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래 - Angel
사람들은 내게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물었다. 그리고는 둘 중 하나였다. 그걸로 끝이던가, 동정하던가. 발벗고 나서서 날 도와주려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알바비가 부당해도 힘없고 돈없으니 그냥 그거라도 받아가라는 편의점사장의 말에도 나는 아무 말도 못했고, 학교에서 아이들이 괴롭혀도 나는 괴롭힘을 묵묵히 받아냈다. 그러고 나면 나는 항상 피했다. 알바를 그만두고, 학교를 자퇴하고, 집으로 숨었다. 그것이 나만이 할 수 있고, 내가 해야하는 도피방법이었다.
"야. 미자. 무슨 일 있냐?"
한참을 울고 부어버린 눈을 진정시키려 찬물로 세수를 하고 있을 때쯤 무심하게 화장실 문을 두어번 두드리며 무심하게 내게 묻는 남자의 목소리는 퍽 다정했다. 그게 몇 년만에 제대로 된 나를 향한 말인지 실감이 안 나서, 그래서 나는 울컥했던 것 같다. 내가 아무 대답도 없자 문 밖에선 남자가 누군가에게 뭐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기도 했고, 또 누군가가 남자에게 무어라 말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사람의 온기가 얼마만인지 생각도 안 나서 나는 입을 꽉 물고 울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썼던 것 같다. 겨우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운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써 담담한 척 고개를 숙이고 화장실을 나왔다.
"무슨 화장실에 그렇게 오래있어? 하마터면 쌀 뻔 했네."
다행히 내가 운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남자는 서둘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죄인처럼 고개를 계속 숙인 채 거실로 나오자 아까부터 줄곧 아무 말 없던 남자가 내게 말한다.
"아까 쟤가 했던 말, 다 알아들었지?"
"네?"
"난 박찬열. 화장실은 변백현. 얜 김종인. 웬만하면 네 방말고 다른 방엔 들어가지 말고."
"아... 네."
턱짓으로 화장실을 가르키며 말하는 남자에게 어색하게 고개를 들고 되묻자 잠시 인상을 구기던 남자는 내게 다시 말해줬다. 남자는 뭐가 그렇게 귀찮은 건지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로 눈으로 가르키며 설명했다.
"그리고, 이제 술집 안 나가도 돼. 다음 주부터 학교 다시 다니게 될 거야."
"네?"
"이 근처에 고등학교가 하나있거든."
"...진짜로 다녀요?"
"그럼 가짜로 다니겠냐, 꼬맹."
자퇴한지 오래였던 학교라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다니던 학교가 아니라 아쉬웠던 것도 있지만 그래도 어쩌면 다른 학교를 다니는 게 나았을지도 몰랐다. 이미 전 학교에는 소문이 퍼졌을테니까. 다음 주이긴 하지만 괜히 설레서 다시 한 번 더 묻자 김종인이라는 사람은 내 머리를 살짝 치며 주방으로 가버렸다. 아프진 않지만 맞은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문득 생각난 질문을 물어봤다.
"근데 저, 뭐라고 불러요?"
"당연히 오빠지."
"네?"
컵을 들고 물을 마시며 다시 쇼파로 돌아오던 김종인이라는 사람은 뭘 그런 걸 묻냐는 듯 내게 말했다. 오빠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인상이 확 찡그려졌다. 술집에 다닐 때만 해도 마담언니가 시켜서 아저씨들한테 오빠라는 소리는 해봤지만 한 번도 누군가의 동생이었던 적은 없던 터라 쉽게 오빠소리가 나오진 않았다.
"오빠, 해봐."
"... ..."
"해봐."
"...오빠."
"잘하네. 앞으로도 그렇게 불러."
"오빠는 무슨. 나이차이가 얼만데. 야, 미자."
"네?"
"나한테도 해봐, 오빠."
"미친놈."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꾸역꾸역 오빠소리를 하자 종인오빠는 티비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종인오빠를 비난한 건 어느 새 화장실에서 나온 백현오빠였다. 하지만 둘 다 똑같음에 결국 찬열오빠가 한 소리하곤 방에 들어가버렸다. 할 일없는 나는 그냥 종인오빠와 백현오빠옆에서 티비를 보다보니 어느 덧 해가 저물었다. 오늘은 일찍 자고 싶어서 저녁도 거르고 딱 오빠들과 어울리게 꾸며놓은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오늘 하루가 워낙에 정신이 없었던 터라 잠이 금새 몰려왔다. 잠깐 눈만 감았다 뜬 것 같은데 비몽사몽한 눈으로 시계를 보자 열두 시가 넘었다. 목이 말라서 오빠들이 깰까봐 조심조심 1층으로 내려와 물을 마시려는데 갑자기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만 내밀어 쳐다보니 모르는 사람이 서있다.
"너구나."
"네?"
"뭔가... 알 것 같기도 하고."
"네?"
"아니, 너 예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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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미자를 탈출하면 곧 불맠이 달릴지도.......... 항상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