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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달달하고
누가 봐도 화사~한 소설을 쓰고 싶었으나
0.1초만 fail ^.^...


[인피니트/우현성규] 01화



 성규는 기분이 좋았다. 구름도 없는 화창한 날씨. 선선한 바람마저 불어오는 덕분에 어디 구경 가기 참으로 좋은 날씨에 성규의 얼굴색은 평소보다 아주 조금 좋아졌다. 구경 가기 좋다는 생각을 한 것처럼 성규는 구경을 가려고 했었다. 여자친구와. 눈 돌아갈 만큼의 미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 없는 봄 같은 여자친구. 남들이 보기에는 찾을 수 없지만 성규의 입꼬리는 미세하게 올라갔다. 성규는 그런 봄 같은 여자와 즐겁게 놀이공원이라도 가려고 했다. 그래, 그랬었다.
 


 “헤어지자.”



 성규 손에 있던 티켓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현성] 화사한 그대는 몽글몽글
    01



 성규는 우울했다. 설마하니 봄 같은 여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소리를 들을 줄은 몰랐다. 그것도 연인들이 함께 손 잡고 데이트하기 딱 좋은 날에 말이다. 이렇게 좋은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 봄 같다고 생각되던 여자친구는 사실 봄이 아닐까. 이런 좋은 날씨를 찬바람 쌩쌩, 비구름이 우르릉하게 만드는 여자친구는 본래 장마 같은 여자가 아닐까라며 성규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 주변으로 느껴지는 화사한 분홍빛 꽃들은 뭐가 되냐 말이다. 성규의 눈썹이 축 처졌다. 너무나 작은 변화였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차릴 수 없을 변화였다.


 성규는 곰곰히 생각했다. 대체 내 어디가 싫어서 그랬을까? 그것도 며칠 전만 해도 같이 데이트 장소를 물색하며 하하호호 했었는데. 짙은색의 청바지를 멀거니 바라보며 제 손가락을 툭툭 두들겼다. 언제나 분홍빛으로 상기되었던 여자친구의 표정은 사귀던 이래 처음으로 보던 표정이였다. 냉막한 표정. 한치에 떨림도 없는 표정이다. 여자친구가 그렇게 잔인했던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슬픈 영화 보면 울고, 슬픈 소설을 보면 울고, 모르는 사람이 울면 같이 우는 여자였는데.


 그래도 답은 금새 나왔다.

 “넌 너무 냉정해.” 성규가 헤어지는 이유를 묻자 돌아왔던 대답이였다. 이미 생각이라도 했었는지 여자친구는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꽤나 잔인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규는 다시 몇 십분 전의 일을 떠올려봤다. “내가?”많이 당황해서 연신 눈을 꿈벅이며 되물었다. 그러자 여자친구는 다시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친구는 평소 성규가 만지기 참 좋다고 생각하던 머리카락을 귀뒤로 쓸어넘겼다.



 “넌 말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웃지도 않아. 그래서 언제나 화가 난 것 같단 말이야.”



 여자친구는 무척이나 서운하다는 표정이였다. 잠자코 그 말을 듣던 성규는 부정하고 싶었다. “어때, 재밌지?” 눈을 반짝이며 저를 바라보는 여자친구를 보며 성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척 재밌다고. 정말이지 오랫만에 듣던 재밌는 얘기였다. “어때? 예뻐?”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한바퀴 빙글 도는 여자친구를 보며 성규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온 줄 알았다. 여러가지 감정이 떠오르며 성규는 여자친구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성규로서는 최상의 대답이였다. 여자친구의 귀여운 모습에 행복감이 충만되었고, 여자친구의 사랑스런 모습에 성규 또한 모든 것이 사랑스런 기분이였다. 근데, 아니였던가.



 “내가 뭘 해도 항상 무관심하고.”



 여자친구의 눈동자가 촉촉히 젖어간다. 그걸 보며 성규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 흐를 것 같은 눈동자. 아, 눈물이다. 성규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줄까 생각하다 이내 주먹을 쥐었다. 이러면 싫어하겠지. 성규는 손을 뒤로 물리며 주먹을 쥐었다.



 “이것 봐.”



 여자친구는 제 손등으로 눈을 쓸었다. 그리고 씁슬한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에 성규의 가슴이 한켠이 아릿했다.



 “내가 이래도 넌 아무렇지 않구나.”



