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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n 전체글ll조회 3036l 5



 

 

심은 집착으로

 

W. The Sun

 

화이트 크리스마스 강미르 (미친미르) X 시크릿 가든 한태선 (썬)

 

 

 

 

 

"형, 안녕하세요."

"어, 남순이 왔구나. 재밌게 놀다 가라."

"네- 형."

 

 

 

미르는 다 타버린 담배를 재떨이에 내던지고는 새로운 담배를 하나 꺼내 다시 입에 물었다. 드디어 찬스가 온건가. 흥수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흥수의 방으로 들어가는 남순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미르는 한 쪽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큭큭 웃었다. 요새 뭔 놈의 일이 그렇게 많은지 태선의 얼굴을 못 본지 꽤 되어 막 안달이 나려던 참이었는데, 남순을 집에 데려가도 되냐는 흥수의 전화를 받는 순간 아, 오늘이 날이구나. 싶었던 미르는 어떻게 하면 태선을 붙잡아 놓을 수 있을까 고민에 빠졌다. 무작정 잡아 놓으면 욕이란 욕은 다 퍼부으면서 경찰을 부르겠다고 난리를 칠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보내기에도 뭔가 좀 아쉬웠다.

 

 

 

"한태선… 한태선…."

 

 

 

어떻게 하면 그 고양이를 나만 볼 수 있게 묶어둘 수 있을까…. 깊은 고민에 빠진 미르는 속으로 삼켰던 흰 연기를 후- 하고 뱉어내며 피식- 웃었다. 천하의 미친 미르가 사람 하나 못 잡아둬서 안달이라니…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들이 듣는 다면 깜짝 놀랄 일이었다. 원래 사람에게 진득하게 애정을 갖는 편이 아니라 여자를 사귀면 금방 질리는 성격인데다가 그 누구도 먼저 좋아해 본 적이 없는 미르는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태선에게 관심을 넘어선 집착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태선은 남자였다. 완벽한 노말이었던 미르에게 찾아온 첫 번째 남자. 이거, 오글거리긴 하네. 몸을 부르르 떨며 큭큭 웃던 미르는 시선을 옮겨 굳게 닫힌 흥수의 방문을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저 놈들 사이가 심상치 않던데… 새벽에 가끔 이상한 소리도 나던 것 같고…. 잠시 흥미로운 눈빛을 띄며 문을 바라보던 미르는 아직 다 타지 않은 담배를 재떨이 위에 올려놓고는 소파 옆에 놓여있던 카키색 야상을 집어들고는 현관으로 향했다. 야상을 걸치고 집을 나서자 늦가을의 차가운 공기가 미르의 몸을 빠르게 휘감았다. 깊게 숨을 들이쉬며 고개를 돌린 미르의 눈에는 이미 칠흑빛으로 어두워진 밤하늘이 보였다. 수많은 별빛을 머금은 밤하늘은 조금은 들떠있던 미르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며 그 마음을 검게 물들여갔고, 그런 밤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간만에 바라본 하늘을 즐기는 미르에게 어디선가 익숙한 향기가 느껴졌다.

 

 

 

"…."

"…."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린 미르의 앞에는 짜증이 섞인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태선이 서있었다. 춥지도 않은건지, 아니면 바쁘게 오기라도 한건지 흰색 셔츠에 길다란 니트 외투만 걸쳐입은 태선은 조금 추워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더 하얗게 질린 피부와 그에 대비되는 붉은 머리칼에 붉은 입술은 태선을 한 층 연약하게 보이게했고, 미르가 손에 쥐면 곧 부서질 듯한 아슬함도 느껴졌다. 그런 태선을 보며 끌끌 혀를 찬 미르는 조금은 냉담한 목소리로 태선에게 말했다.

 

 

 

"감기 걸리려고 아주 작정을 하고 다니네."

"…."

"오늘은 또 무슨 일로?"

 

 

 

미르가 아무 것도 모르는 척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농담조로 말을 건네자 태선의 고운 미간이 조금 구겨졌다. 나만 보면 저 딴 표정 짓더라.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리며 이를 바드득 간 미르는 눈을 마주치기도 싫은 건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한숨을 뱉는 태선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천천히 태선에게로 걸어갔다. 터벅터벅― 미르의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울리자 다신 마주치지 않을 것 같았던 태선의 눈동자가 미르에게로 고정 됐고, 태선의 앞에 다다른 미르는 고개를 살짝 숙여 태선을 내려다보며 씨익 웃었다.

 

 

 

"뭘 웃어? 내가 웃겨?"

"아니."

"비켜."

"싫다면?"

 

 

 

어쩔 건데? 허리를 곧게 펴며 꽤 위협적인 덩치로 태선의 앞을 막은 미르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웃어 보였고, 그런 미르를 날카롭게 쏘아보던 태선은 고개를 휙 돌리며 미르의 옆으로 비켜갔다. 자신의 옆으로 비켜가는 태선에게서 풍기는 달콤한 향을 크게 들이쉰 미르는 쩝- 입을 다셨다.

