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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을 싹싹 비우고 둘 다 부른 배를 퉁퉁 거리며 밖으로 나와서 큰 마트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사람들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아, 이브지.... 서울은 다 좋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 집에 올 때는 택시를 타야겠다.
낑겨서 겨우 지하철에 탔는데 사람들 때문에 태형이가 어딨는지 안 보이는 거다. 난 뭐 어디 잡지도 못 해서 비틀비틀 중심도 못 잡겠고.
그러다가 누가 내 손목을 잡아서 확- 땡기길래 소리 지르려고 했는데 태형이더라고
"여기 잡아"
태형이가 있는 쪽은 공간이 좀 있었다. 봉 잡으라고 자기 앞으로 날 땡기는 거였다. 아싸 하고 얼른 잡았지.
아이고.. 사람아... 역을 지나쳐갈수록 내리지는 않고 더 타는 바람에 태형이는 점점 나랑 가까워지고...
"야야..."
"응?"
"너 왜 자꾸... 가까이 오냐..."
"사람들이 자꾸 미네~"
태형이를 등지고 있는데도 어떤 표정으로 말하는지 왜 보이는 거냐...
왜 왜ㅠㅠ 내가 김태형이 백허그 한 것 같은 포즈로 있어야 하냐구요...ㅠㅠ 아직 좀 더 가야 되는데...
좀 내리나 싶더니 내린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또 탔다. 덕분에 태형이랑은 완전 밀착....
"괜찮아?"
"어? 어...."
얼마나 가까운지 등에서 태형이 심장이 콩닥콩닥 거리는 것까지 느껴졌다... 덕분에 내 심장도 콩닥콩닥.. 얼굴은 점점 빨개지고 고개를 푹 숙였다.
"다음에 우리 내린다! 올 때는 이거 타지 말자"
그래.... 넋이 나가서는... 나도 모르게 태형이 심장이 콩닥거리는 것만 신경 쓰고 있었나 보다...
내리려고 태형이가 나한테서 떨어졌을 때 겨우 정신을 차리고 사람들한테 이끌려서 지하철에서 내렸다.
어후 바깥공기가 어찌나 좋던지.. 위로 올라와서 크게 한번 숨 쉬었네!
....
"파스타 파스타~"
저녁 메뉴는 파스타로! 카트를 끌면서 태형이랑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보다가 나온 결론은 파스타였다.
토마토소스랑 크림소스 두 개를 들고 고민하다가 크림소스를 담고 느끼하니까 뭘 더 할까 고민하다가 태형이한테 물어봤다.
"태형아 파스타랑 뭐 먹을래?"
"닭볶음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안 먹겠다며... 그걸 아직까지 맘에 담아두고 있었는지... 며칠이 지났는데. 자기가 안 먹은 거면서!
파스타에 닭볶음탕은 안 어울리지만 그냥 해주기로 했다. 그래... 착한 내가 해줘야지...까짓거 그때보다 더 맛있게 해준다!
"시식하고 가세요~!"
시식!! 사든 안 사든 시식은 꼭 해야 돼! 그냥 나는 시식이 좋다~ 어떤 사람들은 눈치 보면서 못 먹고 그러는데 난 아니란 말씀!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소세지야! 태형이를 데리고 얼른 시식하는 데로 갔다.
나도 한 개 먹고 태형이 입에도 하나 넣어줬다.
"어때요? 맛있죠?"
"음.. 맛있는데... 여보야가 한게 더 맛있다!"
여보야라니...누가 니 여보야!
"어머! 신혼부부 신가 보다~"
"네~ 우리 여보 이쁘죠~?"
하면서 내 어깨를 감싸서 자기 쪽으로 당기는 거다. 얘가 왜 이래 글쎄 난 니 여보가 아니라니까?
"아니요.. 저흰..."
"그거 하나 주세요,히히"
뭐가 저렇게 기분이 좋은지 계획에도 없는 소세지를 사길래 고개를 올려서 째려보니까 또 웃기만 할 뿐이었다...
"야! 누가 니 여보야!"
"덕분에 사은품도 얻었잖아~"
그 아주머니께서 예쁘다고 작은 봉지를 사은품으로 더 껴주시긴 하셨다. 뭐, 그건 잘한 거지만.. 그래도...
"이것도! 이거! 이건 꼭 사자!"
그때부터 시동이 걸렸는지 쓸데없는 걸 카트에 막 담기 시작했다... 과자며 초콜렛이며 딸기며 라면은 있는 대로 다 담았다. 그거 안 살꺼야!
"다시 갖다놔"
"왜!"
"이걸 지금 왜 사!"
"나 먹고 싶어!"
"아니 딴 건 그렇다 치고 냉면은 지금 왜 사는 건데?"
"원래 냉면은 겨울에 먹는 건데, 아미는 몰라?"
아니... 냉면은 여름에 먹는 거지....하... 과자 사달라고 떼쓰는 아들 달래는 것도 아니고...
"야 김태형!"
응? 누구지?
헐....뭔데 저 비주얼들은... 와.... 저게 뭐지... 누군데 이리로 오는 거지...?
