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73392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EXO/루민] Burgundy Color 上 | 인스티즈









 上





 지독했다. 밤새 내린 비로 습기를 뿜어내며 기분 나쁜 축축함을 가득 담고 있는 골목길은 형상 하나하나조차도 지독했다. 그곳에서 풍겨오는 짙은 냄새까지도, 지독했다. 아아ㅡ 작은 신음을 흘리던 민석이 탁한 빛을 내고 있는 끈덕진 액체가 망울망울 맺혀 있는 시멘트벽에 쓰러지듯 기댔다. 거친 숨을 토해내며 찬찬히 눈을 떴을 땐, 엉겨버린 붉은 액체로 한껏 물든 차가운 주검 몇 구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올라오는 토기와 함께 금세 텁텁해지는 목에 수분을 찾아 갈무리하던 민석이 아직까지도 멎지 않고 울컥울컥 토해내듯 잔뜩 흘러나오는 검붉은 피에 침을 꼴깍, 삼켰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채 일으키지 못하고 다리를 질질 끌며 기다시피 주검에 다가가는 민석의 몸이 미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손을 뻗으며 느릿느릿 붉은 형상에 다가가는 민석의 손이 불현듯 순식간에 나타난 무언가에 잔뜩 짓이겨졌다. 꾸욱, 민석의 더럽혀진 손을 축축한 신발 밑창으로 세게 짓밟으며 갈증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민석을 강하게 저지시키는 몸짓에 민석이 고통을 토해내듯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민석을 한껏 내려다보는 버건디 컬러의 짙은 눈동자가 암흑에 반짝이고 있었다. 차오르는 눈물을 억누르기 위해 입술을 짓누르듯 꼭 깨물던 민석이 한 어절 한 어절, 힘겹게 그를 향해 애원하듯 물기 어린 음성으로 말했다.



 “…이, 이거, 놔….”

 “……….”

 “더 이상은 못해, 너에게 무엇도 내어주고 싶지 않아. 윽, 나, 차라리, 나도, 뱀파이어가 돼서…”

 “네가 뱀파이어가 되면.”



 날,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민석을 조롱하듯 감정 없이 속삭이는 루한의 굳은 음성이 지독한 냉기를 품고 있었다. 엎어진 저의 몸을 일으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힘을 쓰던 민석의 몸짓이 멈췄다. 민석이 찬찬히 고개를 들어 암흑 속에 도드라진 뱀파이어의 붉은 적안(赤眼)을 마주했다. 민석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뱀파이어의 적안이 심히 일렁이고 있었다. 무언가를 갈등하듯 미묘한 표정을 내비치고 있던 뱀파이어는, 끝내 민석에게 달려들고 말았다. 넌 평생 죽지 않아, 내게 목을 내어주는 이상.









 *









 ‘더러운 뱀파이어한테 피를 내어주는 더러운 새끼’



 민석의 뒤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문장은 학교의 선생들도, 원흉인 루한도, 민석 본인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학교의 아이들은 언제나 민석을 조롱하고, 깎아내렸다. 어김없이 민석이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저들끼리 키득대며 들으라는 듯 떵떵거리는 큰 소리로 험담을 늘어놓는 그들은 민석의 눈동자에 그리 깊숙이 박혀있지는 않았다. 안타깝게도. 그러나 애써 그들을 ‘비겁한 것’ 으로 칭하며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보이기에는 민석은 여전히 너무 어렸다. 또래들과 다를 바 없는, 성숙하지 못한 미숙한 소년이었으니까.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선 교실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일반적으로 평범한 인간들이 공부하는 교실은 뱀파이어의 교실과는 따로 분리되어 있었다. 미래가 된 현재는 어느새 뱀파이어와 인간의 공존을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민석은 좋아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 떼어낼 수 없는 꼬리표와 같이 쫓아다니는 문장은, 그 법으로 만들어진 것이니까. 괜스레 메어져 오는 가슴께를 세차게 두드리던 민석이 문득 투명한 창밖으로 보이는 검붉은 하늘을 바라봤다. 낮, 그러니까 환한 낮을 만들어 주는 태양의 존재는 이미 잊혀진 지 오래였다. 버건디 컬러로 짙게 물들어진 하늘은 이미 인간들의 사이로 완벽히 스며들어 버렸다. 그리고 인간은, 처음부터 그랬다는 듯 아주 자연스럽게, 물들여지고 있었다.


