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서
"후기는 죄다 거의 안 좋은 말뿐이네.."
징어는 집에서 컴퓨터로 '엑스트라 알바'를 쳐보다가 엄마에게 들키면 이년이 19살부터 노망이 들었나, 공부안해?! 라는 외침과 함께 등짝으로 손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온 것을 염려해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나와 아침 한기에 몸을 비벼가며 휴대폰으로 열심히 '엑스트라 알바'를 검색해보고있었어.
하지만 이런 수고를 하는 징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엑스트라 알바의 후기들은 더운데, 혹은 추운데 몇 시간동안 열약한 환경에서 있어야하며 일당마저도 매우 짠 알바, 그냥 연예인 구경이나 한다는 심정으로 가는 알바라는 소리만 가득했어.
그러나 징어는 꿈에 대해 느긋히 생각해볼 여유가 없는 나이였어. 그런데 연예계라는 멀게만 느껴지는 그 묘한 곳에 관심도, 인맥도 없는 징어가 '카메라를 제대로 바라보고싶다', '엑스트라가 아닌 주인공을 하고싶다'란 허황된 꿈을 꾸게 된 이상 징어 스스로가 아무리 고민해봐도 마땅히 떠오르는 것은 엑스트라 알바 하나였어.
이왕이면 연기학원이 좋겠다 생각이 들긴했지만 부모님께 연기학원 좀 보내주세요!하고 당당히 외칠 수는 없잖아. 연기학원을 보내주시기는 커녕 정신차리라고 신나게 맞을 테니말야. 그래서 결국 징어가 내린 최선의 선택은 엑스트라라도 하면서 '주인공들'의 연기를 가까이서 관찰해보자였어.
"이 시간에 처량하게 혼자 뭐해."
비록 후기속의 엑스트라 알바들의 열약한 환경에 잠시 좌절하기는 했지만 일단 그래도 할 수있는 일은 다해보자는 심정으로 스스로를 위로한 징어가 이번 주 주말, 즉 내일 오전 9시부터 시작이지만 끝나는 시간은 제대로 명시되어있지않은 드라마의 엑스트라 알바를 신청해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징어가 앉아 있는 책상으로 다가오면서 말을 걸어왔어.
"뭐야, 왜 이시간에 학교에 와있어?"
"주번이라 일찍 가는데 니가 보이길래. 넌 뭐하는거야, 혼자. 손에는 폰 잡고."
두 귀에 꼽고 있던 이어폰을 한 쪽만 빼낸 상태로 징어의 애기를 듣고 대답해오는 아이는 이틀전 징어가 말을 걸었을 때 징어를 철저하게 무시했던 징어가 이지은을 짝사랑중인 애들 중 한 명으로 추정하는 변백현이었어. 내가 말을 걸어도 대답하기는 커녕 귀찮은 내색을 하던 혼자있는 나를 보고 자기 반도 아닌 반에 들어와서 말을 걸었다?
잠시 멍해있던 징어는 곧이어 떠오른 생각에 가볍게 실소를 지어. 아-, 변백현 너 그런 부류였던거니하는 비웃음이 속에서 들끓어올랐어. 지은의 권유, 혹은 강요에 의해 징어가 뮤비의 주연이 될 뻔하다가 엑스트라로 밀려나게 됬었던 그 날로부터 지금까지의 이틀사이. 징어의 주위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졌어. 징어를 주인공에서 한 낱 엑스트라가 되서 어찌하냐며 동정의 가면을 쓴 채로 비웃던 사람들, 혹여라도 지은과 친해질 수 있을까싶어, 떡고물을 바라고 다가오는 사람들.
주로 여자아이들은 선자, 남자아이들은 후자에 속했지만 두 부류 다 징어의 시큰둥한 반응에 실망과 짜증을 동반한 채로 등을 돌리곤했어. 그런데 이제 그 변백현마저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행동을 보이고있었지.
"부럽네."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에 징어는 백현을 고운 눈으로 쳐다볼 수가없었어. 징어의 표정이 굳어가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백현은 조용히 침묵을 유지하다가 툭 하고 말을 내뱉어.
"뭐가? 이지은하고 친한 거 같은게 부럽다는 거야?"
"아니? 그거 말고. 그런게 무슨 상관이야. 카메라 앞에 서서 촬영을 했단게 부럽단거지."
부럽다라는 백현의 한마디에 일부러 징어가 잔뜩 비꼬면서 대답했을때 들려오는 대답은 징어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말이었어. 그에 순간 당황한 징어가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백현을 바라보자 그런 징어와 시선을 맞추며 물끄러미 바라본 백현은 말을 이어나갔어.
"그저께 일은 미안하게 됐어. 내가 꿈이 연예인이거든. 이지은이 학교에서 뮤비를 찍는다는 소리가 들리길래 나를 좀 아무역에나라도 써주면 안되겠냐는 말을 하고싶어서 기다리고 있던 차라 어떤 말을 할까하는 생각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니가 한 말에 괜시리 신경질을 부린거같아. 미안해."
"꿈이 연예인이라고?"
"응, 들으면 좀 웃길지도 모르겠는데. 난 가수, 모델, 연기자 아무거나 상관없으니깐 TV에 나와 누군가가 나로 인해 좋은 영향. ..아니 이리 말하면 좀 어렵나? 그냥 나로 인해 나는 본 적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누군가는 나를 TV로 보면 웃고,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그랬음 좋겠어. 끼가 없는지 오디션은 늘 낙방이라 이지은 뮤비로 얼굴이라도 좀 알려볼 수 없을까 한거고말야."
뭐, 너도 지금 보고있어서 알겠지만 내가 얼굴엔 자신감이 매우 넘쳐서말이지, 장난스럽게 씩 웃으며 말하는 백현이 징어는 우습고도 기가차서 괜시리 한번 따라서 웃어보여. 그러자 백현은 더욱 환하게 눈웃음까지 지으며 웃더니 미안하다고 사과하러온거니 웃으니깐 이제 나 용서해준거다, 이제 마주치면 인사라도 하자는 말을 남기곤 손을 흔들며 교실 밖으로 나가선 자기 반을 향해 걸어갔어.
또다시 혼자 반에 남겨진 징어는 잠시 멍하니 있다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이 넘친다며 정말 우쭐한 표정을 짓던 백현을 떠올리며 킥킥 웃어봐.
변백현, 생각보다 웃긴 놈 일지도 모르겠다.하는 생각을 하며말이야.
| 오늘따라 분량이 적다고 느껴지면 클릭해주시면 감사합니당.. 변명글임. 네. |
..음 변명이라고 떠들어보자면 어제 올라온 글에도 언급했듯이 그게 두편 분량입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나눠서 올렸고(게시글은 한글로 올렸지만요..) 한마디로 비축분 없습니다. 이제..하루하루 쓰고 하루하루 올리는 하루살이예요 ..양해해주세요.
내일 만약 5화가 올라올 수 있다면, 드디어 그 분이 나오십니다!! ..저 혼자설레네여, 넹 분량이 평소보다 매우줄었으므로 구독료도 다운, 다운! ..사실 한편당 30으로 꾸준히 연재하고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제구독료는 30x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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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