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형식이나 준면의 시점으로 거의 전개됩니다. 나름 스크롤이 깁니다. 스크롤경보 주의, 별 의미 없는..암울주의도 경고 구독료가 평소 애용하는 30p가아닌 70p인건.. 15KB길래.. (그러나 내용전개가 거의 없다는 것을 주의해주세요) |
남들은 인간관계에 대해서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하지만 준면은 단 한 번도 그런 것을 느낀 적이 없이 살아왔어. 준면의 배경을 보고 다가오는 아이들은 언제나 즐비했고, 그것이 가식적으로 느껴져도 꾹 참고 한 번 웃으며 묻는 말에 대답해주고, 괜한 투기심에 불타올라있는 아이들에게도 그냥 웃음만을 보여주고 있으면 어느새 준면의 이름을 부르며 준면을 쫓아다니는 무리가 되있곤 했으니깐말이야. 준면은 이만큼 시시하고 뻔한 것은 또 없을꺼다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지.
준면이 다른 선생님으로 심부름으로 찾아간 담임선생님의 옆에 서 있다, 준면을 빤히 쳐다보는 준면으로써는 처음 보는 그 아이의 경계어린시선에도 준면은 아무렇지 않게 빙그레 웃어보였지. 그리고 곧장 그 아이의 손을 잡고 교무실을 나왔어. 손을 놓지 않은 채로 교실로 올라가고자 준면이 몇걸음을 떼는데 준면의 손에 따가움이 느껴졌어. 준면이 손 쪽을 바라보니 손 안에 잡혀있던 그 아이의 손이 빠져나가있었고 고개를 올려 보인 그 아이의 눈빛은 더없이 준면을 노려보고있었지. 아마도 준면의 손을 치며 손을 거세게 빼낸듯싶었어.
준면으로써도 순간 기분이 나빠지는 반응이기는 했으나 준면은 이내 그냥 아무렇지않다는듯 어깨를 들쑥이며 말해.
"준면아~ 어디갔다왔어?"
먼저 교실로 쏙 들어가버린 그 아이, 아니 징어를 따라 준면이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우르르 너도 나도 준면에게 말을 걸어왔어. 징어에 대해 물어보는 아이들의 말에 준면은 응, 전학생이래. 이름은 오징어고.하고 간략히 대답해주곤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해 교실에 우두커니 서 있는 징어의 손을 다시 한 번 잡아 교실의 빈자지로 이끌었어.
"여기가 빈자리야, 일단 임시로 여기앉으면 될꺼야."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징어에게 인사치례의 말을 건네고 준면이 다정스레 대답하자 이쪽만을 바라보고있는 아이들의 시선이 느껴졌어. 징어를 시샘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여자얘들도, 준면에게 음흉한 시선을 보내는 남자얘들까지말이야. 그래도 준면에게 그런건 별 상관이 없었어. 그냥 징어라는 아이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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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어야~."
뒷 문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준면은 괜시리 얼굴을 구겨. 들려오는 대화는 분명 징어와 백현의 목소리였거든. 징어가 처음 이 학교로 온 지 몇 달이 지났어. 이제 곧 졸업을 하게 될 시즌이니 말이야.
처음 징어가 전학온 날부터 준면은 좀 더 징어와 친해지고자 노력하려했어. 점심시간이 되서 자신을 부르는 친구들도 무시하고 징어에게 밥을 같이 먹자고 애길 걸어볼 생각이었거든.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누군가가 문을 벌컥 열더니 징어에게로 다가와서 대뜸 징어를 안고는 징어와 몇마디를 하고 징어와 같이 반을 나가버렸어. 얼떨떨해진 준면이 멍하니 서 있자 준면의 친구들이 준면을 불렀고 준면은 그냥 친구들을 따라 나섰지.
후에도 계속 징어를 찾아와서 애기를 하는 그 남자애와 징어의 대화를 들으며 준면은 조금씩 그 남자애에 대해 알게됬어. 그 남자애의 이름은 변백현이었고, 징어와는 꽤나 오래된 친구사이라고말이야. 징어가 전학을 온 이유에도 제법 백현의 존재도 큰 몫을 한 듯싶었지.
준면은 괜시리 자신하곤 단 한번도 그 뒤로 잘 애기하지 않은 징어와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다른 반임에도 불구하고 찾아와 애기를 나누는 백현이의 존재가 상당히 거슬렸어.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괜시리 백현만 보면 울컥하는 심정이 차올랐지. 준면으로써 감정컨트롤은 무척이나 쉬운 존재였기에 이런거를 느끼는건 실로 처음이었어. 처음이나 낯선 만큼 준면의 감정은 갈수록 파극에 치닫았지. 하지만 그런 백현이 한 편으론 부럽기도 했어. 징어와 애기를 다정스레 나눈다는 그 사실 하나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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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졸업식을 마치겠습니다, 본교여러분. 수고많으셨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준면은 교복 위로 차려입은 코트를 더욱 단단히 여맸어. 교장선생님의 말씀도 끝났지만 좀처럼 이제 자신이 졸업을 했고 진정한 성인이 됬다는게 믿기진않았지. 준면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휙휙 돌려 징어의 존재를 확인했어. 준면보다 좀 더 앞에 서 있는 징어역시도 추운지 외투를 입은 상태로 두 팔을 감싸고 있었지. 훈화가 끝나 애들이 흩어지기 시작했지만 계속 한자리에 서 있던 준면은 징어에게로 다가가고자했어. 징어와의 거리가 점차 좁혀지면서 준면은 무슨 말을 할까고민했어. 징어의 손에 들린 하얀종이로 싸여진 꽤나 큰 네모난 물건을 무겁지않냐면서 들어줄까하며 말을 붙일까. 머릿속은 계속 복잡했지만서도 준면의 발걸음은 늦쳐지질 않아. 오히려 더욱 더 빨리 징어에게로 다가가고 있었지.
