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사일런트 힐 ost Wrong is right)
쫓고 쫓기고 뺏고 지키고 잃는
05. ?
2014. 03. 11
선생님의 심부름 때문에 과학실로 향했다.
과학실 안에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남자가 있었다.
분명 강렬한 이목구비를 가졌건만, 서늘한 분위기 때문에 뜨거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작 멀리서 바라봤을 뿐인데.
이 사람, 분명 어디서 봤는데...어디서.....
아.
눈 맞추쳤다.
오빠가 엮이지 말라던 오세훈이랑.
" 아가. 여긴 왜 왔니? "
왠 아가. 눈을 마주쳤을 때 기분 나빠 보이더니 금새 표정을 풀곤 먼저 말을 건다.
뭐라 대답을 해야겠는데 입이 안떨어졌다. 여기서 대답을 하면 분명히 오세훈과 엮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는 동안 오세훈이 점점 거리를 좁혀온다.
가까이서 본 그는 생각보다 키가 컸으며 체격도 좋았다. 그리고 오세훈은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 나 두 번 말하는거 싫어해. 대답. 여기 온 이유가 뭐니? "
" ...과학 선생님이 멘틀 모형 가져오라고 심부름 시키셔서... "
" 그건 여기가 아니라 제2 과학실에 있는건데. 여긴 제1 과학실이란다. "
" ...아. 감사합니다. "
오세훈은 그 말에 슬쩍 웃어 보였다. 웃으니까 왠지 더 차가워 보였다.
그리고 나보다 먼저 교실을 나가버렸다. 과학실에 혼자 남은 나는 한동안 멍하니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2014. 03. 13
" 계수 고등학교 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도 활기찬 하루를 보내고 계신지요. "
" 더 읽어봐. "
"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동시에 황사가 시작되기도 하였죠. 학생 여러분들은 청결에 유의하시고... "
" 잘하네. 네가 앞으로 방송 네레이션 쭉 하면 되겠다. "
" ...예? "
보통 방송부 1학년들이 하는 일은 장비 옮기기, 회의에 참석하여 멘트 짜는걸 돕는 일 정도.
그런데 지금 김민석 선배는 나에게 2학년 선배들이 담당하는 네레이션 일을 하라고 말했다.
" 전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
" 어. 좀 그런 것 같은데 내가 하라고 하면 하는거야. "
김민석 선배의 강요에 못이겨 나는 방송 네레이션을 하게 되었다.
사실 강요에 못이긴건 아니다. 이 일을 나에게 시켜주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느꼈다.
내가 방송 도중에 무슨 말을 하더라도 방송 상태를 체크하는 부원이 마이크를 끄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아야 10초니까.
10초. 나는 그 순간을 최대한 활용할것이다.
2014. 03. XX 나는 몰랐던 이야기
야. 너 이번에 방송부 들어온 도경수 동생 알지?
아니, 친하지?
걔가 왜 방송부에 들어왔는진 모르겠지만 이유가 있을 것 같거든.
그래서 내가 그 이유를 좀 알아내보려고.
근데 네가 걔를 졸졸 따라다니면 존나 방해가 되거든?
....그래서요?
씨발. 여기까지 말했는데 못알아들어?
걔 근처에서 알짱거리지 말고 꺼지라고.
제가 왜 그래야겠는지 모르겠는데요.
그 애 한테 안좋은 일이면 협조해드릴 생각 없습니다.
...야. 너 웃긴다.
누가 너보고 협조해달래? 협박한거지.
걔 근처에 있는거 보면 너 죽여버릴거야. 그렇게 알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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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민석은 대체 뭘 하는 사람일까 2. 오세훈은 대체 뭘 하는 사람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