 

 

 

"어딜 가시나."

"뭐야? 이거 안 놔!"

 

 

 

커다란 미르의 손이 가녀린 태선의 손목을 강하게 휘어 잡았고, 손목이 붙들린 태선은 힘없이 돌려 세워졌다. 무슨 놈의 남자 손목이 이렇게 얇냐. 뭘 먹기는 하는 거야?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태선을 내려다 보던 미르는 어떻게든 붙잡힌 손목을 빼내려 몸부림을 치는 태선을 확 끌어당겨다 어딘가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미르는 왠지 이미 검게 물들어버린 마음이 묘하게 떨려오는 기분이었다.

 

 

 

 

**

 

 

 

 

미르는 집 근처에 있는 공원의 벤치에 다다라서야 태선의 손목을 놓아주었고,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하얗게 질려버린 태선의 손목은 힘없이 떨어졌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시끄럽지도 않고, 머리 식히기에는 좋은 곳이다. 시원한 공기를 크게 들이쉬며 벤치에 편하게 앉은 미르는, 인상을 찌푸린 채 저릿한 손목을 매만지고 있는 태선에게 손짓했다.

 

 

 

"앉아."

"나 지금 댁이랑 한가하게 떠들 시간 없거든?"

"까칠하게 굴기는."

 

 

 

자신이 입고 있는 야상을 정리하던 미르는 서있는 태선의 손목을 잡아채 자신의 옆에 앉혔고, 억지로 앉혀진 태선은 미르에게 뭐라 욕을 퍼부으려다 입을 다물었다. 아랫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 말해도 통하지 않을 것을 눈치챘음이 분명했다. 드디어 적응좀 됐나 보네. 내심 흐뭇해 하며 옅게 웃은 미르는 정면을 바라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남순이 좀 그만 놔두지 그래?"

"…."

"아직 어린애도 아니고 나이 찰 만큼 찼잖아."

"나이가 차면 뭐해? 정신 연령이 그대로인데."

 

 

 

백치의 끝.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린 태선은 속이 답답했는지 외투의 주머니를 뒤적거려 담배 한 갑을 꺼내들었다. 희고 가녀린 손 끝에 담배 한 개피가 들려지는 것도 위화감이 만만치않은데 그 담배를 도톰하고 붉은 그 입술에 무니 그 모습이 너무 묘했다. 아, 그래도 담배를 문 저 입술… 섹시하긴 하다. 묘한 느낌에 눈을 가늘게 뜬 미르는 순간 엄한 생각을 떠올리고는 헛기침을 했고, 그런 미르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힐끗 바라본 태선은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리고는 라이터로 담배 끝에 불을 붙였다. 검게 타들어가는 담배 끝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미르는 야상 주머니를 뒤적거려 저도 똑같이 담배 한 개피를 꺼내 들었다.

 

 

 

"불 좀."

 

 

 

담배를 문 미르를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힐끗 쳐다본 태선은 손에 쥐고 있던 라이터를 미르에게 건넸고, 손에 쥐어진 라이터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미르는 한 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타들어가는 태선의 담배 끝을 바라봤다.

 

 

 

"아니, 그거 말고."

"그럼 ㅁ…."

 

 

 

태선이 뭐라 짜증을 내려 고개를 돌린 순간, 미르는 태선의 어깨를 강하게 쥐고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고, 놀란 태선은 빠르게 미르의 가슴에 손을 올려 미르를 밀치려 했다. 놀라기는. 속으로 피식 웃은 미르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이고는 타들어가는 태선의 담배 끝에 자신의 담배 끝을 대고는 담배를 살짝 빨아 올렸고, 그러자 미르의 담배 끝도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놀라는 것도 꽤 귀엽네. 눈꼬리를 휘며 능글맞게 웃어보인 미르는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선의 어깨를 놓아주고는 다시 정면을 바라봤고, 잠시 굳어있던 태선은 고개를 확 돌려 짜증스럽게 옷깃을 여몄다.

 

 

 

"남자친구 있냐?"

 

 

 

정적을 깨고 들려온 목소리에 시선을 다시 미르에게로 옮긴 태선의 표정은 이전과는 다르게 잠잠했다. 아, 이 드립은 저번에 쳐서 벌써 면역력 생긴건가. 무언가 태선의 속을 더 긁어내서 그 짜증스러워 하는 표정을 보고 싶었던 미르는 또다른 말을 지어내려 고민했고, 그런 미르에게서 다시 시선을 치우고 담배를 손에 쥔 태선은 뿌연 연기를 후- 뱉어내며 말했다.

 

 

 

"없어."

