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 아미야"
태형이가 날 더 꽉 안으면서 말했다. 실은 약간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근데 이건 예상 못 했었다. 가슴이 쿵쾅쿵쾅, 난리가 날 줄은 몰랐었다.
"좋아해, 많이"
태형이 심장소리인지 내 심장소리인지 쿵쿵쿵 엄청 뛰어대네. 태형이 말에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일단 좀 누워봐. 너 지금 많이 아퍼. 병원도 안 간다며. 기다려봐 얼음주머니라도 만들어 올게"
일단 피해야지 싶었다. 그리고 지금 태형이는 아프니까... 조심스럽게 태형이 가슴팍을 밀어서 태형이를 떼어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형이 방에서 나와 문을 닫고 그 문에 기대어 섰다. '아이고....' 어제 밤 당당하게 정면승부한다고 들어온 패기는 어디가고 막상 들으니까 다리가 아주 후들후들....
'너는 내게 최고~'
건너 내 방에서 벨소리가 들렸다. 아, 정국이. 정국이 약속.....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빡 주고 내 방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누나, 아직 다 안 했어요? 그 정도면 충분히 예]
"정국아"
[네, 누나]
"오늘... 나 못 나갈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어요?]
".....태형이가 많이 아파...."
[....]
"그래서 내가 태형이 옆에"
[누나가 왜요]
"나까지 나가면 태형이 혼자니까...."
[누나]
"응...."
[휴... 아니에요. 그럼 저녁에는 나보러 나올거에요?]
"근데 정국아. 너 집에 안 와?"
[저 이제, 그 집, 안 가요.]
"뭐? 무슨 소리야?"
[일단... 끊어요,누나. 이따가 다시 전화 할게]
"잠깐만 정국아! 안 온다니"
핸드폰을 두 손으로 잡고 정국이를 불렀는데 결국 전화는 끊겨버렸다. 집에 안 온다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이사간다는 말 안했는데...
정국이 화난 것 같은데... 화김에 그런 말 할 애는 아니고... 아 머리 복잡해...태형이 아픈데 두고 나갈 수도 없고...
한숨이 푹푹 쉬어졌다. 일단 태형이 아프니까 태형이부터!
부엌에 가서 냉동실을 열었더니 얼음주머니를 만들만큼 얼음이 없길래 서랍을 열어서 제일 작은 수건을 찾아 찬물을 묻혔다.
쟤 약도 먹어야 되는데, 집에 감기약 있나? 밥 먹고 먹어야 되는데.. 죽도, 일단 수건부터 올려주고 오자.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아까랑 똑같은 자세로 눈만 감고 있는 태형이가 보였다. 누워있지 뭐하는 거야
"누워"
내 말에 날 올려다 보더니 천천히 눈만 꿈뻑 거리는거다. 누우라니까!
태형이 옆으로 가서 몸을 꾹 눌러 억지로 눕히고 머리 위에 차가운 수건을 올려줬다.
"이거 올리고 있어. 죽 끓여 올테니까"
"아미야"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태형이 목소리가 날 붙잡았다.
'왜' 다시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태형이를 보면서 물었다.
"아니야"
싱겁긴는... 날 보던 눈빛을 거두더니 벽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거다. 너도 맘이 복잡하니. 나도 복잡하다.....하...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냉장고에 있는 야채들을 대충 썰어서 보글보글 죽을 끓였다. 멍하니 주걱으로 죽을 휘휘 젓고 있는데....아휴....이게 뭔지...
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걸까... 내가 이 집에 들어온 것부터가 잘못이었나...
'꼬르륵-'
아나 진짜 눈치도 없는....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은지라 꼬르륵 거리는 배를 괜히 퉁퉁 쳤다. 눈치도 없이 이 와중에 난 배가 고픈가봐....
머리 속으로 온갖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날려버릴만큼 배가 참 고팠다...난 세상에서 제일 답이 없어ㅠㅠㅠㅠ
대충 다 끓인것같아서 그릇에 죽을 담았다. 좀 많이 할껄...아 나도 먹고 싶다 쩝.