 “넌 사실 날 사랑한 게 아니지?” 그 말을 끝으로 여자친구는 등을 돌려 가버렸다.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는 여자친구를 보며 성규는 당장이라도 잡고 싶었다. 아니라고. 난 널 사랑한다고. 가지말라고. 남들보다 왜소하게 느껴지는 뒷모습을 보며 성규는 끝내 눈을 감아버렸다. 성규는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사실 알고 있다. 자신의 표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하지만 어쩐가. 자신은 분명히 웃기고, 행복하고, 우울하고, 화가 나는 감정을 표출하고 있는 데 남들은 그걸 못 알아채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감정 없는 녀석’이란 소리를 많이 들었고, 성규도 이런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노력했건만 소용은 없었다. 그래도 여자친구만은 알아줄거라 생각했는데. 성규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우울한 기분으로 앞을 바라본 성규는 제 갈 길 가고 있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들 사이에서는 손을 꽉 잡고 걷는 연인이라던가, 허리에 손을 올린 연인이라던가, 아무튼 많은 연인들이 보인다. 만약 계속 진행되었더라면 성규도 저들 중 한 명이였을텐데. 성규는 입술을 오물거렸다. 역시 연애는 안 되는건가? 그래도 많이 바뀌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특히나 요즘 주변 사람들도 연애해서 표정이 좀 나아졌다는 소리를 들어서 더욱 좋았었다. 근데, 아닌건가.


 제 손을 들어 뺨을 쓸어내린 성규는 이내 검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미간을 꾹꾹 눌렀다. 그리고 천천히 눈 밑을 꾹꾹 누르며 나름 안면 근육이 풀어지라는 식으로 얼굴을 이리저리 누르기를 반복했다. 지금 자신은 울적한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또 무표정하게 보일까? 그런 생각이 들자니 더욱 축 처지는 기분이였다. 고개를 푹 숙여 무거운 한숨을 내쉴 때, 문득 그늘이 졌다고 생각하며 성규는 다시 고개를 올렸다.


 아. 성규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포근한 햇빛을 등지고 서 있는 자는 남자였다. 모르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내려지자 순간 몸이 뻣뻣해졌지만, 부드럽게 짓고 있는 미소에 몸이 확 풀렸다. 난생 처음으로 남자가 짓는 웃음이 무척이나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그 미소가 부럽다고 생각하던 성규는 이내 시선을 돌렸다. 저도 모르게 너무 빤히 바라본 것 같다. 근데 왜 제 앞에 서 있는 걸까? 아, 길을 방해했나. 실례라고 생각하며 성규는 몸을 일으켰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시선을 마주하자 성규는 저도 모르게 당황하고 말았다. 사라져준다는 의사가 가득 담긴 움직임이였는데 남자는 그대로 서 있었다. 전달이 또 안됐나. 성규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이래서 무표정한 제 얼굴이 싫다. 성규는 옆으로 움직였다. 한 발자국.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의 한 발자국. 다시 원상태로 되었다. 성규는 눈을 깜박였다. 분명히 옆으로 움직였는데 눈 앞에는 남자가 바로 서 있었다.


 말을 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던 성규는 이내 입을 열었다.



 “저….”

 “드실래요?”



 대단한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던 성규를 무참히 무시해버린 남자는 팔을 뻗었다. 코 앞에 놓인 봉지에 순감 움찔한 성규는 어깨를 흠칫 떨었다. 하얀 봉지는 분홍색 상점 로고가 박혀 있었다.  이걸 왜? 봉지 안에 내용물을 투시하기 위해 바라보던 성규는 이내 남자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치자 남자는 가늘게 눈을 휘였다. 사르르 녹아내리는 미소다.



 “받아요.”



 쾌활한 웃음을 날리며 남자는 멍하니 서 있는 성규의 손을 잡고는 그대로 봉지를 넘겼다. 얼떨결에 봉지를 받은 성규는 이내 놀라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니, 괜찮은데.”



 작지만 그래도 힘이 있는 목소리다. 그런 성규를 멀거니 바라보는 남자에 짐짓 몸을 굳힌 성규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남자의 다갈빛 색의 눈동자가 성규를 응시하고 있다. 저렇게 또렷한 시선을 받는 건 무척이나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며 성규는 눈을 내리떴다. “푸후.” 웃음 소리에 성규는 다시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 있었다.



 “아, 죄송해요. 그 쪽이 웃겨서.”



 웃겨? 성규는 피실피실 웃고 있는 남자를 미묘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웃기다는 소리는 태어나서 처음 들었다. 고맙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화를 내야하나? 대체 어떻게 반응을 내려야할지 모르겠다. 어색하게 눈을 데굴데굴 굴리던 성규는 제 팔을 내리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웃음이 가신 것 같지만 여전히 웃음기가 남아 있는 얼굴이였다. 기분 상하기는 커녕, 보는 사람도 피식 웃을 것 같았다.



