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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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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됴총] 파란장미연구소 시즌2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
(Royal Straight Flush)

 

 




 <3>
(BGM: Washed out- Belong)





  "어, 종인아 왔어?"
  "형, 들었어? 오세훈 그 새끼가,"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이거 한 잔 마셔."


  종인이 가장 좋아하는 그린티 프라푸치노. 시럽 적게, 그린티 파우더는 많이. 휘핑은 에스프레소 휘핑으로. 어린아이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어른답지도 않은 맛이다.


  언제나 그렇듯, 사람이 좋아하는 음료는 그 사람을 쏙 빼다 닮는다. 파란 장미를 좋아하는 세훈이 블루 로즈 프라푸치노를 즐기듯이, 민석 자신이 헤이즐넛 시럽을 넣은 아메리카노를 즐기듯이.


  헤이즐넛 시럽을 넣은 아메리카노. 언뜻 보면 그냥 쓰디쓴 아메리카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시럽을 첨가하여 굉장히 달달해져 있다. 겉과 속이 다른 커피다. 표리부동. 그러나 민석은 그 커피와는 상이한 성격의 표리부동을 지니고 있다. 일컫자면 민석의 앳되고 귀여운 외모가 그의 내면에 있는 거침과 강인함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러한 위장술 또한 생존을 위한 하나의 전략이다.


  종인은 프라푸치노를 쥐어 주자 금방 조용해졌다. 세훈과 동갑인 스무 살. 그러나 스무 살임에도 불구하고 종인도, 세훈도, 민석이 보기엔 아직 어른은 아니었다. 보통 남자 아이들의 정신적 연령은 신체적 나이에서 2 정도를 빼면 알 수 있다고 한다. 고로 김종인, 아직 정신 연령이 열여덟에 불과한 이 소년은, 민석의 눈에 그저 어리기만 하다.


  어리기에 그를 달래고 회유하기는 무섭도록 쉽다.


  "아, 혀엉."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응석을 부리실까."
  "오세훈 가지 말라 그래, 응? K가 자리를 비운다는 게 말이나 돼?"
  "왜? 걔 없으면 너는 좋은 거 아니야?"


  민석의 말에도 여전히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는 종인이었다. 이럴 때 보면 영락 없는 어린아이인데, 잔뜩 사나운 눈빛을 하고서 나이프를 휘두를 때면 또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같은 모습이 종인의 본색이라는 걸, 민석은 분명히 알고 있다.


  뭐, 겉과 속이 다른 건 저나 종인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솔직히 말하면 무서워."
  "뭐가."
  "오세훈도 없고, 형도 카페 본다고 없고,"
  "……."
  "그 다음엔 나잖아."


  아아, 그제서야 민석이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저 어린 소년은 조직 전체를 떠맡아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운 것이다. 20살의 소년이 이겨내기에 제법 무거운 부담이긴 하다.


  물론 카페를 경수에게 맡겨두고 민석이 조직을 직접 관리하러 갈 예정이지만 민석은 일단 그것은 종인에게 비밀로 해 두기로 한다.


  "세훈이도 너랑 동갑이잖아."
  "…걔는 걔고, 나는 나고. 걔는 리더가 될 재목인거야."
  "왜 너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
  "그냥."


  종인은 말을 마치고는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내려놓고 일어나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 민석은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남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왠지 종인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는 언제나 그랬다. 비교적 우월한 지위에 있는 세훈의 앞에서는 강한 티를 내느라 바빴지만 정작 세훈이 없는 자리에서는 한없이 약해지곤 했다. 냉정하게 생각하자면 그것은 그저 약해빠진 태도에 불과했다. 조직 내에서 실질적 세력 1위의 자리가 무색하게 3순위에 머물러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화장실에서 종인이 손에 묻은 물기를 바지에 닦으며 나왔다. 저런 면모만 보아도 영락없는 어린 아이라는 것이 눈에 확연히 보인다.


  적어도 민석에게는 그랬다.


  "오세훈 가지 말라고 해, 형."
  "내가 어떻게 그래."
  "아무리 생각해봐도 안 되겠어."
  "종인아."
  "조직 배신 행위로 간주하기 전에 당장 그 생각 집어치우라고 해."


