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 우중충함 4년간의 부재치곤 귀국기념 파티는 단촐했다. 파티라고 해봤자 말이 파티지 술냄새가 진동하는 일곱 솔로들의 모임이었다. 권유리 인맥이야 거기서 거기 인지라 참석예정자도 8명 이었는데 2명이 개인 스케줄상의 이유로 빠져버려 결국엔 6명이 권유리네로 모이게 된것이었다. 권유리는 겉으로봐선 바뀐게 없었다. 피부야 원래 까맸고, 따로 염색한것도 아닌데 유난히 까만 머리도 그대로였다. 웃을때 내는 이상한 웃음소리에, 술만마시면 늘어놓는 똑같은 레퍼토리의 자기 자랑까지. 이렇게 모아놓으니 내가 얘를 왜 좋아하나, 싶지만서도... . 예쁨과 잘생김 사이를 유지하고있는 얼굴, 들어갈곳은 들어가고 나올곳은 나온(사실 말하자면...나올곳이 다 나온것은 아니다.)보기좋게 틀이 잡힌 몸매, 그리고 무엇보다도...알게 모르게 나만 챙겨주며 웃어주는 모습에 역시 권유리는 권유리구나 하며 설레했으니, 나도 제 정신은 아니었다. * 아이들은 오늘 유리의 집에 모이게된 궁극적인 목적을 잊은듯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술을 들이마시고, 뻗고(이와중에 순규는 살아남고), 다음날 컨디션 최하가되고, 해장하고 같은 폐인의 삶을 이어가려는 작정인지 뭐인지 평소보다 더 들이붓는 무식함의 끝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에 유리도 놀란듯 뜨악 하는 표정을 지으며 날 쳐다봤다. "오늘따라 애들 왜이렇게 술을 많이 마셔?" "글쎄...너왔다고 흥분했나보다. 근데 니가 애들이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시는지, 적게 마시는지 어떻게 알아? 오늘에야 도착했으면서." 나의 예리한말에, 삐진듯 입술을 내밀고서 불퉁한 표정을 짓던 유리가 웃으며 '너희들이 하는짓은 뻔하지, 뭐.'라며 대답해와서 나도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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