 “왜 그렇게 우울하게 계세요? 세상 불행이란 불행을 다 짊어진 것 같이.”



 우울? 불행? 성규는 가만히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엄지손가락으로 뒤쪽을 가리켰다.



 “까페에서 보는 데 그 쪽이 너무 웃기잖아요.”



 남자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 시선을 돌리니 까페가 보였다. 문득 다시 남자를 보니 남자는 까페 이름이 박혀 있는 앞치마를 허리에 매고 있는 상태였다. 투명한 쇼윈도를 통해서 저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까? 얼굴이 상기되는 것 같았다. 분명히 얼굴이 뜨겁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는다. 뭐라 대답해야할지 곤란함을 느끼며 성규는 어정쩡하게 입을 벌렸다.



 “그렇게 있지 마세요. 그 쪽은 웃으면 참 보기 좋을 것 같은데.”



 어깨를 으쓱이며 말하는 남자는 가늘게 웃었다. 사르르 녹아내리는 미소라는 비유가 참으로 어울리는 웃음이였다. 웃는 모습이 보기 좋은 건 그 쪽이라고 생각하며 성규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제 입술 주변을 매만졌다.



 “화장실 간다고 핑계내서 나왔거든요. 전 이만 가볼게요.”



 “제 아르바이트 시간은 4시부터 9시까지랍니다.”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덧붙여 말하며 남자는 등을 돌렸다. 어? 하고 성규가 당황스런 소리를 내뱉을 때, 남자는 벌써 저 멀리 걸어가고 있었다. 멀어져가는 남자를 보며 성규는 저도 모르게 한 발자국 움직였다. 그 때 남자가 등을 돌려 성규를 바라봤다. 다시 눈이 마주치자 성규는 움찔 놀라며 걸음을 멈췄다.



 “맛있게 드세요. 그거 제가 만들었어요.”



 손을 흔들며 말한 남자는 이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아.” 성규는 바보스런 소리를 내며 남자가 들어간 가게를 바라봤다. 멍하니 가게를 보던 성규는 이내 손에 쥐고 있던 봉지를 들어올렸다. 봉지에 박혀 있던 분홍색 로고와 가게 간판이 똑같았다. 돌려주려고 했는데. 순간 분위기에 휘말려 말도 못했다고 생각하며 성규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성규는 가게에서 등을 돌렸다. 봉지 안에 손을 넣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빵이다. 성규는 어, 입을 모았다.


 갓 만들었는지 온기가 남아있다. 푹신한 느낌과 빵 특유의 냄새. 기분 좋은 조화를 손 위로 느끼며 성규는 빵을 가까이 했다. 성규는 느릿하게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가만히 빵을 씹던 성규는 엄지손가락으로 입술을 쓸었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맛 없어.”



 신기하게도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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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앙체
사, 사랑합니다 ^♥^
11년 전
독자2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성경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ㅜㅜㅜㅜ 부풀어있다가 까였네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앙체
.......눼....?
11년 전
독자3
아.... 성경이 여자친구랑 같이 놀러갈 생각에 부풀어 있었는데 여친이 헤어지자 그런 거 아니에요...?
11년 전
앙체
맞습뉘다ㅠㅠㅠㅠㅠㅠㅠ 성경이가 뭔가 싶어 순간 ㅋㅋㅋㅋ U//U
11년 전
독자4
깜짝 놀래써욬ㅋㅋㅋㅋㅋㅋㅋ제가 뭔가 오해하게쓰긴 했네욬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5
헐.....................................................................몽글몽글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잘어울릴수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머리가 띵할정도로 달달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앙체
옷! 다행이군요! u//u
11년 전
독자6
앙체그대~느낌이좋아요ㅎㅎ
신알하고가요!!기다릴께요~RIn

11년 전
앙체
옙!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7
헐 그대 완전 달달할 거 가타요ㅠㅠㅠㅠ신작알림 할게요!!
11년 전
앙체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8
맛없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전이네열ㅋㅋㅋㅋㅋ난맛있다고할줄알았드만ㅋㅋㅋ성규얔 너재밌엌
11년 전
앙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맛있다고 해주기가 싫엇어옄ㅋㅋㅋ
11년 전
독자9
음 지금 댓글을 다는건 너무 늦엇다는걸 잘 알고있지만요.. 신알신하고 다음화 보러 갈게요!!
11년 전
앙체
스릉해요♥♥♥♥
11년 전
독자10
앜..마지막에 웃기다...ㅋ역시 성경이야...응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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