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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을 모티브로 한 글입니다.



















[방탄소년단/좀비] 평화가 잦아드는 밤, 열다섯번째 교실 | 인스티즈




꼭 돌아가자, 평화로웠던 그 날로-
















평화가 잦아드는 밤

                    w.녹음









열다섯번째 교실,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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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변이자도 정리가 된 듯 싶고 한 곳에 너무 오래 있으면 불안하다는 삼촌의 의견에 따라 이동하기로 했다. 빈 집을 돌아다니며 모아온 가죽 자켓을 입고 다들 거무죽죽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냥 천보다는 가죽이 더 뚫리기 어렵지 않을까. 여상스레 내뱉던 태형이의 말에 다들 그럴싸하다며 얘기했었다. 목 아래까지 잠근 지퍼가 조금 답답했다. 아주 약간만 내려볼까 싶어서 지퍼에 손을 댈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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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퍼 내리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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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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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보면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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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오빠의 눈총에 못 이겨 지퍼에서 손을 떼야했다. 어젯밤 이후로 오빠에 대한 무서운 감정은 사라졌다. 혼자서 끙끙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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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그냥 평범한 남학생이었다. 스무살, 성인이지만 어른은 아니고, 그렇다고 철이 없진 않았다. 매사에 장난처럼 가볍게 행동하지만 절대 허투루 생각하지 않는 사람배수관을 타고 학교를 누비던 그 미친 사람같던 모습도, 지금의 오빠도 같은 사람이고 변하지 않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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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테이프 한번만 더 감아주시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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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내 상념을 깬 건 선아였다. 혼자 박스를 감았나보다. 조금 헐렁해 보이는 팔을 선아는 조심스레 내밀었다. 나는 말없이 테이프를 뜯어 선아의 박스를 튼튼하게 감아주었다. 선아가 고맙다고 인사를 했고 내 옆에 붙어 섰다. 선아의 어깨를 두어번 토닥여주었다. 괜찮을 거야, 꼭 아빠 만날 거야. 선아를 위해 응원한다 했지만 이건 내 소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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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배트, 밀대 봉, 식용유, 신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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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넘게 확인했어요, 다 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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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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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1시가 넘었는데 이만 출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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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한데.”


구시렁 거리며 운전석 문을 여는 삼촌을 보던 태형이가 내 허리를 팔꿈치로 툭 쳤다. 생각보다 치인 허리가 아파서 눈을 흘기자 입술을 삐죽인다. 그 모습을 보던 나는 큼- 하는 어색한 헛기침으로 시선을 주목시켰다. 그 소리에 다들 주섬주섬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집을 향해 일렬로 반듯하게 서자 운전석에 탑승했던 삼촌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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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뭐해? 얼른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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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도 않는 우리를 보며 옆에 다가온 삼촌이었다. 흘끗- 삼촌을 보고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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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 아저씨, 저희 잘 쉬다 가요. 꼭 다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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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끝나자 다들 손으로 합장 한번, 절을 두 번하고 차에 주섬주섬 타기 시작했다.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아침에 급하게 결정했던 일이었다. 좋은 생각이라며 웃던 아이들 덕분에 내심 안심했었다. 괜한 짓은 아니었겠지 하고 불안해하면서도 절을 하고 나니 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다신 못 올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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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차에 타고 앉아있는데도 삼촌이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선아가 창문으로 물끄러미 보며 삼촌하고 울상을 지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있던 삼촌이 합장하고 절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삼촌은 엎드려 절을 한 상태로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삼촌이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괜히 고개를 돌리고 다른 곳을 쳐다봤다. 문을 닫은 그는 느릿하게 앞좌석에 앉아서 시동을 켜고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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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자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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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컸네. 하는 삼촌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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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많이 가뒀는데도 아직 남아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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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따라오는 변이자 몇을 보며 태형이 지긋지긋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호석이 창문을 내렸다. 그리곤 집에서 챙겨온 벽돌 하나를 발 밑에서 꺼내더니 길거리에 세워져있는 하얀 외제차 창문에 던졌다. 창문이 깨지고 경보음이 울리자 우리 차를 따라 뛰어오던 변이자들은 외제차의 경보음을 쫓아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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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내려오니 상점들이 늘어선 거리가 보였다. 다행히도 차만 몇 대 세워져 있을 뿐 변이자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탄 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거리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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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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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석이의 다급한 외침과 동시에 차가 끼익- 소리를 내며 멈췄다. 갑작스러운 급정거에 다들 정신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 쿵- 소리와 함께 차 앞 유리에 변이자가 올라탔다. 대여섯 살처럼 보이는 변이자였다. 특이한 건 입에 천이 둘둘 감겨 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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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오빠는 짜증이 난 듯 거칠게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살살해- 석진 삼촌의 목소리에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앞 유리에 붙어있는 변이자를 떼어냈다. 윤기 오빠가 변이자를 바닥으로 끌어내리자 골목에서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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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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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변이자를 끌어안고 몇걸음 뒤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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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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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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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가! 호석이의 말을 못 들은 체하며 차에서 내린 내가 오빠 앞으로 앞서 나가자 손목이 잡혔다. 윤기 오빠는 뒤로 끌어당기며 나를 뒤로 보냈다. 순간 아차 했다. 위험한 짓 하지 않기로 했지. 나는 순순히 오빠가 하는 대로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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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 이미 늦었어요. 품에 그거, 내려놓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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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오빠의 냉정한 말에 아주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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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이야, 내 딸. 우리 아기 많이 아프지? 얼른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데. 왜 다들 문을 안 열어 주는 거람. 아기가 이렇게 아픈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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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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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오빠의 중얼거림에 내가 오빠를 슬그머니 올려보자 윤기 오빠가 슬쩍 입을 다물었다. 나는 아주머니가 조금 안타까웠다. 내가 자식을 잃은 그 슬픔이 얼마나 괴로운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변이자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가슴 아팠다. 아주머니만이라도 구하고 싶었다. 지금 상황에 정신 나간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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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 그 아기가 많이 아픈 것 같은데 병원에 두고 저희랑 외출하고 돌아와요. 병원에 입원하고 저희가 멀리 갔다와야 치료에 집중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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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자와 아주머니를 떼어놓기 위해 친절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자 경계 어린 표정을 하던 아주머니는 슬쩍 우리를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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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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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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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자가 버둥대자 아주머니는 괜찮아, 괜찮아- 하며 아픈 아이를 어르는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o:p>〈/o:p>