 

 

 

어? 대답했다. 태선의 대답에 조금 놀란 미르는 담배를 문 채로 태선을 돌아봤고, 어깨를 으쓱- 하며 고개를 살짝 기울인 태선은 물끄러미 미르를 바라봤다. 표정을 풀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을 뿐인데 짜증을 부릴 때 조금씩 새어 나오던 색기가 강하게 풍겨 나오고 있었다. 미르는 흥미로운 눈빛을 하고 벤치에 편하게 등을 기대며 매캐한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그러자 미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태선은 고개를 살짝 더 기울이며 물어왔다.

 

 

 

"그건 왜 물어 보는데?"

"…."

"남이 남자친구가 있던 말던, 댁이 무슨 상관이야?"

 

 

 

쥐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그것을 밟아 끈 태선은 팔짱을 끼며 눈을 가늘게 뜰고 미르를 바라봤고, 그런 태선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미르는 똑같이 담배를 밟아 끄고는 너털 웃음을 지었다. 끝내주는 싸가지에, 풍겨 나오다 못해 흘러 넘치는 색기까지…. 이 정도면 완벽하다.

손에 쥐고 마음껏 흔들어보고 싶다. 가지고 놀아보고 싶다. 울려보고 싶기도 하고,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다. 미르는 계속해서 들끓어 오르는 욕망을 애써 누르며 검게 물든 마음을 진정시켰다. 아직은, 아직은 아니다. 너무 이르다. 태선은 얼굴을 굳힌 채 무언가를 깊게 생각하는 미르를 바라보다가 크게 숨을 뱉으며 말했다.

 

 

 

"미안한데, 댁은 내 이상형 아니야."

"…."

"딱 싫어. 댁 같은 남자."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 태선은 차가운 바람 때문에 살짝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했고, 그런 태선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미르는 비소를 머금었다. 그래…? 나 같은 스타일이 싫단 말이지? 근데 이걸 어쩌나. 난 댁 놓아줄 생각 없는데. 순간 표정을 굳힌 미르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태선을 강하게 잡아당겼고, 태선이 다시 미르를 밀쳐내려 미르의 가슴에 손을 얹는 순간 태선의 도톰한 입술을 집어 삼켰다.

 

밤공기에 차가워진 태선의 입술에선 씁쓸한 담배 맛이 났지만 곧이어 달콤한 향기가 목으로, 코로 흘러 들어왔다. 자신의 품에서 벗어나려 몸부림 치는 태선을 한 팔로 더 꽉 끌어 안으며 다른 한 손은 태선의 뺨을 감싸쥔 미르는 태선의 도톰한 입술을 빨아들이다가 태선의 아랫입술을 아프게 깨물었고, 아픔에 태선이 입을 살짝 벌리자 곧바로 혀를 밀어넣었다. 미르는 태선의 부드러운 혀를 강하게 옭아매며 태선의 숨을 모두 앗아가 버렸다. 그래도 나름의 배려로 조금씩 입술을 떼주니 처음에는 그 타이밍을 못 맞추던 태선은 이젠 좀 적응이 됐는지 입이 떨어진 사이에 조금씩 숨을 들이쉬었다. 그런 색색 거리는 숨소리도 너무 매력적인 나머지 굳어있던 심장이 점점 녹아내려 가는 것 같았던 미르는 태선의 몸을 더 끌어당기며 점점 태선에게 취해갔다.

 

그렇게 한참을 열정적인 키스를 나누던 두 입술은 여운을 남기며 떨어졌고, 안정된 호흡을 보이는 미르에 비해 조금은 들뜬 숨을 뱉는 태선의 입술은 붉게 부어 있었다. 너무 세게 했나? 살짝 미간을 구기며 촉촉하게 젖은 태선의 입술을 엄지 손가락으로 닦아낸 미르는 다시 한 번 태선의 입술에 짧게 입 맞췄고, 잠시 숨을 고르던 태선은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작게 말했다.

 

 

 

"뭐… 키스는 잘 하네."

 

 

 

그것만 잘 하는건 아닌데. 피식 웃은 미르는 태선의 허리를 감은 팔을 조금 풀며 얇은 태선의 허리선을 쓸어내렸고, 그런 미르를 한심하단 표정으로 바라보던 태선은 미르를 밀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근데, 난 아직도 댁이 맘에 안 들어."

"흠… 그럼 내기 하는게 어때?"

 

 

 

태선은 고개를 살짝 돌려 미르를 바라봤고, 미르는 씨익 웃으며 낮게 말했다.

 

 

 

"내가 포기하는게 빠를지, 니가 포기하는게 빠를지."

 

 

 

 

***

 

 

다음 편은.. 불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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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불 ㅠㅠ 헐 ㅠㅠ 집착글진짜좋아요 ㅠㅠ 신알신해요!!ㅠㅠ
11년 전
독자2
집착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신알신하고가여!!
11년 전
독자4
헐 불이라니...! 다음편 보러 바로가야겠습니다...ㅋㅋㅋ
11년 전
독자5
헐...진짜ㅠㅠ 이건... 그냥 말 안하고 다음편 가야겠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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