  막무가내로 떼쓰듯 말하는 종인에 민석이 한숨을 쉬었다. 당장이라도 나이프를 들고 세훈에게로 달려갈 것만 같은 기세였다.


  "세훈이도 생각이 있겠지."
  "에이스에 미친 새끼가 무슨 생각이 있겠어."
  "너는 에이스 찾고 싶지 않아?"


  민석의 물음에 종인이 그만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헤카의 일원이라면, 아니, 적어도 간부라면 에이스를 찾는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수장인 세훈이 에이스를 찾기 때문이다.


  "너는 걔가 에이스를 찾으려고 하는 이유를 알고 있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형은 알아?"
  "…크크, 글쎄다."


  아무리 봐도 민석의 얼굴은 나 알고 있어요, 라고 하는 듯 묘하게 밝고 사악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그에 궁금증이 더욱 부가된 종인이 민석을 재촉했다.


  "아, 형. 뭔데, 응?"
  "위대하신 K의 뜻을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비꼬는 억양이 진득하게 묻어 있어 종인이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나 다시금 재빠르게 표정을 굳혔다.


  "형이 알고 있는 게 뭐야."
  "무지."
  "응?"
  "아무것도 없어."


  일관되게 모르는 척을 하는 듯한 민석에 종인이 조금 삐쳐서는 볼에 바람을 부풀려 넣고는 원망스러운 눈길로 민석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민석이 마지못해 입을 연다.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
  "…뭐?"
  "내가 알고 있는 건 그게 다야."


  종인이 민석의 말을 채 이해하기도 전에 민석은 손가락으로 카페의 출구를 가리켜보였다.


  "이제 가."


  그리고 따뜻하게 웃어보였다.


  "명령이야."


  그게 뭐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차단당하고 말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카페를 나서려던 종인이 순간 우뚝 멈춰 섰다.


  “…형, 잠시만.”
  “뭐.”
  “알바 뽑았어?”


  종인의 눈에 이력서가 들어왔던 것이다.


  “형 그런 거 싫어하잖아.”
  “어쩔 수 없지. 세훈이가 뽑고 자기 없는 동안 조직 좀 봐 달래.”
  “아, 그걸 왜 이제 말해! 괜히 걱정했네. 줘 봐, 이력서나 좀 보자.”


  종인을 완벽히 속인 민석이 크크 웃으며 이력서를 종인에게 건네주었다. 종인은 민석을 흘겨보며 이력서를 받아들었다.


  [도경수. 1993년 1월 12일 생. S대학교 생명공학, 핵공학 복수전공. 가족관계…]


  그리고 종인의 눈이 이름과 사진을 계속해서 번갈아보았다.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런 종인을 눈치챈 민석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었다.


  “뭐야. 경수 씨 알아?”
  “…아니, 그냥 어디서 본 것 같아서.”
  “어디서?”
  “…모르겠다. 뭐, 어쨌든.”


  종인이 민석에게 다시 이력서를 건네 주고는,


  “나 갈게, 형. 나중에 봐.”


  도망치는 듯한 발걸음으로 카페를 빠져나갔다. 민석은 그런 종인을 살짝 이상히 여겼으나 이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카운터 안으로 들어갔다.



*


  카페를 나온 종인은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도경수, 도경수, 도경수. 사진을 보아 분명 자신이 아는 그 도경수가 맞았다.


  “…오세훈 개새끼.”


  종인은 욕을 내뱉으며 휴대폰을 꺼내 갤러리에 들어갔다. 어느 폴더에 들어가자 종인과 경수가 함께 찍은 사진이 화면 안에 꽉 차도록 나타난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력서의 사진과 이 사진의 얼굴을 비교해본다. 틀림없는 동일인물이다.


  "…도경수."


  휴대폰을 집어넣고는 눈을 감고 감상하듯 중얼거린다.


  “여전히 예쁘긴 해.”


  도경수, 김종인의 전 애인이다.



*


  그래, 어떻게 보면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을지도 몰라.


  "왔어?"


  그냥, 관례처럼 네가 항상 그 시간, 그 골목에 서 있었을 뿐이니까.


  종인아. 왜. 너 되게, 칼같은 거 알아?


  칼같다. 대뜸 너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내가 왜?"
  "음….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한테 밤마다 찔려봐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아, 그럴 수도 있겠네."


