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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김동혁] 보틀요괴 08 | 인스티즈


보틀요괴 08











"왜 이렇게 실실 쪼개? 하루종일."


옆에서 김한빈이 말했다.

오늘 하루동안 3번이나 들어보는 질문이다.

김한빈 표정이 진심으로 궁금하단 표정이다.

나는 답을 않고 시험범위 문제집을 성의없이 펼쳤다.

머릿속엔 동동의 모습이 둥둥 떠다녔다.

공부가 될 리가 없을 듯....



그날 이후로 동동과 나의 사이는 급속도로 좋아졌다.

(우리는 그날의 사건을 식기세척기 사건이라 부른다)

어젯밤에도 둘이서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느라 늦잠을 잤다.

방 불을 끄고, 나는 침대에 누워서

동동은 책상에서, 서로를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새벽 3시에 잤다.



"야 ㅇㅇㅇ, 오늘 끝나고 독서실 갈래?"


"아니. 오늘 시내로 보틀 사러 갈거야."


"너 보틀 저번에 샀다며? 또 사?"


"어? 어...이제 그거 못 써! 딴 사람 줘서."


"......누구한테 줬는데. 혹시 그 마카롱?"


"어떻게 알았냐? 대박 신기."



독수리 같은 놈... 모지리 같은데 예리하단 말야.

김한빈은 책을 펴다 말고 나를 째려봤다.

그리고는 자기도 같이 보틀을 사러 가잰다.

싫다고 해도 따라올 애라서 그러라고 했다.



학교를 마치고 시내로 향하는 지하철을 탔다.

나눌 말이 없어서 시험범위를 펴고 공부나 하고 있는데,

옆에서 김한빈이 자기 책을 팍- 덮어버리고는

정색을 하며 이리 말할시고.




"너 남자 생겼지."


"이게 웬 그지깽깽이 같은 소리야?"


"요즘 이상해, 너. 모지리 같이 실실 쳐웃고 다니고.

다른 애들이 너 무서워서 말 못 거는 건 알아?"


"모지리는 너지 병신아. 뭔 자기소개를 하고 앉았어."




나는 내심 찔렸다.

하루종일 동동 생각하는 게 그렇게 티났나?

나는 동공지진을 숨기기 위해 책에다 시선을 박았다.

하지만 같은 부분을 세번째 읽고 있는 건 안비밀이다.

헛기침을 한번 하고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게에 도착했다.

동동의 보틀을 샀던 바로 그 가게다.

나는 보틀이 있는 코너로 향했다.

동동의 보틀과 같은 종류의 보틀은 없었다.

나는 보틀 코너를 서성거리며 몇분간 고민했다.

옆에서 김한빈이 짜증을 냈다.



"야 이거 사, 이거!! 'Wait For Me'!! 드럽게 고민하네 진짜."


"오 좋네? 그럴까?"



나는 김한빈이 집어준 보틀을 계산대로 가져갔다.

계산원이 받아들고 가격을 말해줬다.

나는 그 전에 한가지 확인작업을 할 게 있다.



"저...이거 매출 잘 나가는 건가요?"


"네! 보틀 중에선 잘 나가는 편에 속합니다."


"브랜드에서 만들어진 것 맞죠? 어디 야매 제품이 아니라."



직원이 나를 의아하게 쳐다보지만,

난 불굴의 ㅇㅇㅇ.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순 없다.

이 보틀은 괜찮다, 라는 확신을 갖고 나서야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섰다.

설마 두 번이나 걸리겠어? 내가 요괴친척도 아니고.

나는 뿌듯한 표정으로 종이가방을 흔들어댔다.

옆에서 김한빈이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공부를 그렇게 꼼꼼하게 했으면 니 벌써 특별반일 듯."


"닥쳐. 나만의 사정이 있어서 그렇다."






김한빈네 집은 한 정거장 앞서 있다.

먼저 내리는 김한빈에게 손을 흔들었다. 내일 보자고.

한 정거장이 지나고, 나도 내릴 채비를 했다.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번역은 노은, 노은역입니다.'

책가방을 들고 지하철에서 내려 숨을 골랐다.

카드를 찍고 역을 나와 버스정류장 앞에 섰는데,



"어라? 잠깐."



양손이 자유롭다? 자유로우면 안 되는데.


"아! 내 보틀!"


나는 다시 역으로 내려가려 했다.

그런데, 역 입구 계단에서 어떤 할머니가 손짓했다.

나는 걸음을 급하게 멈추었다.  



"이거, 아가씨 것이지?"



낡고 짙은 모포를 망토처럼 두른 할머니는

모포를 후드처럼 둘러 걸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할머니는 나에게 종이가방을 내밀었다.

보틀이 들어있는 그 종이가방이었다.



뜻밖의 되찾음에 어안이 벙벙해서

얼떨결에 받아들고 종이가방 안을 확인해보았다.

근데 이상하게도, 보틀이 포장된 상자가 벌어져있다.

왜 훼손이 돼있지? 열어본 것일까?



"어...어, 감사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하고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

그 할머니는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참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 무렵,

아무렴 어때, 되찾았으면 됐지,

나는 종이가방을 흔들며 룰루랄라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난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요즘 방 문을 잠그는 습관이 생겼다.

저번처럼 엄마가 급작 들이칠까봐서다.

방 문이 잠긴 걸 확인하고 책상 위를 살폈다.

수수깡 집 뒤로 동그란 정수리가 빼꼼 올라왔다.



"왔어, 집주인?"



동동은 제 앞에다 마카롱을 갖다놓고 먹는 중이었다.

어지간히 먹어대네....무슨 대지야?

