다시 살 쪄야지."

 

심장이 간질간질 거렸지만, 최대한 티 안 내려고 그냥 장난식으로 받아쳤어.

그랬더니 김민석이 그냥 어휴, 이러면서 주문을 하러 카운터 쪽으로 가더라.

 

 

 

 

 

 

 

 

 

 

김민석의 뒷통수에 대고 "나는 아메리카노~" 하고 소리쳤더니, 김민석이 정말 뒤도 안 돌아보고는 "커피는 안돼." 이러면서 내 말을 깡그리 무시했음.

그렇게 지 멋대로 주문을 해놓고는 진동벨을 들고 내 앞으로 걸어오는 데 내가 입을 삐죽거리면서 "아 왜에에에 나도 커피!!!!!!!!" 이랬더니,

또 개.무.시.

 

 

 

 

 

"감기에 커피는 안 좋아."

 

아. 예. 어련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정말 내가 마른 게 보기 싫었던지, 케이크에 마카롱에 핫케잌에 골고루도 시켰더라.

 

"뭐 이렇게 많이 시켰어요... 다 못 먹을 텐데. 아깝게."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나는 이미 사랑스러운 디저트들을 보면서

광대승천 중이었지.

 

 

 

 

 

 

 

 

 

그렇게 케이크를 크게 떠서 입에 물고 맛있게 먹으니까, 김민석도 기분이 좋았던지 웃으면서 자기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라.

나는 안 된다 해놓고 자기만 마셔, 씨이... 하고선 김민석 쪽을 쳐다보는 데,

김민석의 표정이 급격하게 일그러지는 거야.

 

 

 

 

바로 커피 잔을 내려놓은 김민석이 지나가는 알바생을 붙잡았고, 다짜고짜 "여기 바리스타가 누구죠?" 이러는 거.

 

설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를 아니기를 바랬는 데.

정말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이. 내 눈 앞에. 펼쳐졌어.

 

 

 

 

 

 

 

그렇게 바리스타를 호출한 김민석이 원두의 신선도를 운운하며 따지기 시작했고,

앳되보이는 그 여자 바리스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죄송합니다. 를 연신 남발하고.

 

 

 

 

아 정말 최악이었어.

 

 

김민석이야 워낙 인기있고 잘 되는 커피숍을 운영하니까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카페들. 특히 이렇게 동네 주변에 있는 자그만 카페들에는 직접 원두를 사서 조금씩 로스팅 하지 않는 한.

원두의 신선도까지 지키기는 어려워.

 

아 물론 그게 잘했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게 김민석이 일방적으로 그 바리스타를 쏘아붙이고 있는 사이

커피를 마셔봤을 땐. 그렇게 화낼 정도는 아니었거든.

 

 

딱봐도 24살 쯤이나 됐을 법한 그 여자 바리스타의 모습에.

내가 갓 바리스타가 됐을 때의 모습이 겹쳐보여서 너무 안타깝고 답답했어.

 

 

 

 

 

 

 

 

 

"사장님. 아니 민석오빠. 그만해요, 이제. 이 정도면 충분히 알아들었을거야."

 

"잠시만. 커피 맛이 이 정도로 엉망이면 이 가게 곧 망한다니까?"

 

"아니. 그건 이제 이 쪽이 알아서 할 문제고. 오빠가 왜 그런 거까지 신경을 써요."

 

"나는 안타까우니까 그렇지. 아, 저기요. 아직 제말 안끝났거든요?"

 

 

 

 

 

 

 

 

김민석을 붙잡고 얘기하면서 그 여자 바리스타한테 입모양으로 '죄송해요.' 하고는 가보라고 손짓하자,

움찔거리면서 자리를 뜨는 그 여자를 김민석이 또 붙잡으려 드는거야.

 

와. 그 땐 나도 이성의 끈이고 뭐고. 남아나질 않더라.

 

 

 

"김민석. 그만해."

 

"뭐? 김민석? 이게 사장님한테."

 

"..나 갈래."

 

 

 

 

 

 

몸도 아직 안 좋은 상태로 그냥 김민석 얼굴 보려고 기분 좋게 나온 건데 이렇게 틀어져 버리니까 정말 눈물만 나더라.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간신히 참고, 카페 밖으로 튕겨져 나오듯 뛰쳐나왔어.

 

 

"아.. 짜증나.."

 

 

 

 

정말 짜증만 나더라.

 

내가 그 동안 본, 그 다정했던 김민석이. 커피 프린스 밖에서는 저런 모습인가 싶고.

내가 그 동안 김민석을 얼마나 잘 못 보고 있었나 하는 생각에 짜증 반 속상함 반 이 섞여서 소리도 못내고 눈물만 뚝뚝 흘리면서 집 쪽으로 걸어가는 데,

뒤에서 김민석이 내 팔을 확 낚아채는거야.