  야한 농담을 할 때에 짓곤 하던 그 야시시한 미소. 한때는 그 표정이 너무 야해서 정신도 못 차리고 그 표정을 보려 널 쫓곤 했었다.


  그런 너의 부탁이니 내가 들어주지 않을 수가 있나.


  “난 네가 칼을 잡았으면 좋겠어.”
  “칼? 칼은 왜.”
  “칼 잡으면 섹시할 것 같아.”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도경수의 뒷목을 붙잡고 키스했던 것 같다. 도경수의 말들은 항상 꼴렸다. 미친 듯이 자극한다. 그리고 키스를 하는 동안 곰곰이 생각했다. 칼이라. 연상되는 것은 몇 없었다.


  “요리사가 될까.”
  “요리사가 되든, 잭더리퍼가 되든.”
  "잭더리퍼?"
  "잭더리퍼 몰라? 그 유명한 희대의 살인마. 칼잡이."


  잭더리퍼라는 이름은 흔하게 들어볼 수 있었지만 그게 뭔지는 몰랐다. 너를 통해 처음으로 그 존재에 대하여 알게 된 것이다.


  "정확히는 몰라. 뭐 하는 사람인데?"
  "잭더리퍼는 창녀만 골라서 끔찍하게 학살했는데, 해부학적 지식이 엄청났대. 그래서 모두들 잭더리퍼가 의사나 학자인 줄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잭더리퍼의 정체가 밝혀졌어."
  "오오."
  "후손들의 DNA를 가지고 판명을 내린 결과, 잭더리퍼는 이발사였어."


  이발사는 가위만 쓰지, 누가 칼을 쓰리라고 생각했겠어. 허를 찔렀던 거야. 뭐, 백 년도 넘는 동안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니 이제는 뭐 어찌할 방법이 없지. 네 말을 들으며 나는 하염없이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었다.


  "칼을 잡는다면,"
  "……."
  "형을 놓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한동안 너는 말이 없었다.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했다.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은 질문과 상관 없는 것이었다.


  "칼은 총이랑은 달라."
  "뭐가 다른데?"
  "거짓말을 안 하지."


  겨누면 겨누는 그대로, 정확하게 내다 꽂힌다. 힘을 가하면 가하는 그대로 정확히 반영된다. 강한 사람만이 칼을 강하게 다룰 수 있다. 약해빠진 약골은 감히 손댈 수 조차 없다. 그게 칼이다. 솔직함의 결정체. 빗나가기를 반복하는 총과는 다르다.


  지금에야 깨달은 것이지만.


  "나도 거짓말 안 하는데?"
  "그래서 네가 칼이 어울리는 거야."
  "…뭔가 속고 있는 기분이야."
  "속기는 무슨."


  종인이 경수를 품에 안고 목 옆쪽에 입술을 묻으며 웅얼거렸다. 경수가 푸스스 웃고 있는 것이 목의 울림을 타고 전해졌다.


  "사랑해. 형이 좋아."
  "……."
  "뭐든 해 주고 싶어."
  "……."
  "그러니까,"


  종인이 묻고 있던 얼굴을 들어 경수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사람을 죽여달라고 해도 죽여 줄거야."
  "……."
  "물론 나한테 죽어달라고 해도 죽어 줄거고."


  칼을 잡아달라. 네가 그렇게 말했었지. 그래서 나는 칼을 잡았어. 하지만 너는 착각하고 있지. 내가 본격적으로 칼을 잡은 계기가 순수히 너뿐만은 아니었어.


  하지만 그 얘기는 다음에. 지금은 너와 관련된 생각만 하고 싶다.


  "야, 그게 무슨,"
  "대신 난 복상사 아니면 죽지 않을 거야."
  "으으, 변태 김종인."


  나는 지금 준비되어 있다. 이미 칼은 내 몸의 일부가 되어 나를 따라다니며 춤추고 있다.


  이제는 칼을 잡느라 잠시 놓았던 손에 다시 너를 넣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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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종인이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뭔가 저게 진짜 종인이 성격일거같아요!!!자주자주 연재해주셔서 감사해요!!!기다릴게요!
9년 전
됴뤠이린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열심히 연재할게용 ㅠㅠㅠ 제가 딱 좋아하는 종인이성격인데 독자님 저랑 통하시네용...♥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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