그럼 어디 병원에 가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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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보이는 소아과에 입원시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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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그런데 아기가 여기가 이상해, 한 번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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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버둥대며 벗어나려는 변이자를 가리키며 아주머니가 얼른얼른- 하며 보챘다. 그런 아주머니를 보며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있다 내가 어쩔 수 없이 다가가자 윤기 오빠가 슬그머니 따라왔다. 조금 안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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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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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거리를 벌리며 변이자를 향해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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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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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가리키며 불쌍한 표정을 짓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변이자를 밀어 내 품에 밀어넣었다. 나는 놀라서 변이자를 밀쳤고 윤기오빠가 나뒹구는 어린 변이자를 낄낄거리는 아주머니에게 집어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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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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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문을 열고 뛰쳐나온 호석이 얼굴이 사색이었다. 윤기 오빠가 호석이에게 나를 데리고 차에 타라고 했다. 호석이는 욕을 읊으며 지민이와 함께 나를 부축해서 차에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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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아줌마이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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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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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 나를 끌어안고 머리를 툭툭 두드리며 위로해주었다. 그 세기가 조금 강했지만 정신이 멍해서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품에 안은 그 싸늘한 몸뚱어리의 촉감이 생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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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돌아왔는데도 알아봐주시는 분이 계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여주인공의 성격은 차차 바껴갈 거예요. 너무 답답해 말아주셨으면 하구요^ㅅ^. 열심히 달릴게요, 무더운 여름 타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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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웅💜작가님 어서오세요 무더운 여름타파로 작가님의 작품이 체고채고💜아 저는 [민트는민슈가] 입니다 ㅎㅎ 저번 화에 암호닉을 신청했던 구독자예요 이제 여주의 성격이 바뀌는군요 따흑..정말 많이 답답하진 않았는데 그렇게 느끼시는 구독자분들도 있었군요 네 너무 착하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여주니까 그럴수 있다고 생각해요 차차 성격이 바뀌어 간다고 하지만 아무에게나 친절한 여주씨 말고 조금씩은 상황과 상태에 따라 친절한 여주가 되길 바랍니다 여주가 너무 냉정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ㅜㅜ 오늘도 작가님의 작품 잘 보고갑니다🤣
작가님고 무더운 여름 냉장병 조심하시고 무더위 이거내실 수 있기를>‿‿◕ 오늘도 재미있었어요💜

4년 전
비회원188.173
어제 새로 글이 떳길래 호기심에 봤다가 재밌어서 첫번째 글 부터 정주행 했는데 와 대박이에영 ㅠㅠ 애들한테 설레는 것도 설레고 일단 남주들 뒤에 숨어서 아무것도 못하는 약한 여주 캐릭터가 아니라서 좋아용 )( 앞으로 어떻게 애들이 이 상황들을 이어 나갈지도 궁금하고용 ㅠ 잘 보고있습니당 앞으로도 좋은글부탁드려용 💜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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