 

 

 

 

 

 

 

 

 

 

 

"이거 놔요. 꼴도 보기 싫으니까."

 

"..왜 니가 화를 내는데."

 

"..하.. 진짜 몰라서 물어보는거에요?"

 

"어. 몰라. 모르겠어. 니가 왜 이러는 건지."

 

 

 

 

 

 

 

몰라? 정말 그 말에 더 화가 나더라.

그래서 정말 김민석이 입을 뗄 틈 하나 안 주고 다다다다, 쏘아 붙였어.

 

 

 

 

 

"솔직히 말해서. 나 아직 몸 많이 안 좋은데. 사장님 얼굴 보고 싶어서 힘겹게 나왔어요.

말 하는 것도 아직 버거운데, 사장님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내가 쉴 새 없이 조잘대는 거 좋아하니까. 최대한 웃으려고 노력하고 그랬어요."

 

"..."

 

"근데 이게 뭐에요? 아니. 물론 컴플레인은 당연히 걸 수 있어요. 나도 그 여자가 백퍼센트 잘못이 없다고 생각 안 해.

그치만, 적어도 좋게 좋게는 말 해줄 수 있었잖아요. 딱 봐도 24살 정도 밖에 안되보이던데.

 이제 바리스타 갓 이름 따서 열심히 해보려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중일텐데.

손님이 그렇게 몰아 부치면. 저 여자는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얼마나 펑펑 울지, 내가 원하던 바리스타는 이런게 아니었는 데 하며 얼마나 후회할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죠?"

 

"..."

 

 

"그래요. 당신 같은 사람은 모르겠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저런 일. 겪어본 적 없었을테니까."

 

"..."

 

"처음으로 사장님한테 실망스럽네요. 정말."

 

 

 

 

 

 

 

 

기분 다 망쳤어. 젠장.

하고선 다시 뒤 돌아서 집 쪽으로 걸어가는 데,

김민석이 또 다시 내 팔을 붙잡아오더라.

 

이번엔 뿌리치지도 못할 정도로 세게 잡아와서 아프기까지 했어.

 

 

 

 

 

"아파. 이거 놔."

 

"..싫어."

 

"..나 이제 너한테 더 이상 할 말 없어."

 

"난 있어."

 

"듣기 싫어."

 

"그래도.. 들어."

 

 

 

 

 

 

 

 

 

 

갈수록 더 세게 내 팔목을 턱에 결국 어쩔 수 없이 '..들을테니까 이거 좀 놔.' 이랬더니 그제서야 내 팔목을 놔주더라.

 

 

 

"내가 왜. 널 커피 프린스로 데려온 줄 알아?"

 

"..모르지."

 

"너한테 명함을 건내 주기 한달 전 쯤에. 우연히 길에서 널 처음 봤어."

 

"..."

 

"카페 유니폼 같은 걸 입고 있기에 바리스탄가 해서 쳐다보고 있는데, 니가 뭔 가를 유심히 보면서 중얼거리고 있더라."

 

"..."

 

"내가 가까이 다가갔는 데도 눈치도 못채고선 계속 그것만 빤히 보고 있길래 뭔 가 해서 쳐다봤더니

나도 어려워서 잘 안 읽는 커피 전문 외국 잡지더라." 

 

"..."

 

"대단하다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이런 바리스타가 일하는 카페는 어딜까 궁금해지는거야.

그래서 네가 들어간 카페로 따라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한산한 카페에 정말 많이 놀랬어. "

 

"..."

 

"이런 훌륭한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보다는, 맛이 더럽게 없어도. 가깝고, 유명한 카페를 더 좋아하는 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기까지 생각이 드니까 내가 다 화가 나더라."

 

"..."

 

"아까 내가 카페에서 했던 행동. 난 그거 틀렸다고 생각 안해.

바리스타라는 이름을 걸고, 커피를 만들면. 적어도 바리스타라는 이름에 먹칠은 하지 말아야지.

매일 아침 로스팅하는 신선한 원두로 커피를 내립니다 하고 떡 하니 써놓고서는 누굴 속이려고 진짜. "

 

"..."

 

"난 그냥 그래. 바리스타들이 자기가 내리는 커피에 좀 더 프라이드를 가졌으면 좋겠어. 너처럼."

 

"..."

 

"그래서 화가 난거야. 그랬던 건데. 니 기분이 그랬다면. 내가 미안해."

 

"..."

 

"그러니까 화 풀자. 응?"

 

 

 

 

 

 

 

 

 

김민석의 얘기를 쭉 다 듣고 나니까. 김민석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더라.

새삼 이 사람이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해 얼마나 자부심이 있는지도 알 것 같았고.