태형이랑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엄청난 비주얼의 세 남자가 태형이 이름을 부르면서 이쪽으로 오는 거다.
"야!!"
얘 왜 이렇게 안절부절하지? 태형이가 그 남자들을 보더니 발을 쿵쿵 거리고 있는 거다.
"너 여기 왜 있어!!"
그중 키가 제일 작고 엄청 귀엽게 생긴 애가 태형이한테 소리 질렀다. 우리보다 어린 것 같았는데 아니구나...
"옆에 누구야?"
"너 여자친구 생겼냐?"
와... 저 사람은 사람이 아니고 신이야... 진짜 감탄밖에 안 나온다.... 굉장히 잘생겼어, 저 사람....어깨 봐... 깡패다,깡패..
한 명은 몸매가 와.... 기럭지가... 와... 풍기는 포스가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진짜 남자답게 잘생겼다....
태형이를 보고서 누구냐는 눈빛을 보내고 있는데 눈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이-하는 거다. 뭐라는 거야 니 이는 왜 보여주는 건데
"너 아프다며!! 근데 왜 니 룸메랑 있는데!! 배신이다 진짜!"
뭐야 뭔 소리야? 아파? 그리고 넌 날 어떻게 알지? 뭐야 어? 김태형, 뭔데?
"왜 뭔데"
아무 말 안 하고 있는 태형이 옷깃을 툭툭 당겼다.
"어.. 그..."
"태형아, 소개해줘야지. 안녕하세요. 김남준이라고 합니다."
그 포스가 장난 아닌 엄청난 패션 스타일의 남자가 나한테 손을 내밀면서 인사를 했다. 아.. 그래요..?
"아..안녕..하세요..."
뻘쭘하게 그 손을 잡으면서 악수를 받았다. 근데 이 분 손이 섬섬옥수 시네
"어.... 나 아는 형이야 어... 지금 정국이가 살고 있는 방에 살았고... 그리고..저 형은 지금 너가 살고 있는 방에 살았던 형!"
석진이 형? 내가 맨날 들었던 그 석진이 형? 슈퍼마리오가 그쪽이라고? 핑크 핑크가 당신이야??
"안녕하세요~ 김석진입니다"
고개를 살짝 까닥하고 웃는데... 와... 하늘에서 내려오셨어 이 분은....
"나는 기억해요? 나ㅋㅋㅋㅋㅋㅋ 저번에 술집에서 봤는데"
아.... 그때... 내가 여자라고 했던... 하.... 하필 여기서 보네....하하하하.....솔직히 좀 짐작은 했지...
"박지민입니다! 지금도 나 여자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요..."
진짜 그날 일은... 무덤까지 가져가고 싶다....
근데 이게 무슨 상황인 건지. 장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번에 낯선 사람 세명이랑 인사하려니까 머리가 핑핑 돌았다. 어우.. 그리고 쉬지 않고 말을 하는 저 박지민이라는 사람 때문에 더 정신없다...
"그건 그거고! 야! 너 왜 여깄냐니까!"
"그만 물어봐. 재밌게 놀아. 형들 간다. 나중에 연락하고. 언제 한번 집에 놀러 갈게. 그래도 되죠?"
남준이란 사람이 박지민을 말리면서 태형이를 보고 말하다가 나를 보며 물었다. 예? 아... 예....
"다음에 또 봐요~"
와....진짜 말하는 거랑.. 생긴 거랑... 진짜 최고시다.... 나 앞으로 석진교 만들려구... 핑크랑은 좀... 또 생각해보니까 엄청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김태형을 향해서 연신 소리를 질러대는 박지민을 데리고 세 사람은 우리 앞에서 멀어졌다.
"아이고.. 정신없어.."
"하여간 박지민 저 새끼는..."
태형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말했다. 그래서 너 뭐 아프다고? 뭔 소리야
"너 아파?"
"응? 아니! 아니야~ 우리 이제 뭐 남았지?"
"니가 가져온 거 도로 갖다 놓는 거"
"살거야!"
"싫다니까!"
또 그렇게 몇 분 동안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태형이가 이겨서 쓸데없는 것까지 다 사버렸다. 언젠간 꼭 먹을 거라면서. 자기가 다 먹는다고. 꼭 다 먹어라 안 먹으면 억지로 입에 집어넣을 거야
아까 지하...철에서 너무 힘들어서... 올 때는 그냥 택시를 타고 왔다. 양손 가득 짐도 많았고.
안녕하세요..... 어쩔까 엄청 고민고민하다가... 일단은 올립니다.
일단 멘탈이 좀 붕괴된 상태라... 좀 많이 붕괴 돼서...
최대한 금방 극복하고 오겠습니다... 뭐 그게 내일이 될 수도 있고... 생각보다 강철이니까요? 하하...
음.... 뭐라고 또 말을... 쉽게 꺼낼수가 없네요... 아무 말도 못하겠어..ㅠㅠ
제 글.. 읽어주시고 댓글 써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또 죄송도 하고...하..몰라.....
저 그만 가볼게요..
그래도 암호닉....감사합니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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