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열민석백현종인세훈] HORRORTIC SIGNAL 01

BGM - shin ryu them (혼 ost)

쫓고 쫓기고 뺏고 지키고 잃는

HORRORTIC SIGNAL

01. 도경수와 나

2013년 3월 중순

" 오빠 이번주부터 야자 시작하는거 알지? 중학교 때 처럼 많이 못챙겨줄거야. 너도 이제 3학년이니까 혼자서 잘할 수 있지? "

우리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다. 도경수는 일찍 철이 들었고 겨우 한 살 터울일 뿐인 나를 어린 아이 돌보듯이 대했다.

나는 그것이 좋았다. 부모님에게 응석을 부리는 아이들이 부럽지 않았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오빠인 도경수가 있었으니까.

도경수는 내가 부모님이 없는 아이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다.

학교에서 소풍을 갈 때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싸준다거나, 학부모 모임 때 꼭 친척분을 모셔온다거나.

나에게 너무 완벽한 보호자였던 오빠였다.

그래서 정작 자기 자신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2013년 4월 중순

시험기간인 오빠는 밤 늦게까지 독서실에서 공부를 한다. 열심히 하는 만큼 성적도 잘 받아오는 오빠가 자랑스럽다.

나와 같은 학교를 졸업한 오빠를 가르치던 선생님들의 예쁨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고등학교에 가서 그런지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더 늦어졌다. 원래 12시 정도에는 도착했었는데 1시가 넘어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때 부터였을까

2013년 5월 말

친구들과 노느라 평소보다 늦은 하굣길에 익숙한 뒷모습이 보이길래 달려가서 등짝을 날려주었다.

깜짝 놀라서 나를 보곤 허무한듯 웃을거라 생각했지만 도경수는 몸을 굳히고 겁을 먹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 ...오빠? "
" 아... 너구나. "

" 내가 무슨 치한이라도 된 것 같잖아. "

장난스레 웃으며 어깨에 팔을 두르고 오랜만에 오빠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고등학교 급식이 맛이없나. 살이 좀 빠진 것 같았다.

2013년 6월 중순

" 오빠 혹시 오세훈이라고 알아? "
" 어..어? "

미친 왜 물을 뿜고 지랄이야..!

" 걔랑 엮이지마. "
" 어... 알았어. "

친구가 아는 오빠라며 간단하게 사진과 이름, 학교를 알려주고 소개 제의를 해왔는데 마침 오빠랑 같은 학교여서 물어봤다. 근데 반응이 영 별로네.

그렇게 안좋은 사람인가. 하긴, 생긴게 좀 이쁘장해서 양아치같긴 했어. 물론 우리 이쁜이보단 안예쁘지만.

도경수가 사람 보는 눈썰미는 좀 있는 것 같으니 믿어보기로 했다. 소개 제안은 거절했다.

2013년 7월 중순

"  오빠, 왜 요즘 이쁜이 집에 안데려와? "

" ...왜, 데려오면 뭐하게? "

" 예뻐해줘야지. "

오빠는 몇 안되는 친한 친구인 찬열이를 집에 종종 데려오곤 했다.

얼굴도 예쁘고 하는짓도 예쁜 찬열이를 나는 항상 이쁜이라고 불렀다.

한달에 두 세번 정도는 꼭 와서 놀다가곤 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면 이렇게 다들 바빠지는건가.

아니면 혹시 싸우기라도 한걸까?

오빠나 찬열이나 누구랑 싸울 성격은 아닌데. 둘이서라면 더더욱.

이쁜이한테 왜 요즘 놀러오지 않냐고 물어봐야겠다.

2013년 7월 말

도경수가 죽었다. 자살로 확정되었으며 평소 오빠를 괴롭혔던 인물들은 대부분 정학처리 되었다고 한다.

겨우 그걸로 나는 만족하는가? 아니.

겨우 그까짓 처벌로 도경수는 만족하는가? 

애초에 도경수는 정말 자살을 선택한걸까?

도경수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과 입장 등을 말할 때도 정신이 전혀 없었다.

처음엔 그럴리가 없다고, 오빠가 자살했을리가 없다고 발악했지만 사람들은 그저 남겨진 가족의 울부짖음 정도로밖에 보지 않았다.

나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저 오빠가 죽기 전의 기억을 더듬어서 정리를 하는것 뿐.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않았다. 않을것이다.

나는 스스로 하나뿐인 내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놈들을 잡아 죽이기 위해 발악할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내 인생을 전부 망쳐놓는대도.

2013년 12월 말

" 괜찮을까? "
" 뭐가? "
" 너네 학교 가는거. "

원래 그 학교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지만 오빠가 죽고나서 주변 사람들 모두 다른 학교를 권유했다.

사실 나는 절대 변함이 없었지만 그냥 박찬열의 반응을 좀 보고싶어서 슬쩍 물어봤다.

새끼. 다 큰게 나 어릴 때 안고 자던 꼬질꼬질한 강아지 인형 가지고 놀아도 이쁘네.

" 너 엄청 유명해질걸. "

" ...그런가? "
" 우리 학교에 완전 예쁜 여자애 입학했다고 소문 날텐데. "

" 어휴. "

도경수의 일을 꺼낼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박찬열은 썰렁한 농담만 해댄다.

그럼 그게 박찬열 서방님이라고 소문내야지, 맨날 운동장에서 네 이름 크게 불러야지. 하는 쓸데없는 계획이나 조잘대는 박찬열을 턱을 괴고 가만히 바라봤다.

이런 애가 옆에 있어줘서 다행이다.

더보기

1. 도경수와 주인공의 부모님은 돌아가셨다.

2. 주인공은 기억력이 좋다.

3. 주인공은 도경수가 졸업한 중학교에 다녔다. (2013년 기준)

4. 주인공과 박찬열은 가장 친한 친구이다. 도경수가 죽기 전에도.

5. 학원물입니다ㅠㅠ(조만간 입학 예정)

[독자1]

헐ㅠㅠㅜ경수는 무엇때문에ㅠㅠ

[독자2]

헐 경수 어떡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자3]

무슨 이유로 죽은거야ㅠㅠㅠㅠ

[독자4]

경수야 누가 괴롭햤어ㅠㅠㅠ왜 자살한거니...ㅜㅜㅜㅜㅜ아...ㅜㅜㅜ

[독자5]

경수야 왜 ㅜㅜㅜㅜㅜ죽은ㄱ어야

[독자6]

아ㅜㅜㅜ경수야ㅜㅜ아ㅜㅜㅜ아ㅜㅜㅜ경수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