씨발.
짜증이 난 준면이 그냥 뒤돌아 갈려는데 징어가 문득 준면을 쳐다봤어. 징어는 무슨 말이 하고싶었는지 준면을 부를려는 눈치였지만 자신의 목에 감겨오는 백현의 팔을 따라 그냥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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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님, 뵙고 싶다고 청하신 분이 있어요. 안으로 모실까요?"
12년이나 지난 지금, 준면은 자신의 아빠가 세운 기업에서 몸을 담고 있었어. 낙하산이라는 오명이 있긴 했어도 언제나 일처리도 확실했고, 사람들에게 웃음으로 대해주는 준면은 모든 사원들에게 인정받고있었지. 그러던 어느날, 준면은 자신에게 손님이 왔다이르는 비서의 말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누구냐고 물어봤지. 그리고 그에 '오징어씨요'하고 대답한 비서의 말에 준면은 눈이 동그래졌어. 12년이 지났지만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그래도 다시는 볼 수없을 사람의 이름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등장했으니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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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다고 물러선 비서의 말을 끝으로 조용했던 준면의 방에 '그 누군가'는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어. 그런 실례에도 불구하고 문 쪽을 웃으며 바라본 준면은 이내 표정이 구기고 으르렁 거릴 수 밖에 없었지. 능글맞게 준면에게 농담조를 건네는 사람은 준면이 기다린 징어가 아닌 백현이었거든. 12년이 지났어도 쉽게 잊혀지지않는 얼굴 중 하나였지.
"표정 굳은거봐라, 그렇게 오징어가 보고싶었어?"
그럼 빨리 말하고 가. 으르릉거리는 준면의 말에도 백현은 큰 동요없이 웃어보여. 그 웃음에 준면은 괜시리 짜증이 더욱 들끓었지. 빨리 말하고 나가라고!한 번 더 외쳐지는 준면의 큰 소리에 백현은 웃음을 띄고있던 걸 멈추고는 이제껏 손에 들고있던 하얗고 네모난 무언가를 건네. 짜증이 난 준면이 백현이 건넨걸 받지고 않고 그냥 멍하니 쳐다보기만 하자 백현은 그걸 준면의 책상 위에 놔두지.
"징어가 그린거야."
"이게 왜 내가 주인인데?"
준면의 물음에도 제법 쓸쓸하게 웃으며 대답한 백현은 문을 열고 나가버렸어. 그에 홀로 남겨진 준면은 백현의 말을 머리에 떠올리며 하얀 종이로 감싸진 '그 무언가'의 포장을 풀어봐.
그리고 나온 것은 준면 자신이었어. 하얀 종이위에 그려진 자신의 모습이 한 장, 한 장. 척 보기에도 두툼한 종이의 두께양은 이것이 하루, 이틀내로 다 그려진 것이 아니라는걸 보여주는거같았지. 그림 속의 준면은 거의 교복차림이었어. 징어가 앉아 있던 준면의 뒷자리에서 그린 듯한 준면의 뒷모습이나, 언제나 몸이 아파 체육시간에는 한 쪽 구석에 앉아있던 징어의 시선으로 보여진 준면이 체육복을 입고 뛰어다니는 모습같은 모든 것이 징어가 계속 준면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증명해주고있었어.
그리고 그림 한 장에 조그맣게 써있는 징어의 말로 추정되는 글씨는 준면을 혼란 속으로 빠트렸어. 언제나 징어에게 말을 한 번 걸어보고자 전전긍긍했던 자신과 마찬가지로 늘상 징어도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고자노력했다는 거였으니깐. 준면은 머리를 누군가에게 한 대 얹어맞은 얼떨떨한 기분이었지. 준면은 재빨리 손을 놀려 백현이 끼워두웠다던 '징어가 어디있는지 적혀있는 종이'를 찾아.
"공동..묘지?.."
깔끔하게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준면이 오징어라고 쓰인 비석앞에 국화꽃을 내려놔. 비석을 바라보는 준면의 시선은 쓸쓸하기 그지없지.
징어가 어디있는지 알려주는 백현의 쪽지가 그것을 말해줬고, 그에 멍해져있던 준면이 비서에게서 백현의 연락처를 알아내고 준면이 다급하게 백현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를 쳤을 때 들려왔던 백현의 대답이 준면에게 그것을 확인사살시켰지.
"뭐야, 이거?! 공동묘지가 무슨 말이야?!" "죽었어."
"징어야.."
그토록 불러보고싶었던 이름을 준면은 12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다정스레 불러봐.
"니가 그린 그림들, 이제서야 받았어. 이제서야 와서 너한테 인사해서 미안해."
징어야, 징어야. 지금에서야 아무렇지않게 부를 수 있는 자신이 준면은 미웠어. 이 말을 12년전에 했다면 하는 미련이 감돌았지. 하지만 이미 늦은 일이니깐.
"그래도 징어야, 이제서야 뒤늦게지만..미련하지만 말할게."
징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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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기다렸을지도 모르는 엑스트라로 안 찾아뵙고 이 감동도 로맨스도 없는 글로 찾아뵈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건 아는 언니한테 주제를 받은거라 꼭 쓰고싶었던 이야기예요.
엑스트라는 빠른 연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반말로 댓글해주셔도 됩니다, 친밀감 느끼는 느낌이라면 괜찮아요.
도저히 답글로 할 말이없겠다 싶은 댓글은 답글 못달아드려요..()
ㅠㅠㅠㅠㅠ하시는데 제가 거기다대고 같이 ㅠㅠㅠㅠㅠㅠ하며 울수는 없잖아요.. ..저만그런가요, 헐.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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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