 민석은 생각했다. 어쩌면 세상은, 뱀파이어와 공존하는 세상이 아닌, 뱀파이어의 세계에 뒤덮인 세상일지도 모른다고.





















-



자느라 멜림픽에 참여하지 못해 광탈당한 기념으로 매우 다크한 뱀파이어물을 써봤어요 하하하! 다.크.다.크

매우매우 짧은 단편입니다. 상중하로 나뉠 예정이에요.. 아닐 수도 있고.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기대되여!! 잘읽고갑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감사합니다 o(^^o)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분위기 젛네여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감사해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떡덕후) ㅠㅠㅠㅠㅠㅠㅠ발린다 진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아아ㅏ라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저는 이런 분위기가 좋습니다... 오랜만이에요 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헐진짜좋네여ㅠㅠㅠ어휴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좋아하시니 다행이에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물통이에요!이거 참ㅠㅠ작가님은 워더해야겠어요.
너무 좋아요ㅠㅠ그냥 작가님을 내꺼로 만들어야게ㅛ어ㅠㅠ
어휴 매번 말씀드려도 모자랄만큼 재밌어요..
소재도 엄청나게 금소재고ㅠㅠ이것 또한 기다리고 있겠어요!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이번 건 좀 제대로 써봐야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감사해요 물통님!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됴됴디오에요!!! 아ㅠㅜ 뱀파이어물이라니ㅠㅜ 진짜ㅠㅜ 작가님 제 맘 왜케 잘알아요ㅠㅜ 흐어엉ㅠ 기대되요 완전! 단편이라도 좋습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S2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이런분위기 좋아여 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좋다니 다행이네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준멘이에여@! 으아규ㅠㅠㅠㅠㅠㅠㅠ겁나 좋네요ㅠㅠㅠㅠ제가 젛아하는 소재들로 써주시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ㅠㅠㅠㅠ사랑해여ㅠ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뱀파이어는 제 사랑... 제가 더 사랑해여..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상츄에요ㅠㅠㅠㅠ왁역시 대박! 작가님 필력은 항상 짱이에요!!!!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항상이라뇨! 과찬이에요.. 감사해요 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헐 짱ㅠㅠㅠㅠㅠㅠ신알신했어요ㅠㅠ잘보고갑미다 하트하트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신알신 감사합니다! 하트!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으아ㅠㅠㅠㅠㅠ저는 뱀파이어썰이좋아요ㅠㅠㅠㅠㅠ루민은 이런썰처음..♥ 신알신하구가용♥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저도 뱀파이어썰이 좋아요ㅜㅜ 감사합니다 하트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1
고빠에요...음음...저만 제목 못읽금 ㅠㅠ? 그래뎌 뱀파이어는 사랑임니당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버건디 컬러!! 본문에도 나오는 단어예요 대충 와인색, 짙은 자주색 이라는 뜻으로 알고 계시면 돼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5
헐...데둉...ㅠㅠㅠ 본문 꼼꼼히 안읽읏나 ㅠㅠ 그래도 알려주셔서ㅠ감사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2
인간과 뱀파이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니! 게다가 다소 잔인한 듯한 루한에다가 피를내어주는 민석이 ㅠㅠ 루한땜에 민석이가 힘들어 하네요 흡.. 항상 신선한 소재로 신선하게 다가오시네요! 아 돌체입니당ㅎㅎ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신선한 소재로 느끼셨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감사해요 돌체님!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3
밍슈기예요!대박 ㅜㅜㅜ 뱀파이어물이라니 ㅜㅜ너무 잘읽었어요 ㅜbgm두 너무 좋고 ㅜㅜㅜ 짱이에여 작가님 ㅜ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이 브금 저도 너무 좋아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 밍슈기님도 짱이시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4
신기방기한 주제다ㅜㅜㅜ조으다완전조아여ㅜㅜ곰돌이에요!
12년 전
대표 사진
김민석(1,만두)
감사합니다 곰돌이님ㅜ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6
중편보고 상편읽으러 왔습니다! 경구에요! 뱀파이어라니.... 버건디컬러부터 검색하고와야겠지만ㅋㅋ 뱀파이어라니 흥분되요T_T 단편으로 남기기에 아쉽기도하구.. 세준으로 접한 작가님인데 루민도 좋네요 T_T 하트하트 뱀파이어세계에 덮힌 인간세계라니 완전 끌리는걸요.. 중편에서 뵙겠습니다!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