마카롱을 구입할 당시에는 몰랐는데,

이제와서 살펴보니 거의 동동의 몸통만하다.

그러니 먹어도 먹어도 남을 수 밖에.

동동은 며칠 동안 마카롱만 먹어댔는데,

지금 먹고있는 걸 제외하고도 마지막 하나가 더 남았다.



책상 위엔 여전히 보틀이 올려져있다.

얼마 전 식기세척기에서 갓 꺼내왔을 때만 해도,

동동은 너무 낯설다며 들어가질 않았었다.

그런데 어젯밤엔 보틀에 들어가서 주무신 걸 보니 이젠 익숙해진 것 같아 다행이다.



"동동, 그게 그렇게 맛있어?"


"응! 이거 완전 맛있따!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아."


"이제 밤인데 늦게까지 먹으면 어떡하냐."


"어차피 집주인이랑 밤새 얘기할 건데 뭐."


"내가 일찍 자버리면 어쩌려고?"


"안돼! 자지마."



동동은 먹던 마카롱 조각을 내려놓고는

나에게로 뽈뽈뽈 달려왔다.

그리고 공중 3회전 덤블링을 하더니 (데자뷰가...)

내 오른쪽 어깨로 착- 달라붙었다.

동동은 내 어깨를 꼬옥 감싸고는 얼굴을 부비부비했다.

계속 '자지마, 자지마' 세뇌 시키며.



동동이 자꾸 볼을 부벼대는 탓에 간지러웠다.

나는 웃음이 터지려는 걸 어렵게 참았다.

동동을 잡아서 조심스레 떼어내려는데

동동이 내 교복 블라우스 카라를 붙잡고 늘어졌다.



"이제 그만 내려와! 간지러워!"


"일찍 자지 않는다고 해! 안 그럼 더 간지럽힐 거야."


"에? 을이 갑에게 협박을 하네?"



나는 동동을 떼어내서 책상에 내려주었다.

못이기는 척 새벽 3시까지 깨어있는다는 약속을 해버렸다.

나는 씻고 와서 방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책상을 보니, 동동은 보틀 뚜껑을 뒤집어

그곳에 들어가 앉아있었다. 무슨 개집 마냥.

어둠 속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던 동동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집주인에게 마구 부비부비했으니,

이제 나한테도 집주인 향내가 날까?"


"나는 네가 말하는 그 향내가 무언지 모른다."


"아이참~ 왜 자기 몸에서 나는 향내를 모른다는 걸까?"




저 자식, 여자 여럿 울렸을거야... 분명해.

동동은 얼마간 내 향내에 대한 묘사를 계속했다.

희미한 아카시아 향기 같기도 하다느니 뭐라니.

내가 졸음에 비몽사몽해 있을 즈음에도

동동은 내 향내에 관해서 열변을 토하며 주장해댔다.

결국 나는 그 열변의 끝을 듣지 못하고 잠들어버렸지만.






지금이 몇 시 쯤일까?

어느 순간 정신이 들었다.


방은 고요했다.

동동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밖에 바람이 많이 부는 것인지 휘잉- 하고 바람소리가 난다.

눈꺼풀이 뻑뻑한데도 불구하고 자동적으로 책상을 바라봤다.

뚜껑이 굳게 닫혀있는 보틀.

동동도 제 풀에 지쳐서 이만 들어가셨나보다.

휴대폰을 보니 새벽 3시 50분이다.

의외였다. 원래 이 시간에 잘 깨지 않는데. 왜 깬 거지? 

나는 한숨을 뱉으며 다시 잠에 빠졌다.




희미한 의식.

아마도 렘수면 상태.

가까이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귀만 쫑긋 하는데 저 소리가 점점 신경쓰인다.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올렸다.

이게 뭘까.

차가움?



"아야!!!! 뭐야 씨발!!!!"



나는 기절할 만큼 놀라 벌떡 일어났다.

방금 일어난 탓에 상황파악이 잘 되지 않았다.

나는 두 손으로 목을 부여잡았다.

옆목이 너무 따끔거렸다.

주위를 살피며 상황파악을 하던 나는

베게 옆으로 시선을 꽂았다.

저거 뭐야? 손바닥 만한 난쟁이인간은...



"동동...?"



뭔가 이상했다.

저건 동동이 아니다.

실루엣과 행동거지, 모든 게 낯설다.



"아깝네. 정맥을 찌를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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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뭐야ㅑㅠㅠㅠㅠ아까ㅜ그 산 보틀에 또 요괴가?ㅠㅠㅠㅠ그할머니가 넣어주신건가...ㅠㅠㅠ
9년 전
독자2
헐뭐야ㅠㅠㅠㅠ다음편궁금해여ㅠㅠㅠ
9년 전
독자3
다음편 진짜 궁금해요ㅠㅠㅠ누굴까 누구지ㅠㅠㅠ그할머니 수상해써...
9년 전
독자4
헐할머니왜그러쎄여ㅠㅠㅠㅠㅠㅠㅠ 동동이는사랑입니다♥
9년 전
독자5
엥 머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누구야
9년 전
독자6
누굴까ㅠㅠㅠㅠㅠ할머니ㅠㅠㅠ제바류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7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누구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8
헐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또 요괴?인건가?ㅜㅠㅜ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으엥 그 동동이가 말했던 다른 보틀요괴 인건가
9년 전
독자10
헐 누구지 이번요괴는 동동이처럼 순수한 요괴가 아닌것 같은데요ㅠㅠ?그 할머니가 수상해요 정체가 뭡니까!!!추천하고가영
9년 전
독자11
헐... 저 요괴는 누구야!!!!!!ㅠㅜㅠㅠ 여주한테 그러면 앙대여 ㅠㅜㅜㅠ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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