 

그래도 말만 좀 예쁘게 하면 좋잖아. 상대방도 받아들이기 편하고.

 

 

 

 

 

 

 

"그래도... 오늘 사장님 좀 나빴어요."

 

"응. 그래. 나 나쁜놈이야. 그니까 화 풀자. 응? 풀거지?"

 

"말 좀 이쁘게 해요. 아무리 그래도 여자한테 그렇게 소리 지르고 그러는 거 아니야."

 

"응.응. 그럴게. 앞으로 소리 절대 절대 안 지를게. 이제 됐지?"

 

 

 

 

 

몰라, 하고 김민석의 오른 팔을 아프지 않게 툭 치자 그제서야 김민석이 배시시 웃더라.

"집에 데려다 줄게." 하고 내 손을 꼭 잡아오는 김민석이 싫지는 않아서 나도 그냥 손을 꼭 잡고 걸었어.

 

그렇게 내가 카페를 비운 3일 동안 어떤 손님들이 왔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근조근 얘기해 오는 김민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걷다보니 벌써 아파트 앞인거야.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내일 또 출근해야하는 김민석을 보내려는데, 아니 이 사람이 자꾸 안가려고 발버둥을 치는 거지.

 

 

"나 좀 만 더 놀다가면 안돼?"

 

"안돼요. 내일 출근 하셔야죠. 김민석 사장님?"

 

"나 잠 한 숨 안자도 내일 잘 버틸 수 있어!"

 

"에이. 사장님 나이로 힘들다는 거 다 아는 데."

 

"야..."

 

"장난이에요. 장난. 국민약골 직원 때문에 자리 하나 비어서 안 그래도 비상일텐데 미안해서라도 보내드려야죠~"

 

 

이러다가 정말 안갈 거 같아서 겨우겨우 등 떠밀어 놓고는 나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려고 현관 비번을 누르는 데,

김민석이 "징어야!!!!!" 부르면서 다시 내 쪽으로 달려오는 거야.

 

 

 

 

 

 

 

 

"가라니까 또 왜요~~~~~~"

 

"아. 진짜 갈려고 그랬는데. 아까 카페에서 그래 버려서 정작 나 오늘 너한테 할려고 했던 말. 못 한 거 있지."

 

"그게 뭔데요. 꼭 오늘 얘기해야 되는거에요?"

 

"응. 오늘 해야돼."

 

 "어휴. 진짜. 그럼 지금부터 정확히 1분 줄테니까. 1분안에 빨리 말하고 가요."

 

 

자, 지금부터 나 시간 잰다? 하고선 말을 재촉하는 데.

1분이면 충분해. 하고 능글맞게 웃던 김민석이.

 

 

 

 

 

 

"내가 말이야. 어느 날 문득 왜 내가 예가체프 코체레를 제일 좋아할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어."

 

"..."

 

"그 땐 잘 몰랐었는데."

 

"..."

 

"오늘 아침에 갓 로스팅한 코체레를 마시면서 깨달았어. "

 

"..."


 "깊고 오래남는 잔잔한 꽃향기. 베리류의 상큼하고 시큼한 맛.

그 속에서 난 매일 너를 찾았던 것 같아. "

 

"..."

 

"좋아해, 너를. 커피보다 더."

 

 

 

 

 

여기까지 말하고선 멍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김민석 눈만 쳐다보고 있는 내 입술에

쪽, 하고 뽀뽀하더니 '어. 55초다. 봐봐. 내가 1분 안 넘는다고 했지?' 하고선

그렇게. 예쁘게 웃으며 사라지는 모습을. 그 자리에 가만히 멈춰서 한동안 멍하니 지켜보기만 했었던 것 같아.  

 

 

 

 

 

 

 

 

 

 

 

 

 

 

 

 

 

 

원래는 오늘 네 남자의 고백씬을 다 업로드 하려고 했는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일단 두 명만.. 먼저.. 업로드 할게요 ♥

루한이와 백현이의 고백씬까지 올리고 난 다음에, 투표는 진행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

 

 

비도 많이 오고 우중충한 날씨 때문에 많이 지치셨을텐데

우리 사랑스러운 프린스들 보시면서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

 

 


암호닉 불러볼까요?*.*

시우밍 님, 뀨 님, 파이 님, 벽돌 님, 테라피 님, 마지심슨 님, 라됴 님, 미꾸라지 님

 