입맛을 다시면서 쟁반에 죽이랑 물이랑 약을 챙겨서 태형이 방에 들어갔다.
자나? 눈을 감고 아까보단 나아졌는지 편하게 숨을 쉬면서 똑바로 누워있는 태형이가 보였다.
옆으로 가서 쟁반을 놓고 앉으니까 눈을 안 뜨는거다.
"자?"
대답도 안하고. 어쩌지. 이거 식으면 맛 없을텐데... 잠든 애 깨울 수도 없고.
'닌자가 돼 다시 돌아왔지'
아, 깜짝이야! 태형이 책상에 놓여있던 핸드폰이 시끄럽게 소리를 뱉어냈다. 태형이가 깰까싶어 얼른 들어서, 거절 한다는게 왜...
[야야야 김태형!]
왜 받아버렸니....
[여보세요?]
"아...저기..."
[태형이야?]
"저 태형이랑 같이 사는"
[아, 아미씨다! 맞죠?]
아미씨....그 누구누구씨라는 소리 엄청 어색하네.... 맞긴 하지만.
목소리나 말투나 박지민이란 사람 같았다. 나도 지민씨라고 해야 되나...으...이상해
[태형이 전화를 왜 아미씨가 받아요? 오늘도 태형이 빼갈려고! 오늘은 좀 양보 해줘요! 걔 곧 생일인데 그날 남준이형 못 볼지도 모른단 말이에요...]
뭐라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따다다닥 말을 뱉어댔다. 어후... 끼어들지도 못하겠네
곧 태형이 생일이구나... 근데 내가 언제 태형이를 빼갔다고...
"저기"
[네? 왜요? 태형이 못 나와요?]
"태형이가 아파요"
[헐? 또! 어제도 아프다구 그랬는데 나한테 들켰으면서! 이제 안 속거든요-]
"태형이 진짜 많이 아파요... 그래서 지금 잠 들었구요"
[진짜 아파요? 우아 말이 씨가 됐네? 하여간...벌 받은거야! 그쵸?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니까. 아미씨도 거짓말 하지말아요. 알겠죠?]
진짜 사람 혼을 빼 놓는 저 언어구사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으면 안되는데 왜 이렇게 웃기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ㅋㅋㅋㅋㅋㅋㅋ"
[태형이 간호 좀 잘해줘요, 우리 대신에. 태형이 없어도 난 놀거니까. 우리 맛있는 것도 먹고 엄청 재밌게 놀건데 지만 손해지,뭐. 생일날 넌 죽었다고 전해줘요! 그럼 끊을게요~~]
혼자 엄청 말을 늘어놓다가 알겠다고 대답도 하기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기는 사람이야....ㅋㅋㅋㅋㅋㅋㅋ
"지민이야?"
깨지 말라고 일부러 전화까지 받았는데 결국 깼구나....
"응... 일어났으면 죽 먹어"
"싫어"
?뭐라고? 싫어? 싫다고? 갑자기 어이가 없어졌다. 날 보다가 싫다면서 또 몸을 벽쪽으로 돌려서 날 등지는거다.
기껏 끓여왔더니!! 또 뭔가 문젠데! 뭐 때문에 안 먹겠다는 거야!!
"왜 안 먹어"
"너 미워서"
뭐래.. 내가 왜 미운데....
"그러지 말고 일어나서 좀 먹지? 끓여온 사람 성의를 봐서"
"나 그거 다 먹으면 너 전정국 만나러 갈거잖아"
분량도... 적고.... 내용은... 더 적고..... 오늘은 지민이를 보는걸로...하하하하하하ㅏㅎ
다음편은 아미가 모르는 얘기를 들고 올거에요! 그래서 여기서 자르고...하하하하....
요즘 왜 바쁘ㅠㅜㅠㅜ 왜 바쁠까요ㅠㅜㅠㅜㅠㅠㅠㅠㅜㅠㅜㅜ
허헝ㅠㅜㅠㅜㅠㅜㅠㅜㅜㅠㅜㅠㅠㅜ
그만! 전 가보겠습니다ㅠㅠㅠㅠ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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