암호닉 신청은 댓글 앞에 []로! 늘 신청 받고 있어요*_*

댓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연재 할 힘이 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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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테라피에요 헐 심장아 가만히 있어라 ㅠㅠㅜㅜㅜㅜㅜㅠㅜㅜㅜㅠㅜㅜㅜㅠ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ㅠㅠㅜㅜㅠㅜㅜㅠㅜㅜㅜㅠㅜㅠ와 헐 고백ㅠㅠㅠㅠㅠㅜㅜㅠㅜㅜㅠㅜㅠㅠㅜㅠㅜㅜㅠㅠ민석이랑 맨날 커피내려서 마시고싶네여ㅠㅜㅠㅜㅠㅠㅠ
9년 전
독자2
헐/
9년 전
독자3
마지심슨이에요!!!! 아 ㅠㅠㅠㅠㅠㅠㅠ경수야 민석아 ㅠㅠㅠㅠㅠㅠ너네왜자꾸 나를 설레게만들러ㅜㅜㅜㅜㅠㅠㅠㅠㅠ아.ㅠㅠㅠ이런남자가 실존했으면좋겠다 ㅜㅜ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벽돌이에요!! 저번편을 오늘에야 봤네요ㅠㅠ 민석이는 항상 그 특유의 연상남같은 분위기로 들었다놨다 하는게 숨멎게하는거같아요ㅠㅠㅠㅠ허헣 경수같은 경우는 아예 경수자체의 분위기가 있어서 좋고ㅠㅠㅠ 앓다 죽겠네요 이사람들ㅠㅠ 경수야 널 특히 애정해..내가 많이..ㅋㅋㅋㅋ 앞으로 더욱 기대되네요 기다릴께요ㅎㅎ!
9년 전
독자5
아 심장이 아프다ㅠㅠㅜㅜㅜㅜㅜ작가님이 쓴.달달물에 심장폭행당햇어요ㅠㅠㅠㅜㅜㅜ진짜 어떻게 이렇게 잘쓰시는거죠ㅠㅠㅠ?볼때마다 설렘을 가득안고 가네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6
어머어머... 내심장 뛰쳐나감...
고백신 왜케 달달하죠??? 네?????!
하..너무재밋어여 다음편고백씬 두개도 엄청
기대돼요ㅜㅜ

9년 전
독자7
아ㅠㅠㅠㅠ대박읽는내내설레서쥬금요ㅠㅠㅠ민석오빠ㅠㅠㅠㅠㅠ굥수야ㅠㅠㅠ내가 진짜 앓는다앓아ㅠㅠㅠㅠ
9년 전
독자8
라됴예요!! 어후..읽는동안 심장이 나대서죽는줄ㅠㅜㅠ 어후 달달해..가끔씩은 이런 연애를 꿈꾸죠ㅠㅠ흐헣허ㅠㅠ 실제로는 절대불가능이지만요(우울)
9년 전
독자9
아 저는 민석이의 고백이 왜이렇게 설렐까요ㅠㅠㅠ민석아ㅠㅠㅠㅠ
9년 전
독자10
파이예요!! 경수 진격남이네요!! 첫날 스타트를 가장 먼저끊다니!! 걱정되서 뛰어오고ㅠㅠ 전화도 계속학고 민석이는 한마디의 임팩ㅌ 커피보다 ㅎㅎㅎ 저도 너무 좋네여ㅠㅠ
9년 전
독자11
아아ㅏ아ㅏ 막이렇게 다고백을 ㅎ해버리면 도대체 누구한테 마음을줘야하는거에요....이거정말 재앙이애ㅠㅠㅜㅜㅠㅠㅠㅠ허루ㅠㅠㅠㅠ
9년 전
독자12
경수 귀여워요 ㅠㅠ 설렘
9년 전
독자13
시우밍이에요!!너무달달해어떡해ㅜㅜ
9년 전
독자14
허루ㅜㅜㅜㅜㅜㅜㅜ 내 심장 나대지마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둘중 누구녜여?????? 나머지는 왜 않와!!!!!!!!!!! 아진짜ㅜㅜㅜ 이런남자 어디없나여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15
으어........설렌다.....엄마..내꿈을정했어요내꿈은이제부터바리스타...
9년 전
독자16
오매....경수야ㅜㅠㅠㅠㅠㅠㅠ민석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7
아진짜ㅠㅠㅠ민석아ㅠㅠㅠㅠㅠㅠ경수는 진찌 귀엽고ㅠㅠㅠ민석이는 역시 연사유ㅠㅠㅠㅠㅠㅠㅠㅠ아후좋아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8
와진짜설레요ㅠㅠㅠㅠㅠ경수야민석아ㅜㅠㅠㅠㅠㅠ누굴선택해ㅜㅜㅠㅠㅠ
9년 전
독자19
내심장.........작가님 덕분에 열심히 단련시키고 있어요 후하후하 그치만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둘다 너무ㅠㅠㅠㅠㅠ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0
으아ㅠㅠㅠㅠㅠㅠㅠ저도이런남자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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